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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전라도·광주

2017년 진달래 활짝 핀 해남 달마산 절경

by 즐풍 2019. 5. 29.





산행 일자 2017.4.08.토  13:13~18:00(이동시간 4:47, 이동거리 9.24km)   날씨: 맑음



오랫동안 벼르고 별러 가는 산행인데 눈이나 비가 오고 게다가 안개까지 끼면 산행은 엉망이 된다.

이러한 날씨에 등산로가 질척거리거나 미끄럽기까지 하면 등산은 맥 빠지기 마련이다.

2012년 3월에 달마산을 다녀 오던 날이 그랬다.

전날 내린 비로 대지에 습기가 많다 보니 오전내내 안개가 껴 시야가 좋지 않았다.


지난 수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제법 비가 내렸기에 오늘 달마산은 혹여 안개가 많지 않을까 걱정했다. 

서울서 해남까지 너무 먼 거리에 차가 밀려 13:10이 되어서야 겨우 달마산 들머리에 도착했다.

오전내내 안개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점심 무렵의 달마산엔 더 이상 안개는 없다.

습기를 머금은 대지는 눅눅하여 걷기 좋고 미세먼지가 보이긴 하지만, 맑은 공기로 기분은 상쾌하다.

봄기운이 대지와 공기를 통해 온몸으로 스며드는 기운을 느낀다.


주작덕룡산에서 두륜산을 거쳐 달마산까지 산세는 거의 비슷하다.

미황사에 들어서자 뾰족뾰족한 바위나 암봉은 날카롭게 보이니 제법 긴장감이 든다. 


봄꽃이 남쪽부터 피다보니 지난 몇 주간 경남, 전남지역으로 장거리 산행을 자주 다녀 피곤하다.

하지만 어쩌랴, 멀던 가깝던 내가 선택한 산행이니 지치고 힘들어도 힘을 내야 한다.

게다가 진달래꽃이 일품이라니 기대를 넘어서는 특별한 산행이 되길 바래본다.



등산코스 

 .


미황사 뒤로 보이는 달마산의 암릉 


드디어 달마산 달마봉에 올랐다.

달마산은 대부분 미황사에서 산행을 시작하기에 이 봉우리는 등산객의 발을 타지 않는 구간이다. 

근교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미황사 대신 저 봉우리 너머에서 시작하면 달마봉까지 직선으로 올라올 수 있겠다. 


달마봉 돌탑 

이 돌탑 아래 쪽에 오석으로 달마봉이란 표지석을 만들어 놓았지만, 비경이 많아 표지석은 제껴 놓는다. 


달마봉 원경 


불뚝 선 돌 




바위속에 핀 진달래 


달마산은 서울 근교에 있는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과 달리 바위가 뾰족뾰족하여 더 위험스럽다.

이런 바위 봉우리를 올라갈 수 있는데까지 올라가 여러 바위가 보여주는 풍경을 하나하나 감상한다.

이 봉우리도 다른 봉우리 정상에 오르지 않고는 볼 수 없는 조망이다. 




좀 전에 이 봉우리에 올라서서 앞서 본 봉우리를 내려다 보았다. 


잠시 점심을 먹는 이들이 위험스런 곳에서 조망하는 나를 지켜보고 있다. 


바위가 세로로 많이 쪼개진 모습으로 영겁의 시간을 이런 모습으로 이 달마산을 지켜왔다. 

이런 풍경을 주작산 덕룡산, 두륜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뒤돌아보면 순광이라 제 모습이 잘 나오지만, 진행하는 방향은 역광이라 그림자가 져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그래도 바위 사이로 분홍색 진달래가 활짝 몸을 드러내 때를 잘 맞춰 온 보람을 느낀다.   




가야산 만물상능선이나 이곳 달마산 구간이나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수석 전시장이다.

달마산 구간의 암릉 구간이 좀 더 길다고 느껴진다. 


자세히 보면 이 암릉 가운데를 타고 올라가는 등산객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해 저 아래 쪽으로 우회하여 가기도 한다. 

이런 비경을 가까이서 또는 멀리서 보면 그 때마다 느끼는 감동이 다 다르다. 






보기엔 바람만 불어도 넘어갈 것 같은 이 바위들이 오랜 세월 비바람과 지진의 흔들림 속에서도 더 견고하게 자리잡았다.

그런 세월을 지켜오며 또 얼마나 많은 세월에 비에 씻기고 바람에 깍였을까? 


위험해 보여도 왼쪽의 봉우리를 타고 넘어왔으니 그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길을 내고 노력한 결과다.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위로 오르고 옆으로 돌아 사진에 담아 본다. 


구간 하나하나, 봉우리 하나하나가 다 명품이다. 


비교적 가까이 있는 영암의 월출산이 거대한 하나의 바위라면 이곳 달마산은 하나 같이 다 쪼개지고 갈라져 뭉치거나 흩어진 모습이다.

이런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수석 전시장이다. 


지금은 낙엽진 나무 사이로 분홍색 진달래가 돋보이지만, 더 늦은 봄엔 푸른 나무 사이로 보이는 흰색 바위가 더 희게 도드라지겠다. 


아니면 가을철 단풍에 붉게 물든 바위가 더 멋질지도 모르겠다. 


날씨는 맑다해도 여전히 미세먼지가 떠다녀 뿌연 하늘이 원망스럽다. 


거대한 수직 바위가 압도적 느낌으로 다가온다. 


사실 여기까지 왔을 때 봉우리마다 오르내린다고 상당한 시간이 지체됐음을 알았다. 

하여 쉬지 않고 속보로 걸으며 비경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전에는 로프를 타고 올랐을 바위에 겨단을 설치해 산행이 더 안전해졌다.

계단은 어른도 씩씩거리며 오를 만큼 높아 은근히 짜증이 나기도 한다만 방법은 없다. 


저 봉우리 어디론가 내려왔을 텐데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봉우리 뒤로 좀 전의 계단이 높은 오르막이 있었다. 


바로 위 사진과 이 바위가 같은 곳인지 아닌지 다녀오고도 헷갈린다. 


가는 방향의 진달래가 역광을 받아 다소 색이 죽어 아쉽다. 




지금까지의 거대한 암봉들과 달리 이곳으 바위들은 다소 낮고 얌전한 모습이라 앙증맞고 귀엽단 생각이다. 


고려산이나 비슬산, 영취산, 천주산의 진달래 군락지 보다 볼품없지만, 이런 작은 서식지도 나름 운치가 좋다. 




앞쪽 봉우리 사이를 타고 우측으로 들어가면 작은 암자인 도솔암이 있다. 


도솔암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암봉, 그 아래 도솔암의 다른 건물이 있으나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저긴 군부대 통신탑이 있는 곳이 도솔봉인 모양인데 갈 수 없어 아래쪽 작은 봉우리에 도솔암 표지판을 대신 세웠다.  


높은 봉우리엔 언제나 인증샷을 찍겠단 사람들이 있기 마련 


큰 봉우리가 작은 위성 바위를 한 줄로 줄을 세운 모습이 색다르다. 


이쪽 저쪽 다 보는 곳 마다 비경이로고... 


군부대가 주둔해 우회해야만 하는 도솔봉을 가짜 도솔봉에서 바라본다. 


바위의 풍광이 더없이 좋은 데 빛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게 흠이다. 


작은 봉우리에 가짜 도솔봉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대부분은 도로를 따라 돌고돌아 주차장으로 가지만, 난 이 도솔봉을 지나 직진하여 거리를 줄여본다.

하지만, 이 도솔봉을 지나서면서 부터 인적이 뜸해 길은 좁아지고 나뭇가지들이 옷을 잡아당겨 불편이 크다. 


달마산을 걷는 동안 좌측으로 바다가 넘실대지만, 미세먼지로 시야가 좋지않아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다. 


임도로 내려왔을 때 전에 한 번 왔던 기억으로 질러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한참을 오솔길로 가다보니 잘못 왔다.

가면서도 전과 다르게 길이 좁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결국 알바를 해 되돌아 왔다.

도체 버스가 어디에 주차되어 있는지 알 수 없어 대장에게 전화를 하고 보니 멀리 주차장이 보인다.

시간이 촉박해 임도를 돌고도느니 질러간다고 가다보니 남도 특유의 나무들이 옷가지를 잡아당긴다.


겨우 시간 내에 도착하긴 했는데 몇몇 사람들이 늦었다.

회원들은 빨리 안간다고 대장에게 난리를 치고 30분을 기다린 끝에 어쩔 수 없이 버스는 떠난다.

한 30여 분을 달리니 늦은 네 명이 택시를 타고 겨우 버스를 따라잡아 전원이 같이 귀경할 수 있었다.

오며 가며 버스에 열 시간을 넘게 갇혔고, 집에 오니 자정을 넘긴 시간이다. 

땅끝마을에 있는 해남 달마산의 비경을 보기가 이렇게나 힘들다.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가며 마지막으로 다시 보는 달마산, 너 잘있거라 다시 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