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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북한산

북한산 성지(性地)순례

by 즐풍 2019. 5. 22.

 

 

 

산행일자 2014.5.31.토 12:20-18:50(산행시간 6시간30분)   날씨: 박무

 

기자촌능선을 들머리로 향로봉을 가려던 계획을 시루봉에서 영봉을 거쳐 합궁바위를 보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다.

일산에서 가려면 최단거리는 국사당에서 사기막골능선을 타고 영장봉 쪽으로 넘어가는 코스가 무난하지만,

이 길은 하산코스로이용하기로 하고 부대를 통과하기로 한다.

부대 관통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지 몰라 다른 길로 두 시간 20분만에 시루봉 입구인 사랑바위에 도착한다.

비탐방 코스라 풀숲이 우거져 나뭇가지에 걸리고 때로 길이 없어 비탈길을 오르내리는 데 애를 먹는다.

나뭇가지를 스칠 땐 혹여 살인진드기가 몸에 달라붙지나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많이 불안하다.

아무리 뜨거운 여름이라도 긴바지에 긴팔옷을 입고 버프에 장갑, 모자까지 착용하니 빈틈없긴 하지만,

살인진드기에 물리면 치사율이 50%가 넘는다니 하절기 산행은 늘 조심스럽다.

 

돌고돌아 간다는 게 군부대 훈련장을 통과할 수밖에 없다.

훈련장에 있는 바위는 숙종때 성벽을 쌓을려고 자르려던 흔적일까?

다른 이유로 바위를 자르려던 흔적인지 몰라도 이렇게 절반이 잘린채 남아있다.

 

여름 장마 때면 물이 많아 폭포가 우렁찰 텐데 지금은 졸졸 흐르는 물로 고이지 않고 자갈 밑으로 다 사라진다

 

 

 

 

없는 길을 만들며 온 까닭에 두 시간 반이나 걸려 겨우 시루떡바위 문턱에 다달았다.

저 암봉과 닿는 길은 흡사 파나마운하 같이 생긴 작고 가파른 바위구간을 통과하기에 다소 위험스런 코스다.

이 위험스런 코스에 잘 발기된 남근형상이 있다.

그냥 오가며 지나간다면 눈치채지 못 할만큼 별 특징이 없지만 사진을찍어 보면 고개가 끄떡여지는 명물이다.

내가 처음으로 발견하여 "사랑바위"라 명명했으니 다음 사진을 기대하시라

 

 

 

인수봉과 만경대가 보이지만 박무로 조망이 좋지 않다. 가을이나 되어야 선명하게 볼 수 있을까?

 

 

드디어 사랑바위에 도착했다.

시루떡바위로 가는 연결통로인 데 다소 가팔라 오르 내리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전엔 로프가 있었지만 삭아 문드러져 안전을 위해 누가 잘라버린 모양이다.

사랑바위를 덮은 바위로 올라가는 방법과 사랑바위를 딛고 올라가는 방법이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쉬운 건 없다.

그래도 사랑바위를 딛고 올라가는 방법이 다소 쉬우니 발로 전해지는 양기까지 듬뿍 받으면 좋겠다.

 

사랑바위 블로그 http://blog.daum.net/honbul-/363                                  

 

 

 

드디어 시루떡바위에 도착했다.

아래쪽은 약 15m가 넘는 규모로 가파른 평지가 있어 탁 트인 느낌은 좋으나 나무 그늘이 없는 게 흠이다.

 

시루떡바위 옆

 

 

 

시루떡바위에서 보는 상장능선 왕관봉 뒤로 도봉산 오봉과 자운봉 등 주능선이 펼쳐져 있다

 

영봉을 돌아 이번엔 합궁바위쪽으로 방향을 튼다

 

합궁바위 가는 길에 보는 건너편 코끼리바위

 

드디어 만난 합궁바위, 이놈도 실물보단 사진이 더 사실적이다

 

합궁바위엔 이렇게 구멍바위까지 있어 신기하다.

 

저 흔들바위를 지나 염소바위를 보고 하루재로 넘어가는 데 이 길도 사람들이 별로 이용하지 않는 구간이다.

수풀이 우거져 길을 찾는 데 애를 먹는다.

수풀을 뚫고 몇 번을 오르내리며 겨우 길을 찾지만, 혹여 살인진드기가 있을까봐 생각에 영 마음이 편치 않다.

가야 할 길이 머니 서두를 수밖에...

 

만경대능선과 백운대, 인수봉의 실루엣

 

건너편 흔들바위에서 보는 합궁바위로 뒤에 숨어 있다.  

 

천연동굴 입구

 

괴물바위지만 윗쪽에 있는 바위에 올라가서 보면 염소처럼 생겨 염소바위라고도 불린다.

 

이제야 제모습인 염소바위

 

 

 

하루재를 통과하여 인수봉 야영장을 거쳐가며 조그만 능선에서 보는 건너편 영봉이다.

 

손에 잡힐듯 가까운 인수봉이지만 개스가 차 선명치 못한 아쉬움이 있다.

 

 

 

드디어 숨은벽능선에서 보는 인수봉과 숨은벽

 

백운대와 파랑새능선을 함께 본다.

 

 

 

오랜 가뭄으로 해골바위도 물이 말랐다.

 

길게 드러누운 영장봉

 

폭포도 물이 말라 청태가 낀 모습인데 장마가 지나가야 청태가 씻겨 깨끗한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렇게 6시간 30분에 걸친 험란한 여정끝에 북한산 성지순례를 끝냈다.

사랑바위와 합궁바위, 구멍바위가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한 번에 다 보기도 그리 쉽지는 않다.

고양쪽에서 오른다면 바로 가는 코스가 마땅치 않아 북한산에 정통하지 않으면 찾을 방법이 없다.

강북에서 올라도 그리 쉬운 길이 아니다.

더군다나 길이 없는 곳이 많아 여름철 산행지로는 적당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