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12.토 강촌 구곡폭포
85년 12월 입사한 동기 열 명 중 한 명은 아내의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불참하고 퇴사한 세 명 중 한 명을 포함한 일곱 명의
전체 거주지를 감안하여 춘천의 강촌역에서 처음으로 모였다. 생활 본거지가 다 다르고 생활에 바쁘다 보니 이렇게 만나기
는 28년만에 처음이다. 어쩌다 한두 명씩 만날 기회가 있었으나 전체로는 처음 만나다 보니 데면데면 하기도 하지만 입사
전 한 달이나 계속된 임용교육 때 두 방에 나누어 생활하다보니 친밀도가 높아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어느새 세월의
간격이 해소된다.
청운의 뜻을 품고 입사하여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뀐만큼 이젠 제법 초로의 문턱에 들어섰으니 나처럼 반백이거나 그도 싫으
면 염색을 한 경우도 있고 혹은 대머리에 배불뚝이 동기의 모습도 보인다. 1993년을 마지막으로 동기생과는 헤어졌다가
2011-2012년에 사무실은 다르지만 같은 건물에서 근무한 동기도 있다. 이렇게 몇 명은 함께 근무하거나 인사이동으로 스
쳐 지나가기도 했지만 그 중 한 명은 오늘에야 처음으로 다시 만났다.
'만나면 헤어지고(會者定離), 떠나간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去者必返)'더니 2만여명의 제법 많은 직원이 근무하는 직장이라
지만 기회가 되니 일곱 명의 입사동기가 재회하는 기회가 마련되기도 한다. 참 많은 세월이 흘렀다. 전두환에서 노태우, 김
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맹박을 거쳐 박근혜대통령까지 일곱 명의 대통령을 만나는 동안 우리 직장의 수장은 더 많이 명멸
하여 명예롭게 퇴진한 사람보다 불명예를 안고 영어의 몸이 된 사람까지 있으니 존경받고 산다는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나만 해도 처음엔 뭐든지 할 거 같던 열정은 용광로에서 나온 쇳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디찬 쇳덩이가 되듯 이젠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리는 노장처럼 패기가 열정이 사그라든 느낌이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住 立處皆眞)이라고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내일처럼 내가 주인이 되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 함이 안타깝다. 그 반면에 동기 한명 1명은 소위 말하는 士자가
붙은 전문직이 되었고 이번에 시험을 치른 두 명도 내년쯤엔 전문직에 합격할 것으로 보여 종신직업을 갖기를 희망해 본다.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과 검봉산으로 올라가 봉화산으로 하산하며 문배마을을 거쳐 구곡폭포로 하산하려던 계획은 산행을 좋
아하지 않는 동지가 있어 구곡폭포에서 문배마을로 올라가 점심을 먹는 것으로 대신했다. 처음 만나다 보니 그간의 쌓인 회
포가 많아 점심은 한 없이 늘어졌고 하산길에 족구 한 게임했지만 워낙 운동과 담 쌓고 지낸 내가 거추장스러워 겸연쩍은 시
간을 보내기도 했다.
내려왔을 때 개인적인 사정으로 늦게 도착한 동기가 청와대에서 나온 인삼주 두 병을 갖고왔는 데 더덕주의 향이 일품이나 다
들 차량을 갖고왔기에 향만 음미하는 정도에서 절주를 했다. 당초 모임을 주선한 분이 회장을 맡고 내가 총무에 선임되어 일년
씩 돌아가기로 했다. 내년 1월에 강릉에서 1박 모임이 있으니 그때 날샐 일만 남았다.
강촌교를 건너며 보는 검봉산 아래로 많은 추억을 간직한 강촌역이 폐쇄되어 이젠 역사가 된다
신 강촌역에서 바라보는 삼악산
구곡폭포 가는 길
구곡폭포, 이 고개를 넘으면 문배마을에 있는 저수지의 물이 폭포의 원천이 된다
문배마을 저수지
저수지에서 떨어지는 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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