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산성과 읍성 탐방/산성·읍성·진·보·돈대

원주 치악산 곰바위봉의 해미산성海美山城

by 즐풍 2023. 11. 28.

2023_198

 

 

 

2023. 11. 25. (토) 09:26~13:23, 3시간 57분 산행, 휴식 50분 포함, 6.8km 이동, 시작고도 189m, 최고 고도 637m

 

 

목우가 원주에서 모임이 있다기에 태워다 줄 겸 함께 출발한다.

원주에 있는 4개의 산성인 영원산성, 해미산성, 금두산성, 견훤산성 중 이번엔 해미산성을 갈 생각이다.

치악산에 있는 영원산성은 금대리에서 상원사로 갈 때 일부 산성 코스를 걸었으니 궁금할 것도 없다.

해미산성과 금두산성은 세교마을에서 치악산의 향로봉을 오르는 구간에 걸쳐있다.

오늘은 해미산성 말고도 반곡역사관, 원주역사박물관, 원주한지체험관, 법천사지를 갈 생각이었으나

시간 상 모든 일정을 소화할 수는 없다.

금두산성은 다음으로 미루고 먼저 해미산성만 오르고 다른 여행지는 시간 되는 대로 다녀야 한다.

 

 

원주 해미산성 등산코스

 

 

서산의 해미읍성은 우리나라 3대 읍성인만큼 유명하지만 원주 해미산성은 일반에 거의 알려진 바 없다.

산행기를 검색해 봐도 등산코스가 나온 건 없다.

지금은 폐선이 된 중앙선 철길 밑으로 난 터널이 해미산성으로 들어가는 입구란 걸 알아냈다.

원주시 관설동 59-1 주변에서 차량을 돌려 목우는 저녁 모임에 앞서 친구를 만나러 갔다.

 

 

터널을 지나며 길이 헷갈리지만 계곡을 따라 끝없이 걷는다.

길은 급하지 않게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되며 리본을 따라 같은 계곡을 두세 번 이리저리 건넌다.

마지막 구간에서 산을 오르긴 해도 급경사는 없으니 무난한 정도의 산길이다.

 

 

 

 

 

계곡은 지루할 만큼 길고 산비탈은 나무에 가려 조망은 없다.

 

얼마 큼이나 올랐을까 갑자기 고위평탄면이 나타나며 이곳이라면 산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측으로 리본을 따라가니 드디어 산성이 나타나니 축성 당시 사람들과 생각이 같은 셈이다.

나침반 앱으로 방향을 보니 정남향이라 이곳은 남문이 틀림없다.

산성의 시작점이 어딘지 몰라도 입구를 찾았으니 산성을 따라 반시계방향으로 돌기 시작한다.

 

일부 구간이긴 하지만 성벽이 제법 높아도 지금까지 잘 견딘 구간이다.

 

 

원주는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하여 남해나 서해바다를 접한 지역처럼 읍성은 없다.

배를 타고 들어온 왜놈들이 원주까지 들어올 만큼 해안과 가깝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설치된 강원감영은 오늘날로 치면 도청인데도 감영을 두른 성벽은 남아있지 않다.

통일신라의 문무왕이 9주 5 소경을 둘 때 원주는 북원경으로 칭하며 중부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그만큼 중부지역에서 차지하는 군사적·지역적 전략 요충지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런데도 읍성 없이 산성만 있었다는 건 주변이 고산에 막힌 분지란 특성 때문이다.

치악산과 백운산 사이 고개로 충청도와 연결되는 곳에 중앙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있는데

이곳에 위치한 치악휴게소 고갯마루가 해발 450m를 넘는다.

하여 치악휴게소와 머지않은 곳에 영원산성, 금두산성, 해미산성이 위치한다.

이곳만 지키면 충청도로 드나드는 길목을 차단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남문과 조금 떨어진 곳에 동문으로 추정되는 무너진 성문이 보인다.

암문을 덮은 상판으로 보이는 덮개돌이 나뒹구는데, 아래로 네모 홈인 돌확석이 보인다.

평거식 암문에 문을 달았던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난 것이다.

무너진 덮개돌 아래 기초석이 나란히 놓였다. 크기로 보면 겨우 한 사람 드나들 정도의 입구이다.

 

 

조금 더 오르면서 평평한 지역에 몇 개의 초석이 보인다.

이곳에서 수습된 유물은 통일신라시대의 것이라고 하니 당시 세웠을 것으로 여겨지는 성랑(초소)이나

장대(지휘소) 건물이 있던 곳일 것이다.

고려 말 합단적이 쳐들어왔을 때 원충갑이 해미산성에서 크게 무찔렀다고 하니 그 전후에 세운 건물일지도 모른다.

 

 

방석소나무라고 한다.

주변에 소나무가 없어 가지를 맘껏 펼치다 보니 너무 커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아래쪽으로 쳐졌다.

이 나뭇가지가 땅에 닿지 않게 돌아가며 나무를 일정한 높이로 가로지르며 받치고 있다.

 

 

일부 가지는 잘리고 나무 위로 지나가는 가지는 이리저리 서로를 피하며 사방으로 가지가 퍼졌다.

이렇게 멋진 나무는 주변을 잘 정리하여 돋보이게 하면 더 멋지겠단 생각이 든다.

 

나무 아래쪽으로 수평이 되게 나무를 가로지르며 나뭇가지를 받치게 한 걸 볼 수 있다.

 

 

원주의 鎭山인 雉岳山 자락에 위치한 해미산성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의 유물들이 수습된 바 있다.

해미산성의 실측한 둘레 1,856m로 일부 계곡을 낀 포곡식 산성이나 곰바위봉 정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테뫼식 산성이기도 하다.

해미산성이 자리한 곳은 해발 540~640m로 장방형의 모양을 지닌다.

 

이곳은 정북 방향인 북문이다.

 

 

북문 바닥엔 원형 모양의 돌확석이 보이므로 이곳도 평거식 암문을 낸 것으로 보인다.

 

 

해미산성은 두세 군데로 지능선이 뻗어나간다. 지능선으로 나가는 구간은 사람들이 지나다녔기 때문인지

대부분 이렇게 성벽이 무너진 상태다.

 

 

한 곳에 전망이 트여 원주시내가 드러난다. 원주가 지척이다.

 

 

높고 낮거나 무너진 성벽이 존재하며, 전체적으로 온전하게 남은 구간은 겨우 10~20% 정도에 불과하다.

 

 

북서쪽 구간엔 이런 토축 구간도 제법 보인다.

 

 

 

 

 

 

서성벽 상태도 좋은 곳이 많다.

 

 

처음엔 이 구멍이 물을 내보내는 수문인 줄 알았으나 돌이 빠져나간 것이다.

성벽 위로 낮은 지반이 없으므로 수문을 만들 이유가 없다.

 

 

이곳 성벽은 제법 많이 배부름 현상이 나타나므로 손을 대지 않으면 언젠가 붕괴될 우려가 있다.

 

 

이곳도 작은 능선이 지나가는 곳이라 어김없이 성벽이 무너졌다.

 

 

해미산성의 가장 낮은 곳인 남서쪽의 고위평탄면엔 이렇게 잣나무가 무성하다.

이 정도로 무성하면 대략 30~40년 전 즈음에 나무를 심었을 것이다.

주변에 쓴 묘지엔 상석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 주변 마을에서는 이곳을 잘 아는 느낌이다.

 

 

산성을 온전히 한 바퀴 도는 건 지금처럼 낙엽이 진 다음이 가장 좋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이런 숲을 빠져나가야 하니 쉽지 않겠다.

 

 

이곳도 한 모퉁이에 불과하지만 석성 간격이 넓게 균열이 생긴 걸 보면 위태위태하다.

 

 

해미산성의 반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 처음 시작했던 남문 터에 도착했다.

남문터에서 이번엔 시계방향으로 돌다 보니 작은 곡성이란 걸 알아차렸다.

반대변으로 가서 다시 반시계방향으로 탐방을 시작해 남문터까지 오기로 한다.

 

밖에는 잘 다듬은 돌로 쌓고 안쪽은 할석이나 잡석을 채워놓는 내탁식 공법이다.

석벽이 떨어져 나갔어도 안에 있는 잡석은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곳은 반원으로 돌아가는 구간으로 건너편은 사진에 담을 수 없지만 상태가 좋다.

 

 

중간에 무너지긴 했지만 해미산성을 통틀어 가장 상태가 좋은 곳이다.

 

 

 

 

 

 

갖고 있던 스틱은 두 개 겹쳐 올렸다. 스틱 하나의 길이가 130cm인데 위로 약 20cm 정도 남는다.

대략 280cm 정도의 높이다.

 

 

 

 

남서쪽 성벽은 이 상태로 끝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는 방향엔 성벽이 거의 없다.

 

 

해미산성에는 남서 방향과 남동 방향에 곡성이 있으나 남동 방향의 산성은 거의 없거나 무너진 상태이다.

 

 

해미산성 둘레의 모양

 

 

해미산성 탐방을 마치고 내려갈 땐 계곡과 평행으로 달려오던 능선으로 내려간다.

중간에 한두 군데 지능선으로 갈라지지만 방향을 잘 잡고 내려선다.

 

 

내려가는 능선엔 길이랄 것도 없는데, 내려가다 보니 더 이상 길의 흔적은 없다.

어렵게 숲을 헤쳐 계곡으로 탈출하며 올라가던 길과 만나니 무진장 반갑다.

 

 

원주 숨겨진 고성(古城) '해미산성' 문화재 될까
강원일보 김설영기자 2023-10-15 15:43

【원주】속보=숨겨진 고성(古城)으로 불리는 ‘해미산성(본보 지난해 12월 11일 자 17면 등 보도)'이 연내 문화재 지정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주시는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재위원들이 최근 해미산성을 현지 조사했다고 15일 밝혔다. 강원자치도는 현지조사가 완료되면 문화재위원 의견서 제출을 거쳐 문화재위원회에 상정, 문화재 지정 안건을 심의한다. 원주시는 연내 지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정을 신청한 지 2년 만이다.

반곡관설동과 판부면에 위치한 해미산성은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초 사이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성벽 길이는 1.8㎞로 성벽, 문지, 건물터, 치성, 옹기터, 샘물터 등 유물 및 흔적이 남아있으며 영원산성과 함께 원주를 대표하는 성으로 꼽힌다.

원주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지만 영원산성이 2003년 국가사적으로 지정돼 복원과 정비가 이뤄진 반면, 해미산성은 그동안 '베일에 싸인 신비의 성'으로만 여겨져 왔다.

이에 지역에서는 문화재 지정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 돼왔다. 주민들이 건의서를 제출한 것을 비롯 도·시의원들은 회기 때마다 지정의 당위성을 피력했고 원강수 원주시장도 지난 6월 산성을 답사했다.

박광식 문화재팀장은 "영원산성과 달리 훼손된 상태로 있지만 현재는 비지정문화재여서 어려움이 있다"며 "문화재 기념물이 되면 원주시가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만큼 지정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앙선 철길 아래 터널을 나오면 비로소 마을과 만나게 된다.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고향 땅의 해미산성이 궁금해 찾았다.

해미산성에서 향로봉 가는 길에 금두산성도 있다고 하니 언젠가 영원산성까지 묶어 하루에 돌아봐야겠다.

이 성이 신라말에 세운 것이라면 1,100여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원주의 역사를 지켜봤을 것이다.

이제야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 성의를 다한다고 하니 늦었지만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