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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지리산

지리산 바래봉 우중산행

by 즐풍 2019. 5. 21.

 

 

산행일자 : 2012.04.23.토

산행시간 05:40-11:10(5시간30분)

 

 

작년 겨울인 2011.02.11 지리산을 1무1박3일로 쌍계사-삼신봉-세석산장-천왕봉-중봉-치밭복산장-세재로 산행했지만 지리산은 워

큰 산이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이번에 다른 코스인 바래봉 공지가 올라왔을 때 바로 신청하고 지도를 보니 지리산과는 다소

떨어남원군에 위치한 곳으로 철쭉이 아름다운 곳이다.  

 

 

현지에 도착하여 레인코트와 레인팬츠를 입고 이너장갑에 고무장갑을 꼈으니 우중산행으로 충분한 준비로 보이지만 레인팬츠를 착

하지 않은 회원 중 일부는 스패츠를 대신 착용한 분도 있으니 다음엔 나도 스패츠도 착용해야겠다. 우의착용 등으로 시간이 지체

되어 늦게 하차했다고 생각하여 나오자마자 바로 등산을 시작했다. 한참을 지날 때까지 앞서가는 사람을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서야

내가 제일 먼저 등산한 것을 알게 된다.

 

 

정령치휴게소부터 시작하는 산행은 처음부터 해발 1172m의 고지대이기는 하지만 등산할 때 계속 움직이므로 춥지않다는 경험에 따

고어택스 자켓은 입지 않은 체 바로 비옷을 걸치고 1305m인 고리봉에 오를 때까지는 룰루랄라 거리며 산뜻한 등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찬 바람과 비에 고무장갑을 낀 손이 점차 시려온다. 산이 높은데다 비바람이 휘몰아쳐 체온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산행코스 중 고리봉이 1305m로 가장 높지만 별다른 특징이 없는 지 그 보다 한참 낮은 바래봉(1165m)이 명성을 얻은 건 5월 한 달

지속되는 철쭉제가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등산하는 동안 계속되는 비바람에 감히 카메라를 꺼낼 엄두가 안 나고 안개가 자욱하

여 조망이 없으니 굳이 카메라에 주위 풍경을 담을 이유도 없다. ok코어택스 모자위로 덧쓴 우비 모자를 때리는 빗소리가 바로 귀로

증폭되어 크게 들린다. 인테그랄 디자인의 실리판쵸 우의 모자에 달린 조임끈을 당겨 겨우 얼굴만 내 놓으니 비바람이 몰아쳐도 얼굴

로 들어오는 비를 거의 막아주니 고맙다. 벌써 3년째 사용하고 있지만 서양인 기준으로 제작된 우의라 기장이 너무 길어 때로 오르막

길에서 앞단이 흘러 내려 밟히는 경우가 많다. 배낭을 맨 상태에서 착용 후 별도의 벨트를 허리에 착용하여 앞쪽은 벨트위로 뽑아 기

장을 줄여보지만 만만치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인장강도가 높아 수없이 많이 나무에 긁히고 심지어 가시에 걸렸어도 찢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방수원단의 기능이 여전히 유지되는 참 좋은 놈이다. 능선을 타고 오를 때 비바람이 우측에서 치고 들어오니 오른손이 시려

다. 나야 고무장갑을 끼어 장갑이 젖지 않지만 방수장갑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은 무척이나 춥겠단 생각이 든다. 어떤 여자분은

저체온증이 와서 무진장 고생 했다는 말을 나중에 전해 들었다.

 

산행하며 겨우 한 두 장과 바래봉 정상 사진을 겨우 담은 후 하산길에 운지암과 천불암을 들여본다. 오를 때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으

하산길은 무릎이 시원치 않으니 늘 천천히 걷는다. 너무 많은 비가 내려 바지를 타고 빗물이 등산화 속으로 들어갔는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저벅저벅 거리며 들린다. 레인 팬츠를 사 놓고 거의 사용치 않다가 오늘 착용하고 보니 체온을 유지해줄 뿐

아니라 등산화 속으로 물이 스미지 않으니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바래봉 등산코스

 

 

▼ 산행 내내 비바람으로 거의 찍은 사진이 없다  

 

산행코스는 그리 힘들지 않은 능선으로 트래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 좋은 코스로 부드러운 육산이니 무릎에도 크게 부담을 주

않지만 비와 안개로 전혀 조망이 안 되니 많이 아쉽다. 70년대 면양을 방목하기 위해 목초지를 조성하였으나 산철쭉은 독성이 강

면양이 섭취하지 않아 우점종으로 성장하여 군락지가 되었다는 안내판이 있다. 한 달만 늦게 왔다면 산정을 빨갛게 물든 산철쭉에

취해있을 텐데 많이 아쉽다. 세찬 비바람으로 산행 내내 어디 앉아 쉬지 못하고 내리 등산만 했더니 불과 5시간 반만에 하산하는

산행이었지만 산객들은 이런 부드러운 지리산에 매료되나 보다. 

 

 

▼ 바래봉 정상, 등산 내내 우리팀만이 이 코스를 점령했다

 

▼ 마을 언저리에 다가오니 만개한 진달래가 보이기 시작한다

 

▼ 제법 큰 소나무지만 가지 정리가 안된 상태

 

▼ 벚꽃이 위는 벌써 지고 아래는 활짝 핀 시차가 눈에 띤다  

 

 

 

▼ 국립 육종연구소라든가? 목초지가 잘 가꾸어졌다

 

▼ 하산길에 만난 운지암

 

 

 

 

 

▼ 천불사는 마을도로가 절을 갈라놔 담장을 둘렀다  

 

 

 

 

 

▼ 당장을 휘감고 넘는 나무 이름이 뭔지?

 

 

 

 

 

 

 

▼ 서락전과 산신각, 미륵불  

거센 비바람으로 한 치 앞도 조망하지 못한 아쉬움이 큰 산행이었지만 지리산의 넉넉한 품안에 안긴 포근한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