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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관악·삼성·수락·불암산

관악산 선유봉-연주대-연주샘계곡

by 즐풍 2023. 9. 9.

2023_141

 

 

 

2023. 9. 8. (금) 07:45~14:20, 6시간 35분 산행(휴식 2시간 포함), 10.1km 이동

 

 

지난번에 산행하려던 관악산 종주를 하는 날이다.

보통 들머리를 관음사로 잡지만, 이번엔 봉천동 마애미륵불좌상을 보려고 낙성대역에서 하차했다.

관악산 종주라고 해도 산이 작으니 어렵지 않게 끝낼 수 있는 산이다.

낙성대역이나 사당역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날머리까지 산행시간은 비슷하다.

 

산행은 쉬는 시간까지 포함해 여덟 시간 이상이면 장거리 산행이라 한다.

관악산 마지막 구간인 육봉능선이나 팔봉능선으로 떨어지면 한두 시간 더 걸린다.

육봉능선까지 가야 종주산행을 하는 셈이다.

오늘은 지난번에 다짐한 연주암 주변 암릉을 탈 생각에 연주샘계곡으로 하산했다.

 

 

 

 

 

봉천동 마애미륵불좌상 奉天洞磨崖弥勒佛坐像

지정번호 :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 시대 : 1630년(인조 8)

소재지 : 서울특별시 관악구 봉천동 산 4-9

 

이 불상은 관악산 북쪽 중턱의 거대한 절벽 바위 면에 얕은 돋을새김 [陽刻]으로 만든 마애미륵불상이다.

불상의 높이는 1.6m이며 불상 오른쪽에 '미륵존불 송정 3년 경오 4월일 대시주박산회양주(彌勒尊佛 

崇禎三年 庚午四月日 大施主朴山會兩主)'라고 새겨진 명문(銘文)이 있다. 

이를 통해 이 불상이 1630년(인조 8)에 만들었고 불상의 이름이 미륵존불이라는 것, 

불상을 만드는 데 누가 시주를 했는지 등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이 불상은 연꽃 봉오리를 든 불좌상(佛坐像)으로 연꽃대좌(臺座) 위에 앉아 있다. 

얼굴은 온화하고 풍만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몸을 왼편으로 살짝 들었다. 

머리 광배(光背)에는 이중 테두리를 둘렸고, 몸 광배는 한 줄의 음각선으로 나타냈다. 

몸에는 가사(袈裟)를 입혔는데, 가슴은 조금 돌출되었고 안에 입은 평행의 내의[僧脚崎]와 내의를 묶은 

매듭이 자세히 조각되어 있다. 

이 불상은 조각 솜씨가 뛰어나고 제작 연대를 알려 주는 명문이 있어 조선시대 조각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며, 조선 전기와 후기 불상 조각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마애불이다. (안내문)

 

 

Designation: Seoul Tangible Cultural Property No. 49

Period: 1630 (8th year of King Injo's reign)

Location : San 4-9, Bongcheon-dong, Gwanak-gu, Seoul

 

This Buddha statue is carved in shallow relief on the surface of a huge rock on the northern slope of Gwanaksan (Mt). The statue measures 1.6 meters in height, and there is an inscription indicating that the statue was produced

in 1630 and that the statue represented Maitreya Buddha.

These are alongside a list of contributors' names on the surface of a rock next to it.

Buddha is seated on a lotus pedestal holding a lotus bud in his hand.

Buddha's face is mild and plump, and is facing slightly to the left.

There is a double line to define the halo around the head and a single line to define the halo around the body.

He is wearing a robe that covers both his shoulders, and the undergarment and the fillet tied into a knot

can be seen on the chest.

The statue demonstrates excellent sculptural craftsmanship, and since the inscription provides the production year,

it serves as an important resource for the study of the history of Korean Buddhist sculpture.

It is one of the representative rock-carved Buddha sculptures demonstrating the changes in style of Buddhist

sculpture from the earlier half to the latter half of the Joseon period. (안내문)

 

 

중국인 여행객이 증가함에 따라 중국어 안내문도 게시되었다.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체자가 제대로 변환될까 궁금했는데, 많은 글자 중에 하나만 오류가 떴다.

본문 첫째줄 관악산 북측 중록(中麓)이 中龍으로 잘못되어 한 글자를 고쳤다.

애플에서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놓쳐선 안 되니 한자도 거의 대부분 인식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제부터 중국어 안내문도 있으면 함께 올릴 예정이다.

 

指定编号:首尔特别市有形文化财产 / 年代:1630年(仁祖8年)

所 在 地:首尔特别市冠岳区 奉天洞山 4番地 9号

 

该佛像为采用阳刻技法, 雕刻于冠岳山北侧中麓巨大绝壁岩石面上的摩崖弥勒佛, 创作于1630年(仁祖8年)。

佛像安坐于莲花台座之上, 为手持莲苞的佛坐像。面庞丰满, 表情温和, 身躯稍向左倾。

该佛像雕刻工艺精湛, 且有铭文, 是非常重要的朝鲜时代摩崖佛资料, 对于雕刻史的研究有重要价值。

 

 

 

 

이번에 들머리를 낙성대로 둔 것은 봉천동 마애미륵불좌상을 보기 위해서다.

언젠가 이곳을 들린 적은 있으나 다시 보고 싶었다.

들머리에서 제법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걸은 뒤에 길에서 40m 비켜난 곳에 있다.

안내문만 보고 따라 올라가면 된다.

 

마애미륵불좌상을 본 뒤 사당능선을 잡아타고 연주대로 가면 되겠지만

옆 능선에 선유봉 국기봉이 보여 샛길을 통해 들어왔다.

능선길을 이용하면 제법 돌겠지만 많은 사람이 알음알음 찾아가는 샛길이 있다.

 

관악산도 제법 오른 산이지만 선유봉 국기봉 아래에 있는 저 암릉을 오른 기억은 없다.

이왕 점찍었으니 내려가 보기로 한다.

 

이곳에 오기 전 작은 암릉을 지났으나 특별히 올릴 건 없다.

 

억만 년의 세월이 흐르며 바위는 갈라지고 떨어져 나가며 이런 모양을 보여준다.

인류가 멸망하고 난 뒤 다른 유인원이 나타날 땐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바위 위로 올라가면 여러 형태의 바위가 모여 있다.

 

 

 

 

 

어느 바위에 누군가 천봉(天峰)이라고 썼다.

아래에서 보면 하늘에 닿을 만큼 높게 보인다는 뜻일까?

 

 

 

천봉에서 바라보는 사당능선의 시작점인 관음사 국기봉 방향의 첫 봉우리다.

 

방금 올랐던 선유봉 국기봉도 바위 봉우리에 국기봉을 설치한 것이다.

 

사당동 방향 너머로 북한산이 보인다.

 

당겨 본 북한산 뒤로 도봉산까지 딸려온다.

 

능선으로 돌아갈 때 선유봉 국기봉의 암릉이 높게만 느껴진다.

 

다른 방향의 선유봉 국기봉 암릉구간 

 

사당능선을 오른 후 연주암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하마바위다.

하마 머리가 불쑥 튀어나온 게 보인다.

 

하마바위 등을 타고 오르니 바위 위엔 새끼 하마 몇 마리가 모여 있다.

 

 

 

이 둥근 바위는 균형을 잘 잡고 있다.

네댓 명의 성인이 바위 한쪽으로 몰리면 굴러 떨어질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똥바위를 비껴 걸어야 한다.

 

 

 

가운데 불쑥 솟은 바위는 아기 판다 같은 느낌이다.

 

 

 

아기 판다가 있는 바위 끝에 요놈이 숨어 있다.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마당바위 앞에 있는 바위틈으로 올라가 본다.

작은 굴도 통과해야 하니 불편이 따르지만 가끔은 이렇게 불편을 감내한다.

 

바위를 타고 오르면 마당바위와 연결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얼마큼 올라가다 바람이 지나가는 곳에서 잠깐 쉬는 데 젊은이 셋이 저곳에서 조망하며 풍경에 도취된다.

모습이 신선해 잡아본다.

바위는 아래로 10m 이상 내려가지만 전체를 잡으면 인물이 너무 작아진다.

 

 

 

관악문을 만나게 되니 관악산 정상도 머지않은 느낌이다.

 

관악문을 올라와서 바라보는 관악산 정상의 풍경

 

관악문 주변의 암릉 

 

관악문 상부엔 대한민국 지도가 놓였다. 알고 보면 재미있는 바위다.

 

방금 지나온 관악문이 있는 능선 

 

서울대에서 자운암을 타고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자운암 국기봉 바위다.

다음에 올 땐 저 자운암능선을 타고 올라와야겠다.

 

연주암을 오르기 전 저 바위 위에 멋진 소나무가 있어 솔봉이라 부르는 암봉이 있다.

이 암봉도 멀리서 보면 독특한 매력이 있다.

 

더 멀리서 잡아 본 솔봉 

 

드디어 관악산 정상인 연주대에 도착했다.

추사 김정희는 추사체란 독특한 서체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금석학자로도 유명하다.

그의 글자는 또 이렇게 관악산 정상 표지석에 활용되고 있다.

죽어서 이름뿐만 아니라 글자까지 남겼다.

 

평일이라 북적거림이 없어 좋다.

 

 

연주대 (戀主臺)

‘연주대’는 관악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크고 작은 바위가 우뚝 솟아 절벽을 이룬 봉우리에 

축대를 쌓아 평평한 집터를 만든 곳이다. 

이름의 한자를 보면 ‘연(戀)’은 그리워한다는 뜻이고 ‘주(主)’는 주군(主君) 즉 임금을 뜻하여, 

‘임금을 그리워하는 곳’으로 풀이된다.

연주대는 신라의 의상대사가 677년에 지은 작은 암자로 원래 ‘의상대’라 불렀다고 전한다.

지금의 연주대라는 이름은 조선 시대에 붙인 것이다.

이름과 관련된 전설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조선이 세워지고 수도가 개성에서 한양(지금의 서울)으로

옮겨지면서 고려를 그리워한 사람들이 여기에 올라 옛 왕조와 충신들을 그리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다른 전설로는 조선이 세워지고 한양이 수도로 정해질 때, 무학 대사(無學大師)의 권유로 태조 이성계가

직접 관악산 연주대에 올라 경치를 둘러보고 조선과 한양의 복을 빌기 위해 원각(圓覺)·연주(戀主) 두 절을

지었고 이때부터 ‘연주대’라 불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연주대와 관련된 설화 중에는 세종의 형인 양녕 대군과 효령 대군의 이야기도 있다. 

태종이 셋째 왕자 충녕 대군(훗날 세종)을 세자로 정하려 하자 두 형은 궁을 나와 여러 곳을 유람하였는데, 

양녕 대군이 이곳에 올라 경치를 바라보며 시를 지었고, 

효령 대군은 스님이 되어 이곳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는 이야기다. (출처_문호하재청)

 

관악산은 멀리서 보는 정상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연주대의 작은 암자인 응진전과 벼랑의 조화도 멋지다.

 

9월의 하늘도 푸른 게 보기 좋다.

이렇게 멋진 하늘색은 추위가 절정인 2월까지는 계속된다.

고비사막이나 몽골사막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까지 푸르름은 계속될 것이다.

 

지난주에 케이블카능선에서 바라본 연두암 주병의 암릉이 멋져 오늘은 그곳으로 이동한다.

 

지난주에 본 연주암 주변의 암릉이다.

 

연주암을 지나 암릉을 보러 올라가며 보는 주변의 바위군락 

 

관악문은 있는 암릉은 맨 위에 있다.

 

관악산 정상인 연주대와 응진전을 조망해 본다.

우측 솔봉과 거의 두 옥타브 차이를 보여 경쾌한 스카이 라인을 만든다.

 

연주암 주변의 암릉은 멀리서 볼 때 제법 멋있는 데, 막상 이동하려면 너무 불편하다.

 

암릉 구간이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아 다니기 어려우니 인적이 뜸해 도처에서 나무가 가로막는다.

 

깎아지른 이 바위 밑으로 천길 낭떠러지라 보는 것도 두렵다.

 

이런 나뭇가지를 손으로 밀어내며 내려서고 있다.

 

그런 와중에 관악산 정상으로 눈을 돌리면 지극히 아름다운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흰색 배구공처럼 보이는 기상 관측소와 양단을 구분 짓는 철탑이 묘한 포인트를 주며 새로운 그림을 그려 준다.

 

 

 

한 칸을 더 내려가야 완전히 내려갈 수 있는데, 이 틈새 사이를 지나야 한다.

누군가 전깃줄을 로프를 만들었으나 언제 설치한 건지 몰라 썩은 동아줄이란 생각이 든다.

길이도 짧아 잡고 내려가며 목숨을 걸기엔 부족한 느낌이다.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후퇴하며 하산한다.

 

이런 바위틈새로 하산한다.

연주암으로 돌아가기에 거리가 있어 바로 산비탈을 타고 내려간다.

길이 없으니 이리저리 방향을 돌리며 겨우 내려가는 길과 만난다.

 

개울에 있는 바위를 자르려고 여러 홈을 만들었다.

가운데 둘 줄은 금이 갔으나 왼쪽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앞쪽에도 1/3만 갈라진 형태를 보인다.

많은 세월이 흐르면 얼음이 틈새를 가르며 언제가 쪼개지겠다.

 

이 바위로 떨어지면 큰 사고가 날 것을 우려했는지 담을 쌓아 아예 무너지지 못하게 했다.

안심하고 다닐 수 있다.

 

 

모처럼 관악산 사당능선을 걸었다.

산이 높지 않으니 어려울 것도 없어 쉽게 끝내는 느낌이 든다.

막판에 연주암 인근의 암릉을 탈 땐 길이 없어 바위를 헤치고 나가는 어려움이 있었다.

짧은 산행이라고 해도 멋진 풍경이 많아 산행하는 재미가 좋은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