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 (토) 오후에 탐방
전주 한옥마을 주차장의 관광안내소에서 알려준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탐방한다.
자만마을에 도착했으나 마땅한 주차장이 없어 주차면이 그려지지 않은 도로변의 빈 공간에 주차했다.
전국 어딜 가나 늘 주차전쟁이다.
한 달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주차위반 과태료 고지서가 날아오지 않는 걸 보면 단속지역은 아닌 듯싶다.
지역에 따라 주차단속은 많은 차이가 난다.
전주는 대표적인 관광지라 주차 위반에 다소 느슨하게 대응한다는 생각이 든다.
□ 이목대
이목대는 이성계의 5대 할아버지인 목조(穆祖) 이안사(李安社)의 출생지라고 전해지는 곳이다.
전주 이씨들은 이안사 때까지 줄곧 이곳에서 살다가, 함경도로 이사했다고 한다.
고종 광무 4년(1900)에, 이곳이 목조가 살았던 터임을 밝힌 <목조대왕구거유지(穆祖大王舊居遺址)>라는
고종의 친필을 새긴 비석을 세웠다.
이 비각은 당초 오목대의 동쪽 높은 대지 위에 있었는데, 도로 확장공사로 이곳으로 옮겨 세웠다.
(출처_문화재청)
□ 자만마을-달동네(달콤한 동네)
떠나가고 잊혀가던 자만마을에 발걸음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만마을은 자손이 만대 하라는 뜻으로 주민과 참여시민, 그리고 전주시의 화합으로 유지되고 있는 마을입니다.
열린 참여의 기회로 시민들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구불구불하고 가파르고 경사진 산책길을 걸으며
서로를 의지하고 끌어주며 행복함이 쌓이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에 당신과 당신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십 년간 떠나감과 적막함이 익숙한 마을에 사람들의 웃음소리, 노랫소리, 먹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전주 시민들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진짜 전주이고 싶습니다.
- 전주시가 사랑하는, 전주를 사랑하는 자만마을 -
□ 벽화 이야기
판판하지 않은 벽 위로 물감이 흘러내릴 때는 작가의 마음도 눈물이 납니다.
여름엔 더위와 모기, 겨울엔 작업시간과의 싸움
물감이 굳어 못쓰게 되기도 하며 고된 작업을 합니다.
비가 오면 벽이 마를 때까지 며칠씩 기다리고 또 해가 지면 작업을 철수해야만 합니다.
겨울에는 손이 시리고, 여름엔 햇볕에 그을리지만 기쁜 마음으로 열정을 불태웁니다.
부족하더라도 그 과정을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안내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란 만화 영화 한 컷
언젠가 JTBC 쇼다운에서 하울의 성을 모티브로 작품을 만들며 높은 점수를 받는 걸 봤다.
잘 만든 작품은 수많은 작품에서 다시 재해석되며 연출된다.
그러한 감정을 함께 공유하는 재미가 있다.
고종의 손자인 이우는 일제에 저항하며 일본인과 정략적인 결혼을 하지 않고 한국인과 결혼했다.
해방을 앞둔 1945년 8월 7일 안타깝게도 32세의 나이로 요절한다.
왼쪽에는 피우지 못한 오얏꽃이란 글자가 있다.
오얏꽃은 조선왕실의 꽃을 상징한다.
李는 '오얏'이란 훈을 갖고 있는데, 오얏은 오늘날 자두란 과일의 옛말이다.
산비탈에 있는 작은 마을이라 리어카 겨우 들어갈 정도의 작은 골목길이다.
'자만동 금표'란 비석은 조선왕조 선대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자만동을 신성하게 여긴 고종의 명으로
1900년 일반인들이 함부로 드나들지 못하도록 출입통제구역임을 알리는 표지석이다.
앞서 본 '이목대'로도 알 수 있듯 이곳은 전주 이씨, 즉 조선왕조를 연 이성계의 본향으로 신성시하는 곳이다.
'금표'는 사실 산에서 간혹 보던 글자다.
원주 치악산으로 들어가는 구룡사 입구의 바위에도 '황장금표'란 한자가 새겨져 있다.
황장은 오래된 소나무로 속까지 누런 황금색을 띤 소나무를 궁궐의 건축자재로 쓸 요량으로
이곳의 황장목 벌채를 금한다는 뜻이다.
그런 금표를 자만동 벽화마을에서 다시 본다.
벽화마을이 생긴 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있어 사업성이 좋았나 보다.
달동네 커피숍인 꼬지따뽕이 카페가 문을 열었다.
벽화마을이 생기며 외국인도 찾아올 걸 예상한 건가?
벽화마을엔 명작 만화를 소재로 한 벽화가 많다.
앞서 본 하울의 성처럼 이 그림도 만화 영화의 한 컷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카페는 벽화 대신 흰색 페인트를 칠해 무한한 상상력의 키워준다.
벽엔 화분을 놓거나 걸어 놓았고, 그 앞에 놓인 테이블에 앉으면 한 폭의 멋진 그림이 된다.
이곳을 꾸민 여성 작가는 고무신을 이용해 옛 추억을 소환한다.
아하~
이곳을 아름답게 꾸민 화가는 동심이 가득한 어린 꼬마들이었구나...
보름달과 초승달인가?
아니면, 태양과 초승달인가?
벽에 깊고 푸른 밤을 상징하는 색상을 칠한 걸 보면 보름달인 듯싶다.
비탈진 자만 벽화마을은 달동네다.
길은 가파르고 구불구불해 매일 오르내리려면 제법 힘들겠다.
수도가 연결되지 않았으면 식수를 구하기도 어려웠을 마을이다.
이런 마을이라 길에선 만나는 주민은 모두 할머니들 뿐이다.
자녀들은 이런 삶이 싫어 진작 도회지로 떠났고, 벽화마을을 만들었다고 해도 주민들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
한두 개 문을 연 카페도 평일엔 손님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마을은 산뜻해졌지만 탐방객의 소음을 견디는 건 오로지 주민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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