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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태안해안

안면도 꽃지해변과 낙조 풍경

by 즐풍 2022.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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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5.31 (화) 17:45~19:19, 한 시간 35분 탐방

 

 

산으로 지정된 국립공원은 진작에 끝냈으나 태안해안, 한려해상,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의 접근은 쉽지 않다.

선망하던 태안해상 국립공원은 2년 전인 2020년 6월이 되어서야 겨우 첫발을 디뎠다.

한려해상 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은 100대 명산 탐방할 때 어쩌다 한두 번 가기도 했다.

그러던 태안해안 국립공원을 오늘 안면도에 일이 있어 오게 돼 다시 몇 군데 탐방하게 된다.

 

태안해안에서 꽃지해수욕장의 할미·할아비바위 사이로 지는 낙조가 태안 8경에 지정되었다.

하늘엔 옅은 구름이 껴 낙조가 시원치 않을 것을 예상하면서도 좀체 기회를 갖기 어려워 낙조를 보기로 한다.

안면도 수목원 탐방을 너무 일찍 끝내 꽃지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땐 일몰이 한 시간 이상 남았다.

낮엔 덥던 날씨도 저녁에는 바닷바람이 춥게 느껴지나 차에 있는 덧옷을 입기 귀찮아 감내하며 걷는다.

 

 

 

 

□ 꽃지해수욕장

 

꽃지해수욕장은 넓은 백사장과 할미바위, 할아비바위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광을 보여준다.

2개의 바위 너머로 붉게 물드는 낙조는 태안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풍광 중 으뜸으로 꼽힌다.

예부터 백사장을 따라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나 ‘꽃지’라는 어여쁜 이름을 얻었다.

긴 백사장을 따라 걷거나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과 가족의 모습은

꽃지해수욕장의 또 하나의 풍경이 된다.

꽃지해수욕장을 상징하는 두 바위에는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신라시대 해상왕 장보고가 안면도에 기지를 두었는데, 기지 사령관이었던 승언과 아내 미도의 금슬이 좋았다.

그러나 출정 나간 승언은 돌아오지 않았고 바다만 바라보며 남편을 기다리던 미도는 죽어서 할매바위가 되었다.

할미바위보다 조금 더 바다 쪽으로 나간 곳에 있는 큰 바위는 자연스레 할아비바위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바다로 나간 남편을 맞이하듯 마주 선 두 바위가 애틋해 보인다.

썰물 때면 두 바위가 마치 한 몸인 듯 모래톱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바위와 어우러진 낙조 때문이다.

해질 무렵 할미바위, 할아비바위 너머로 아름답게 물드는 일몰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진풍경을 펼친다.

- 백사장 면적(㎡) : 128,000㎡  - 백사장 길이(m) : 3,200m  - 폭(m) : 40m  - 해변 형태 : 규사  - 경사도 : 3。

- 안전거리(m) : 300m

                                                                                            (출처_태안군청)

 

할매바위가 할아비바위

 

태안해안 국립공원의 해수욕장은 북쪽 학암포 해수욕장부터 남쪽 바람아래해수욕장까지 이어지듯 연결된다.

수심은 얕고 모래는 고운데 바닷물까지 맑아 해수욕장으로는 최적지이다. 

 

이 통나무를 해수욕장 곳곳에 바다까지 이어지게 박은 건 모래 유실 방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하늘인데도 서쪽 방향은 역광이라 하늘색은 회색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햇빛이 바닷물을 비춰 은빛 윤슬을 보여준다.

 

해수욕장 모래사장에 발목을 잠길 만큼 얕은 물길이 제법 깊게 이어진다.

이런 해수욕장이라면 아이와 함께하기 좋은 곳이다.

 

따거미가 내려앉자 적당히 배를 채운 비둘기들도 모래사장에서 쉬거나 어깨죽지에 머리를 박고 졸음을 즐긴다.

어느 비둘기는 다리 하나를 들어 가슴에 댄 채 균형을 잡으며 조는 기술을 보여준다.

 

아직 바닷물이 다 빠지지 않아 할아비·할미바위로 가는 길은 다 열리지 않은 상태다.

갈 수 있는 곳까지 이동해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

 

파도가 남기고 간 물결 모양의 연흔이 신비롭다.

 

할아비·할미바위로 가는 길은 점차 고개를 들며 앞으로 내달릴 태세다.

잠시 후 하루에 두 차례 열리는 모세의 기적을 따라 저 바위를 탐방하게 된다.

 

그러나 바위로 나가는 길은 바닷물이 좀체 물러서지 않고 좌우로 빠르게 이동하며 속도를 높인다.

그럴수록 숨죽였던 바닥은 점차 기세 좋게 일어날 채비를 서두른다.

 

대지의 여신인 가이가나 납시었으니 바다의 여신인 암피트리테는 물러서시오....

 

 

 

때가 되어 암피트리테가 물러가자 할미바위를 보러 온 즐풍은 기쁘게 달려간다.

 

평일인 퇴근 시간대라 한적한 태안반도 역시 한산한 모습이다.

바다는 이런 고요가 좋다.

 

좁고 길쭉하게만 보이던 할미바위도 알고 보면 단단하기 이를 데 없는 바위 봉우리다.

영겁의 세월 동안 바람에 닳고 파도에 부서지면서도 아직 이렇게 건강한 몸매를 유지한다.

 

오른쪽 할아비바위는 좀 더 육중한 몸매를 보여주며 석양의 낙조를 바라본다.

 

 

 

우선 큰 할아비바위를 한 바퀴 돌 생각인데, 이 바위 뒤로 바로 바다와 연결된다.

뒤로 돌아갈 공간이 있을지 모르겠다.

 

해가 바다 너머로 떨어지자 할아비바위가 길게 드리우는 그림자로 할미바위는 점점 어두워지는 느낌이다.

 

 

 

날씨가 더 선명하면 지는 해가 선명하게 드러날 텐데, 오늘은 기회가 아니가 보다.

 

앞서 본 바위로 올라와 뒤로 넘어가면 바다로 빠지니 옆에 있는 할아비바위로 올라탔다.

 

 

 

할아비바위를 한 바퀴 돌아 할미바위를 보려고 넘어왔다.

할미바위 상층부 모습

 

할미바위 세로 방향인 바닷가로 들어오면 갑자기 늘씬한 몸매로 바뀐다.

바위 중턱에 몇 그루의 곰솔이 자라며 대머리 신세는 면했다.

 

할아비바위 

 

 

 

 

 

겨우 넘어가려는 낙조라 희미한 빛이 바위에 걸터앉았다.

 

멀리서 할아비·할미바위 주변으로 떨어지는 일몰을 보려 서둘러 나간다.

이젠 대지의 여신이 바다의 여신을 몰아내고 제법 큰 세력을 보여준다.

 

 

 

 

 

이 나무 그루터기를 중심으로 왼쪽 모래사장은 높게 길게 모래가 쌓였다.

아무 것도 아닌 듯 보여도 나무기둥이 사라지는 모래 유실을 막는 게 확실하다.

오른쪽은 할아비·할미바위로 나가는 길목이다.

 

차량으로 돌아가는 길의 해변

 

꽃지해변이 자랑하는 일몰인데 오늘은 선명하지 못한 하늘로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언젠가 좋은 기회를 잡을 날이 있을 것이다.

 

 

 

고정된 밧줄에 들러붙은 해초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래도 좀 좋은 그림이다.

 

 

 

 

두어 시간 미팅할 일이 있어 방문한 태안을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하루 묵기로 한다.

모처럼 잡은 꽃지해변의 낙조는 다소 아쉬운 대로 즐겼다.

다음 기회가 있으면 대야도해변에서의 일출도 잡을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날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