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_89
2022.5.9 (월) 12:50~15:37 (2시간 47분 탐방) 맑음
울릉도를 다녀온 뒤에도 밀린 울릉도 탐방기를 작성하다 보니 여전히 바쁘다.
그런 와중에 울릉도 여행을 잘 다녀왔는지 궁금해할 원주 형님께 다녀오기로 한다.
오전에 거의 경로당에 계시는 형님이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나오신다.
이젠 농사도 거의 손 떼고 오전에 경로당, 오후엔 도서관으로 출퇴근하며 노년 생활을 즐기신다.
10여 년 전 울릉도를 다녀오신 형님은 그동안 얼마나 변했는지 울릉도 전반에 대해 궁금증을 물어본다.
모든 궁금증을 해결과 함께 요즘은 울릉도가 인기가 좋아 울릉도행 배를 예약하기도 쉽지 않다고 하며,
지금 울릉도 사동항에 시작한 공항 활주로 공사가 끝나는 4~5년 후엔 비행기로 갈 수 있다고 했다.
4~5년을 기다리자면 제법 멀게 느껴지겠으나 지나 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세월이다.
원주에 오면 늘 어디든 새로운 곳을 알려주려고 이번엔 평창으로 가자고 하신다.
평창은 늘 멀게만 느껴 시간이 많이 걸리겠단 생각도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방 도착한다.
같이 다니며 하는 얘기의 대부분은 어렵게 살던 시절의 이야기라 애잔한 느낌이 든다.
즐풍은 다행히 보릿고개를 넘겨 60년대를 열던 시절에 태어나 그런 고생은 모르고 살았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 고랭지 채소를 심었던 곳으로 볍씨 육백 말을 뿌릴 수 있는 면적을 가졌다고 해서
「평창 육백마지기」로 불린다.
청옥산으로 올라가는 능선을 따라 평탄면이 많아 고랭지 배추를 심기 적당한 곳이다.
이곳 1.200m의 고지대에 풍력발전기 15기가 들어섰다고 하는데, 이런 초원 같은 곳이라 높다는 생각이 없다.
고랭지 채소를 실어내기 위해 생긴 도로가 있어서 이곳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차박하는 사람도 제법 많다고 하는 데, 겨울엔 주의해야 한다.
어느 겨울에 60대 부부가 이곳에 캠핑카로 밤을 새웠는데, 눈이 많이 와 고립됐다고 한다.
결국 소방차의 출동으로 겨우 탈출했다고 하니 겨울 차박은 위험한 곳이다.
평창군청에서 가져온 사진으로 샤스타데이지가 만발한 6~7월의 풍경이다.
계란 후라이꽃으로도 불리는 샤스타데이지가 필 때 이곳은 탐방객도 꽃만큼 밀려드는 명소이다.
육백마지기 풍력발전기가 있는 곳은 1,200m 고지라 눈을 멀리 두면 첩첩이 산그리메가 펼쳐진다.
벌목한 산도 이제 나무가 자라 숲이 되었으며, 능선으로 남겨둔 나무가 도드라져 보인다.
청옥산 정상 방향
샤스타데이지 대신 얼레지가 수줍게 피었다.
이번에는 육백마지기에서 차량으로 이동해 22km 지점에 있는 장암산 들머리에 들어섰다.
해피 700 활공장이다.
활공장이라고 하지만 평일이라 그런지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은 볼 수 없다.
왼쪽이 평창군청이 있는 군소재지이다.
평창군 인구는 1966년 10만 3천 명에서 2022년 4월 현재 4만 1천 명으로 감소했다.
서울, 경기 등 대도시에서 멀수록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인구 소멸로 정부나 지자체에선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얼마 되지도 않는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뺏는다고 일각에서 아우성이다.
그 노동자들 대부분이 3D 종사하는 데, 진작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은 얼씬거리지도 않는 직종이다.
그저 사회에 불만만 가득 쌓인 분노 표출자들이다.
우리는 탐방로를 따라 걸어왔으나 이 산 뒤로 차도가 있어 차량으로 쉽게 올 수 있다.
앞서 다녀온 육백마지기 풍력발전기가 있는 곳은 해발 1,200m인데, 이곳은 700m 고지다.
주차한 곳에서 2.8km로 천천히 90분 걸렸으며, 송계산을 지나왔다.
장암산 정상까지 가려면 고도 130여 m를 더 올려야 하지만, 더 올라가 봐야 비슷한 풍경이니 내려가기로 한다.
활공장에서 우측으로 하산해 평창강가로 내려왔다.
저 다리를 건너 바위공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바위공원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만들어 언제든 쉽게 건널 수 있다.
강 따라 만든 산책로를 걸어도 좋겠다.
저 위가 장암산 정상이다.
□ 평창 바위공원
돌문화체험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수석 전시관으로 다양한 수석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견된 수석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여러 기증자분들의 도움으로 대략 120여 점의 귀중한 수석들을 전시 중이다.
수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출처_평창군청)
이 바위는 하나의 거대한 바위인데, 여러 개를 붙여 놓은 듯 보인다.
140톤의 무게가 나가는 이 바위를 어떻게 이동시켰을까?
바위공원 옆은 주자공간과 무료 캠핑장이 같이 있다.
옆엔 강이 흐르고 바위공원에 그늘과 정자도 있어 여름철엔 인기가 많겠다.
□ 바위공원
장암산을 뒤에 두르고 평창강이 휘감아 도는 자리에 들어선, 바위를 테마로 하는 공원이다.
공원은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을 중심으로 약 39km(100리) 안에서 수집한 자연석 123점을 전시한다.
자연석의 석질은 화강암, 석회암, 청석 등 다양하고, 무게는 2 톤부터 140 톤에 이른다.
잔디 깔린 평지에 거북바위, 두꺼비바위, 황소바위, 병풍바위 등 생김새가 제각각인 바위들이 띄엄띄엄 자리한다.
사람 손길이 닿지 않고 오직 자연이 조각한 바위들의 기기묘묘한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위를 따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호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바위공원과 이어지는 너른 터에 평창군이 무료로 운영하는 바위공원 캠핑장이 있다.
30여 개의 캠핑 덱을 갖췄고, 평창강이 흐르는 풍경 또한 수려해 찾는 이가 많다.
바위공원 북동쪽에 자리한 장암산(836m)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쓰인다.
바위공원에서 2km 떨어진 거리에 평창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평창올림픽시장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출처_평창군청)
이 바위에 자꾸 눈이 간다.
제법 볼거리가 많은 공원이다.
평창 탐방을 끝내고 원주로 돌아갈 때 횡성군 우천면에 있는 네덜란드군 참전기념비에 잠시 들렸다.
유럽의 작은 나라인 네덜란드에서 4,748명을 한국전쟁에 파병하여 122명의 전사자와 3명이 행방불명되는 등
고향을 떠나 이곳에서 산화했다.
그분들의 명복을 빈다.
형님 뵈러 원주에 갔다가 평창 여행까지 하고 돌아왔다.
청옥산 기슭의 육백마지기 풍력발전기와 잠암산 활공장에 이어 바위공원과 네덜란드 참전비까지 불러봤다.
여기저기 바쁘게 다녔어도 의미있는 탐방이다.
형님을 자주 찾아뵈어야 하는 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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