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국립공원 탐방/도봉산·사패산

13개월만에 다시 찾은 도봉산

by 즐풍 2022. 1. 6.

2022_02

 

 

2022.1.5 (화) 10:52~15:42 (4시간 50분 산행, 9.7km 이동, 휴식 20분)  흐림

 

 

또 6개월이 지나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해야 한다.

검사를 위해 어젯밤 9시부터 금식한 상태라 배고플까 봐 걱정했으나 검사가 끝날 때까지 참을만했다.

다음 주에 결과를 보러 올 땐 처방에 따른 약도 사야 하니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아침을 먹고 북한산보다 좀 더 먼 도봉산으로 접어든다.

 

송추에서 내려 송추계곡 분기점에서 좌측으로 들어선다.

30여 년 전까지 사용되던 도봉산을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능선으로 접어들었다.

아는 사람만 다니는 구간으로 인적이 거의 없어 낙엽이 수북해 밟을 때마다 바삭거리는 소리가 난다.

이곳은 멧돼지들 놀이터나 다름없어 곳곳에 흙이 파헤쳐지고 목욕탕에 등 긁개 나무까지 있다.

 

 

□ 도봉산

뾰족뾰족하게 솟은 산봉우리의 아름다움이 빼어난 산이다. 

“푸른 하늘을 깎아 세운 만 길 봉우리”라 읊었던 옛 시인의 표현만큼이나 선인봉, 자운봉, 만장봉, 신선대, 

오봉에 이르기까지 모두 거대한 화강암으로 되어있어 맑고 푸른 하늘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러한 봉우리들 사이로 수십 개의 맑고 깨끗한 계곡이 형성되어 산과 물의 아름다운 조화를 빚어내고 있다. 

세종 때의 문장가이며, 한성부 판윤(지금의 서울 특별시장)을 두 번씩이나 지냈던 서거정은 

만장봉 아래에서 도봉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이렇게 읊었다 한다.


도봉산은 지질학적으로는 고생대부터 화강암의 지반이 융기 및 침식되어 형성되었으며, 

지금으로부터 약 2억만 년 전 한반도의 지각변동 사상 가장 격렬했던 중생대 쥐라기 중엽의 

대보조산운동(大寶造山運動)에 의해 형성된 대보화강암의 돔(dome) 형태의 암벽과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개나리는 우리나라 중북부 지방에서 주로 자생하였으나, 현재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극소수만 남아있다. 

멸종위기에 있는 산개나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으며, 

현재 북한산 국립공원의 깃대종으로 지정되어있으나 북한산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도봉산 지역에 일부 자생하고 있다. 

줄기 속, 잎자루에 난 털, 직립인 줄기 등으로 개나리와 구별된다.

※ 깃대종 : 환경보전 정도를 나타내거나 한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상징 동·식물종(種)  (도봉구청)

 

 

도봉산 등산한 코스(하산 코스가 먹통이 돼 다시 이은 것이다)

 

 

2020년 12월에 마지막으로 도봉산을 찾고 13개월 만에 다시 찾는다.

어제만 해도 오늘 날씨가 좋겠다던 도봉산은 옅은 구름이 끼어 선명하지 않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입구의 폭포는 빙폭을 이루며 서늘한 느낌을 준다.

 

이곳에도 등산객이 간간이 다니는 모양이다.

어떤 견공이 술을 쳐드시고 무슨 자랑거리라고 술병을 나뭇가지에 걸었다.

산에 다니다 보면 담배를 피우거나 불을 피우며 취사하거나 오물을 버리는 꼴통이 많다.

이것도 자랑이라고 버린 놈, 보고 있냐?

 

이 능선은 송추계곡에서 도봉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최단 코스인데, 사실 볼 게 별로 없다.

거의 마지막 구간에서 반짝 보이는 물개바위가 명물이다.

등산객이 별로 없다 보니 멧돼지가 이 리기다소나무를 등 긁개로 이용해 껍질이 다 벗겨졌다.

이 구간에 이렇게 등 긁개로 아작 난 소나무가 2그루나 된다.

 

이곳은 멧돼지가 모래를 이용해 목욕하며 몸에 붙은 진드기나 벌레를 떼어내는 곳이다.

이곳으로 오르는 동안 곳곳에 파헤쳐진 흙더미를 볼 수 있다.

야생에서 멧돼지나 고라니를 자주 볼 수 있으니 생태계가 점점 건강하게 살아나는 증거다.

 

왼쪽 바위는 집채만큼 큰 바위라 우측으로 우회하여 이 바위를 넘어야 한다.

이 바위 밑으로 좁고 길고 깊은 틈새가 있어 빠지면 나올 수 없다.

조심조심해야 한다.

 

멀리 뜀바위 쪽이다.

 

회룡 사거리에서 올라오다 보면 만나게 되는 600봉이다.

 

이 바위가 이 구간에서 마지막 장애물이다.

장애물이라고 해도 별로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바위를 오르고 나면 정상은 이런 바위가 놓였다.

이 바위 옆에 물개바위가 있다.

 

멀리 사패산 정상과 우측에 갓바위가 보이고, 가깝게 600봉이 잡힌다.

 

좀 전에 오른 바위 정상의 또 다른 풍경

 

드디어 물개바위를 지난다.

처음엔 제법 신선했던 물개바위도 자주 보니 무덤덤하다.

 

추운데 얼어 죽지 말고 잘 살아라.

 

포대능선을 화려하게 수놓은 기암괴석이다.

오를 수 있는 바위도 있고, 위험해 우회해야 하는 바위도 있다.

이제 나이가 드니 점점 위험한 도전은 회피하게 된다.

 

포대능선 정상으로 오르며 좀 전에 본 물개바위가 있는 바위 군락을 조망한다.

 

도봉구에서 올라오는 구간의 암릉

 

포대능선 정상을 지나며 Y계곡에 들어섰다.

수직에 가까운 위험한 곳이라 스틱을 접어 배낭에 넣는다.

이 험로를 타야 전신운동이 돼 근육이 살아있다는 걸 실감한다.

도봉산에서 운동하며 체력도 기르는 훌륭한 곳이다.

 

 

 

이제 막 건너편 Y계곡으로 내려오는 등산객들

 

도봉산 최고봉은 자운봉과 옆으로 만장대도 보인다.

 

왼쪽 Y계곡 상단과 건너편 포대증선 정상이 한 묶음으로 잡힌다.

 

왼쪽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 가운데는 신선대, 우측은 뜀바위다.

사실 뒤에 있는 에덴의 동산에 올라가 이 세 봉우리를 보고 싶었으나 날씨가 흐려 생략한다.

생략한 김에 신선대 오름까지 건너뛰며 바로 하산한다.

 

 

 

좀 전에 있던 암봉을 자운암과 신선대 사이로 오르며 조망한다. 

 

만장봉과 선인봉이 갈리는 곳이다.

 

 

마당바위다.

이곳이 도봉산을 오르내리며 쉬는 바위다.

쉴 때 식사를 하거나 간식을 먹을 때 야생 고양이들은 먹이를 기다린다.

하는 짓이 귀여워 많은 사람들이 적선을 한다.

그런 적선이 들고양이 개체를 늘리며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한다.

식사를 하려고 바람이 안 부는 바위 뒤로 이동하는데, 고양이들이 눈치채고 떼거리로 몰려든다.

냉정한 즐풍은 그들의 개체수가 느는 것을 용납할 수 없어 자리를 뜬다.

한참을 내려가서야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잠시 천축사로 들어간다.

 

 

 

 

 

선인봉 하나만 눈에 띈다.

 

선인봉을 배경에 둔 천축사가 멋지다.

더 들어가지 않고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도봉산을 탈출한다.

 

서울역에 도착했을 때 예매한 시간보다 90분 일찍 도착했다.

표를 바꿔 일찍 귀가했다.

다음주에 검사 결과를 보고 약 처방도 받으러 또 병원에 들려야 한다.

그날 표도 오늘과 같은 시간으로 예약했는데 어쩐담...

그때는 귀가 시간에 맞춰 알차게 산행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