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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도봉산·사패산

모처럼 찾은 도봉산 주능선, 살아있네!!

by 즐풍 2020. 12. 16.

2020_101

 

 

 

 

2020.12.4. (금) 10:45~17:48 (산행 거리 14.5km, 평속 2.2km, 전체 시간 7시간 3분, 45분 휴식) 맑음

 

 

6개월마다 병원에서 문진 받고 처방전을 받아 약을 구입해야 하는 날이다.

이사 가기 전부터 일산 백병원에 다녔으니 앞으로도 기록이 있는 이곳으로 계속 다녀야겠다.

9시에 예약을 했어도 약까지 구입하고 도봉산 입구에 도착하니 10:40이 넘었다.

카페 산악회를 이용해 지방 산행할 때 목적지 산에서 산행하던 시간과 비슷하다.

 

북한산이나 도봉산, 수락산 등 일산과 가까운 산이 멋있다 해도 너무 많이 다녀 식상할 때도 있다.

아무리 예쁜 여자와 살아도 오래 살다 보면 싫어서 바람피우고 이혼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즐풍이 바람을 피웠다거나 이혼하겠단 얘기는 아니니 태클 걸지 마시라.

너무 자주 간 곳이라 별로 새로울 것도 없어 신박한 뭔가를 찾아야 한다.

 

좀 더 멀리 가면 좋은 데, 산행지를 찾는 것이나 운전하는 것 모두가 불편하다.

그렇담 별수 있나, 돌려막기처럼 이번엔 도봉산으로 간다.

도봉산을 종주하되 포대능선 산불감시초소 아래 있다는 해골바위도 끼워 놓는다.

해가 부쩍 짧아진 요즘 여성봉까지 마치고 하산할 수 있을까?

 

 

 

송추계곡에서 회룡사 사거리 능선으로 올라왔다.

사패산 정상 암릉과 갓바위를 보고, 이번엔 600봉을 조망한다.

 

 

 

포대능선 산불감시초소 직전에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발을 들여놓아 도봉구로 내려가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므로 귀가가 늦어져 발걸음 하지 않던 곳이다.

늘 마음은 있으나 건너뛰던 곳인데, 최근 이곳의 해골바위가 근사하게 보여 내려가며 만난 첫 번째 바위다.

이 바위 우측, 포대능선 암릉 바로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 해골바위가 있는 걸 모르고 한참 헤매었다. 

 

 

 

아래쪽에서 보는 포대능선 일부

 

산불 감시초소도 보인다.

 

 

 

왼쪽 바위가 포대능선의 암릉이고 이 시멘트 계단을 내려오면 왼쪽에 나타나는 첫 번째 바위에 해골바위가 있다.

 

바로 이놈이 해골바위라는 데, 나무 그림자가 생긴 데다 햇살이 강렬해 별로라는 느낌이다.

송편 빚다가 잘 안 돼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불량 송편 같다.

해골 바위는 북한산 숨은벽능선이 최고의 작품이다.

간결한 포스터를 보는 느낌에 비라도 내려 빗물이 고여 있으면 최상의 작품이 된다.

이런 걸 보고 누가 해골바위라 할까?

 

긴 형태로 다시 봐도 도무지 뭔지 모르겠다.

햇빛의 방해를 받지 않을 때 찍어야 제모습이 보일까?

 

자운봉으로 이동하며 다시 보는 산불감시초소 

 

산불감시초소 앞 안부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하단 소나무 구간을 지나 첫 번째 만나는 바위 옆면이 해골바위다.

 

 

 

 

 

 

 

이 두 암봉 사이 안부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해골바위다.

 

 

 

가는 김에 잠깐 물개바위를 본다.

헬기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거리두기 때문인지 절반은 막아 놓았다. 

요즘은 산에서도 제법 큰 공간이 있으면 사람이 모이지 않게 막은 곳이 많다.

 

 

 

 

 

 

 

오랜만에 Y계곡으로 내려간다.

평일이라 적막만 흐를 때 공단 직원 두 명이 반대 방향에서 바위 상태를 살피면서 내려온다.

낙석이 예상되는 위험한 바위가 있는지 체크하는 모양이다.

이분들의 노고로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다.

 

Y계곡 상단이다.

 

왼쪽 바위가 Y계곡의 실질적인 최상단이다.

 

자운봉과 만장봉

 

 

 

 

 

신선대와 뜀바위, 비선대

 

자운봉과 신선대 

 

신선대로 가며 보는 조망바위 

 

주말이면 발 디딜 틈도 없던 신선대도 겨우 만 명만이 한가롭게 주변을 촬영한다.

이렇게 한가한 걸 보는 것도 처음이다.

 

 

 

저 에덴의 동산을 가려고 했으나 몇 군데 출입금지라고 팻말을 붙여 가지 않았다.

 

만장봉과 선인봉 

 

 

 

에덴의 동산과 위성 바위 

 

에덴의 동산은 가운데 소나무 숲으로 이동하게 된다.

좀 더 릿지에 자신이 있으면 바위 왼쪽으로도 오를 수 있다.

 

비선대 

 

하늘이 무너질까 도봉산을 떠받치는 주봉(柱峯)은 말이 주봉이지 사실 대물이다. 

 

주봉 쪽으로 가지 말라고 대나무로 가슴 높이까지 팔괘진을 설치해 갈 수 없게 만들었다.

참 잘한다.

 

삐쭉한 자운봉 옆에 신선대를 오른 사람들이 보이고 이어 비선대와 에덴의 동산이 보인다.

 

이번엔 주봉도 따라온다.

 

 

 

칼바위 능선

 

벌써 해가 기울어 붉은색 햇볕이 든다.

 

오봉에 오니 이제 해는 한 뼘 남짓 남았다.

조금 더 내려가자 일몰 30분 전이라고 트랭글에서 알람이 울린다.

가야 할 거리는 2.5km 남았으니 걸음을 재촉해야겠다. 

 

 

 

 

 

이제 오봉 주위에, 아니 진작부터 사람을 볼 수 없다.

평일이기에 더하다.

 

 

 

 

 

여성봉 뭘 볼 게 있다고 여기까지 왔는지...

 

 

 

땅거미가 지니 앞으로 생활 여명이 남은 30분 내로 하산을 종료해야 한다.

 

서둘러 걸음 덕분에 돌부리에 차이지 않을 만큼 빛은 남아 있었다.

얼른 연말이 지나고 새해가 되어야 점점 해가 길어질 텐데, 12월은 산행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제주에 다녀온 후 블로그 작성한다고 2주 동안 밖에 나가지 않았다.

작문 능력이 없으니 블로그 작성도 여행 시간만큼 오래 걸린다.

타고난 그릇이 작으니 담길 물이 많기를 바랄 수 없다.

이렇게 도봉산까지 밀린 숙제를 끝내 속이 다 시원하다.

해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