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154
2021.10.7 (목) 07:25~15:44 8시간 19분 산행, 43분 휴식, 17.0km 이동, 평속 2.2km/h
즐풍은 남들과 달리 국립공원 같은 명산은 몇 번이라도 또 간다.
간 데 뭐 볼 게 있다고 또 가냐고 하겠지만, 매번 느낌과 풍경은 다르다.
6년 전 남산제일봉에 다녀갈 때 날씨가 흐린 데다 마을로 내려가자 비까지 내렸다.
오늘은 정상을 지나 매화산 입구의 미어캣 바위까지 가는 동안 날씨는 만족스러울 정도로 좋았다.
남산제일봉 입구의 청량사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으나 길이 험하고 차량 회수하려면 또 올라가야 한다.
하여 2.0km 아래 있는 황산주차장에 주차하고 걷는다.
청량사 입구엔 입장료를 받는 매표소가 있으나 어쩐 일인지 매표원이 없다.
삥 뜯기는 기분이 없으니 룰루랄라 즐겁게 산행한다.
□ 남산제일봉
매화의 산
합천군 가야면 매화산은 흡사 금강산 축소판과 같은 산세로 날카로운 바위 능선이 있는가 하면
울창한 상록수림의 녹색과 가을이면 붉은색 단풍이 선경을 이룬다.
기암괴석들이 마치 매화꽃이 만개한 것 같다 하여 매화산이다.
합천 8경 중 제4 경이다.
천불의 산
불가에서는 천불산이라 부르는데, 이는 일천 부처님의 상이 산을 덮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매화산은 가야산의 지맥으로 가야 남산이라고도 부른다.
매화산 주 능선 동쪽 기슭에 청량사가 자리하고 있다.
남산 제1봉
정상인 남산 제1봉에 날카로운 암석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는
7개의 암봉이 차례로 늘어서 있는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정상부에 금관바위· 열매바위· 곰바위 등이 있다.
남산제일봉은 화기의 봉으로 해인사의 화재을 막기 위해 해마다 단옷날에 소금을 봉우리에 에 묻어오고 있다.
그 후로는 해인사 창건 이래 7번의 화재가 발생하였나 소금을 묻은 후는 화재가 없었다.
[출처_합천군청]
남산제일봉 등산 코스
가야산의 또 다른 이름인 천불산 청량사 입구까지 2km를 천천히 걸어왔다.
청량사에서 본 남산제일봉 첫 능선이다.
바위 왼쪽으로 등산로가 있으나 즐풍은 오른쪽으로 들어가 저 바위를 모두 살펴본다.
바로 그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왔다.
남들 가지 않는 곳의 바위 군락은 크게 볼 게 없어도 안 보면 섭섭한 바위들이다.
다시 정규 등산로로 들어왔다.
이곳 바위는 대부분 뾰족뾰족하고 날카로운 특징을 지닌다.
이 바위 하나하나에 모두 부처님의 불심이 들어있다고 생각했는지 불가에선 천불산이라 말한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산이 보여주는 비경 역시 더욱 대단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매화산으로 가는 봉우리 아래 미어캣 한 마리가 등산객이 발소리 죽이고 오는지 귀 쫑긋 세우고 감시 중이다.
제법 큰 손가락 바위는 하늘에 뭘 가리키는 것일까?
언듯 보면 며칠 전 능동산에서 본 입석대를 닮았다.
능동산 입석대가 궁금하면...
금이 가고 틈이 생긴 바위가 정교한 레고를 쌓은 듯 보인다.
드디어 남산제일봉의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풍경 하나하나는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비경이다.
남산제일봉의 가치를 높이는 바위들이다.
부드럽기보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바위가 많다.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멋진 산이다.
드디어 남산제일봉에 도착했다.
소리길 황산 주차장의 고도가 295m이므로 정상까지 700m 이상 고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발걸음마다 눈을 호강시키는 기암의 바위들로 힘든 줄 모르고 오른다.
정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바위다.
가스버너에서 올라오는 불꽃 모양이다.
불꽃바위란 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다.
불꽃바위의 다른 모습이다.
내려가면서 보는 정상 바위의 모습
미어캣 바위로 가며 보는 남산제일봉의 멋진 모습이다.
정규 등산로로 하산하면 이 풍경을 마지막으로 남산제일봉의 기암괴석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즐풍은 방향을 달리하여 얼마간 더 멋진 풍경을 즐겨야 한다.
이 바위부터 일반인은 볼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니 남산제일봉을 몇 번씩 다닌 사람이라도 새로운 풍경과 맞닥뜨리게 되는 셈이다.
남산제일봉 뒤에 숨겨진 바위를 이렇게 만난다.
촘촘하게 밀집대형을 만들며 전투 직전의 상황인 로마 군단을 보는 느낌이다.
단란한 가족을 보는 느낌이다.
꼭 가까이서 보고 싶던 미어캣 바위다.
무척이나 큰 바위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멀리서 볼 때와 다르게 신비감이 사라진다.
너도 100m 미인인 게냐?
매화봉으로 가는 암릉구간은 안전시설이 전혀 없다.
올라가려고 해도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제야 이곳을 비탐 지역으로 지정해 통제한 이유를 알겠다.
뒤에서 본 미어캣 바위는 밑에 있는 조그만 바위가 안간힘을 쓰며 겨우 버티고 있다.
언젠가 힘이 달려 작은 바위가 버티지 못하면 미어캣도 넘어지며 큰 부상을 입겠다.
되돌아가며 보는 바위
남산제일봉 오르기 한참 전의 능선과 바위들
미어캣을 보고 하산길은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 궁금해 겁도 없이 들어섰다.
딱히 볼만한 풍경은 없다.
제법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걷다가 희미한 길로 들어서며 하산길을 잡는다.
그 길이 마을로 내려가는 최단 코스라는 걸 트랭글로 확인했을 때 즐풍의 직감이 맞는다는 걸 확인한 순간이다.
드디어 마을로 내려섰다. 못난이의 풍자가 재미있다.
용문폭포는 오늘도 풍부한 수량으로 맞아준다.
왼쪽 언덕으로 힘겹게 올라간다.
홍류동 계곡이 늘 궁금했다.
오늘이고 낼이고 늘 남는 게 시간이다.
홍류동 계곡을 따라 차량을 회수할 생각에 소릿길 이정표를 따라 걷는다
해인사에서 나가는 차도와 평행 되게 계곡 건너편으로 길이 나 차량이 내뿜는 매연은 걱정하지 않는다.
옛날도 지금처럼 이름 석 자 꽤 남기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옛날엔 돈 주고 각자까지 했으니 들인 정성이나 품위는 알아줄 만하다.
떨어진 꽃이 흐른다는 낙화담(落花潭)이다.
홍류동 계곡 따라가며 보는 건너편 능선
길상암이란 암자 앞 풍경
고운 최치원 선생 돈세지 표석이다.
돈세(遯世)의 뜻이 궁금해 찾아봤더니 "세상을 피해 삶"으로, 遁世와 비슷한 뜻이다.
최치원이 신라의 골품제도가 진절머리나 세상을 주유하며 명소에 머물길 좋아했다.
홍류동 계곡도 그중 하나다.
표석 뒤로 농산정이란 정자가 보인다.
최치원 선생이 이곳에서 지은 것으로 알려진 시 하나
홍류동 계곡은 잠깐 차도로 올라온 뒤 다시 길 건너로 방향을 틀며 황산주차장으로 이어진다.
남산제일봉을 끝내고 내려온 4km의 홍류동 계곡은 봄에는 봄꽃으로,
가을엔 단풍이 계곡을 묽게 물들인다 하여 홍류동 계곡으로 불린다.
박상희의 "바위에 갇힌 부처를 보다"란 작품
예전에 왔을 땐 날씨가 흐려 부족하다 싶었는 데, 오늘은 정상을 끝낼 때까지 다행히 날씨가 맑았다.
이후 하산길의 대부분은 숲길을 걸었으니 날씨는 아무래도 좋다.
그런 가운데 남산제일봉의 비경 대부분을 샅샅이 훑어보는 행운을 누렸다.
이렇게 멋진 곳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계속 다녀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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