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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가야산

작은가야산은 멋진 선바위로 등산객이 많아졌어...

by 즐풍 2021. 11. 3.

2021-153

 

 

2021.10.6 (수)  07:18~14:10,  6시간 52분 등산, 1시간 휴식, 11.4km 이동, 평속 2.0km/h  차차 흐림

 

 

오래 전인 데다 기억력이 나빠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설악산 비탐 코스만 다니던 산악회가 있었다.

그때 대장이 작은가야산에 선바위라고 하는 아주 멋진 바위가 있는데, 언젠가 갈 거라고 한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쓰러질 듯 커다란 선바위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곧바로 달려가고 싶어 여러 산악회를 기웃거려도 도통 나오는 산악회가 없어 지금까지 기다렸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작은가야산은 가야산 국립공원의 한 귀퉁이에 속한다.

가야산 남서쪽에 있는 산으로 우두산 정상과는 1.6km로 지척인 거리다.

능선을 중심으로 우측은 합천군, 좌측은 거창군 경계에 속한다.

이렇게 멋진 작은가야산에 거창군이나 합천군 모두 소개 글이 없으니 무주공산인가?

 

한국의 산하에서는 암릉이 가까운 가야산을 닮아 작은 가야산이라 명명하지 않았겠냐며 추측한다.

나중에 거창군에서 정상에 설치한 표지석을 보니 작은가야산이 아니라 가야산으로 표기했다.

가야산 국립공원 본줄기에서 흐르며 남산, 작은가야산, 우두산으로 이어지다가 남쪽 비계산으로 흐른다.

우두산이나 작은가야산 모두 산세가 뛰어나 가야산 국립공원의 위상에 전혀 손상을 끼치지 않는다.

 

 

작은가야산 등산코스

 

 

조용하던 마을 뒷산이 명산으로 소문나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등산객으로 마을은 몸살을 앓는다.

아무 데나 주차하여 몇 시간씩 차를 못 빼는 경우도 발생한다.

블로그를 보고 어느 지역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앞에 주차하기 좋다고 하면 그때부터 문제가 생긴다.

다들 자기 주차장으로 알고 차를 대니 진작 마을 주민은 차를 댈 데가 없다.

이 마을에도 새터마을회관 앞에 차를 못 대게 쇠말뚝을 박고 줄을 쳐놓았다.

마을에서 제법 떨어진 죽전저수지 앞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한쪽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송이버섯 수확기를 앞둔 마을 입구엔 "등산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있지만, 지키는 사람은 없다. 

 

왼쪽 봉우리가 수리봉이다.

 

여뀌

 

건너편 능선의 소바위등

 

수리봉은 올라올 때 보니 오른쪽 뒤편은 절벽이라 위험해 보였다.

 

이 수리봉은 우측 바위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수리봉으로 오르는 바위가 너무 가파른 데다 올라올 때 본 뒤쪽은 절벽이라 내려가는 게 걱정됐다.

하여 먼저 우회하며 뒤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지 모니 얼추 내려갈 수 있겠다 싶어 수리봉을 오른다.

워낙 경사가 심해 오르기는 쉽지 않다.

 

위험한 곳에 누군가 로프를 설치해 겨우 오를 수 있었다.

 

올라온 암벽 구간

 

수리봉 정상

 

 

 

 

 

수리봉 탈출은 이 통천문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두 바위틈 사이로 난 통로는 좁고 가파르니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괜히 미끄러지면 황천행이다.

 

마지막 구간에도 로프가 걸려있다.

 

수리봉을 내려온 바위로 왼쪽에서 두 번째 수직 바위틈으로 내려왔다.

 

 

 

수문장처럼 생긴 이 거대한 바위 우측으로 올라가야 한다.

작은가야산의 명물인 선바위에 앞서 맛보기로 만나는 또 다른 선바위다.

 

 

 

언제 만날까 기대하던 선바위를 드디어 만났다.

 

작아 보여도 약 8m 정도 되는 실한 바위다.

북한산 만경대에 있는 선바위와 인상착의가 거의 비슷하다.

선바위가 아무리 멋져도 즐풍을 찍어줄 사람이 없으니 좀 우울하다.

때맞춰 좀 전까지도 쾌청한 날씨는 즐풍의 기분을 위로하듯 안개가 낀다.

 

이 선바위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사진을 담아봐도 이쪽이 제일 잘 받는다.

천년만년 이 자리 잘 지키며 즐풍의 뒤를 이어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많은 기쁨과 환호를 안겨라.

 

북한산 만경대에 지금도 잘 서있는 선바위

 

선바위를 지나 가야산 정상의 암릉 지역에 도착했다.

 

 

 

앞서 본 선바위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과 자세로 등산객의 감탄을 부른다면

가야산 정상의 암릉은 다양한 모습의 여러 바위가 어우러진 풍경으로 마음을 뺐는다.

 

정상의 암릉을 즐기려면 이 바위를 오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바위의 모양이 다양하여 많은 이름이 있겠지만, 그저 자신이 보고 느끼는 대로 불러주면 바위도 알아듣는다.

 

 

 

 

 

거창한 거창군에서 세운 가야산 표지석이다.

사람들이 작은 가야산으로 불러도 높이가 1,064.5m나 되는 큰 산이다.

하여 "작은" 가야산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아예 "작은"은 빼버렸다.

임산물 채취 금지, 샛길 출입금지, 취사 금지, 흡연 금지 등을 이유로 출입금지 현수막이 붙었다.

이곳도 가야산 국립공원에 속하므로 국립공원에서 붙였다.

 

 

 

지리바 꽃

바꽃의 한 종류인데, 지리산에 서식하는 지리바 꽃이 이젠 바꽃의 보통명사처럼 전체를 통칭하는 이름이 됐다.

 

작은가야산 정상에서 죽전저수지로 어떻게 내려갈 수 있을까 방향을 가늠했다.

능선을 거쳐 적당한 지점에서 계곡으로 빠지는 길이 있을 거란 확신은 사실과 맞아떨어졌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이 낸 길을 따라 내려가다 만나는 작은 폭포다.

수량이 많으면 제법 멋지겠다.

 

 

 

바위나 암반이 많은 계곡은 여느 계곡과 달리 볼거리가 많아서 좋다.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를 채웠다.

늘 눈에 삼삼하던 작은가야산의 선바위를 가슴에 품은 날이다.

작은가야산은 거창군에서 세운 표지석으로 절대 "작은" 산이 아니란 것도 확인했다.

즐풍이 간다고 아주 가는 게 아니다.

언젠가 널 찾으러 다시 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