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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제주도

추자도 눈물의 십자가와 황경한 묘역

by 즐풍 2021. 10. 12.

 

 

2021.9.20 (월)  오전에 잠시 탐방

 

 

아침에 상추자도를 출발해 하추자도로 들어왔으나 목적지를 따로 정한 건 아니다.

그저 길 따라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눈물의 십자가'란 이정표가 보인다.

추자도를 검색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보고, 다 알고 싶은 마음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모든 종교는 순교 등 역사적 현장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세상의 수많은 종교가 다 그렇다.

수많은 종교라고 하면 싫어할 몇몇 종교가 있다.

유일신을 믿는 그들이 제일 선봉에 서리라.

 

역사적으로 한 때 세계 최강이었던 나라들 모두가 모든 종교를 허했다.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최초의 황제라 대제란 칭호를 받았다.

알고 보면 기독교만 공인한 게 아니라 모든 종교를 다 포용한 황제다. 

칭기즈칸도 그러했으니 모든 종교나 사상이 융합해 거대 제국의 기틀이 됐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에 들어온 특정 종교는 무참할 정도로 배타적이다.

사찰에 들어가 불을 지르다 끝내 감옥을 가는 맹신자가 있는가 하면 떼를 지어 지신밟기 놀이도 서슴지 않는다.

내가 중하면 남도 중하듯 모든 종교는 다 중하다.

우리의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니 다행이다.

 

 

 

하추자도 예초리 포구를 지나 작은산 아래 갯가길 따라 이동한다.

바다와 접한 곳이라 간간이 강태공이 눈에 띈다.

 

낚시를 마치고 나오는 강태공에게 많이 잡았냐고 하니 별로 못 잡았다고 한다.

그가 차에 오르기도 전에 같이 온 개가 먼저 차에 오른다.

오랜 세월 함께한 행동이 몸에 밴 것이리라.

여수에서 왔다고 하니 그 좋은 곳에서 뭐 볼 게 있어 왔냐고 한다.

그저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이다.

이분은 나중에 대왕산 입구에서 또 만난다.

 

이 길은 숲이 우거져 밀림을 지나는 느낌이다.

동백나무는 촘촘하게 잘 자라 밀식하며 담장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밀림 밖 해변엔 멋진 갯바위가 있는 데, 나무를 뚫고 들어갈 방법이 없어 아쉽다.

 

 

 

 

 

 

 

 

 

 

 

 

 

 

 

 

 

건너편 해안의 해식애동굴이 두어 개 보인다.

 

 

 

 

 

황사영의 백서는 언급했으나 백서 내용에 대한 언급은 없다.

치부를 굳이 말하고 싶지 않으리라.

 

 

 

건너편 신대산의 호랑이 바위다.

네가 호랑이더냐?

 

 

 

 

 

해변이 보기 좋다.

 

 

 

 

 

별것도 아닌 우물을 성역화한 센스라니....

 

이 비석을 자세히 읽어보았는데, 첫머리의 신도(身島)의 뜻을 전혀 모르겠다.

신도란 섬은 없고, 예초리는 하추자도이므로 신도(身島)란 말도 맞지 않는다.

신도(信徒)가 맞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중요하길래 한자까지 동원했는데, 도대체 뭐람...

 

비문 위엔 황경한, 맨 아래는 황경헌이라고 썼으니 두 이름 모두 혼용되나 보다.

 

이 신도의 예초리 산20번지 605평 되는 황경헌의 묘역은 제주천주교 전래 100주면 기념으로 공원을 조성하였다. 

경헌의 모친 정난주는 정약현의 딸이며 다산 정약용의 조카이다.

고모부 베드루 이승훈에게 세례를 받고 문과 장원급제한 황사영과 결혼, 6년 만에 경헌을 낳아 주문모의 유아세례를 받았다.

황사영은 백서 사건으로 순교하고 아내는 두 살인 아들 경헌과 제주도로 유배중 호송선이 예초리에 머물자 

몰래 이름과 출생일을 적어 저고리에 싸서 물새울 황새바위에 두고 떠났다.

마침 오재일(吳在一)의 고조께서 애 울음소리를 듣고 데려다 잘 키웠고 

자라서 아들 건섭(建燮)과태섭(泰燮)을 낳았으며 오늘날 6세손까지 이어졌다.

한편 정난주의 묘역인 대정읍 동일리 12번지의 2310평을 성역화하자 전국 신도들의 순례지로 찾아든다. 

                                                                                                                                                        (위 비문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