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_102
2020.12.25. (금) 10:38~12:52 (2시간 14분 탐방, 약 4.5km) 맑음
산행 대신 지난주부터 계단 오르기를 시작해 첫날 2번, 다음날 4번, 그다음 6번, 이후 8번으로 점점 올렸다.
8번씩 올리고 난 뒤 힘든 느낌이 있어 격일로 오르고 있다.
런지 하듯 두 계단씩 오르는데, 허벅지에 제법 하중이 제법 실리는 느낌이다.
지하 2층부터 옥상까지 오르고 난 후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동안 두 층을 더 오르니 33층까지 오르는 셈이다.
층별 17계단이라 8번 오르면 약 4,500계단으로 800m 정도를 직각으로 오르는 셈이다.
한 번 오르는 데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까지 대략 10분 정도 소요돼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목우님은 안 간다기에 혼자 집을 나서 왜목마을 가는 길에 있는 이름도 특이한 불알산을 들린다.
지도에서 등산로를 찾아도 안 보여 무턱대고 입구를 찾았으나 이정표는커녕 들머리도 보이지 않는다.
어렵게 숲을 헤치며 산으로 올라와 농로를 따라 걷다 보니 마을로 빠진다.
산으로 올라가자니 숲이 너무 빽빽해 길을 낼 수 없어 반 바퀴 돌아 산소 가는 길로 오른다.
산소까지만 길이 있어 다시 숲을 헤치며 겨우 정상에 오른다.
트랭글 종목이 기타로 설정돼 기록이 남지 않아 시간은 사진 속성으로, 거리는 트랭글 알림 기억으로 적는다.
어렵게 숲을 헤쳐가며 능선을 잡았으나 옆에 농로로 내려서며 편하게 걷는다.
걷는 내내 이런 황토밭이라 땅심이 좋겠단 생각이 든다.
불알산은 나무를 자르면 전부 이런 밭이 된다.
다만, 지목이 산으로 남았기에 건드리지 못할 뿐이다.
당진에 중외제약 공장이 있다.
끝없이 펼쳐진 밭이 보기 좋다.
시조에 있는 "사레 긴 밭"도 이젠 트랙터로 가니 늦게 일어난 들 순식간에 정리되는 시대에 산다.
이 농지 끝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려고 해도 도저히 숲을 뚫을 수 없어 마을을 통과해 반 바퀴 돈다.
산소 오르는 길로 올라가긴 했으니 길은 산소에서 끝난다.
당진 지역에 공단이 많은 지 지금껏 보던 전기 철탑과 격이 다르다.
불알산 정상에 왔으나 정상 표지석은 아예 없고 삼각점이 표지석을 대신한다.
해발 고도가 80m에 불과해 네이버 기반의 트랭글엔 산 이름도 없다.
너무 고도가 낮아 산이라고 하기엔 부족하고 구릉이나 언덕에 불과하다.
주차 장소 메모한 걸 깜빡 잊고 나오는 바람에 카카오 맵으로 검색해 겨우 도착했으나 들머리를 찾지 못했다.
막상 정상에 도착했어도 길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 검은 바위와 삼각점 표지가 정상임을 나타낸다.
불알산 명칭이 특이해 이미지 검색을 했을 때 제법 바위가 멋진 산이라 일부러 오른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서울 불암산을 불알산으로 잘못 올린 걸 순수하게 믿은 즐풍의 잘못이다.
어느 놈인지 불암산을 불암산이라 부르지 못하고 얄궂게 "불알산"으로 오기하는 바람에 생고생만 했다.
독자들이여 혹여 즐풍처럼 불알산에 미련 갖고 올랐다간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포기하게 되니 얼씬도 하지 마시라.
더 이상 진행하기도 어려워 중탈 하다 만난 황토 채취장이다.
이 많은 황토는 다 어디로 갔을까?
트랭글 앱을 이용해 차량을 회수하러 가는 데 무논에 먹을게 많은 지 기러기가 가득하다.
인기척이 들리자 모두 하늘로 치고 오르는 데, 그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놀래키려 한 건 아닌 데, 가는 방향에 무논이 있다 보니 이런 미안한 사태가 발생한다.
불알산에선 봐야 할 불알은 못 보고 무논에서 겨울 철새인 두루미만 잔뜩 본다.
오늘 남겨놓은 먹이는 내일이고 모래고 또 먹을 수 있으니 언제든 오너라.
이번 산행의 백미다.
바이 바이~
기러기가 날아간 무논은 이제 휑하기만 하다.
누군가 불암산을 고의로 오타를 내는 바람에 애먼 사람만 잡았다.
그래도 19금의 불알산은 전혀 볼 게 없다는 걸 알았으니 됐다.
겨울이라 기러기인지 두루민지 몰라도 겨울 철새가 하늘을 덮는 비상을 봤으니 횡재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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