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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경상도·부산·울산·대구

통영 미륵산도 알고 보니 바위산이네

by 즐풍 2019. 6. 27.






2019.02.17. 일   11:40~15:36(전체 거리 6.7km, 전체 시간 03:55, 평균 속도 2km/h, 휴식 시간 20분)  맑음



산행하면 누구나 겪게 되는 딜레마 중 하나가 100대 명산 완주다.

100명산은 2002년 산림청에서 제일 먼저 만들자 뒤이어 '한국의 산하'에서도 만들었다. 

이게 돈이 된다 싶었던지 블랙야크에서 포인트를 주며 손댄 게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된다.


어쩌다 100대 명산에 들면 누구나 블랙야크의 100명산이 새겨진 수건을 들고 줄을 선다.

한두 번은 웃으며 넘겨도 그것도 계속되다 보니 뒷사람 기다리게 하는 이런 민폐도 없다.

옆으로 찍고 세워 찍고 돌아가며 찍는다고 시간을 뺏으니 등산문화도 이젠 반독점법을 만들어야 할 판이다.


이런 시류에 들지 않겠다고 블랙야크 수건만 안 들었을 뿐이지 어느새 '한국의 산하' 100명산 마지막 산이다.

각각의 100대 명산이 나름대로 기준이 있으니 어느 정도 보편타당하기에 겹치는 산도 많다.

그러니 어느 한 곳의 100명산만 끝내면 나머지 두 100명산도 거저먹기다.


이제 다섯 손가락을 다 꼽지도 않아도 세 군데서 정한 100명산을 끝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날도 머지않다.

그러나 '월간산'에서 정한 산이나 섬 산행 등 테마로 찾아갈 산은 수없이 많다.

그냥 설악산 하나만 다 돌아도 평생을 다 바쳐야 할 판이니 갈 산은 많고 시간은 없다.




미륵산 등산코스




신사역에서 통영의 미륵산 산행 들머리인 용화소류지 아래 주차장까지 약 380km를 중간에 20분 쉬고도 네 시간 10분 만에 도착했다.

경남 통영이면 남동쪽 끝인데, 산행 끝내고 서호시장에 들려 맛집 탐방할 시간 80분을 주고도 귀경했을 때 오후 9:30밖에 안 됐다.

교통이 좋아지니 국내 어디든 일일 생활권이다.

계곡 안쪽으로 용화사 관음암, 도솔암이 있는데 각각의 사찰에서 추렴해 만든 입구일까?



띠밭등이다.

대장이 몇년 동안 띠밭등이 무슨 뜻일까 궁금해 찾아봤지만, 아직 의미를 모른다고 한다.

띠는 다년생 풀인데 지역에 따라 잔디의 일종인 떼를 띠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 평평한 떼밭이 있으니 이곳이 띠밭등이겠다. 등은 산등성의 준말이겠고...



저 통영대교를 지나 미륵산이 있는 미륵도로 들어왔다.

나라의 국력이 커지며 배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던 섬도 이젠 많이 연륙교가 놓여 통행이 점점 편해진다.



11시 20분에 들머리에 도착했을 때 막 허기를 느끼기 시작해 혼자 점심을 먹기로 한다.

벌써 2월 중순이라 두어 개 산악회에서 주차장에서 시산제를 지내고 음식에 주류를 곁들어 먹는 중이다.

새해가 되면 대부분 산악회에선 시산제를 갖는 데 정초엔 너무 추워 갖지 못하고 대부분 음력 새해가 지난 다음 시산제를 갖는다.

시산제를 가짐으로써 안전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며 찬조금으로 기념품 등을 제작해 선물을 지급하기도 한다.



거대한 피라미드처럼 생긴 삼각점 꼭지가 미륵산 정상이고, 그 아래 9부 능선까지 케이블카가 오르내린다.






암봉으로 오르는데 바위 아래 통천문이 있다.

사람이 허리 굽히지 않고 통행할 만큼 큰 공간이다.



암봉에서 내려다 본 작은 암봉



위쪽에 있는 큰 암봉



좀 전 내려다 본 작은 암봉에 내려와 처음 오른 암봉을 바라본다.

너무 가까워 카메라론 한 화면에 담아내지 못해 아래 칸에서 스마트폰 파노라마 기능으로 전체를 잡아 본다.






작은 나뭇잎이 작년 가을에 단풍이 핀 채 낙엽이 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봄이 되면 푸른색으로 다시 돌아올 건지 아니면 새잎이 날 건지 참 궁금한데...



저 정상에도 통신탑이 두 개 더 보이는데, 바로 현금산 정상이다.

처음 지도를 볼 때 현금산을 경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기억력 부족으로 막상 산행할 땐 그냥 지나쳤다.

에고, 아까운 거...






우측 제일 높은 봉우리로 올라와 좀 전에 다녀온 낮은 봉우리와 중간 봉우리를 한 번에 담아 본다.

붉은색 작은 활엽수와 푸른 솔, 흰 바위가 멋지게 어울린다.






등로에서 벗어난 바위로 올라간다.

그냥 지나치면 다소 밋밋한 산행기가 될 여지가 큰 미륵산이기에 바위만 보면 오르고 본다.






미륵산 블로그를 몇 개 들춰보니 산은 낮고 바위가 별로 없어 육산으로 인식되었다.

주어진 시간은 거리에 비례해 네 시간 주어졌으나 식사한다고 가장 늦게 출발해 회원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해 여기저기 바위란 바위는 다 타며 천천히 진행한다.



이제 미륵산 정상이 올테면 오라는 듯 거창하게 버티고 있다.



정규 코스로 가면 못 볼 암봉군락이다.






우측 암봉은 너무 커 담지 못하고 바위 틈에 이곳 바위를 이용해 돌계단을 만들었다.



왼쪽은 단풍색이 든 나뭇잎이 있는 암봉이고 오른쪽은 등로에서 떨어진 곳으로 막 지나온 곳이다.



이 뾰족한 바위도 너무 가까워 폰카로 잡았으나 그 뿌리까지 다 담아내지 못했다.



바위와 절묘한 조화를 보이는 소나무



다른 위치에서 한 번 더...



톱날같이 날카로운 바위가 볼품 사납게 등로에 우뚝하니 솟았다.



그 우뚝한 바위를 정면에서 보면 조금 더 모양이 예쁘다.

이 바위를 우측에 있는 산불초소까지 올라가 다시 담아 볼 생각이다.



산불감시초소는 출입금지라 바로 코앞까지 올라가 찍은 좀 전 바위의 정상 풍경이다.

어디든 조그만 공간만 있으며 소원 하나둘씩 돌에 얹어 돌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바위 허릿길로 돌아 드디어 미륵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정상 가는 길에서 좀 전 바위 군락 전체를 한 화면에 잡아 본다.

산림청, 한국의 산하, 블랙야크 모두 이 미륵산을 100명산에 포함시켰다.

이 인간 세계를 구원할 미륵 세상이 언제 올지 모르나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 순간이 미륵 세계다.

일체유심조라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으니 지금, 이 순간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면 그게 곧 미륵이니라.



드디어 만난 미륵산 정상




미륵산

통영시 미륵도 중앙에 우뚝 솟은 위풍당당한 산이 미륵산은 해발 461m로 100대 명산 중의 하나다.

미륵산을 용화산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산에 고찰 용화사가 있어 그렇게 부른다고 하고

또 이산은 미륵존불이 장래에 강림하실 용화화상이라 해서 미륵산과 용화산을 함께 쓴다고도 한다.

산봉우리에 옛날 통영의 봉수대 터가 있고, 산 아래 계곡에는 통영시 상수도의 제1수원지가 있다.


943년(고려 태조 26) 도솔선사가 창건한 도솔암과 1732년(조선 영조 8) 창건된 관음사,

42년(영조 18) 통제사 윤천빈이 산 일대에 축성한 산성과 함께 창건한 용화사 등이 있다.

정상에 오르면 한려수도 일대가 장쾌히 조망되며 청명한 날에는 일본 대마도도 보인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울창한 수림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고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과 바위굴,

고찰과 약수 등 명산으로서의 덕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특히 봄 진달래와 가을 단풍이 빼어나다.  (통영시청 홈페이지)





남쪽 면엔 한글로 북쪽 면 표지석엔 한자로 미륵산을 표기했다.

461m로 비교적 작은 산으로 느낄 수 있겠으나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산행하니 온전히 산행 높이 그대로 올라야 한다.

보통 내륙이라면 100~200m는 그대로 먹고 가니 내륙의 500~600급 산행이다.

산행은 그리 어렵지 않다.

꼭 이 산을 오르고 싶다면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것이다.

남도에 멀리 떨어진 미륵산에 제법 많은 사람이 보이는 건 케이블카를 타고 기분 낸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원주에 있는 같은 이름의 미륵산을 다녀왔다.

불교의 전통 때문인지 아니면 살기가 팍팍해 미래의 부처인 미륵불이 내려오길 빌었는지 전국엔 미륵산이 제법 있다.

통영의 미륵산은 바다 한가운데 위치해 조망이 참 좋다.

섬은 연륙교로 연결된 데다 산이 그리 크지 않아 서울에서도 하루면 실컷 보고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교통도 좋다.

게다가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고 있으며 케이블카 하부엔 스카이라인 루지가 운영돼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다.




미륵산 봉수대(統營 彌勒山 烽燧臺)

미륵산 봉수대는 남해안 일대와 대마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미륵산 정상 제2봉(450m)에 있다.

현존의 봉수대는 산봉우리의 동남쪽 사면에 높이 5m 정도의 3단으로 된 석축과 북쪽 사면에 약간의 석축 흔적이 남아 있으며,

정상에는 이 석축을 축대로 하여 만들어진 직경 7.5~7.8m 정도의 반원형 터가 바다를 향해 돌출된 형태로 남아 있다.

미륵산 봉수대는 기록에 의하면 거제의 가라산에서 봉수를 받아 현 통영시 도산면에 위치한 우산 봉수대에 전달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안내문)




케이블카 상부역사로 쉴새 없이 오르내리는 케이블카



봉수대 터와 미륵산 정상






아래쪽에서 보는 봉수대

저 봉수대로 올라가 바람 없는 곳에 앉아 간단한 요기를 하며 보니 주변에 있는 소나무가 전부 전정 작업을 마쳤다.

불필요하거나 미관상 필요 없는 가지를 잘라내 소나무가 더 잘 자라고 멋지게 클 수 있겠다.

이렇게 전정 작업을 한 산은 미륵산이 처음이다.




한산대첩


1592년 4월 13일(음, 이하 동일) 약 15만 대군을 이끌고 부산포에 상륙한 왜군은 신무기 조총을 앞세워 파죽지세로 20일 만에 서울까지 점령했다.

왜 수군은 옥포, 적진포, 사천, 당포, 당항포 해전에서 이순신 함대에 연전연패하여 그들의 수륙병진 작전은 와해 위기에 봉착했다.

이순신 함대를 제압하지 않고서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자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육전에 투입한 수군장 와키자카 야스하루, 쿠키 요시타카,

카토 요시아키 들에게 수군 연합함대를 만들어 이순신 함대 격멸 특명을 내린다.


와키자카는 7월 7일 73척의 선발 함대를 이끌고 오후 2시경 견내량에 도착해 후발 함대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때마침 당포(미륵도 삼덕리) 사람 김천손이 이 상황을 목격하고 그날 저녁 당포에 도착한 조선연합함대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이순신 중심의 조선연합함대(55척)는 이 황금 정보를 토대로 치밀한 작전을 세워 다음날 새벽 견내량으로 향했다.

사전에 척후선 2척이 적세를 확인하니 73척이 결진하고 있었다.


견내량은 수로가 좁고 물살이 거센 데다 암초가 많아 조선 수군 주력 전선인 판옥선이 작전하기 불리해 판옥선 5~6척을 투입해 넓은 바다로 유인했다.

와키자카 함대가 유인작전에 말려 한반도 앞바다로 나오자 방화도와 화도 뒤에 매복했던 조선 수군 함대가 학익진으로 왜 함대를 에워싸다.

대장선을 향해 지자 · 현자총통을 어지러이 쏘아대며 왜군의 지휘체계를 무너뜨렸다.

도망가는 척하던 유인선도 뒤돌아 왜의 선봉선에 집중포화를 가하여 순식간에 침몰시키자 왜군은 걷잡을 수 없는 큰 혼란에 빠졌다.

이날 하루종일 쳐부순 왜선은 59척으로 왜장 2명과 왜 수군 8천여 명을 수장시키며 세계 해전사에서 보기 드문 완벽한 승리를 얻었다. (안내문 편집)


다음 지형을 보고 이날의 전투를 그려 보자.



상부역사로 드나드는 케이블카



한동안 이 미륵산 케이블카 인기는 하늘로 치솟았다는데, 이젠 사천에 산과 바다, 섬을 잇는 국내 최장 2.43km의 바다 케이블카가 생겼다.

요즘은 이 바다 케이블로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한산대첩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미륵산 정상과 봉수대



이 지역은 남쪽이라 이름 모를 덩굴나무가 푸른잎 그대로 나무와 바위를 덮었다.

평지엔 벌써 파란 잔디가 올라오니 봄은 남쪽부터 시작된다.



작은 오솔길과 바위문



산에서 바위와 너무 많이 놀다 내려와 시계를 보니 마감 시간이 임박했다.

내려오는 길에 루지장을 지나기도 했으나 시간이 없어 곁눈질 한 번으로 끝내고 주차장에서 버스를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길 건너 하부역사 아래까지 가서야 주차된 버스에 오르니 마감 5분 전이다.

1명은 연락이 없어 1분 더 기다린 후 다음 장소인 서호시장으로 이동한다.


케이블카 하부정류장



통영항에서 보는 항구



통영만 해도 남쪽이라 제주와 비슷한 식생이다.



서호시장 한바퀴 돌고...



항구도시답게 "닻"도 보이고...



아무래도 매화꽃 같은데... 이곳은 마을까지 봄이 내려 앉았다.



통영항









귀경하며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버스가 출발하는 데 대장이 한 마디 한다.

오늘 제주에서 올라온 여성회원 한 분이 보통 주말에 서울에 올라와 타이밍이 잘 맞으면 이틀간 두 산을 가고 잘 안 되면 한 산을 가는데,  

이렇게 100명산을 뛴 게 벌써 75개 산이라고 한다.

수도권이라면 쉽게 산행할 수 있지만, 제주에서 비행기 타고 서울로 와 지방 산행한다는 게 쉽지 않다.

뭔가 이루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한 여성이다.


나도 오늘 미륵산 산행으로 한국의 산하가 지정한 100명산을 완주했다.

느슨해지려는 이때 내게도 여성 회원과 같은 열정이 다시 강림하길 기대한다.


한국의산하 100명산 가기  http://blog.daum.net/honbul-/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