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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오대산

오대산 단풍과 선재길에 가득한 피톤치드

by 즐풍 2019. 6. 27.

 

 

 

 

 

 

 

2018.10.21. 일 10:26~16:33(전체 시간 06:07,  전체 거리 14.22km,  휴식 시간 00:41,  평균 속도 2.6km/h)   맑음

 

 

주말엔 보통 토요일에 산행하고 일요일에 푹 쉰 다음 월요일에 출근하면 일주일이 좀 편한 느낌이다.

가끔 무박으로 장거리 산행을 나서거나 바위가 많은 설악산 호젓한 곳을 다녀오면 피로가 더 오래 가기도 한다.

산행이 아무리 힘들다 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다녀와야 또 일주일 버틸 힘이 생기고 생활의 활력도 된다.

불과 7~8년 전만 해도 주말 이틀을 내내 산행할 때도 있었는데, 이젠 나이가 들었다고 좀 지친다.

 

어젠 입사 동기 자녀 결혼식이라 산행을 못했는데, 단풍이 한참 좋은 오늘도 쉰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다.

전에 포천에 있는 국망봉이 나왔으나 오늘은 국망봉 보다는 옆에 있는 신로봉과 가리산을 갈 생각이었다.

작년 겨울 국망봉에서 신로봉을 다녀올 때 더 아래쪽 가리산에 맘에 박혀 기회를 노렸는데, 성원 미달로 불발됐다.

대타로 신청한 곳이 한 번 다녀온 두타산 베틀봉인데, 이 또한 성원 부족으로 베틀봉도 접어야 했다.

 

이 가을엔 아무래도 단풍 명소로 산행이 몰리다 보니 내 취향대로 산행하기도 힘들다.

한쪽에선 또 단풍 보다는 100대 명산부터 탐닉하는 시류에 휩쓸려 산행지가 정해지기도 한다.

그래저래 선택한 곳이 이 즈음 단풍이 기가 막힐 오대산 선재길이다.

A팀은 상원사에서 비로봉 상원사를 돌아 원점회귀하고, B팀은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걷는 선재길 코스다.   

 

모처럼 오대산을 오르는 산행이 아니라 쉬엄쉬엄 편안하게 걷는 선재길을 택했다.

능선으로 오르면 조망과 단풍 풍경은 시원하겠지만, 어느새 낙엽이 져 쓸쓸한 풍경도 보아야 한다.

등산을 계속하면서 때로운 어려운 코스를 가기도 하고, 거리가 먼 코스를 돌 때도 있다.

등산은 등산대로 하며 그동안 누적된 피로도 풀어야 하니 오늘은 부담없이 걷는 트레킹을 한다. 

 

 

 

오대산 선재길 트레킹 코스

 

 

 

 

일주문

절의 입구임을 알리는 문으로, 절에 들어서기까지 거치게 되는 세 개의 문 중 첫 번째 문이다.

모든 중생이 자유롭게 드나들라는 의미에서 문짝을 달지 않았고

기둥을 양쪽으로 일직선으로 세워 문을 지탱하는 구조에서 일주문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현판의 '월정대가람(月精大伽藍)'은 탄허스님의 친필이라고...(안내문)

 

 

 

일주문에 있는 사천왕

그림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원판에 돋을새김으로 조각한 형태라 입체감이 좋다.

이 돋을새김으로 먼저 작품을 만들고 그 밑에 판재를 평편하게 다듬었으니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겠다.

이런 형태로 된 사천왕은 처음 본다.

 

 

 

전나무숲

천년의 숲으로 불리는 오대산국립공원의 월정사 전마무숲은 광릉 국립수목원의 전나무숲,

변산반도국립공원 내소사의 전나무숲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전나무숲으로 꼽힌다.

오대산 전나무숲의 우수한 특징은

첫째, 사람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해발 700m 위치에 있고

둘째, 전나무숲 옆에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오대천이 흐르며

섯재, 숲길은 원적외선이 많이 발생하는 황톳길로 되어 있어 맨발체험이 가능하며

넷째, 울창한 전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로 삼림욕하기 좋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숲이다.  (안내문)

 

아닌게 아니라 숲에서 내리자마자 피톤치드의 그윽한 향기에 사람들 모두 향기가 상쾌하다며 감탄한다.

 

 

 

삭발기념탑

중생을 구제하고 수도를 하기 위해 스님이 되면서 삭발한다는 게 얼마나 큰 의미일까?

 

 

불길이 확 피오르는 듯 단풍이 활활 타오른다.

 

 

산림욕

산림욕은 특히 전나무와 같은 침엽수림에서 맑은날 낮 시간대에 가장 효과가 좋다고 한다.

울창한 숲속을 걷게 되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전나무와 같은 침엽수가 내뿜는 방어물질인 피톤치드가 사람에게 유익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자연 속으로 자주 나오면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증진에 많은 도움이 된다.  (안내문)

 

정말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전나무에서 나온 피톤치드의 상쾌한 내음이 코를 자극하며 전율을 느낀다.

이 선재길을 걷는다는 게 여지껏 산행하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황홀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모처럼 등산을 포기하고 이 선재길을 걷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대!

이 선재길에 들었거든 숲의 내음 뿐만 아니라 숲이 주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

열심히 살아온 당신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새 소리, 바람 소리, 물 소리 들으며 자연에 동화되어 보자.

 

 

성황각

성황각은 이 지방의 토속신을 모신 곳으로 불교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불교에 수용되었다.

모든 사상과 믿음을 수용하려는 넓은 포용력을 보여준다.

국사당, 국사단, 가람당, 성황당이라고도 한다.  (안내문)

 

 

 

쓰러진 전나무

전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늘 푸른 바늘잎 나무로 높게 자라는 큰 키 나무다.

추위에 강해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고산성 교목이다.

상처가 나면 젖(우유)이 나온다고 하여 '젖나무'로 불리다가 전나무로 되었다.

이 전나무는 2006년 10월 23일 밤에 쓰러지기 전까지 전나무숲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약 600년)의 전나무였다. (안내문)

 

 

 

 

 

사람 두 명이 포개도 될만큼 큰 나무 속

 

 

전나무는 피톤치드를 뿅뿅 뿜어내고 단풍은 노랗고 불게 물들었으니 연중 가장 름다운 계절이다.

이 선재길 단풍이 이번 주가 절정이고 다음 주면 벌써 단풍이 제법 떨어져 있겠다.  

 

 

드디어 월정사 경내에 들어선다.

 

 

월정사 마당엔 이런 작품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작품을 대표로 선정해 올린다.

 

 

 

 

 

 

대략 6m 정도의 부처님

 

 

 

 

 

 

 

 

숲길을 따라 걷다 산으로 들어가는 작은 오솔길을 발견한다.

얼마나 올라갈 지 모르지만, 일단 발길을 돌려 올라가니 넓은 숲속에 전나무만 빼곡하고 잔 나무는 전부 정리가 돼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나무 표식이 부착된 걸 보고 직감적으로 수목장이라는 걸 알았다.

요즘은 장묘문화가 많이 바뀌어 화장 후 대부분 납골당으로 가는 데, 그 중에서도 수목장이 최고 인기가 좋다고 한다.

비석도 없이 그냥 이렇게 작은 나무 표식을 나무에 걸어두는 것으로 온전히 자연으로 돌아가는 삶이 멋지다.

이곳 수목장은 벌써 다 마감되었는데, 나도 숲속 어느 한적한 곳에 이렇게 수목장으로 다음 세계에 들어가고 싶다.

 

 

수목장의 울창한 나무숲 사이에 이렇게 잘린 나무 밑둥이 있으나 아직 생명이 다 끝나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 묻힌 영혼은 나무처럼 다정하게 이웃사촌으로 정겹게 지내고 있을까?

아님 그냥 아무런 의미도 없이 흙으로 돌아갔을까.

 

 

수목장이라 해도 옆엔 이렇게 단풍이 활활 타오르고 있으니 이곳을 산책할 영령들도 기쁘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내겠다.

 

 

수목장 옆 작은 사찰인 남대지장암

 

 

 

 

 

 

지장폭포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지옥에 몸소 들어가 

죄지은 중생을 교화, 구제하는 부처님이시다

지장폭포는 지장보살님을 모시고 있는 지장암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은 비오는 날이면 시원한 폭포수가 떨어져 지나가는 이의 발길을 잡는 명소이다.

예로부터 신묘한 힘이 있다고 전해져오면서 힘든 일이 있거나 꼭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는 사람들이 와서 정성을 다해 기도를 드리던 곳이다. (안내문)

 

 

개울은 겉보기에 물이 얕아보여도 가까이 가면 제법 많은 물이 흐른다.

몇 번 계곡으로 들어가보긴 했으나 물이 많아 건너지 못했다.

 

 

 

 

 

 

날이 많이 선선해져 이젠 그늘진 숲속 보다 이렇게 햇볕을 받는 양지로 모여 점심을 먹는다.

천천히 걷는다고 해도 배낭과 밀착된 등은 땀 배출이 안 돼 옷이 젖었다.

냉기가 있는 그늘도 들어가기엔 추워 양지 좋은 곳에서 덧옷 하나 더 걸치고 점심을 먹는다.

 

 

폭 넓게 다시 잡은 같은 장소

 

 

다리 아래쪽으로 본 풍경

 

 

선재길은 대부분 차도 반대편으로 작은 오솔길을 걸으니 매연을 피할 수 있어 좋다.

가끔은 이렇게 계곡으로 들어서면 넓고 큰 바위도 만나게 돼 여름철 피서지로도 좋겠다.

 

 

겨울에 와도 이 큰 돌에 희눈 가득 쌓여있으면 예쁘겠다.  

 

 

 

 

 

멋지게 단풍이 들었으나 일부는 벌써 지는 추세다.

 

 

낙엽 진 풍경이 쓸쓸하다고 할 사람도 많겠지만, 붉은 꽃잎처럼 아름답기도 하니 예쁘다고 할 사람도 있겠다.

단풍은 이렇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곁을 떠난다.

나도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면 좋겠는데...

 

 

 

 

 

처음 트레킹을 시작하던 월정사 입구는 해발 654m이다.

제일 높게 오른 지점은 상원사를 지나 사자암으로 해발 1,047m였다.

오대산을 오른 회원의 사진을 보면 사자암을 지나면서부터 낙엽이 거의 다 져 단풍은 보이지 않는다.

이곳은 단풍이 절정이긴 해도 일부는 벌써 이렇게 낙엽이 져 절반 정도만 남았거나 낙엽이 다 진 나무도 제법 있다.

그러니 오대산을 오르지 않고 단풍을 보며 선재길 트레킹에 나선 것은 탁월한 선택인 셈이다.

 

 

 

 

 

 

 

 

 

 

 

 

 

 

'섶다리'는 나룻배를 띄울 수 없는 낮은 강에 임시로 만든 다리다

잘 썩지 않는 물푸레나무로 다리 기둥을 세우고 소나무나 참나무로 만든 다리 상판위에

섶(솔가지나 작은 나무 등의 잎이 달린 잔가지)을 엮어 깔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만든 다리다.

섶다리는 해마다 가을걷이가 끝나는 10~11월에 마을 사람들이

함께 다리를 만들어 겨우내 강을 건너다니는 다리로 이용한다.

여름이 되어 홍수가 나면 떠내려가므로 '이별다리'라고도 한다.  (안내문)

 

 

 

 

 

 

 

 

 

 

 

 

 

 

중간 중간 이런 선재길 알림 문이 있으나 여기에 처음 올리니 이제 다시 트레킹하는 기분이다.

 

 

월정사 보다 상원사에 훨씬 가까운 오대산장

차와 음료를 판매하니 잠시 쉬며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처음 만난 출렁다리

 

 

 

오대산 화전민

오대산 월정지구의 화전민은 한때 150여 가구가 있었으나 현재 약 40여 가구의 흔적만 보인다.

화전민이 경작했던 밭을 비롯해 담장이나 집의 벽체였던 석축, 유구, 난방 흔적인 온돌, 유구, 도기편, 자기편이 발견되고 있다.

또한 기차 레일 같은 철편이 일부 남아 있는데, 벌목장에서 목재 운반을 위해 설치한 목차 레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 생산한 목재를 가공하기 위한 공장이 있던 자리는 회사거리란 지명으로 아직 남아있다.  (안내문)

 

 

 

 

 

폭포라 부르기엔 높이가 너무 낮은 계류

 

 

 

상원사는 돌아서 편하게 올라갈 수도 있고 이렇게 계단으로 오를 수 있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이 각자 소망하는 염을 이 등에 달아 성취되길 희망한다.

마당을 가득 채운 소망등

 

 

 

이 봉황의 의미는 뭘까?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남아 가까운 사자암까지만 올라왔다.

벌써 산등선을 막 넘어가려는 해를 붙들고 사진을 찍어본다.

전경이 다 보이게 찍으려면 좀 더 위로 가야하는데, 위에서 찍으니 역광이라 이걸로 대신한다.

5층 건물 중 4층까지만 보이는 게 다소 아쉽다.

 

 

 

5층 마당을 올라가니 건너편 삼신각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여 따라가다 보니 사자암 전경을 담기 좋은 장소가 있다.

옆 모습만 보이던 사자암 전경을 이제야 제대로 잡아본다.

 

 

이럴 때 늘 전가의 보도처럼 요긴하게 써먹는 폰카의 파노라마 기능으로 다시 더 넓게 찍어본다. 

사자암 전경을 이렇게 제대로 담아본 블로그도 없다.

산행에 치중했던 지난 날과 달리 쉬엄쉬엄 여유있게 걷다 보니 전에 안 보이던 풍경에 눈에 잡힌다.

 

 

올라오던 길과 다른 오솔길로 하산한다.

 

 

관대걸이(冠帶걸이)

조선 초 세조대왕이 목욕할 때 의관을 걸어둔 곳이라 하여 관대걸이라 한다.

 

 

문수성지인 오대산 상원사 표지석

 

 

 

오대산의 오대(五臺)는?

 

강원도 평창군, 강릉사, 홍천군 등 3개의 시·군에 걸쳐 있는 오대산은

우리나라 22개 국립공원 중 11번째로 1975년 2월 1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오대산은 자장율사가 공부하던 중국의 오대산과 비슷하다 하여 오대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또한 오대산에는 호령봉, 비로봉, 상왕봉, 두로봉 등 5개의 봉우리가 있다고 해 오대산으로도 불리며,

동사남북중 5개의 암자가 있다고하여 '오대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안내문)

 

오대산 단풍 나들이를 이렇게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