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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경상도·부산·울산·대구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4구간

by 즐풍 2019. 8. 17.








2018.08.06. 월(휴가)  09:05~14:04(전체 거리 9.6km,  전체 시간 04:58,  휴식 시간(점심 포함) 01:05, 평균 속도 2.4km/h)  비 올듯 흐림



오늘은 만수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해 용암봉, 만수봉을 거쳐 월악산 만수봉암릉을 탈 계획을 세웠다.

요즘 같은 폭염에 목우를 데리고 여덟 시간 정도 거친 만수봉암릉을 타자면 땀 범벅은 물론 탈진할 염려로 취소했다.

게다가 목우는 다리에 쥐까지 나 월악산은 언감생심이고 대타로 나선 곳이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4구간이다.


예약 스케줄을 보니 유독 금강소나무숲길 2구간이 빠르게 마감되어 뭔가 특별한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지나칠리 없어 안내센터로 전화해 대기자로 등록해달라고 했더니 2구간은 단체만 진행하여 버스로 이동한다고 한다.

나처럼 개별적인 차량으로 이동하면 2인 이상일 때 2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만 가능하다.


구간별 특징이나 볼거리가 뭔지 알 수 없어 폭포와 대왕소나무, 성황사 등 제법 볼거리가 있는 4구간을 예약했다. 

이 구간엔 폭포와 대왕소나무가 있는 약 10km 거리의 난이도 하상(下上) 코스로 다섯 시간이면 충분하니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매번 산으로 오르던 등산을 잠깐 쉬고 이번 휴가는 삼일 내내 계곡이나 숲길을 따라 걷는 힐링 탐방이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울진 외에도 치악산, 대관령, 봉화에도 금강소나무숲길이 운영되고 있다.

이 외에 제주올레길, 한라산둘레길, 서울둘레길, 지리산둘레길, 백두대간트레일, DMZ펀치볼둘레길 등 수없이 많은 숲길이 생기고 있다.

제주 올레길이나 서울둘레길은 일부 걸어보았으나 그외 둘레길이나 숲길은 이곳이 처음이다.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1호 숲길인 금강소나무숲길은 자연 그대로를 살린 친환경적인 숲길로

현존하는 금강소나무 원시림 보존지역으로 가장 대표적인 곳이다.

세계 자연유산 등록을 추진할 만큼 보존가치가 있는 숲으로,

그 중요성과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숲길탐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수백년 된 금강소나무의 피톤치드로 지친 몸과 마음에 건강과 활력을 불어넣는 에코힐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울진군청 안내문)




탐방코스





금강소나무숲길은 구간별로 80명씩 예약을 받는다.

한참 더울 때인 데다 다들 해변이나 계곡으로 피서를 하러 갔는지 오늘 탐방객은 채 10명도 안 된다.

목우는 이번 4코스가 10km가 넘는 데다 중급 이상 코스라고 하자 미리 질려 포기하고 근방에 놀러 간다.



금강소나무숲 4구간을 예약할 때 아침과 점심을 각각 예약했다.

아침을 먹으려고 일찍 왔으나 이곳엔 아침 식사할 곳이 없다며 점심 도시락만 준다.

아침을 먹으려면 미리 숙박을 한 사람들에게만 제공하고 점심 도시락도 예약자에게만 지급한다.

탐방 코스가 네 시간 남짓 걸린다니 점심 도시락을 미리 먹고 목우는 탐방을 안 한다니 목우 도시락을 배낭에 넣는다.

비록 아침을 먹지 못했지만, 미리 받은 도시락으로 대신했으니 굶어 죽으란 법은 없다.


그저께 잔 민박은 관리가 제대로 안 돼 10분 거리인 이 근방 숙소를 잡았다.

원룸 형식의 2층 건물인데 주말까지는 제법 북적댔지만, 일요일 밤 숙박이라 다들 올라가고 우리만 방을 잡았다.

4만 원을 불렀으나 3만 원에 하자니 뭐 비워두느니 준다고 싸게 방을 잡았다.

이곳도 역시 에어컨은 없으나 숲이 우거진 산골이라 더운 줄 모르고 잘 잤다.



4구간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데 이런 작은 계곡을 열 몇 번을 건너야 할 만큼 돌다리가 많다.

한여름 폭우라도 내리면 위험하여 탐방은 당연히 취소되겠다.



숲이 우거져 모자는 아예 생략하고 버프만 뒤집어 쓴 채 탐방을 시작한다.



늘 암릉 많은 능선만 선호했으나 요 며칠 계곡을 탐방하며 이렇게 우거진 숲으로 들어설 때마다 숲도 참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꼭 오르려고만 하던 고집을 꺾고 이런 숲길 탐방도 이어가야겠다.






숲길을 따라 대광천초소까지 왔으나 개울 건너면 차가 다니는 도로와 연결된다.

하산 때는 도로를 따라내려 갔으나 난 올라오던 숲길을 따라 내려갔다.

처음 집결지에서 탐방로 입구까지 각자 타고 온 차량으로 10여 분 넘게 올라온 다음 탐방을 시작했다.









손님 맞이 작은 계류






썩바골폭포



정상에서 대왕소나무까지는 불과 600m 밖에 안 되니 조금만 더 가면 된다.



대왕소나무 가는 길에 제법 품위가 있는 소나무다.

상단은 바람에 잘릴 때 아래쪽으로 껍질을 벗기며 쓰러진 건지 절반은 속살을 드러냈다.  



누군가는 벼락을 맞았다고 하는 데, 아마도 내 추측이 맞겠다.



드디어 울진금강소나무숲 4구간의 백미인 대왕소나무다.




반도의 운명과 함께한 소나무


반도의 운명 속에서 살아온 한국인과 척박한 풍토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소나무는 여러 가지로 닮은 점이 많다.

기암창송(奇岩蒼松)이나 백사청송(白砂靑松)이니 하는 말에서도 암시되어 있듯이 소나무는 벼랑 위의 바위틈이나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난다.

그것처럼 한국인은 바람 잘 날 없는 반도의 역경 속에서 살아 왔다.

반도란 대륙과 바다를 동시에 끼고 있는 땅이다.

광활한 몽골 벌판과 중국의 넓은 대륙에서 건너온 황사 바람 그리고 서양이나 일본의 거센 바닷바람이 모두 이곳으로 불어온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인 반도이고, 일본은 사면이 바다인 섬이다.

바다가 하나가 있고 없고의 차이에 따라 두 나라의 문화에도 큰 차이가 있다.

어느 지정학자가 말한 적 있지만 반도치고 두 토막이 나지 않은 나라는 드물다.

인도차이나 반도 그랬고 발칸 반도가 그랬고 스칸디나비아 반도 또한 그랬다.

대륙과 해양의 두 세력이 언제나 반도를 끼고 전개되어 온 까닭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지정학적인 환경이 아니다.

같은 땅 같은 바람 속에서도 나무의 종류가 다르면 바람을 타는 영향력도 달라지고 자라는 모양도 다르기 마련이다.

소나무는 바람 부는 대로 나부끼는 버드나무가 아니다.

소나무의 아름다운 자세는 바로 자신을 억누르고 못살게 돌, 땅, 바람과 햇볕을 가로막은 주변의 활엽수들과의 다툼에서 얻어진 것이다.


옛날의 시인묵객들이 솔바람(松風) 소리를 송뢰(松뢰), 송운(松韻), 송도(松濤) 같은 애칭으로 부르며 아름다운 음악처럼 감상했다.

그중에서도 눈 내리는 날 밤에 듣는 설야송뢰(雪夜松뢰)를 으뜸으로 친 것을 보면 솔바람 소리는 극한의 추위와 고난에서 창조된 역설의 미학이었음을 알 수 있다.

모진 바람이 오히려 소나무를 거문고처럼 울리게 하는 악기로 만든 것이다.

바람 소리만이 아니다.

소나무는 식생이 부적합한 땅을 골라 자라기 때문에 다른 나무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굴곡의 조형미를 지니게 된다.

그래서 시인들은 소나무를 푸른 용이 하늘에 뜬 구름을 안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 하기도 하고,

때로는 송피(松皮)를 용의 비닐로 보고 그 몸통을 꿈틀거리며 하늘로 승천하는 적룡(赤龍)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어령의 소나무 문화권의 텍스트 읽기 중 일부 발췌)




○ 울진금강송

    옛부터 궁궐용 목재와 고급용 목재로 사용했으며, 조경수로도 가치가 아주 높다.

    울진금강송은 소나무림 보전을 위한 국제 심포지움에서 학계와 임업 전문가들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다.


○ 울진금강송의 특성

    금강송은 줄기가 수직으로 곧고 지면에서 큰 나뭇가지와으 높이가 높다.

    줄기의 중·상단부는 껍질이 얇고 붉은색을 띄며 일부는 회갈색에 거북등(6각형) 무늬로 갈라지며 나무속(심재)은 짙은 황갈색이다.

    나이테가 일반 소나무에 비해 3배나 촘촘하며 뒤틀림이 적고 강도가 높으며 쉽게 썩지 않는다.


○ 울진금강송의 가치

    400여년 전 조선시대 무덤에서 발견된 황장목관의 나이테가 그대로 보일 정도이다.

    600년 넘은 봉정사 극락전이나 경복궁에 사용된 금강송을 다시 자재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보존성이 뛰어나다.

    금강송의 가치는 탁월한 목재 자원이자 우수한 산림유전 자원이며 풍부한 생태문화 자원으로 쓰임이 무궁무진하다.  (팜플렛 옮김)



이 대왕소나무 사진을 잘 찍기 위해 주변의 소나무를 벌목한 사진작가가 있었다.

그의 만행을 신문 기사로 연결해 놓으니 참고하시길...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40715.010070723120001


벌목 사실이 뉴스에 나고서야 이 소나무는 2014. 6. 5.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수령 600년 추정, 높이 14m, 가슴 높이 지름 1.2m


이 대왕소나무도 멋지지만, 소나무의 지존은 영월 중동면의 솔고개에 있는 소나무가 최고 멋지다.

솔고개 소나무는 솔표우황청심원과 솔담배의 실제 모델이다.

궁금하면  http://blog.daum.net/honbul-/1095



소나무가 너무 가까워 한 화면에 다 넣을 수 없기에 늘 비상용으로 쓰는 아이폰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해 전체를 담아본다.

장국현 작가가 이 사진은 500만 원 받았다지만, 난 무료로 블로그 방문객에게 제공한다.



해설사나 금강소나무숲길 홈페이지에선 4구간을 중급 코스로 소개하고 있으나 사실은 아주 쉬운 초급 코스다.

괜히 해설사가 겁주는 말에 목우는 다리에 쥐가 재발할까 봐 염려되어 탐방을 포기했으니 함께하지 못한 산행이 아쉽다.



조령성황사, 심이령 중 네 번째인 샛재에 세워진 성황당이라 한자를 써 조령이라 표현했다.

대왕소나무에서 찬물내기를 거쳐 내려오면 1구간과 만나는 지점에 있다.

보부상들의 안전과 성공적인 행상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낸 곳으로, 보부상들과 마을주민들이 함께 건립한 것이다.

조령성황사 내부에 있는 현판엔 중수할 때 기부한 사람 1천여 명의 명단이 15개의 현판에 빼곡히 적혀 있다.



성황당 뒤로 넘어가는 샛재



현령 이광전의 영세불망(비)다. 어쩐 일인지 碑자가 빠져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적다고 한다.

조선 후기인 1800년대에 세워져 청나라 연호인 도광(道光)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부터 올라올 때 들어온 길을 다시 내려간다.









낙엽이 깔린 작은 오솔길에 숲이 우거져 차분한 느낌이 드는 이 탐방로가 좋아 다시 밟을 날이 오길 기대한다.






울진, 삼척지방에서 자라는 금강소나무는 건축자재로 가치가 높아 국가에서 관리한다고 한다.

목재의 가치가 높은 소나무엔 이렇게 노란 페인트로 표시를 하고 일련번호를 메긴 게 4,137그루나 된다고 한다.

몇 년 전 남대문이 화재로 소실된 걸 재건축할 때 인근에 있는 삼척의 금강소나무가 이용됐다고 한다.  






탐방을 끝내고 차량으로 이동하며 계곡이 멋져 찍은 풍경







금강소나무숲 4구간을 마지막으로 울진에서의 여름휴가 3일간 일정을 마친다.

앞으로 휴가나 연휴를 이용해 이런 테마 휴가를 자주 즐겨야겠다.


이번 휴가 때 막내딸의 미니쿠퍼를 이용해 661km를 달렸다.

경유차가 연비가 좋은 데가 유가도 싸 내차에 비해 대략 5만 원 정도의 기름값을 절약되었다.


금강소나무숲을 탐방할 때 11시부터 14시까지 많은 비가 예보되었으나 탐방 시간을 비껴갔다.

대신 울진에서 멀지 않은 삼척엔 271mm, 강릉지역도 260mm가 넘은 국지성 소나기로 난리가 난 모양이다.

귀로에 봉화에 있는 봉화한약우프라자에서 한우를 먹었는데,

당귀 등 6종의 한약재를 첨가한 생균제를 사료에 혼합한 한약우 전용 사료를 먹여 사육하고 있어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특제품이다.


식사할 때 제법 많은 비가 내려 운전을 걱정했으나 소나기성으로 곧이어 날이 갰다.

돌아오는 길에 제천의 금월봉에 들리는 마지막 이벤트로 일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