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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지질공원 탐방/그외 국가지질공원

무박으로 용화산 오봉산을 오른다는 게 말이 돼?

by 즐풍 2019. 5. 29.

 

 

 

 

 

 

 

 

 

 

2018.06.06. 토 08:06~14:46 (이동 거리 14.36km, 전체 시간 06:40, 휴식 시간 37분, 평균 속도 2.3km/h)  맑음

 

 

오늘 설악산 노적봉과 숙자바위~소토왕골로 하산하는 산행을 위해 어젯밤 11:40에 양재역에서 출발했다.

새벽 두 시 40분에 속초세무서 앞 도로에 주차한 후 주변 식당가에서 식사하고 다섯 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고 한다.

그 시간엔 식사보다는 술집이 문 연 곳이 더 많아 온전히 식당을 찾기가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들어간 곳이 술집인데 안줏거리 중에서 고갈비가 있다길래 뭔 갈빈가 싶어 시켰다.

나중에 나온 걸 보니 고등어에 양념을 얹고 오븐에 구워낸 것으로 비린내가 제거되고 간이 잘 베어 먹을만하다.

식사를 추가해 고갈비와 함께 다 먹으니 배가 터질 만큼 양이 많아 종일 산행해도 끄떡없겠다.

 

다섯 시에 신흥사 일주문 앞에 도착하니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린다.

대장은 일기예보를 보니 양이 많지는 않으나 하루종일 비가 내릴 거라며 다른 산행지를 찾아보자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비의 양은 많지 않으나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시간이 길면 속옷까지 다 젖을 정도의 양이다.

눈 앞에 있는 노적봉은 안개가 휘감은 게 가끔은 조금 벗겨지긴 해도 늘 안개가 오가며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번 산행은 위험한 암봉을 타야하기에 정강이나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 축구경기할 때 쓰는 정강이 보호대를 준비했다.

이런 준비도 허사로 돌아가고 결국 가을에 예정된 춘천의 마적산, 경운산, 오봉산을 가기로 했으나 도착하니 용화산 입구다.

 

 

 

용화산 오봉산 등산코스

 

 

 

 

 

제1부

용화산

 

버스는 노적봉에 미련을 남기고 양구와 화천을 거쳐 용화산 입구인 큰고개 정상에 도착한다.

회원이 다 내린 줄 알았더니 절반인 17명만 용화산~오봉산을 연계 산행하고 절반의 인원은 오봉산부터 산행한다고 한다.

용화산 능선을 잡아타면 오랜 시간 바위와 친구가 된 이 거대한 소나무가 반갑게 맞아준다.

워낙 소나무 가지가 옆으로 크다 보니 한 화면에 다 넣기도 불편하다.

 

 

 

이렇 땐 역시 비장의 무기인 폰카의 파노라마 기능이 제격이다.

 

 

 

잠시 후 저 촛대바위를 들려볼까?

 

 

 

이곳 역시 파노라마로 찍는다.

 

 

 

제법 많은 거리를 노마지지대장과 함께했다.

노마지지대장도 나처럼 주위 풍경에 관심이 많아 조금이라도 풍경이 좋으면 위치를 바꿔가며 저렇게 촛대바위 사진을 찍는다.

 

 

 

멀리서 보던 촛대바위와 사못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명품 소나무가 있는 용바위는 지난번 사진으로 대신한다.

 

 

 

버스가 화천방면에서 용화산로를 따라 큰고개까지 오르면 춘천으로 넘어가는 길은 없다.

춘천 사람들이 화천으로 들어갈 이유가 별로 없어 예산 낭비라고 판단한 걸까?

큰고개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바람에 촛대바위를 거치고도 불과 40여 분만에 용화산 정상에 도착했다.

 

 

 

 

용화산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과 화천군 화남면 경계에 솟은 바위산이자 춘천의 소양댐, 의암댐, 춘천댐, 화천댐에 포위된 천혜의 성벽이다.

고성2리 양통골로 용화산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바위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춘천시 방면으로는 깍아지는 바위 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새가 난다'하여 이름 붙여진 '새남바우'를 비롯해 하늘벽 촛대바위,

층층바위, 득남바위 등의 기암과 함께 용화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만장봉 너럭바위에서 바라보는 하늘벽 촛대바위의 경치가 일품이다.

용화산에는 옛날 춘천지방에 있던 고대국가가 맥국의 성문 역할을 하던 배후령, 성불령, 사여령, 큰고개, 모래재 등의 고갯길 10여곳 흔적이 남아있다. (안내문)  

 

 

 

 

 

오봉산 방향으로 이동하며 다시 보는 촛대바위의 또 다른 모습

 

 

 

좀 더 멀어진 촛대바위, 맨 위 소나무와 함께 보이는 바위가 처음 촛대바위를 찍던 곳이다.

 

 

 

 

 

 

 

큰 소나무가 바람을 이기지 못 하고 옆 바위로 쓰러져 병상에 누운듯 보인다.

그래도 생명력이 길어 오가는 등산객은 무릎을 꿇으며 소나무를 통과하니 그에게 경배하지 않는 등산객은 없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암봉으로 내려오려고 했으나 먼저 간 노마지지 대장과 또 한사람은 바위를 잡고 내려가며 안전하게 뒤로 뛰어내렸다.

나와 다른 두 사람은 숏다리의 비애를 느끼며 결국 뒤로 돌아간 바위다.

 

 

 

 

 

 

 

좀 전 바위를 내려와 다시 보니....

 

 

 

 

 

 

 

고탄령을 지나 사여령 도착할 때가 10:22이다.

아직 배후령고개를 지나 오봉산을 통과해야 하니 다섯 시간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드디어 배후령고개에 도착했다.

이곳이 38선으로 해방 후 남북이 분단되었을 때 이 38선을 기준으로 북쪽은 북한 땅이었으나 전쟁을 겪으며 남한 땅이 되었다.

625전쟁 당시 주로 유엔군이 주둔하던 서울 쪽인 서쪽은 38선 이남을 북한에게 내줬고, 우리가 죽기 살기로 싸우던 동쪽은 북한 땅을 많이 뺏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가 잃은 면적은 3,927㎢, 얻은 면적은 4,272㎢로 조금 더 많다.

우리가 잃은 지역은 개성시, 개풍군, 연백군, 옹진군이고.

얻은 지역은 연천군,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양양군, 속초시, 고성군 등이다.

 

 

 

춘천에서 오봉산과 용화산을 연결하는 배후령고개를 넘는 이 도로는 양구 쪽 길과 연결된다.

지금은 경운산 아래로 배후령터널이 생기면서 잘 사용하지 않는 도로로 교통량이 적은 곳이다.

자동차동호회에서 차량을 고속으로 회전시키며 브레이크를 걸어 타이어를 태운 흔적이다.

궁금하다면

Burnout Drift Donuts Sound Tire로 조회하시길...

 

 

 

 

 

제2부

오봉산

 

오봉 산행을 함께한 ㄷㅅㅇㅂ산악회는 정말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모인 가족 같은 산악회다.

지난번 운달산에서도 느꼈지만, 오늘도 그렇다.

아쉬운 건 모두 산을 잘 타기에 시간을 타이트하게 줘 제법 걸음이 빠른 나도 좀 당황스럽다.

이번 용화산과 오봉산은 약 15km 정도인데, 넉넉하게 시간을 준다며 일곱 시간을 준다.

2015년 9월에 다녀온 용화산, 경운산, 오봉산 연계 산행기를 찾아보니 16.4km에 7시간 10분이 걸렸다.

경운산까지 다녀올 왕복 구간 약 1.5km 거리를 빼면 일곱 시간 안에 충분히 들어오겠단 생각이 든다.

 

막상 산행이 시작되자 회원들은 바람처럼 등산을 빠르게 시작한다.

사진을 찍는 건지 풍경을 보며 즐기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용화산 촛대바위를 보고 오니 한두 명만 보일 뿐 벌써 시야에서 다 사라졌다.

그렇게 용화산을 지나고 거의 배후을 얼마 안 남겨뒀을 때 일군의 회원들이 식사를 거의 마치고 나를 보자 식사를 하란다.

괜히 눈치 없이 내가 식사를 하겠다고 끼어들면 그들은 일어서지도 주저앉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 내가 식사를 끝낼 때까지 기다릴 참이다.

그러기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거의 식사를 끝낸 거 같으니 난 배후령에서 골바람을 맞으며 식사를 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렇게 혼자 식사를 끝냈을 땐 그들은 이미 다른 하늘 아래를 걷고 있을 것이다.

 

 

 

 

 

용화산이 그렇듯 오봉산도 배후령에서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다.

아무리 연계 산행을 한다 해도 14km 남짓하면 식사시간을 포함해도 일곱시간이면 충분한데, 일행은 바람처럼 사라진 뒤라 괜히 조바심이 난다.

그들을 따라잡겠다며 속도를 높이다 보니 피로가 빠르게 쌓인다.

결국, 한두 명 추월하긴 했으나 더 이상 산행은 힐링이 아니라 고행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도 오봉산이 자랑하는 청솔바위가 멀리 보인다.

 

 

 

청솔바위를 보러 가는 길도 험란하니 피로는 더욱 가중되고...

 

 

 

청솔바위를 찍기엔 거리가 너무 가깝다.

역시 폰카의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해보지만, 화질은 포기해야 한다.

 

 

 

이 등산객의 키로 청솔바위의 크기를 짐자할 수 있다.

 

 

 

오봉산도 강원도의 산이다 보니 이렇게 거칠고 험한 구간이 많다.

나중에 청평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위험 구간은 이보다 더 험난하지만, 시간 관계상 사진을 별로 담지 않았다.

 

 

 

드디어 오늘 두 번째 만나는 정상인 오봉산 표지석이다.

 

 

 

오봉산이 자랑하는 홈통바위로 저 바위 아래로 몸을 굽히고 빠져 나가야 한다.

 

 

 

저 구간으로 내려가면 청평사로 가는 난코스이나 그만큼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다른 말이기도 하다.

 

 

 

 

청평사에는 제석단과 천단이 있었다.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천단은 부용봉 아래 어딘가에 있었다고 한다.

그 위치가 정확치는 않으나 주변에 촛대 모양의 촛대바위, 송대바위, 거북바위 등이 있는 이곳이 천단이라고 알려진다. (안내문)

 

 

 

 

 

 

 

 

 

 

 

 

청평사로 내려가는 길

 

 

 

산듯 죽은듯 수명이 긴 소나무

 

 

 

 

 

 

 

 

 

 

 

 

 

 

 

등산객의 통해에 방해가 된다고 이리 잘리고 저리 잘린 소나무를 보며 속죄의 마음이 앞선다.

다행히 붙어 있는 가지 하나에 목숨을 의지해 자양분을 빨아들이며 등산객의 안녕을 빌어주는 듯 보이기도 한다.

 

 

 

청평사와 오봉산

 

 

 

구송폭포

 

 

 

설악산 노적봉과 숙자바위를 오르려던 야망 찬 계획은 비로 취소되고 꿩대신 닭이라고 화천과 춘천에 있는 용화산과 오봉산을 연계 산행했다.

용화산, 오봉산은 늘 당일치기로 다녀오던 산인데, 이런 이유로 무박 산행을 하게 된 것이다.

노적봉은 비교적 짧은 코스나 여럿이 이동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곳으로 오히려 산행이 편할 수도 있다.

용화산과 오봉산은 긴 거리나 시간이 빠듯하고 초반부터 사진 찍는다고 일행을 놓쳐 어려운 산행이 되었다.

함께 점심을 먹을 때 대장에게 산행도 사업이랄 수 있으므로 더 많은 회원이 참여할 수 있게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했다.

물론, 나도 30분 먼저 하산하긴 했으나 씻고 배낭 챙기다 보니 시간이 다소 흐르긴 했다.

산행을 끝내면 막걸리 타임 30여 분이 있으니 사실 30분을 더 주는 셈이라고 한다.

전국 명산의 비경지를 함께 하지면 이 산악회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니 자주 함께해야 하는 산악회다.

 

산행을 끝낼 때까지 맑던 날씨도 서울에 도착하니 비가 내려 비를 맞고 집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