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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지질공원 탐방/그외 국가지질공원

사전 예약으로 간 양구 인제 대암산 용늪

by 즐풍 2019. 5. 30.

 

 

 

산행일자 2015.8.16.일  09:55-15:35(5:40분 산행, 이동시간 3:25)   이동거리 11.5km   날씨: 흐린 후 비

등산 최저고도: 953m, 대암산 정상 1,305m 

 

양구 대암산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고원습지인 용늪은 학술적·생태적 가치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선 최초로 람사르협약 습지로 가입되었다. 이러한 지리·생태적 환경요인에 따라 산림청의 100대 명산에 포함

되었다. 이렇게 희소가치가 에도 불구하고 군 부대가 주둔하는 지역이다 보니 지자체인 양구군과 인제군에서

각각 50명씩 제한된 인원을 사전에 예약받아 입장을 허용한다.

 

산악회 버스를 타니 대장이 맨 먼저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지 묻는다. 나야 당연히 지참했지만, 주머니 속을

뒤지니 신분증으로 지참한 운전면허증이 없다. 배낭을 짐칸에 싣는다고 배낭에 부착한 핸드폰 파우치에서 카드와 돈,

증을 뺄 때 분실한 모양이다. 신분증을 분실하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데 난감하다.

경찰청에 전화하니 재발급받으라고 하지만, 분실한 신분증이 만에 하나라도 범죄에 이용될 수 있어 괜히 불안하다. 휴게

에 다녀오니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의자 밑에서 주었다며 갖다 주니 천만 다행이다.

 

대암산은 전에 도솔님과 예약했다. 대암산은 인제와 양구, 두 군데서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인제에서는 입장료 5

천원을 내야 대암산으로 들어갈 수 있다. 양구는 입장료가 없는 대신 해발 950m 지점에서 하차한 후 군사도로인 콘크리

트 길을 3km나 걸어 올라가야 하니 이런 여름 땡볕엔 고역이다.

내년 최저 임금을 시급으로 계산해도 6천 원이 넘는데, 왕복 두 시간을 따지면 오히려 마이너스인데도 땡볕에 두 시간씩

시멘트길로 내모는 산악회의 처사가 얄밉다.

 

대암산은 군부대를 통과해야 하므로 사전예약으로 신분을 확인한다. 부대에 도착하면 신분증을 제출하고 서약서 작성 후 

해설사를 따라 용늪과 주변 생태에 대한 해설을 듣고 산악회 안내로 대암산을 오른다. 대암산 정상을 찍고 하산할 때

구름이 많던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근처에 있는 안내소에서 우비를 꺼내입고 비가 그치길

다려보지만 쉽게 그칠 기미가 없다.

위병소까지 걸어가는 데, 비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우비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에 살갗이 다 얼얼하다. 위병소에서 신분증

회수하고 3km 세멘트길을 비를 맞으며 걷는데, 가도가도 끝이 없는게 죽을 맛이다.

 

 

산길이라면 쉽고 어려움을 떠나 3km는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지만 시멘트길을 돌고돌아 저 고개 안부까지 올라가야 한다

 

대암산에서 가장 험로인 시멘트길

 

서울에서 양구 대암산은 춘천을 지나 춘천 소양호을 감싼 오봉산과 용화산을 지나는 배후령에 있는 배후령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배후령터널의 길이는 5,057m로 2012년 3월말 임시개통 때부터 국내에서 가장 긴 터널이었다.

이후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위치한 인제터널(10.9km)이 2015년 개통되어 자리를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장축인 버스는 도로가 좁아 차를 돌리 수 없거니와 경사가 높아 하부가 땅에 닿아 오를 수 없는게 아쉽다

 

부대를 통과한 후 처음 만나는 애기용늪, 봄에 야생화가 필 때 멋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용늪은 들어갈 수 없어 멀리서 보니 용늪의 형태를 알지 못하니 사실 보나마나다  ▼ 작은 용늪

 

붉은 깃발을 따라 용늪까지 나무 데크로 길이 완공되면 가까이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내년이나 가능할듯 싶다

용늪 탕방에 필요한 길을 내거나 나무데크를 설치하는 게 산림청, 황경청, 군부대, 지자체가

서로  협의해야 하니 시간이 지체되어 공사가 지지부진하다

 

여기가 생태적 가치가 높다는 용늪이다. 용늪의 이탄층 두께로 약 4000-5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용늪에 나무데크가 일부 설치되긴 했지만 온전히 설치되면 친환경적으로 용늪 탐방이 가능하다니 내년 이후에 방문하는 게 좋다.

 

 

용늪(팜플렛 편집)

 

용늪은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가 가는 곳'이란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큰 용늪(30,820), 작은 용늪(11,500㎡), 애기 용늪이 있다.

해발 1,280m 높이에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고층습원으로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보이는 지형이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이탄습지로 식물이 죽어도 채 썩지 않고 쌓여 스폰지처럼 말랑말랑한 지층의 일종이다.

이탄층은 평균 1m~1.8m 정도 쌓여 있다. 산 정상부에 있어 연중 170일 이상 안개에 싸여있어 습도가 높다.

5개월 이상 영하의 날씨에 적설기간이 길어 식물이 잘 썩지 않고 그대로 쌓여 이탄층이 발달되었다.

보통 1㎜의 이탄층이 쌓이는데, 1년 정도가 걸리므로 대략 4,500여 년 정도에 형성된 것으로 우리나라의 식

생과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좋은 자료이다.

또한 용늪이 위치한 대암산은 동식물의 남북한계, 동서구분의 현상이 나타나는 지역으로 다양한 자연환경

을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1997년 3월, 대한민국 1호 람사르협약 습지로 등록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용늪 외에 한강 밤섬, 우포늪, 오대산국립공원 습지 등 내륙 람사르습지 13개소,

송도갯벌, 서천갯벌, 순천만·보성갯벌 등 연안 람사르습지 6개소 등 총 19개소가 등록되어 있다.

 

 

 

용늪 출입구는 여전히 봉쇄 중

 

용늪을 지나 식사를 마친 후 우거진 숲을 지나 드디어 대왕산 정상을 목전에 두고 있다

 

첩첩 산중에 인적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전쟁 당시 이 지역에선 치열한 전투가 있던 곳으로

고이 잠든 호국영령 덕분에 우리가 자유를 누리고 있다. 그들의 명복을 빈다.

 

이 바위를 넘으면 드디어 대암산 정상이다

 

대암산 정상 표지는 개인이 설치한 게 전부다. 양구와 인제에서 조금만 신경쓰면 될 일을 개인에게 일임한다는 게 영 마땅치 않다.

 

정상에서...

 

 

우리가 사진을 거의 찍을 무렵 인제에서 올라온 팀과 뒤엉켜 다소 번잡스럽다

 

 

 

양구에서 군 부대를 통과하므로 군인 두 명이 앞뒤로 따라 나서 산행을 함께 하고 있다

 

정상을 오르내리는 바위는 경사가 있고 높아 여성분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

 

대암산은 수목이 우거져 이곳 정상에 오를 때까지 조망은 없다. 하지만 정상에 서면 시야가 좋아 망망대해를 보듯 시원한 느낌이 좋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구름에 박무까지 끼어 시계가 좁은게 아쉽다.

 

 

 

 

안내문은 2015.8.6.부터 일일 250명씩 허가를 얻은 후 출입이 가능하다지만, 나무 데크 등 시설이 끝나지 않아 내년이나 가능해 보인다

 

용늪에서 대암산 가는 길목에 빗장이 설치되어 있어 가끔은 막기도 한다는 말씀

 

대암산 오가는 길 밖으로 철망이 쳐져 있고 곳곳에 이와 같이 지뢰가 있다는 경고문이 섬뜻하게 만든다.

전쟁이 끝난지 벌써 60년이 넘었어도 전쟁과 분단의 비극은 우리 세대를 너머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아픔이다.

 

사전 예약이 아니면 올 수 없는 대암산을 찾았지만 신분증 분실 소동과 험난한 시멭트길은 처음부터 고역이었다.

용늪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니 그 생태나 환경은 아예 볼 수도 없는 그림의 떡이다.

대암산 정상에 올라야 비로서 온 산하가 조망되는 시원함은 있으나 날씨가 흐린게 흠이다.

하산길엔 비를 만나 지난 주 빗물에 물세탁 한 등산화를 일주일만에 다시 세탁해야 한다.

등산 자체로는 험한 산이 아니나 들머리를 양구로 잘못 선택한 것과 하산시 폭우로 고생한 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