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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월출산

월출산 산성대능선의 비경과 구름다리

by 즐풍 2019. 6. 27.








2018.06.06. 수(현충일) 11:45~16:30(이동 시간 04:45)    흐림



누구나 좋아하는 산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설악산이나 월출산, 북한산, 도봉산처럼 바위나 암봉이 많아 거칠고 화려한 산을 좋아한다.

다행히 북한산이나 도봉산, 수락산, 관악산 같은 바위산은 근교에 있어 언제든 맘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다.

하여 산행을 처음 시작하던 2년 동안 늘 이 근교 산만 뱅뱅 돌았다.


어느 코스든 만만한 게 없는 설악산은 최근 7년 동안 22번 다녀왔으나 대부분은 같은 코스가 반복된다.

한 번이라도 비경에 들어서려면 오랜 시간 산악회에서 일정이 나오길 기다려야 하고 부담도 만만치 않다.

또한 어느 코스를 가든 예닐곱 시간 이상 장거리 산행이 요구돼 대부분은 무박산행을 감행해야 한다.

게다가 산은 거칠고 바위가 많다 보니 비경지에 드나들자면 한두 군데 찔리고 긁히기 예사다.


멀리 있어서 늘 군침만 삼키는 산의 중심에 영암 월출산이 있다.

주말을 낀 연휴가 있을 때 혼자 차박을 하며 월출산 곳곳을 누비겠단 결심은 올해도 이루지 못했다.

월출산이라면 하나라도 더 볼 욕심에 장거리 산행이 분명할 테니 체력 소모는 뻔할 터...

이틀 정도야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겠지만, 3일째부터는 극한의 체력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


오늘은 괴산의 막장봉과 투구봉을 신청했으나 신청자가 적어 산행이 취소되었다.

하루를 놀자니 나태해지는 느낌이라 어디든 떠나야 한다.

여러 산악회를 이리저리 뒤져 꼭 다녀와야 할 곳인 월출산 산성대 코스를 신청한다.

198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너무 위험해 닫혀있다가 탐방로 정비사업을 거쳐 2015.10.29. 비로소 문을 연 곳이다.




월출산 산성대 등산코스








고인돌바위

땅속에 묻혀 있던 단단한 화강암이 오랜 시간 침식작용으로 주변토사가 유츨되는 과정에서 암석이 도출된다.

이후 풍화작용에 의해 고인돌과 비슷하게 형성된 것이다. (안내문)




월출제일관(月出第一關)

월출산을 오르는 첫 번째 입구라는 뜻과 월출산에서 가장 중요한 입구라는 뜻 등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산성대 봉화시설을 통제하는 성문으로 문바위라고도 불렀다.

이곳 산성대에 군사를 주둔하게 하여 왜적이 침략하거나, 지방에 급한 변고가 생기면

봉화를 피워 나주 금성산에 있는 봉수대로 알리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안내문)



산성대

이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산성대는 푯말도 없다.

그럼도 이 작은 산성대로 인해 월출산 정상으로 오르는 가장 화려한 능선의 이름을 얻는다.



한 번 걸을 때면 그림자가 산만한 공룡이 이곳에 알을 낳은듯 바위가 동글동글 한 게 공룡알 같다.




배불뚝이 바위




지나온 길 뒤돌아 보기












산성대가 그렇게 오랫동안 금단의 땅으로 묶여있던 이유는 저렇게 게단을 만들고 안정장치가 없을 땐 매우 위험한 구간이었다.

이렇게 등산로가 정비되고서야 문을 열었으니 올라가면서 왼쪽에 있는 작은 능선도 열리길 기대해본다.



이 바위 구간은 길게 연결된 게 제법 볼만하다.

디카와 폰카로 각각 찍어봤는데, 폰카의 색감이 다소 부족하고 높낮이가 낮아 전체적인 느낌이 부족하다.











지나온 구간














이렇게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았다면 저 바위를 돌고돌아 어렵게 올라갔을 산성대 구간이다.

그렇게라도 올라간 등산객이 꽤 많겠으나 나름대로 재미도 있엤겠다.




























산성대 구간에서 이 암봉 아래쪽으로 길을 내 오른쪽 바람골로 내려가는 정규 등산로가 있다.

그 등산로를 빌려 저 암봉 구간을 타고 올라가도 꽤 재미있겠다.

저 구간을 산성대능선처럼 등산로 정비를 한다면, 아니 언젠가 할 날이 있을 테니 그때 다시 와야겠다.







저 큰 암봉을 돌아 작게 보이는 구름다리를 건널 예정이다.




바람골이다.

양쪽에 거대한 능선이 가로막아 바람은 이 골을 타고 오르기에 바람골이란 이름을 얻었다.




드디어 통천문을 지나 그 위에 있는 바위에 올라온다.

바위에서 바람골과 이 암릉을 찍는다.




이 바위 뒤쪽이 통천문이다.








천황봉

오늘 산성대능선을 잡아타고 정상인 천황봉에 오른 다음 구름다리로 내려가는 구간은 불과 7.3km에 지나지 않는 짧은 코스다.

보통 산에서 2km 당 한 시간씩 계산해 시간 배정을 하는 데, 짧은 코스임에도 오늘은 다섯 시간 반의 시간이 주어졌다.

충분한 시간임에도 워낙 고도 차이가 급격히 오르는 거칠기 그지없는 산이다보니 숨은 가쁘고 힘이 든다.

점심 먹는다고 쉬고 이후 별로 쉬지도 못한 채 강행군을 한 끝에 겨우 4시간 45분만에 하산할 수 있었다.

산행하면서도 금요일 밤에 무박으로 설악산에 들어가 험한 곳을 종횡무진 누벼야 하는 토요일이 걱정된다.




천황봉에서 구정봉 방향의 암릉구간




이 바위 앞쪽 우측으로 내려가면 경포대 가는 구간인데, 언젠가 가봐야 할 구간이다.

산세가 설악산만큼이나 멋지다.

가깝다면 월출산은 내 놀이터가 될 텐데, 오른쪽에서 두 번째 보이는 암봉은 달구봉이다.



잠깐 바위 위로 올라가본다.

그냥 지나쳤으면 보지 못할 월출산의 절경 하나를 잡아낸다.

맨 왼쪽은 사자봉




시간이 넉넉하다면 도처에 널려있는 비경을 다 잡아낼 텐데, 시간이 부족하니 사진 찍을 시간조차 없는 게 아쉬울 뿐이다.


























거대한 암봉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워낙 커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해 전체를 잡아보지만, 카메라는 양 옆이 짤릴 수밖에 없다.

우측으로 돌고돌아 한참을 다시 올라야 구름다리를 건너게 된다.







드디어 월출산 구름다리다.

사실상 이 구름다리만 건너면 월출산의 비경은 내려가는 길에 건너편 암봉을 보는 것으로 화려한 월출산을 끝내게 된다.

그러나 산행이 끝난다고 다는 아니다.

건너편 화려한 암릉을 보며 그 암봉을 오를 생각에 언젠가 다시 와야 할 투지가 솟아오른다.







출근길에 쫒겨 사진을 대충 올렸다.

사실 월출산을 산행하며 많은 사진을 찍었기에 1, 2부로 나눌 생각을 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진을 빼 버렸기에 퇴근하고 다시 사진 정리를 하며 꼭 올라와야 할 사진을 더 추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