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1.월(휴가) 오후에 잠깐
영집궁시박물관
대대로 전통화살장인인의 길을 이어온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영집 유영기 기능보유자가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활·화살 전문박물관이다.
전시장엔 활과 화살 및 쇠뇌, 활쏘기에 필요한 각종 용품, 제작도구와 재료 등이 전시되어 있다.
간이 활터 체험장도 있어 한국의 전통 활쏘기와 활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안내문)
위치: 경기 파주 탄현 국원말길 168
관람안내: 하절기 10~6시, 동절기 10~5시
관람료: 성인 3,000원, 중고생 2,500원, 어린이 2,000원
활쏘기: 1인 3,000원 (만들기 체험은 2만원~5만원)
영집 궁시박물관 입구
전부터 파주 통일동산이나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갈 때 길목에 있던 영집 궁시박물관에 들리겠단 생각은 그때 뿐이었다.
차량으로 움직이다보니 영집궁시박물관 간판을 볼 땐 이미 들어가는 입구를 제법 지났기에 차를 되돌리기도 애매했다.
오전에 잠깐 운정호수공원을 들렸고,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가는 길에 '장릉'에 들렸으나 정기 휴일이다.
파주 장릉은 제16대 인조(1595~1649)와 인열왕후(1594~1635) 한 씨의 무덤으로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능원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장릉은 7월부터 유료화된다고 하는 데, 이미 유료화 된 조선왕릉도 제법 많다.
장릉에서 빠져나와 맘 먹은 김에 영집궁시박물관으로 향한다.
오늘은 휴일이나 마침 직원이 전시실을 열어줘 관람할 수 있었고, 여러 질문에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준다.
박물관 가는 길에 보호수로 지정된 큰 느티나무가 있다.
수령은 약 450년, 높이 12m, 나무 둘레 4.5m
위 사진을 보면 두 그루의 느티나무처럼 보이지만, 나무 한 그루가 이렇게 옆으로 퍼졌다.
어찌된 건지 위로 올라가야 하는 원 줄기는 없어지고 두 가지가 살아남아 옆으로 자란 결과다.
화살(矢)
矢는 갑골문에서 화살의 촉과 대, 꼬리를 사실적으로 그렸다.
화살은 대표적인 사냥 도구이자 무기였다.
때로는 화살의 곧음처럼 '정확함'을, 때로는 길이를 재는 척도를 나타내기도 했다.
원래 뜻인 화살로 쓰인 경우는 雉(꿩 치)는 화살로 쏘아 잡는 새인 꿩을 나타냈다.
知(알 지)는 화살(矢)이 과녁을 꿰뚫듯 상황을 날카롭게 판단하고 의중을 정확하게 말(口)할 수 있는 능력이 '지식'에서 나옴을 그렸다.
여기서 파생된 智(슬기 지)는 그러한 지식(知)이 세월(日 일)이 흘러야 진정한 '지혜'로 변함을 말한다.
短(짧을 단)은 굽 높은 제기의 일종인 豆(제기)가 矢보다 키가 '작음'을 그렸고, 이로부터 '짧다' '모자르다' '단점' 등의 뜻이 나왔다.
(문화가 흐르는 한자, 인용)
신전(信煎)
왕의 명령을 전달하는 화살이다.
왕이 대궐을 떠나 군사를 호령할 때 사용되었으며, 어가의 앞 양옆에 신전선전관이 신전을 갖추고 왕명을 대기하였다.
화살의 촉은 놋쇠로 제작하되 중앙에 "令"자를 투각하였으며 살대에는 작은 깃발을 달고 중앙에 "信"자를 붙였다.
원래 깃발은 5군문을 지휘하며 각 방위와 색깔로 표시하여 靑, 白, 紅, 黑, 黃의 색깔로 표시하였으나
정조년간에 수어청이 남한산성으로 나가며 모두 황색으로 통일하였다.
신전은 틀에 넣어 창병목과 같이 긴 들것으로 大駕(대가)의 앞에서 들고 왕명을 따랐다. (안내문, 이하 안내문을 인용한다.)
영전(令箭)
장수의 명령을 전달하는 화살이다.
화살에 깃발이 달려있고 그 깃발의 중앙에 "令"자를 쓴 비단을 매달았다.
넓은 금속 화살촉 앞뒷면에 모두 글자를 새겼는데, 한쪽엔 명령을 뜻하는 "令"을 반대쪽엔 각 군영의 부대장 직함을 새겼다.
화살은 매우 화려하며 화살의 깃은 3쪽을 붙이되 깃이 최대로 넓게 보이는 방식이다.
장수 앞에 놓고 군령을 전달하는데, 긴 자루가 달린 틀에 5개의 영전을 꽂아 사용했다.
박물관에 전시된 것과 팜플렛의 사진을 함께 올린다.
효시(嚆矢)
재질: 벗나무, 시누대, 새깃, 도피, 쇠심줄, 사리나무, 무쇠
본 뜻: 우는 화살을 가리키는 말이다.
옛날 중국에서 전쟁을 시작할 때 개전의 신호로 우는 화살을 적진에 쏘아 보낸 데서 비롯된 말이다.
바뀐 뜻: 어떤 사물의 맨 처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전 인용)
화살촉 아래 둥근 명적(鳴鏑)에 작은 구멍이 여러 개 있는데, 그 구멍에 바람이 차면서 날카로운 긴 휘파람 소리가 난다.
박물관에서 녹음된 소리를 들려주는 데, 쇠로 된게 더 날카롭고 나무는 좀 더 부드러운 소리가 난다.
용도가 다양한 화살
현대전에서 활을 대신하는 소총에도 실탄, 공포탄, 조명탄, 철갑탄 등 그 종류가 여러 가지이듯
활도 용도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맨 위 화살은 불을 붙여 화공 목적으로 쓰이는 화전(火煎), 다음은 네모난 촉이 있어 연습용으로 쓰이는 유엽전
그 다음부터 화살 중간에 편지를 묶어 보내는 세전, 화살끝에 실을 달아 사냥과 연습에 쓰이는 주살
사냥과 전쟁에 많이 쓰이는 장전, 소리가 나서 신호나 사냥감 몰이에 쓰이는 효시
앞을 나무로 뭉둑하게 만들어 연습용으로 쓰이는 박두, 털공을 쏘아 맞추는 무촉전이다.
박두(樸頭)
무과와 교습에 사용되던 화살이다.
이 화살은 목표물을 세워 맞히는 식의 활쏘기보다는 멀리 쏠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멀리 쏘기용 화살이다.
나무로 된 촉으로 끝은 뭉툭하고 살대로 가며 차츰 가늘게 제작하였다.
장전(長箭)
장전은 초선 초기에서 말기에 이르기까지 편전과 함께 사용된 대표적인 전투용 화살이다.
세종 연간엔 무과와 취재에도사용된 화살로 사거리를 240보로 정할 정도로 원거리를 공략할 수 있는 무기였다.
이 화살에 글자를 기입하거나 쪽지를 붙이기도 하고, 내용을 적은 종이를 살대에 돌려 말아 붙여 격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격문을 부착하면 "細箭(세전)"이라는 편지화살이 되는 것이고, 명적을 부착하면 소리가 나는 명적전이다.
화전(火箭)
불을 붙이는 불화살이다.
살대는 보통 화살보다 짧았으며 긴 화살촉의 중앙에 阿膠水(아교수·강력한 접착제)에 갠 흑색 화약을 발랐다.
그 위를 종이로 싸고 다시 삼베로 덧감은 뒤에 실로 묶어 고정시키고,
겉은 송진과 밀랍을 녹인 액을 발라 습기에 화약이 눅는 걸 방지함은 물론 목표물에 불이 잘 붙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화약심지는 사용할 때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꽂아서 사용하도록 했다.
효시(嚆矢)
鳴鏑(명적)이라는 소리통을 달아 소면 소리가 나므로 "명적전"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명적전으로 사용한 화살은 패총에서부터 가야의 양산부부총, 신라의 황오동4호분 등에서 발굴되었다.
고려에서도 "哮子箭(효자전)"이라는 명칭의 소리화살이 기록되어 있고,
조선 태조 이성계는 "大哨鳴鏑箭(대초명적전)"을 즐겨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화살은 학이나 수리의 깃털, 짐승의 뿔 등 고급 재료로 치장되어 사신 방문 시 예물로 주기도 했다.
일반 백성은 신호용으로 사용하였는데, 명적전에 글을 쓴 종이를 붙이거나 명적 아래 직접 글씨를 써서 전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육량전(六兩箭)
화살촉의 무게가 6량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초대형인 이 화살은 육량궁이란 활에 의해 발사되며 조선 초기부터 무인을 선발하던 무과에 사용되었다.
과거시험은 과녁에 쏘아서 맞추는 게 아니라 일정한 거리를 초과하는 거리만큼 점수가 추가되는 멀리 쏘기 시합이다.
따라서 전투용이라기보다 힘있는 무인을 선발하기 위해 사용된 화살이다.
화살촉은 날카롭지 않으나 매우 무거워 활을 쏠 때는 달려 나가며 쏘기도 했다.
화살에 깃을 붙이지 않았던 기록도 있으며, 활쏘기 전용 장갑도 있었던 것으로 전한다.
목전(木箭)
일본 궁술자료인 "弓道講座"의 '조선의 활과 화살'에 기록된 것으로 조산통신사가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기록에 따르면 목전의 오늬가 5分이고 오늬도피는 7分이다.
깃털은 꿩깃으로 길이가 4寸으로 봉긋한 모양이며 무게는 약 31.1g이다.
유엽전(柳葉箭)
화살촉이 버드나무 잎처럼 생겨서, 도는 백보 밖의 버드나무 이파리를 맞출 정도로 정교한 화살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연히 전투용으로 사용되었으며 연습용 화살은 끝이 날카롭지 않았다.
이 화살은 조선 후기에 가장 많이 사용되던 화살로 "常箭"이라 불릴 정도였으며,
모든 화살 중에 유일하게 남아서 현재 "죽시"라 불리는 화살의 원형이다.
이 화살은 조선통신사가 사용했던 것이라는 일본의 기록에 의해 제작되었다.
편전(片箭)
통속으로 발사하는 매우 작은 화살이다.
통은 대나무 또는 나무로 만들어진 일반 화살 길이의 위는 좁고 아래는 약간 넓게 중앙이 파여진 대롱이다.
편전이 들어가는 통의 부분은 비스듬이 깍여 있으며 2개 또는 4개의 구멍을 뚫어 손가락이나 손목에 매달 끈을 묶어 고정시켰다.
편전은 "아기살", "동전(童箭)", "통전(筒箭)", "아지전(阿只箭)" 등 생김과 용도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장점은 일반 화살보다 사거리가 길고, 적이 화살을 줍더라도 돌려 쏘지 못한다.
단점은 발사속도가 느리고 망 위에서 사용이 불편하다.
조선에서는 매우 귀하게 여겨 제작법과 쏘는 법을 비밀로 여겼던 '조선의 비밀병기"였다.
편전을 쓰는 통아
화살통과 활
활(弓)
활은 식량으로 쓸 짐승을 잡거나 적의 침입을 막는 무기다.
이런 활과 관련된 한자는 많다.
弔(조문할 조)는 원래 人(사람)과 弓으로 구성되어 사람들이 활을 들고 가 조문하던 모습을 그렸다.
오래 전 장례습관이 시신을 숲에다 버렸고, 그 때문에 야수들이 시신을 훼손하는 걸 활로써 막아 주던 것이 바로 조문이었기 때문이다.
弦(시위 현)은 실(玄 현)로 만든 활의 '시위'를, 弩(쇠뇌 노)는 화살 여러 개를 연속으로 쏘도록 고안된 할이다.
引(끌 인)은 활의 시위가 직선(ㅣ·곤)으로 팽팽하게 당겨진 상태로 조율된 활시위는 곧 당겨지게 되므로 '당기다', '끌다'의 듯이 나왔다.
弗(아니 불)은 제대로 굽지 않은 활을 실로 동여매어 바로 잡는 모습이다.
이로부터 '바르지 않은' 것을 '바로잡다'는 뜻이 나왔고, 다시 부정사로 쓰였다.
佛(부처님 부)은 사람(人)이 아닌(弗) 신의 경지에 오른 존재,
沸(끓을 비)는 물(水)이 아닌(弗) 기체 상태로 변하는 과정을 말한다. (문화가 흐르는 한자, 인용)
활의 원형이다.
뽕나무와 대나무, 무소뿔을 다듬어 붙이고 불에 구워 탄력을 준 것으로
활을 펼친 다음 위쪽에 단추처럼 튀어나온 곳에 시위를 당겨면 활을 사용할 수 있다.
각궁(角弓)
위 설명대로 오른쪽 활에 시위를 걸어 완성된 활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각궁"이라는 활이다.
각궁은 여러 재료로 만들었다고 하여 복합궁, 활의 길이가 짧다고 해서 단궁(短弓),
활을 뒤집어서 나온 곡선 형태로 만곡궁(蠻曲弓)이라 한다.
왼쪽 활 안쪽의 검은 색깔은 무소의 뿔을 붙인 것으로 탄력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시위 가운데 몇 마다 정도의 붉은 줄은 '절피'로 활을 걸고 쏘는 자리다.
왼쪽 활 가운데는 민어의 부레로 끓이면 강력한 접착제로 산뽕나무와 대나무 무소뿔을 서로 붙이는 데 이용된다.
쇠노
변형된 활
무소뿔
장석후(1901년~1997년) 선생(서울시 무형문화재 7호, 전통활쏘기 분야 보유자)의 유품이다.
활을 쓰고 사용하는 데 필요한 여러 두구들이다.
촉도리
유엽전이라는 연습 전용의 화살촉을 돌려 기우거나 빼는 데 사용되는 도구로 노루나 사슴의 뿔이 사용된다.
불에 구멍을 내어 각기 다른 크기의 구멍을 방형(方形)으로 뚫어 제작하여 크고 작은 화살촉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팔찌습(拾)
활을 쏠 때 팔목에 매어 소맷자락을 간추리는 도구
숫깍지
활 시위를 당기는 손가락에 끼워 보호하는 일종의 반지
소뿔을 이용하거나 무소불을 사용하여 제작하는 데, 간혹 은제로 깍지를 만들기도 한다.
민어 부레
부레풀은 물고기의 공기주머니인 부레를 끓여 만드는데, 부레풀을 연줄에 올리면 빳빳하게 된다.
말린 민어 부레를 끓여 만든 풀은 붙는 힘이 특히 강하여 나무를 붙이는 데 흔히 사용한다.
아교는 동물의 가죽·뼈 따위를 고아 굳힌 황갈색의 접착제로 갖풀이라고도 한다. (민족대백과사전)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보고 들은 게 있어 직감으로 직원에게 이게 부레냐고 물으니 맞다며 깜짝 놀란다.
가끔 학생들은 오징어 또는 생선 말린거라고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한다고...
사진은 아이폰으로만 찍었다.
대부분 유리 박스 안에 전시되어 직접 찍은 사진만큼 선명하지 못하고,
빛이 반사되거나 조명이 다소 어두워 사진이 안 좋은 경우도 많다.
활과 화살이 전시되어 있으나 이곳 궁시박물관은 화살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국가무형문화재 47호로 등재되었다.
현대전에서 활과 화살은 쓸 일이 없겠지만, 이러한 문화재는 보존하고 계승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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