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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북한산

북한산 의상능선과 숨은벽능선

by 즐풍 2019. 6. 12.





2018.4.28. 토  08:47~18:21(산행 시간 09:44,  휴식 시간 02:15,  산행 거리 14.15km,  평균 속도 1.8km/h)  맑음



지지난 주에 이어 지난주에도 원주에 내려가 고구마를 심고 왔다.

2주 전에 심은 고구마는 냉해를 입어 다시 심어야 한다는 전갈을 엊그제 받았다.

두 줄이 넘으니 대략 200m가 넘는 긴 고랑인데, 다시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형이 노구를 이끌고 고구마를 다시 심거나 다른 작물로 교체할 것이다.


지난주 토요일엔 새벽 네시 20분에 일어나 누나와 여동생 부부 등 다섯 명을 태우고 내려갔다.

아침과 점심은 준비해간 음식으로 먹고 08:30부터 19:20까지 근 11시간을 일했다.

지난주에 준비한 고랑에 고구마를 마저 심고, 두 고랑 더 비닐을 씌운 곳엔 형 혼자 옥수수를 심을 것이다.

이번엔 아내가 팔목이 아프다기에 내가 다 할 테니 농막에 들어가 쉬라고 했다.

뭐, 그래 봐야 고구마 심기를 거의 다 끝낼 때라 인심 쓰고 비닐 씌우긴 내가 두 몫 했으니 부지런 좀 떨었다.


고구마 다 심고 저녁 제누리를 잘 먹은 탓에 저녁도 안 먹고 올라오는 데 졸려서 혼났다.

동생네 집에서 잠시 쉰 다음 집에 오니 밤 11시가 넘었다.

다음날인 일요일엔 아침부터 비가 오니 산에 갈 수 없는데, 날이 좋다고 해도 움직일 기력도 없다.

모처럼 오전과 오후에 각각 두어 시간씩 자고 나니 겨우 몸이 풀린다.

쉬운 말로 '할 거 없으면 농사나 짓겠다.'는 사람들아 제발 쉽게 말하지 마라, 농사는 정말 죽을 맛이다.


고구마를 심었으니 땅속 거름과 비료 등 자양분을 빨아먹고 캐도 캐도 끝없이 나오는 고구마 풍년이 들긴 바란다.

가을 수확 땐 흠집 안 나게 잘 단속해서 우리 먹고 사위도 좀 줘야겠다.

이제부터 또 얼마간 자유 시간이니 산엘 가야하는 데, 산악회 상품을 보니 마땅히 갈만한 산행지가 없다.

뭐 시절이 시절인 만큼 철쭉꽃 산행지가 여러 군데 뜨긴 했지만, 웬일인지 별로 맘이 내키지 않는다.

고민 좀 하다 제일 가깝고 만만한 북한산으로 간다.




북한산 등산코스 




오늘은 모처럼 산행 거리를 늘릴 생각이다.

북한산에서도 가장 업다운이 심한 의상능선을 거쳐 북한산 정상을 오른다.

체력이 되면 숨은벽능선으로 넘어갈까 하는데, 좀 빡쎈 산행이 될 거 같다.


한겨울엔 해가 짧아 산행 시간도 촉박했는데, 오늘은 05:45 일출에 19:15 일몰이니 해가 길어졌다.

남북 정상회담이 원만히 잘 해결됐는데, 오늘 오전 속보를 보니 북한에서 평양시를 우리와 맞추려고 30분 당긴다고 한다.

우리는 박정희 정권 때 경제력이 큰 일본의 동경시에 맞춰 사용하고 북한에서 2년 전에 평양시로 변경한 걸

이번에 우리와 함께 시간을 통일했으니 예감이 좋다.

앞으로 시간 논의할 때 서로 시간이 달라 벌어질 수 있는 해프닝은 없겠다. 




대서문

북한산성 성문 16개 중 가장 낮은 곳에 있다.

예전엔 가마나 마차가 통행했고, 요즘엔 차량이 통과한다. 




의상능선을 오르는 길목은 여러 군데지만, 오늘은 특별한 곳으로 오른다.

툭 까놓고 성벽을 따라 오르는 데, 전에 이곳은 정규탐방로로 위험한 곳엔 와이어로프까지 설치했으나 지금은 닫힌 곳이다.

예전 성벽을 만들 때  가파른 곳엔 이렇게 살짝 발 디딜 곳을 만들었다. 




드디어 정규등산로로 들어섰다.

내가 오른 곳이든 정규등산로든 의상봉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다.

의상능선에서 의상봉만 오르면 나머지 구간은 시간만 되면 그럭저럭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지금 막 넘어 온 의상봉, 우측엔 멀리 원효봉 뒤로 염초봉도 보인다. 



가사당암문 위로 난 성벽, 왼쪽으로 내려가면 국녕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백화사 가는 길  



용출봉에서 내려오는 철계단

여기서 이 봉우리를 잡으려면 너무 가까워 참 애매했는데, 폰카의 파노라마 기능을 쓰니 한결 거리감 있게 잡을 수 있다.

오늘 풍경은 폰카를 이용한 파노라마 사진이 많다. 



이 바위 왼쪽에 자명해인대(紫明海印臺)란 한자가 새겨져있으나 사진에서 구별은 어렵다. 



엄지바위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 



왼쪽 용출봉과 오른쪽 의상봉 



능선의 손바닥바위 



증취봉 



의상봉에서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을 거쳐 이곳까지 왔다. 

이 풍경은 나월봉 에스컬레이터를 가려고 들어 선 소나무 아래에서 찍은 사진이다. 



나월봉 에스컬레이터바위로 넘어가기 전 암봉 



나월봉 정상의 불꽃바위

에스컬레이터바위를 내려오자마자 바로 이 나월봉의 불꽃바위를 보러 치고 올라왔다.  






나한봉

나한봉은 북한산성 발굴 공사로 출입 금지 구역이다. 




나한봉과 문수봉 사이의 715봉은 이름이 있음직한 데, 이름이 없다 보니 높이로 715봉 또는 716봉으로 불린다.

이 715봉에서 북한천계곡으로 내려가는 능선으로 따라 조금만 이동하면, 숙종 때 세운 남장대가 나타난다.

물론, 오랜 세월이 지나다 보니 동장대, 남장대, 북장대는 모두 소실되었으나 지금은 동장대만 복원되었다.

남장대로 내려가자면 터는 남아 있으나 따로 안내문이 없어 대부분은 모르고 지나간다.


715봉 오르는 길 



715봉 오르며 바라보는 나한봉 




문수봉과 연결된 봉우리와 오른쪽은 연화봉능선 



문수봉전망대 



문수봉 정상, 왼쪽은 연화봉 가는 길 



연화봉 



문수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연화봉 가는 길 



봄꽃인 진달래와 막 피어난 연두색 나뭇잎, 그리고 앞쪽에 있는 나무는 아직 새순이 돋지도 않았다.

아직 1주일 정도는 새봄의 향취를 느낄 수 있겠다. 



대남문에서 보는 보현봉 보다 대성문으로 넘어가며 보는 보현봉이 더 멋져 보인다.

물론, 보현봉이야 숫사자봉에서 바라볼 때 가장 풍경이 멋지다. 

궁금하면 ☞ http://blog.daum.net/honbul-/585 






이 바위에 계단을 만든 게 북한산성을 쌓을 때인 숙종조 연간인지 아니면 와이어로프를 설치할 때인지 감이 안 잡힌다.

이왕 와이어로프를 설치하려면 좀 더 넓게 왼쪽으로 뺐으면 좋았을 걸... 






북한산성 중에서 가장 넓은 공간을 가진 대동문 



북한산성의 지휘소인 동장대, 북장대, 남장대 중 유일하게 복원된 동장대 



한결 가까워진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 일원 



칼바위능선 측면 



저 칼바위 능선을 곧장 가면 아카데미하우스 방향으로 내려간다. 



왼쪽 용암봉과 가운대 만경봉, 더 뒤로 인수봉도 있다.

오전엔 햇빛을 받아 보기 좋았을 풍광이 해가 남쪽으로 이동하며 벌써 그림자를 드러내 아쉬운 풍광이다.

잠시 후 노적봉에서 다시 보자. 



노적봉 9부 능선까지 올라가서 눈앞에 펼쳐진 백운ㅇ대와 만경봉을 잡아본다.

카메라로 두 봉우리를 한 화면에 넣을 수 없는데, 폰카로는 얼마든지 넣을 수 있다. 



만경봉 



용암봉 



백운대로 가며 만경봉 허릿길에서 바라보는 노적봉 



원효봉과 염초봉 



백운대 



봄인 데다 날씨가 좋아 많은 사람들이 북한산 백운대를 찾는다.

올라갈 때 두어 군데 산악회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내려가는 걸 보니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백운봉암문 주변의 연두색 나뭇잎과 진달래꽃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백운봉암문을 지키는 스타바위 



드디어 의상능선을 거쳐 대남문, 대성문, 대동문, 용암문 등 북한산 주능선을 따라 일곱시간 23분 만에 올라왔다.

의상능선의 업다운이 심해 보통 옆에 있는 응봉능선이나 가까운 계곡으로 하산한다.

그런데 백운대까지 올라왔으니 좀 어려운 선택이다.

하산은 숨은벽능선으로 할 예정이니 북한산 16성문 종주와 비슷한 거리이므로 상당한 체력이 요구된다. 

올라올 때 꽤 많은 산악회 회원들이 내려가고 지금은 썰물이 빠져나간듯 다소 한가한 정상이다. 



북한산 정상과 태극기 



약수암 터에서 올라오는 약수암릿지  



왼쪽 숨은벽능선과 뒤쪽은 인수봉 꼬리

평소 이렇게 찍을 일이 없었는 데, 파노라마로 찍고 보니 숨은벽능선이 만리장성처럼 느껴진다.  

숨은벽능선 뒤로 인수봉 꼬리가 흘러내려 성벽을 뚫기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산성의 행궁을 감싸기 위해 백운대에서 파랑새능선을 거쳐 염초봉, 원효봉으로 산성을 쌓았다.

결과적으로 북한산성은 쓸 일이 없었지만, 이 숨은벽능선을 외성으로 삼았다면 더 완벽한 산성이 되었겠단 생각이 든다.



숨은벽능선과 인수봉 



인수봉 타기 좋은 날이라고 많많은 사람들이 매달려 있다. 






백운대에서 숨은벽능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만난 인수봉이 시원스럽다. 



인쪽 인수봉과 오른쪽 숨은벽 



왼쪽 인수봉과 가운데 칼날같은 숨은벽, 그리고 백운대가 파랑새능선으로 내려서며 장군봉을 세우고 있다.

이곳에서 보는 북한산이 가장 장엄한 풍경이다. 









숨은벽능선으로 하산하며 느끼는 마지막 하일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이 해골바위다.

며칠 전 내린 빗물이 고여 근사한 해골바위가 됐다. 



이 해골바위만 보면 숨은벽능선에서 더 이상 볼만한 풍광이 없어 바로 밤골계곡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에 총각폭포와 처녀폭포를 담아왔지만, 올릴 만큼 수량이 많지 않아 생략한다.


여러 일로 한달 가량 산행을 쉬다가 모처럼 그간의 빠진 산행을 벌충한다고 긴 코스를 탔다.

산이 워낙 바위가 많다보니 무릎이 다 시큰거린다.

그래도 산행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