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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북한산

북한산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by 즐풍 2019. 6. 12.

 

 

 

 

 

산행일자 2017.08.26. 토 10:08~14:40(이동시간 04:32,  이동거리 6.78km,  평균속도 1.7km/h,  휴식시간 40분)  날씨: 맑음

 

 

올여름은 며칠 반짝 덥다가 이상기온으로 열대야도 별로 없이 무난히 지나가는 느낌이다.

여름휴가 때 2~3일 에어컨 튼 거 말고는 냉방된 사무실에서 퇴근하면 그런대로 견딜 만하다. 

혹여 기습적인 무더위가 찾아온다 해도 "처서를 지나면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라니 더위도 한풀 꺽인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니 더위를 모른다지만, 그래도 배낭 메고 산행하면 순식간에 땀범벅이다.

 

여름은 점점 더 덥고 길어지며 겨울은 더 짧아지고 따듯해진다.

올여름은 예외적이지만, 여름의 불볕더위와 열대야 빈도는 점차 높아만 간다.

그러니 중간에 낀 봄과 가을도 덩달아 짧아져 이 두 계절을 온전히 느낄 틈도 없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사계절 선명하여 금수강산 자랑하던 우리나라 식생도 점차 변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구 증가에 따른 생산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온실 기체 배출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다.

이러한 산업화의 여러 문제가 얽혀 지구 온난화라는 피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기후 상승에 따라 빙하가 급속히 녹으며 전 세계 해수면이 높아져 인도양에 있는 몰디브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우리나라만 해도 연안의 해수면 상승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2016년 해수면 평균 상승률은 연간 2.68mm로 전년도 2.48mm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지난 38년간 해수면이 가장 높아진 곳은 제주 해안으로 해수면이 약 21cm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다.

다행히 우리나라 해발의 기준이 되는 인천 지역의 해수면 상승은 다른 지역보다 상승 추세가 낮은 편이다. 

그래도 매년 해수면이 올라가기에 소래포구는 지구와 달이 가까워지는 슈퍼문일 때 잦은 침수로 피해가 점점 커진다.

 

이렇게 해수면이 올라가면 해발의 기준도 따라 올라가서 산의 높이는 점점 더 낮아지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인 1914년~1916년까지 약 3년간 인천 앞바다의 간만의 차이를 측정하여 평균 해수면을 정했다. 
이 평균 해수면을 기준으로 인천의 인하대학교에 설치한 수준원점이 우리나라의 국토 높이를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수준원점은 불변이기 때문에 해수면이 올라간다고 산의 높이가 낮아지는 게 아니라 국토가 그만큼 바다에 잠기는 것이다.

 

 

북한산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등산코스 

 

 

 

평소 열려 있던 이북5도청 정문이 닫혀 있어 순간 깜짝 놀랐으나 다행히 인근 공터에 주차할 수 있었다.

늘 다니던 비봉탐방지원센터로 오르지 않고 다리를 건너 바로 탕춘대능선으로 오른다.

그 능선으로 올라가며 마을 길에서 비봉을 바라보니 날씨가 더없이 청명한 게 좋다. 

 

 

왼쪽 비봉과 오른쪽 로봇바위인 데, 오늘은 저 로봇바위 쪽으로 하산할 생각이다. 

 

 

탕춘대능선이 끝나는 지점에서 잠깐 차마고도로 들어가 향로봉능선을 보니 저곳에서 뚝 떨어지며 끊어지는 단맥이다.

우회하여 저 봉우리부터 한 번 타볼까. 

 

 

탕춘대성 끝 지점에서 이 차마고도를 이용하면 족두리봉으로 가는 구간이다.

처음으로 이 구간을 지날 때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는 데, 지금도 멀리서 보면 여전히 아름답다. 

언젠지 모르지만 이 구간의 이용 편의를 위해 바위도 이렇게 잘라내 길을 냈다. 

 

 

향로봉 입구를 다른 장소에서 한 번 더 

 

 

이틀 전에 제법 많은 비가 내리더니 미세먼지를 싹쓸이하여 어제오늘은 날씨가 좋다. 

건너편으로 형제봉과 북악산, 인왕산은 물론 남산도 조망이 좋고 더 먼 관악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족두리봉도 한 이틀 연달아 내리는 비에 세수한 듯 모처럼 깔끔해 보인다. 

 

 

어느 지점에선가 향로봉을 잡아 타고 오르며 보니 좀 전의 그 가파르게 끝나는 곳의 옆 면이다. 

 

 

향로봉은 좌우로 이렇게 급경사에다 끝나는 지점도 내려가기 힘든 코스라 안전을 위하여 비탐구역으로 막아 놓았다. 

 

 

저기가 마지막 구간으로 조심스럽게 하산할 수 있지만, 아래쪽엔 감시초소가 있어 갈 수 없는 구간이다. 

 

 

 

 

 

이 광장 같은 바위가 마지막 바위인데 그 뒤로는 좀 전에 보았던 족두리바위가 보인다.

북한산은 어느 쪽으로 가든 이런 비경이니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부러워할 만하다. 

 

 

좀 전에 내려왔던 봉우리로 이제 다시 올라갈 차례다. 

 

 

기자촌능선도 숨 막히게 멋진 곳인데, 요즘은 도체 기회가 안 생긴다.

우측 절벽인 바위 중간에 한 무더기 소나무가 있는 곳이 68년 1.21사태 때 김신조 일당이 숙영 했던 굴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바닥이 평평한 게 외풍도 제법 잘 막아주고 좁게 자면 20여 명 잘 수 있다. 

 

 

 

급경사 지역이라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는 봉우리다. 

 

 

이 봉우리를 오르내릴 땐 왼쪽에 기둥처럼 생긴 바위를 이용하는 게 훨씬 안전하다.

처음에 왼쪽 기둥을 몰라 오른쪽으로 내려올 때 경사가 가팔라 제법 후들거리며 고생했다. 

 

 

좀 전의 그 뾰족했던 봉우리를 넘어와서 보면... 

 

 

저 봉우리가 향로봉능선에서 제일 높은 향로봉이다. 

 

 

향로봉에서 바라보는 기자촌능선의 마지막 구간으로 향로봉을 통과하면서 비봉능선으로 갈아타게 된다.  

 

 

의상능선 뒤로 보이는 백운대 일원 

 

 

웨딩바위 

 

 

왼쪽 비봉과 오른쪽 잉어바위 

오늘은 이 비봉을 여러 위치에서 다양하게 잡아볼 생각이다. 

비봉은 이쪽에서도 오를 수 있는데 위험하여 막아 놓았고, 우측으로 가면 잉어바위 쪽에 있는 굴통바위로 오를 수도 있다. 

 

 

의상능선의 문수봉과 보현봉 일대 

 

 

비봉 입구를 한결 같이 지켜주는 코뿔소바위 

 

 

 

김정희는 민족문화를 깊이 있게 다루어 금석학과 전고(典故)에 일가견을 가졌다.
그는 매우 부지런한 답사가이기도 했는데 그저 산천을 유람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를 가든 역사유적을 꼼꼼하게 살폈다.
어느 날 험한 북한산 비봉 정상에 올라갔다가 이끼가 잔뜩 낀 오래된 비석을 발견하였다.
이끼를 걷어내고 꼼꼼히 글자를 읽어보니 신라 진흥왕이 세운 순수비였다. 
그동안 이 비는 무학대사비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역사 지리학적으로 고증하고 기록과 글자 형태를 대비 분석하였다.
함경도 황초령에 서 있던 진흥왕순수비도 김정희가 발견하였다.
그가 북청으로 유배되어 가 있을 때 그곳 사람들이 토성에서 돌활촉과 돌쇠뇌 등을 주워 가지고 왔다.
그는 이것이 선사시대 유물이란 사실을 밝혀내고 석노가를 지었다.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제16권 중에서)


비봉의 진흥왕순수비
앞서 살펴본 대로 추사 김정희가 고증한 이후에 비로소 이름 없는 비를 진흥왕순수비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말씀
워낙에 돌 다루기를 밀가루 반죽 다루듯 쉽게 하던 신라인이 만든 비석이라 비석을 세운 암반엔 기단까지 만들었다.
아래 깨진 부분은 6.25 전쟁 때 총에 맞은 건 아닐까 추측 되기도 하는데,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
그 이후 원판은 국립공원으로 이전하여 잘 모셔져 있고, 복제품이 세워진 것이다. 
밋밋했을 진흥왕순수비가 등산객 등장으로 인해 크기도 가늠되고 생동감 있게 보인다. (이건 폰으로 찍음) 

 

 

비봉에서 바라보는 족두리바위, 향로봉능선, 관봉  

 

 

비봉능선에서 관봉은 오가며 쉬기 좋은 장소다.

바위는 넓고 평평하여 쉬기 좋고 소나무까지 있어 그늘도 좋다. 

 

 

사모바위로 가며 뒤돌아 본 비봉 

 

 

문수봉과 연화봉, 우측엔 보현봉 

 

 

사모바위에서 응봉 넘어가기 직전 소나무 그늘에서 점심을 먹는다. 

많은 사람들이 사모바위 또는 비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어떤 산악회는 "의리~"하며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의리가 부족해 의리라고 외쳐야 하는 건지, 아니면 언제나 의리가 필요하다는 건지... 

 

이왕 사모바위까지 왔으니 응봉 넘어가는 이 바위만 보고 하산할 생각이다. 

왼쪽에 있는 바위는 악어 머리고 오른쪽 원형은 웃고 있는 돼지 머리인데, 돼지 머리는 그 위에서 보아야 제대로 보인다. 

 

 

사모바위는 워낙 명물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겠다고 기다리는 바람에 사람들이 좀 빠진 뒤에 겨우 찍어 본다. 

오늘은 모처럼 저 사람들 있는 데까지 올라가 봤으나 너무 가깝다 보니 사모바위를 찍을 수 없어 멀리 비봉과 관봉을 찍었다. 

 

 

사모바위에서 찍은 비봉과 관봉 

 

 

비봉탐방지원센터 쪽으로 하산하며 잡아본 잉어바위 

 

 

북한산국립공원에서 이름 공모에 당선된 아기곰바위 

 

 

그런데 자른 장소에서 다시 보면 꼬리가 길게 늘어뜨린 게 물개바위와 더 흡사해 많은 사람들이 물개바위라고 한다. 

 

 

물개바위를 찍고 잠깐 되돌아와 로봇바위 쪽으로 길을 낸다.

원래 모르는 길이지만 분명히 길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을 빗나가지 않아 그럭저럭 잘 찾아왔다. 

 

 

오늘 비봉 사진이 많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 사진은 로봇바위로 내려가며 잡은 것이다. 

 

 

로봇바위를 우회하자면 이 바위 틈새를 뚫고 지나가야 한다. 

 

 

로봇바위 뒷쪽 바위는 이와 같이 가파르고 높아 이용할 수 없다 보니 앞쪽만 이용하게 된다. 

 

 

오늘 마지막으로 그러나 가장 많이 보는 비봉이다.

앞쪽은 좀 전에 우회하여 지나온 로보트바위 뒷면이고 정상엔 비봉이다. 

비 온 뒤라 잠시 쉴 때면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좋은 날씨다.

중부지역엔 비가 와 날씨가 신선하니 좋지만 남쪽엔 연일 폭염이 계속된다고 하니 지역마다 날씨가 다를 때도 있다.

 

 

왼쪽은 문수봉 아래 있는 연화봉이고, 오른쪽은 보현봉 그다음은 수사자봉 암사자봉이다. 

 

 

내일 선친 제사라 원주에 가는 김에 치악산을 탈 요량으로 짧게 산행한다는 게 엉뚱한 데로 다니다 보니 좀 힘들다.
날씨가 워낙 좋다 보니 욕심도 좀 부린 게 사실이다. 
여름 끝물인 데다 주중에 한 이틀 제법 비가 내린 뒤라 날씨가 청명한 게 별로 덥지도 않았다.  

어제 한·중·일 3개국 환경 관련 장관 회담에서 중국 측은 자신들의 미세먼지 감축에 자화자찬했다고 한다.
정작 우리는 미세먼지를 대량으로 유발하는 중국 측에 이렇다 할 언질도 못했다고 하니 답답하다.
힘 센 미국과 중국이란 강대국 사이에 끼다 보니 속 터지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슬기롭게 잘 극복해 국운을 끌어올려야 하는 데, 이 정부가 잘해나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