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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북한산

북한산 유두바위와 만경대 일원

by 즐풍 2019. 6. 12.

 

 

 

 

 

산행일자 2017.08.03. 목(연가) 07:31~18:44(이동시간 11:13, 휴식시간 01:56, 이동거리 12.75km, 평균속도 1.6km/h)  흐린 후 맑음

 

 

요 몇 주 동안 계속 북한산을 타게 된다.

여름이라 잠시 지방 산행을 접고 가까운 북한산을 찾으니 시간이나 거리 부담이 없어 좋다.

아내 휴가 일정에 맞춰 함께 휴가를 냈지만, 멀리 나가봐야 고생만 한다고 집에 있겠다기에 혼자 산행에 나선다.

 

오늘도 서울쪽에서 오르려던 계획을 접고 평소 가기 힘든 하루재에서 깔딱고개를 거쳐 만경봉으로 갈 생각이다.

그러자면 숨은벽능선으로 오흔 후 인수봉을 빙둘러 인수봉 야영장을 지나 하루재로 가야한다.

고양시계에서 하루재로 가는 가장 짧은 거리라 해도 긴 산행에 만만치 않은 구간이니 제법 힘 좀 써야 할 거 같다.

 

기상청에서는 지난 달 30일에 장마가 끝났다고 하니 이제부터 한동안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것이다. 

이미 중복과 대서를 지나 나흘 후면 입추라고 하지만, 요즘은 하지와 동지를 빼고는 별로 맞지도 않는다.

말이 입추지 소나기나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지기 전에 들끓는 대지의 열기를 식히기엔 역부족이다.

 

우리나라도 점차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다.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8월 초엔 아침 저녁으로 서늘했는데, 이젠 9월말까지 더위가 기승이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의 문제로 언젠가 대재앙이 닥칠까 염려된다.

 

 

북한산 등산코스 

 

트랭글에서 제공하는 지도가 지금까지와 다르게 변신했다. 훨씬 명료한 게 보기 좋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푹푹찌는 날씨라 처음부터 힘들다.

당초 계획했던 인수봉을 좌로 돌아 하루재로 가려면 너무 많이 돌아가게 되어 숨은벽능선에서 바로 백운대로 올라갈 생각을 한다.

해골바위에 올라 백운대를 바라보니 구름과 안개에 가려 시야가 좋지 않다.

고양시 하늘은 날이 맑은 편인데 동쪽인 백운대는 구름이 가렸으나 한두 시간 지나면 벗겨지겠단 생각이 든다.

지금 백운대로 올라가봐야 사진을 찍어도 조망이 없을 테니, 처음 생각대로 인수봉을 돌아 하루재로 돌아가기로 한다.  

 

 

 

해골바위 

 

 

 

하루재에서 깔딱고개로 올라오며 인수봉을 보니 어느새 구름과 안개가 걷혀 제법 조망이 좋다. 

저 인수봉 정상 우측에 살짝 고개를 내민듯이 툭 튀어나온 듯 보이는 바위가 어린아이를 업은 모습같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이 그 모양을 보고 부아악(負兒岳) 또는 부아봉이라 부른 모양이다. 

 

인수봉 우측으로 긴꼬리를 따라가면 맨 마지막 봉우리가 숨은벽능선에 있는 영장봉이다. 

맨 좌측 위에 작게 보이는 게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인데  위치상 아직 인수봉 보다 작아 보인다. 

인수봉 아래 길게 늘어선 바위가 제법 경사도가 있는데, 잠수함바위라고 한다.

아직 잠수함바위를 타지 못했으니 이번 휴가 중에 한 번 올라가봐야 겠다.

 

 

 

여기서 볼 때 인수봉 보다 기울기가 낮다고 하지만, 그래도 제법 경사가 높아 과연 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

산행기를 보면 그래도 다들 잘 다니니 나도 갈 수 있겠지...

잠수함바위만 뽑아보기 

 

 

 

인수봉은 깔딱고개로 오르며 신랑신부바위에서 보는 모습과 영봉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참 멋지다.

백운대 오르며 보는 모습은 전체가 조망되지 않아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드디어 신랑신부바위가 한결 가까워졌다.

이쪽에선 잘 안 보이지만 만경봉으로 오르다보면 신랑바위 정상에 족두리를 얹은 것처럼 보여 전엔 족두리바위라 불렀다.

그러자니 쌍으로 있는 아래쪽 바위는 소외되어 지금은 다들 신랑신부바위라고 고쳐 부른다. 

이 모습은 도선사쪽으로 내려가는 지능선에 있는 소원발원바위를 보러가며 적당한 거리에서 찍은 것이다.

신랑신부바위 뒤로 백운대와 인수봉의 위용이 함께 잡힌다. 

 

 

 

맨 오른쪽은 곰바위 

 

 

 

조만간 가게 될 영봉 

 

 

 

도선사가 잘 조망되는 이 바위에 누군가 소원발원이란 글자를 새겨 소원발원바위라 부른다.

굳이 올라갈 필요도 없는데, 매번 올 때마다 글자까지 꼭 올라가게 된다.

글자가 시작되는 소 자는 2m가 넘는 높이다. 이 글자를 새기며 소원을 발원했을 그는 잘 살고 있을까? 

이 소원바위를 보는 방향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쉬운 길인데, 꼭 저 글자를 보면 우측으로 돌아가게 된다.

우측으로 돌아가자면 길은 험하고 아슬아슬하니 글자가 유혹해도 빠지지 말고 쉬운 길로 돌아가는 게 신상에 이롭다.

신랑신부바위에서 소원발원바위까지 왕복하는 데 700m 밖에 안된다.

바위를 돌아 잠시 쉬며 간식을 먹으며 쉬다 보니 이 짧은 코스에서 한 시간 20여 분을 소비했다.  

 

 

 

 

소원바위 방향에서 바라보는 영봉 

 

 

 

쥐바위 찾기 

 

 

 

신랑바위 테라스에서 만경대 쪽에 있는 유두바위다.

몇 번을 왔어도 오늘에야 처음으로 보는 데, 팽팽한 긴장미와 탄력이 느껴진다.

매일 일광욕을 하다 보니 거무잡잡한 게 자랑할만 한 건강한 피부색을 보여준다. 

이 잘생긴 유방을 가졌으니 신랑바위가 아니라 신부바위로 변경하는 게 맞겠다. 

 

 

 

유두바위를 쳐다보다 잠시 건너편을 바라보면 잘 생긴 코끼리바위가 보인다. 

 

 

 

테라스에서 유두바위를 보고 신랑신부바위 사이를 빠져나오면 신부바위가 하늘로 고개를 든 고래바위처럼 보인다. 

 

 

 

유두바위를 위에서 다시 봐도 육감적인 자태에 더 볼 요량으로 욕심을 내 좀 더 앞으로 나갔다간 골로 간다.

적당히 보고 물러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바위는 만경대로 올라가는 능선 아래쪽 서울 방향이다.

용암문에서 백운대를 갈 때 전부 다 노적봉 사이에 있는 코스를 지나 만경대 허릿길로 백운동암문을 지나게 된다.

하지만, 이 바위 안쪽에도 길이 있어 용암문 바로 코밑으로 길이 연결되니 하산은 이 코스를 잡을 예정이다. 

그리고 이 바위 하단부는 코끼리바위와 연결되어 있다. 

 

 

 

만경대 오르며 바라보는 백운대, 여기서 보는 풍경이 백운대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번엔 백운대와 인수봉 한 번에 바라보기 

 

 

 

드디어 만경대에 올라왔다.

선바위 뒤쪽에 경사가 지긴 했으나 평평한 암반이 있어 뒤쪽에서 바라보는 만경대능선을 잡아본다.

맨 왼쪽에 뾰족하게 솟아오른 봉우리가 용암봉인데, 잠시 후 노적봉에서 바라보는 넓적한 모습과는 완전히 딴 판이다. 

 

 

용암봉만 따로 떼어 보기 

 

 

 

만경대에서 바라보는 왼쪽 원효봉과 오른쪽 염초봉 

이렇게 보니 북한산은 어느 코스에서 오르던 그 풍광이 다 기가 막힐 정도로 뛰어난 명산임을 알겠다. 

 

 

 

만경대의 선바위

개 혓바닥처럼 길게 생겼어도 뒤로 돌아가면 오를 수 있을 정도의 완만한 경사다.

다만,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아래쪽 바위와 약간의 틈새가 있어 빠지면 살아 나오기 힘들겠다는... 

 

 

 

잘 생긴 인수봉 한 번 더 

 

 

 

잘 생긴 유두를 갖고 있는 신랑바위를 만경대 뒤로 돌아가며 마지막으로 눈여겨 본다. 

 

 

 

만경대 뒤로 가는 코스는 숲이 우거져 하늘을 볼 수 없는 고즈녘한 오솔길로 북한산에 이만큼 한적한 코스도 없다.

그 길을 걸으며 조망이 가능한 암봉으로 오르지만 쉽지 않다.

바위에서 잡아본 이 풍경은 지금껏 본 적이 없을 만큼 색다른 모습이다. 

 

 

 

이번엔 신랑신부바위까지 한 번에... 

 

 

 

특이하진 않지만 새로운 거니까... 

 

 

 

좀 전에 만경대에서 봤던 뾰족했던 용암봉을 생각한다면, 지금 노적봉에서 보는 이 용암봉은 완전히 딴 판이다.

좀 전 만경대에서 본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노적봉에서 바라보는 만경봉도 좀 전에 만경대에서 일부만 봤던 뒷 모습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노적동봉에서 보는 노적서봉, 오늘은 저 서봉에서 바로 하산한다. 

 

 

 

노적서봉의 나폴레옹모자바위 

 

 

 

서봉에서 보는 노적동봉의 모습 

 

 

 

백운대와 인수봉, V자 골짜기 맨 아래 있는 백운동암문, 그리고 우측 능선인 만경대 

 

 

 

노적서봉 하산길에 보는 단층 

 

 

 

만경대에서 바라보던 백운대가 훤출했다면 노적봉을 내려가며 조망하는 백운대는 날카롭다.

중간에 자란 소나무숲을 따라 와이어로프가 걸린 서벽밴드를 가로질러 약수암터로 하산할 수 있다. 

 

 

 

서쪽으로 내려와 바라보는 용암봉은 뒤로 보이는 만경대를 어린아이 취급하듯 대단한 위용을 보인다. 

 

 

 

염초봉과 장군봉, 백운대 

 

 

 

염초봉 

 

 

 

어렵게 길을 내 대동사를 거쳐 상운사로 들어왔다.

염초봉 아래 있는 상운사는 뒤로 염초봉이 바람을 막아주고 건너편으로 노적봉은 물론 만경대와 백운대까지 또렷하게 보인다.  

 

 

 

상운사에서 바라보는 백운대 

 

 

 

상운사 뒤를 포근하게 감싼 염초봉은 넉넉한 어머니 품같이 느껴진다. 

 

 

 

좀 전에 봤던 노적봉과 또 다른 풍경을 상운사에서 다시 본다. 

 

 

 

이번엔 만경대 전경 

 

 

 

오늘부터 3일간 짧게 낸 휴가라 가까운 북한산을 다녀왔다.

주말이면 깔딱고개에서 만경대로 가는 길에 공단 직원이 깔려있어 길을 내기도 어렵다.

하여 그들도 휴가를 갔거나 평일이라 인적이 드물테니 그 코스를 이용해 신랑신부바위에 있다는 유두바위를 보러 갔다.

서너 번 만에 유두바위를 보게 되어 목표 달성을 이뤘고, 덤으로 만경대 뒷길로 새롭게 발견했다.

 

12.7km 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임에도 11시간이 넘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 정도 시간이면 오색약수에서 시작해 공룡능선을 타고 신흥사로 하산하는 22km의 종주시간과 같다.

여름이라 덥고 산행 코스도 힘들어 거의 두 시간이나 쉬며 서두를 수도 없었다.

산행을 시작할 땐 정상에 구름과 안개로 조망을 걱정했으나 다행이 시간을 지체하며 안개가 벗겨져 조망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