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19. 일 09:43~14:05(산행시간 04:22, 이동거리 6.4km, 평균속도 1.6km) 날씨: 맑은 후 흐림
생활에서 어떤 중독성을 갖는다는 건 매우 바람직하거나 인생을 망칠 수 있는 동전의 양면성을 갖는다.
예컨대 등산이나 독서 같은 건전한 취미라면 매우 권장할 일이지만,
도박이나 마약이라면 그 폐해는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을 넘어 사회문제로까지 대두시킨다.
그러기에 도박이나 마약은 반사회적 범죄로 엄격하게 단죄한다.
중국이 근세로 들어오며 당했던 아편전쟁의 굴욕을 잊기 위해 마약사범은 거의 사형에 처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런 마약이 이젠 우리 주변에도 쉽게 노출되다 보니 정부에서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
요즘 부쩍 늘고 있는 마약에 대한 공익광고가 많아진 걸 보면 일반인의 생활에도 많이 침투된 거로 보인다.
요즘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갖고 있으니 손쉽게 게임을 내려받아 심심치 않게 게임을 즐긴다.
도박과 게임을 동급으로 연결할 순 없겠으나 게임중독은 쉽게 도박으로 이어질 수 있겠단 생각을 해본다.
빠징코나 카지노를 가지 않아도 화투같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박은 주변에 널려있다.
꼭 딸 거 같던 도박도 타자에게 엮이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건 공식인데도 헤어나질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인 건 이 나이가 되도록 고스톱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과 게임을 하나도 내려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런 게임 자체가 싫으니 별종이란 말을 듣는 대도 별수 없다.
그동안 내가 가졌던 아니 빠졌던 중독성 강한 취미는 뭐가 있었을까?
30여 년 전에 몇 년간 단파방송을 들었던 적이 있다.
미군 부대에서 구매했던 단파방송으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들으며 세계정세를 실시간 파악했던 일
동네 운동장 한 바퀴부터 시작해 마라톤 풀코스까지 뛰었던 경험
그리고 심장에 스텐트 네 개를 삽입한 후 건강을 위해 시작했던 등산을 만 7년을 넘게 해오고 있다.
등산을 엊그제 시작한 거 같은데 벌써 7년이나 흘렀다니 세월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어제 원주 모임으로 등산을 못했으니 오늘은 등산 중독을 해소하러 배낭을 메고 현관을 나선다.
서대산 등산코스
대장은 산행거리가 9km라며 네 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넉넉하게 다섯 시간 준다면 오후 세 시에 산행을 마감하겠단다.
서대산은 사유지라는 이유로 하산할 때도 입장료 1천 원씩 받는다며 절대 돈을 주지 말고 대장에게 미루라고 한다.
대장이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얘기하니 전적으로 신뢰가 간다.
무슨 절인지 모르지만, 이 사진만 찍고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물이 바위 위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바위를 뚫고 흘러나와 얼음폭포가 생겼다.
바위에 있는 혈맥이 터진 건지 모르지만, 이렇게 바위에서 샘이 터지는 걸 용천수라 한다지.
겨울도 다 지나가다 보니 이젠 얼음도 광택은 빠지고 왠지 푸석거려 보인다.
맨 우측인 4코스로 오르며 보는 암봉은 3코스와 4코스 중간에 있는 암봉이다.
저 능선에도 코스가 있다면 제법 괜찮겠단 생각이 든다.
좀 전에 오르면서 봤던 그 암봉인데, 위치다 다르니 좀 전보다 다소 약해 보인다.
이 전에 얼음폭포가 한 번 더 있었으나 이 사진만 올린다.
요즘 같은 날씨라면 올겨울에 볼 마지막 빙폭일지도 모르겠다.
충남 금산군, 충북 옥천군 군서면의 경계에 있는 서대산은 충남에서는 가장 높은 산으로서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곳곳에 암봉으로 된 기암괴봉과 깎아지른 낭떠러지 암반들이 많고 경관이 좋다.
능선에 용바위, 마당바위, 선바위, 구름다리, 사자굴, 개덕폭포 등이 있고 주릉에는 장군봉, 석문, 사자바위, 북두칠성바위 등이 있다.
4코스인 들머리에서 1.6km 지점인 서대산 정상(904m)까지 딱 60분 걸렸다.
서대산이 워낙 가파르다 보니 산행은 처음부터 제법 힘드세 올라와야 하는 데, 오르는 동안 나무가 울창하다 보니 딱히 조망이 없다.
이제 정상을 찍었으니 하산을 시작할 주능선 상의 사자바위까진 제법 노력하면 서대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전망바위
전망바위를 지나면 석문이 있다고 하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장군바위를 가다 보니 석문은 아쉽게도 그냥 지나쳤다.
장군바위
서대산 강우레이더관측소는 정상 부근에 있으나 이곳 장군봉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제법 멋지다.
먼지나 눈, 비 등의 불순물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하여 축구공처럼 생긴 원형 안에 정밀 계측기인 레이더가 설치되어 있다.
혹자는 서대산이 볼 것도 없는데 100대 명산에 들었다고 투덜거린다.
하지만, 암봉이나 제법 높은 장소에 오르면 제법 볼게 많아 100 명산에 뽑힐만하다.
서대산이 충남에서 제일 높은 것은 물론 여러 암봉이 여기저기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 명산으로 손색이 없다.
장군봉의 일부
대부분 사람들이 이 장군봉에 오르지 않고 옆으로 바로 하산한다.
어느 산이든 암봉이나 높은 곳은 있기 마련인데, 그런 곳에 오르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여러 풍경을 볼 수 있으나 때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장군봉에서 앞으로 진행할 방향의 풍경을 바라본다.
건너편 하산코스
장군봉을 넘어갈 때 50~60m는 응달이 져 빙판이라 아이젠을 착용하고도 굉장히 어려운 코스였다.
이 구간을 지나고 아이젠은 벗었지만, 하산길 곳곳에 얼음이 살짝 얼어 한두 번 미끄러지기도 했으니 늘 조심해야 한다.
좀 더 멀리서 잡아본 장군봉과 기상레이더의 절묘한 조화가 한 폭의 그림이다.
바람이 없는 양지바른 곳으로 내려오다 보니 어느 작은 산소 앞에서 식사를 했다.
20여 m 정도 떨어진 곳에 멋진 바위가 있는데, 중간지점 층계참처럼 생긴 공간에서 나중에 두 명이 식사를 한다.
사진으로 보면 작아 보여도 서너 명이 앉을 공간이 되는 멋진 바위다.
서대산의 명물인 사자바위라는데, 타조머리가 더 어울려 보인다.
사자바위에서 건너편 봉우리를 본다.
저기 보이는 암릉구간이 1코스인데, 등로는 암봉을 비껴 났다.
하여 내려갈 때 일부러 저 암봉을 들려본다.
오늘 오후에 비가 온다기에 우비는 물론 우산도 챙겨 왔다.
오전엔 제법 날씨가 좋아 오후 늦게 비가 온다는 예보가 신기할 정도였으나 하산할 무렵부터 날이 점차 흐려진다.
결국 버스를 타고 상경할 때 오후 다섯 시가 넘자 정말 비가 내린다.
사자바위를 지나면서 바로 좌측으로 하산했어야 하는데, 좀 더 진행하다 보니 같은 산악회 회원이 더 가면 큰 바위에서 길이 끊긴다고 한다.
큰 암봉 어렵게 내려가서 400여 m를 더 내려보았지만, 특별히 볼만한 것은 없었다.
그들이 길을 못 찾았다고 생각하며 내려가다 보니 정작 하산해야 할 코스에서 너무 내려와 다시 올라가야 했다.
물론 정규 코스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알고 내려간 것이다.
이 암봉은 1코스 정규 등로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좀 전 사자바위에서 본 그 암봉이다.
아래쪽 암봉으로 내려와 위쪽 암봉을 올려다본다.
너무 허술해 지금은 쓰지 못하는 구름다리
저 암봉은 정규코스가 아닌 번외 코스로 너무 경사가 빨라 길을 내기도 어렵겠다.
서대산 4코스로 오를 때도 굉장히 경사가 심했지만, 하산 코스인 1코스도 경사도가 너무 심하다.
오늘은 장군바위로 하산할 때 잠깐 얼음으로 고생했으나 눈이 많은 겨울엔 제법 위험할 테니 조심해야 할 산이다.
하산할 지점인 서대산 드림리조트가 있는 곳이다.
사유지다 보니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는데 뭐가 무서운지 영수증 교부도 안 한다고 한다.
회원이 어묵 두 그릇을 시켜 먹었는데 15,000원을 받았다며 베껴먹어도 너무 베껴먹는다고 투덜댄다.
우리 산악회 버스 주차비 9,000원에 회원들 입장료를 따로 받는다고 해 버스를 500m 떨어진 곳에 주차했다고 한다.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1코스와 2코스가 갈라지는 지점의 서대산 전적비 우측에 용바위가 있다.
용바위 위쪽을 자세히 보니 굴이 있길래 들어가 보니 굴은 약 10여 m 정도 되는 제법 긴 굴로 위아래가 틔였다.
굴 아래쪽에 시멘트로 용을 만들어 놨는데 부식되어 머리는 떨어져 나가고 관리가 안 돼 엉망이라 시진은 싣지 않는다.
아까 본 전적비 쪽에서 들어가 사진으로 보이는 두 바위틈으로 나왔다.
용바위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서대산 기상레이더관측소 사무실로 여기서 기상관측소까지 삭도가 설치되어 사람이나 보급품이 오르내리는 모양이다.
전국 산하에 이런 기상레이더가 더 많이 설치되면 기상예보가 더 정확해지지 않을까....
대장은 산행거리 9km라면 넉넉하게 다섯 시간 10분의 시간을 줬다.
실제 산행은 알바 아닌 알바구간 약 800m를 합해도 6.4km 밖에 안 되는 짧은 산행이었다.
다음에 오면 구간을 늘려 9km로 거리를 늘리겠다고 하는데, 알바를 통해 미리 다녀오니 그쪽은 사람 흔적이 없어 나무를 헤치며 가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서대산이 100 명산이라는데 회의를 갖지만, 내 포스팅만 보더라도 암릉이 매우 뛰어나 100 명산으로 손색이 없다.
산을 탓하지 말고 좀 더 안으로 들어가 자세히 보고 제대로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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