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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경기 인천

인천대간 종주기

by 즐풍 2019. 5. 30.

 

 

 

산행일자 2014.8.15. 금(광복절) 06:25-17:50(11시간 30분 산행)      날씨: 흐린 후 맑음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 없지만, 벌써 인천에 근무한 지 2년이 되어간다.

인천에 근무하면서 인천지역 산은 지난 5월 계양산을 다녀온 적 외의 산은 아직 미답 상태이다.

사무실에 있는 인천광역시 안내도로 관심사인 인천지역 산부터 살펴본다.

직장이 있는 도시의 산은 다 못 타더라도 어느 정도는 타야 지역에 대한 소속감을 갖겠단 생각이 든다.


인천은 개항과 함께 형성된 제법 오래된 도시지만, 도로는 반듯반듯한 게 잘 정비된 느낌이다.

현재 약 3백만 인구를 가진 도시로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다.

작전동에 있는 사무실은 예식장을 물납 받은 것으로 오래되고 좁아 일부 과는 사무실을 따로 임차해 쓰고 있다.

지금은 신축을 위해 부평동으로 이전했다.


인천지역 지도를 보니 산이 도시를 갈라 구(區)를 나누고 도로를 달리한다.

계양산부터 인천대공원의 상아산, 관모산까지 종주하는 걸 인천대간 종주라고 한다.

인천대공원에 있는 상아산, 관모산을 탄 후 소래산, 거마산, 광학산, 만월산을 찍고

원적산 가는 길에 잠시 시내를 통과해야 하므로 이때 식사를 하면 되겠다.


제일 낮은 상아산 151m, 관모산 156m이고 그외 산은 200m 급에 계양산 395m로 제일 높은 산이다.

산행하면서 천마산, 철마산, 호봉산, 동암산, 금마산이나 금수산 등 생각하지도 못했던 산 이름이 보이기도 한다.

인천이 바다와 접해 있는 도시로 태백이나 정선처럼 기본적으로 700m를 베이스로 깔고 가는 지역이 아니다.

산 높이에서 40~50m 정도 빼면 나머지는 온전히 부담해야 할 몫이라지만 어디 험한 북한산 종주에 대랴.

 

계양산부터 시작하면 컨디션 상태에 따라 상아산, 관모산을 포기할 수 있기에

인천대공원에 있는 상아산, 관모산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계양산 외엔 처음 타는 생소한 산이므로 등로를 잘 알아야 알바 없이 제대로 종주를 마칠 수 있다.

등산 전에 인터넷을 검색해 지도와 등로를 눈으로 잘 익힌다.


솔담님과 동행하기로 하면서 계양산부터 산행하기로 변경한다.

처음엔 대략 9시간 정도면 끝날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 산행기를 보니 보통 11시간 산행이다.

갑자기 긴장감이 높아진다.

인터넷 지도로 등로를 익혔다고 해도 산행하며 일일 기 기억날 리 없다.

 

 

 인천대간 종주한 코스

 

산행 들머리인 임학공원

 

계양산 중턱에 있는 계성정

 

45분 만에 계양산 정상에 도착

 

계양산을 하산하면 징메이고개 생태통로를 지나게 되므로 편하게 산을 탈 수 있다.

 

천마산 정상이겠거니 했더니 중구봉이다.

 

인천대간을 타는 동안 몇 개의 돌탑을 만난다. 주변에 널린 게 돌인지 산행하는 동안 제법 많은 돌탑이 있다.

 

천마산으로 고고~

 

 

천마상 정상(286m)은 군용 시설인지 몰라도 볼쌍 사납게 방치돼 있다.

잠시 시설물 뒤 응달에 앉아 숨을 고른 후 하나아파트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천마산은 남양주 화도읍에 있는 게 유명하다.

천마산에서 철마산, 주금산으로 이어지는 구간도 좋은 코스다.

그런데 이곳도 천마산에서 철마산까지 이어지지만 중간에 원적산이 새로 생기면서 두 산을 갈라놓았다.   

 

지나온 길 뒤돌아 보니 능선 뒤로 들머리를 삼았던 계양산 통신탑이 보이는데 아직 갈길은 멀다

 

이름 없는 팔각정

 

청라지역 방향

 

팔각정이라고 하는 대부분의 정자는 육각정인데 걍 팔각정이라 불린다

 

도시규모가 커짐에 따라 수없이 많은 도로도 생겨난다.

유리막을 설치하여 찍은 사진엔 뒷모습이 실루엣처럼 반사되어 다소 환상적인 풍경이다.

 

경인고속도로도 통과하고...

 

 

 

인천은 항구도시라는 걸 배를 정박할 때 쓰는 "닻"을 화살표로 이용한 게 특징적이다

 

이 돌무더기도 규모가 대단히 큰 규모다

 

 

 

원적정

 

원적산은 그동안 천마산 또는 철마산으로 불렸으나 인천시 지명위원회에서 원적산으로 변경했다.

산 아래 가정동 마을의 합천 이씨 집성촌에 아기 장사가 태어나자 그 부모는 후환이 두려워 아기 장사를 죽인다.

이때 산에서 용마가 나와 울면서 떠났는데 그때 바위에 새겨진 용마의 발자국을 용마석이라 한다.

 

 

 

원적산 정상 표지석

 

오전엔 흐리던 날씨가 날이 개니 무척이나 더운데 바람 한 점 없어 땀은 물 흐르듯 하니 체력 부담이 만만치 않다

 

여기서 솔담님은 막걸리 한 잔에 힘을 얻고 난 아이스께끼를 깨물며 더위를 쫓는다  

 

함봉산 오르는 길은 저 생태통로를 이용해도 되지만 우리는 건널목을 건너 새사미아파트 입구에서 올라간다

 

지금까지 산행 중에 가장 험한 바위 너덜길을 지난다

 

함봉산 정상은 해발 165m인데 海자는 언뜻 보면 河자와 닮아 오인할 수 있겠다.

물론 앞뒤로 해발이라고 읽기는 쉽겠지만,. 함봉산을 去변 옆의 虎자만 보고 호봉산이라 이해했다.

대부분 두 글자가 합쳐질 경우 대표 한자로 음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 호봉산으로 작성했는데,

함께 산행을 즐겨왔던 갯버들님께서 함봉산이라고 알려주신다.

그래서 찾아보니 흰범, 호랑이 소리, 호랑이 성내다의 뜻을 가진 '함'자의 음을 가졌기에 정정함.

 

 

 

 

 

여기가 어디였더라, 제법 정상 티가 났던 곳인데...

 

 

이 산을 내려서면 부평아트센타를 지나 만월산으로 가는 길이다.

잠시 길을 잘못 들어 배드민턴장을 지나는데, 주민이 300m 더 가면 내려가는 길이 있다고 한다.

땡볕에 허기는 지고 체력소모를 막아보자고 절개지를 따라 가로질러 내려가며 거리를 단축해 본다.

도로로 내려서려니 개나리나무와 폐자재로 막힌 데다 높이가 3m나 되는 벽이라 포기하고 옆으로 돌아서 내려온다.

원길로 온 거리나 지금 내려온 길이나 큰 알바는 없다 싶을 만큼 비슷한 거리다.

부평아트센타 3층에 있는 "셀레임"에서 점심 먹고 밖에 있는 의자에서 누워 쉰다는 게 깜박 잠이 들었다.

솔담님이 깨워 다시 산행을 시작해보지만 한여름에 대간 종주를 한다는 게 쉽지 않다.

 

돌아서 내려온 대로변엔 이런 나무판 글자가 눈길을 잡는다

 

부평아트센터 분수대에선 아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동암산이던가? 산 위엔 제법 넓은 평기가 있어 체력단련 시설이 설치돼 있기도 하다

 

동암산에서 하산하며 잠시 길을 찾는데 등산객에게 길을 물으니 자기를 따라오라는데 걸음이 너무 빠르다.

먼저 보내고 우리 걸음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하마터면 만월산을 놓칠 뻔했지만 뭔가 정상이다 싶어 고개를 돌려보니 만월산 표지석이 있다

 

 

 

만월산 정상부엔 제법 암봉의 규모가 있다

 

길 아래엔 군인들 참호가 있는 데 이 시멘트 구조물은 공기 배출구다.

 

만월산 유래

 

흙이 붉고 기러기가 나는 모습을 닮아 처음엔 주안산(朱雁山)으로 불리다가

기러기 등을 타고 신선이 내려와 노닐던 곳이라 하여 선유산(仙遊山)이라 불리기도 했다.

불교용어인 東方滿月世界藥師如來란 말에서 지금의 만월산(滿月山)이 되었다고 만월정 안에 기록돼 있다.

 

 

이 도로 위 구름다리로 조금은 편하게 길을 건넌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만월산 터널 아래 지하차도로 이용해 다음 산을 집어타야 한다.

 

만월산터널 아래 지하차도

 

광학산 정상은 600m라고 이정표를 따라 조금만 더 올라가면 철마산 정상이다.

 

광학산 이정표가 있는 곳이 금마산이다.

이 산 아래 금수산 불로약수에서 목을 축이고 시원한 물에 세수도 하며 잠시 더위를 쫓아본다..

 

벌써 몇 개의 산을 탄 걸까??

계양산부터 시작해 중구봉, 천마산, 원적산, 함봉산, 동암산, 만월산, 금마산에 이어 이번엔 철마산이다.

금마산 아래 불로약수터엔 금수산이라고 되어있으나 정상 안내문은 금마산이라니 금수산은 뺀다.

이 철마산까지 벌써 열 시간이나 걸릴 만큼 지체되었으니 뭔가 길을 잘못 탄 느낌이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길을 잘못 들어 부개산 이정표가 보인다.

시멘트길을 따라 오르다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길을 잘못 들었다기에 방향을 길을 잡는다.

결국 광학산 정상은 놓치고 어느 봉우리에서 길을 낸다는 게 잘못 들어 군부대로 내려선다.

군인 초병이 길이 없으니 다시 돌아가라는 데 너무 많이 알바를 한 생각에 힘이 빠진다.

결국 뒤로 돌아 인천대공원 입구로 내려섰을 땐 벌써 오후 548분이다.

소래산을 타고 상아산 관모산까지 거치기엔 너무 시간이 늦었다.

산행 시간도 11시간 30분이나 지나 지쳤기에 더 이상 산행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결국 소래산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택시를 잡아타고 차량을 회수한다.

종주를 하자면 연결되는 등로를 확실히 알아두고 산행을 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귀로에 부천 약대동에 있는 인동주마을에서 홍어애탕으로 저녁을 먹고 귀가한다.

 

20115월 서울의 불수사도북을  종주했다.

같은 해 6월 광교산에서 관악산, 삼성산으로 연결되는 강남7산 종주에 자신감을 얻어 인천대간 종주에 나섰다.

성주산에서 길을 놓친 데다,낮은 산이라고 만만하게 보고 달려들어 종주에 실패했다.

적당한 높낮이가 있고 때로는 도심을 지나 산을 연결해야 하니 산행 구간에 대한 사전 정보도 필수적이다.

인천대간은 작지만, 큰 산으로 느꼈다.

나머지 구간은 다음 기회로 미루며 함께 산행에 나섰던 솔담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