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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도봉산·사패산

불수사도북 종주 실패기

by 즐풍 2019. 5. 22.

 

 

2012.05.04. 불수사도북 종주를 위해 상계역에 도착한 시각이 밤 10시다. 재현중고등학교를 지나 불암산 정상에 도착한

시각이 11시니까 천천히 올라왔지만 무난하게 올라온 셈이다. 정상에서 보는 서울의 야경은 불빛 찬란한데 교교히 맑은

보름달은 머리 위로 친구처럼 따라 다닌다.

정상에서 인증사진 찍고 룰루랄라 수락산을 가기 위해 덕능고개로 내려가는데 한참을 가다보니 잘못 들어선 거 같아 뒤돌아

왔다가 길을 찾아 다시 가니 좀 전의 그 길이다.

 

돌아갈 땐 알바했다고 내심 푸념을 했는데 또 그 길이라 덕능고개를 밟아보지도 못하고 다시 뒤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기에

큰길을 만나면 택시를 타고 덕능고개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래로 내려가니 길은 점점 좁아지고 끝내 길이 안보여 수풀을

헤치고 임도로 내려섰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길이 막혀 잠시 내려가다 오솔길이 보이길래 타고 올라가니 한쪽은 철망이 쳐 있다. 철망을 끼고 올라가니

삼거리가 나오고 거기서 벽바위쪽으로 하산하니 중앙119구급단이 나온다. 길이나 여쭤볼 겸 사무실에 들어가니 야간근무자

두 분이 따듯하게 맞아주신다. 더 이상 진행하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고 시간은 벌써 새벽 0시 20분이라 종주는 포기한다.

구급단 직원분께 위치를 확인하여 아내에게 차를 별내IC로 가져 오라고 전화한다. 기다리는 시간에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으며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다.

 

사고가 발생하여 헬기를 부른다면 통화자의 위치에 따라 기지국에서 최초로 연결된 119에서 출동하게 되는데, 최초 접수처가

서울119로 접수되면 서울구조대에서, 경기119라면 수원에서, 중앙119구조단이라면 중앙119에서 출동하는 게 원칙이라고 한다.

하지만 심장병 등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라고 알려주면 가장 가까운 중앙119에서 출동한다.

중앙119에서는 북한산까지 약 5분, 서울119는 약 10분, 경기119는 수원에서 출동하기 때문에 약 20분 정도 걸리는데, 전국을

커버하는 중앙119는 제주도까지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약 30분 정도 지나 아내가 도착했다는 통화를 하자 장용출반장님이 친절하게 차량으로 별내IC까지 태워주시고 IC진입로까지

알려주어 편하게 귀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내 차에 타자마자 땀 냄새 범벅이라고 아내가 코를 막기에 바로 옷을 갈아입었지만

그분은 전혀 그런 내색도 없으셨고 괜히 그분 차에 냄새까지 묻히고 왔으니 죄송스운데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야간산행은 주간과 달라 까딱 잘못하면 엉뚱한 길로 가기 쉬워 오늘 같은 불상사로 길을 잃고 알바 거리가 너무 길어

부득이하게 불수사도북 오산종주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지나놓고 보면 컨디션이 안좋은 상태였는데 행여 완주를

했다면 무릎부상이나 다른 내상을 입었겠지만 중도포기로 무탈하게 하산했으니 다행이라 생각한다. 

일주일 순연시키거나 일정을 새로 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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