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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영남알프스

간월산을 끝으로 '23년 영남알프스 8봉 완등

by 즐풍 2023. 5. 14.

2023_56

 

 

 

2023.5.10. (수)  13:28~16:18, 2시간 50분 이동, 휴식 57분, 산행거리 6.6km

 

 

드디어 3일 차인 오늘 신불산 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해 영축~신불~간월산을 한 바퀴 돌며 일정을 끝낸다.

일정을 끝낸다는 것은 곧 '23년 영남알프스 8봉을 완등한다는 의미다.

월요일 새벽 영알 8봉 완등을 목표로 올 때만 해도 체력 부족으로 반신반의했던 도전이다.

이미 영축산과 신불산 등정을 끝내고 간월재로 들어서며 마지막 구간인 간월산을 앞두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산행은 늘 새로워야 하므로 같은 구간을 반복해도 주변을 살피는 버릇이 있었다.

요즘은 산행이 뜸하다 보니 체력이 떨어져 가급적 빠르게 산행을 끝내는 편이다.

이번 영알 8봉 인증에서도 여러 고민을 거듭해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곳은 과감하게 줄였다.

간월산 하산 구간은 작년과 달리 안쪽 임도를 걸으며 900여 m를 줄일 수 있었다.

 

 

간월산 하산 최단코스

 


□ 간월산  

간월산은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와 등억리 사이에 있어 주말이면 부산, 경남, 울산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신불산과 더불어 신성한 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동쪽은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을 이루고 서쪽은 경사가 완만한 고원지대를 이룬다.
정상에서 간월산장까지 뻗은 험준한 바위능선 간월 공룡(澗月恐龍)이 등산객에게 인기가 높고, 
억새꽃이 만발하는 가을이면 간월재에서 산상음악회가 열려 관광객이 몰려든다.
최근에 패러글라이딩 동호회원들이 휴일이면 간월재에서 활공을 하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간월산 자연휴양림이 있어 단체나 가족들이 야영하거나 방갈로를 이용하며 여가를 즐길 수 있다.

간월산은 바람도 많고 사연도 많은 눈물겨운 곳이다.
왕방골에는 죽림굴(竹林窟)이 있는데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믿음을 이어가던 곳이다.
로마시대 지하교회 카타곰베(Catacombe)와 같은 역할을 했던 곳으로 
조선시대 천주교 신자들의 고달픈 삶을 엿볼 수 있다.
배내골에서 언양으로 넘어가던 덕현재, 긴등재, 간월재(왕봉재)는 배내골 사람들과 
밀양 사람들이 언양 장터로 넘어가던 고개이다.
등에 젖먹이를 업고 손에 콩 보자기를 들면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는 아낙네의 한숨이, 
주막에서 노름하다 소 판 돈을 날린 사내의 울음이, 아이에게 줄 먹을거리를 등에 멘 농부의 웃음이 깔린 곳이다.
간월산을 포함한 영남알프스 일대는 빨치산과 토벌대가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아픈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다.
                                                                                                                           [출처_울산시청]

 

 

신불산과 간월산은 간월재에서 분기한다.

간월재에 들어서며 간월재 휴게소 밖 의자에 앉아 점심을 먹고 내처 간월산을 오른다.

 

정상까지는 약 800m라고 하니 어찌 보면 영축, 신불, 간월산에서 가장 쉬운 코스다.

그렇다 한들 3일을 계속 걸으며 피로가 쌓였으니 쉽지 않은 구간이다.

 

간월산 공룡능선의 최상단 암봉이다.

 

간월산 공룡능선 한 칸 아래로 등을 보이는 암봉

 

이렇게 초원만 있으면 산은 무척이나 유순해 보인다.

 

1단계 오르막이 끝나가는 구간에 간월산 규화목이 나타난다.

간월산 오를 때마다 보는 규화목이지만 늘 새롭고 경이롭다.

나자식물이란 침엽수가 화산을 만나 파괴된 목재 조직이 매몰되어 생긴 것이라고 한다.

 

두 개의 규화목은 둥근 철망 테두리로 감싸 누구에게든 쉽게 눈에 띄기 마련이다.

 

간월산 정상 부근의 철쭉꽃도 거의 만개 상태다.

 

간월산 9부 능선에 있는 이 전망대가 간월산 공룡능선의 시작이자 끝이다.

신불산 공룡능선보다 규모나 까다로움이 다소 약한 곳이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신불~간월 공룡능선을 탈 때 늘 저곳을 산행 기점으로 삼았는 데, 

영축, 신불, 간월을 한 번에 끝내려니 이젠 신불산 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둔다.

 

정상에 한 팀의 산악회원들이 인증사진을 찍으며 제법 부산스럽게 움직인다.

 

그 팀의 한 회원에게 인증사진을 부탁해 찍은 사진이다.

 

산에서는 사해동포가 모두 가족처럼 다정스럽다.

국적도 나이도 성별도 따지지 않는다.

특히 영알에서는 누구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즐풍이 거리를 단축한 구간은 우거진 소나무 숲 사이로 난 임도를 따라 계속 걷는 것이다.

보통은 소나무 숲 구간을 지나 우측으로 내려가며 죽림굴을 통과하지만 지루하다.

죽림굴을 통과하는 구간은 간월산 언저리고, 즐풍이 통화한 구간은 신불산 언저리다.

그 끝에서 신불산 자연휴양림을 만나게 되니 이름만으로도 가까운 걸 알 수 있다.

그렇게 줄인 거리는 약 700m이나 16km 전후의 거리에서는 상당한 길이로 느껴진다.

 

간월재 억새는 아직 작년 억새가 남아 갈색 일색이지만, 조금 지나면 녹색 물결이 일렁일 것이다.

찬바람이 불면 은빛 찬란한 억새꽃이 또 한 번 이곳의 풍경을 바꾸게 된다.

 

 

 

 

 

신불산 언저리의 임도를 따라 걸으며 간월산 정상을 바라본다.

아직 5번을 더 와야 예정된 8번 모두를 채울 수 있다.

그리된다면 집 안엔 메달로 가득 찰 것이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옆으로 새는 구간은 없다.

간월재 삼거리에 있는 화장실부터 이곳까지 3.1km 지점에 비로소 갈라지는 삼거리다.

여기서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약 15m 정도 진행하면 좌측의 작은 쉼터에서

토끼길을 이용해 내려가는 샛길이 눈에 띈다.

길은 끊어질 듯 이어지는 데 마지작 구간의 절벽에서 우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대부분의 구간이 경사가 심하므로 스틱이 없으면 진행하지 않는 게 좋다.

 

절벽을 가까스로 비껴 나 내려오면 이런 길을 만나게 된다.

 

절벽 밑의 암봉들 

 

 

 

이 구간에 깔린 참나무 잎은 많은 사람이 다니며 밟아놓아 스펀지를 밟듯 푹신하다.

산행에서 가장 걷기 좋은 구간인 셈이다.

 

그리고 만나는 파래소폭포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 피로가 풀린다.

며칠 전 이곳을 지난 빗줄기가 시원한 폭포를 선사한다.

 

신불산 자연휴양림에서 머지않은 곳의 이 파래소폭포는 높이 15m, 둘레 100m, 깊이 5~7m 규모라 한다.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기우제를 지내기도 한다.

폭포의 이름은 바라던 대로 이루기를 바란다는 뜻의 '바래소'에서 유래했다고.... (안내문 일부)

 

폭포를 지나면 작은 굴도 보인다.

 

'22년 9월 22일 영알 완등했을 때 순위가 26,560이었다.

'23년 5월 10일 현재 25,000번이니 작년보다 4개월 정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작년 생각하고 늦게 나섰다면 낭패 볼 뻔했다.

 

 

 

 

올해부터 경주의 문복산이 영남알프스 9봉 인증에서 제외되며 부담이 줄었다.

문복산이 있으나 없으나 규정상 최소 단위로 3일 걸리긴 마찬가지다.

일에도 순서가 있듯 산행기도 순서대로 작성하는 게 맞겠지만,

작성 편의상 마지막 산행인 가지산을 앞으로 당겨 썼다.

즐풍처럼 영축, 신불, 가지산을 함께 끝낼 때 시간과 체력부담을 줄일 팁을 빨리 주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