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_54
2023.5.8. (월) 09:24~11:25, 2시간 산행, 5.6km 이동, 평속 2.9km/h, 5분 휴식,
눈 깜박할 사이에 벌써 4개월이 후딱 지나갔다.
6월부터는 날이 더워 산행이 어려울 테니 지금이 영남알프스 8봉을 산행하기 딱 좋은 시기다.
하지만 요즘 산행보다 여행에 집중에 1,000m 이상의 여덟 산을 3일에 끝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지난 15년 간 산행으로 다져진 몸이니 부하가 아무리 많이 걸려도 견딜 수 있다는 신념으로 떠난다.
첫 번째 산행할 산은 경주에 있는 고헌산이다.
같은 지역에 있는 문복산은 등산로 주변 주민들의 여러 불편이 가중되어 제외하였다.
9년 동안 진행하다던 계획은 8년으로 끝나게 되어 부담과 메달도 줄어 시원섭섭하다.
앞으로 5년만 더 영남알프스 8봉을 인증하면 이곳은 아주 졸업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고헌산은 고헌사 방향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고헌산은 영남알프스에 있는 산으로 높다는 것 외에는 특별할 것도 없는 무난한 산이다.
단지 인증 후 받을 메달에 목적을 두는 오르는 산행이다.
이렇게 어떤 목적을 갖고 8년 동안 산행할 사람들은 어찌 보면 범생이란 생각이 든다.
고헌산 최단코스
ㅁ 고헌산
고헌산은 울주군 상북면과 언양읍, 두 읍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높은 산으로
가뭄이 들면 산 정상에 있는 용샘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던 곳이다.
산 정상의 옛 성터와 억새군락, 장쾌하게 이어지는 전망이 볼거리이다.
백두대간 낙동정맥이 낙동강 동쪽을 따라 내려오다 영남알프스에 이르러 고헌산을 처음으로 만난다.
예로부터 언양현의 진산(鎭山)으로 신성시하여 고을 이름인 '언양'도 그 옛 이름인 '헌양' 또는 '헌산'에서 나온 것인데,
모두 고헌산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고헌산의 남쪽으로 구량천이 흘러 태화강의 지류를 이루며 북쪽 기슭에서 밀양강 상류인 동창천이 발원하고 있다.
고헌산 등산객들은 백운산에서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동서방향 능선을 이용하거나,
남쪽 산비탈을 올라 정상에 갔다가 다시 남쪽으로 내려오는 길을 선택한다.
고헌산을 등산해 보면 산의 규모가 워낙 커서 왜 이 산에서 언양이란 지명이 생겨났고,
언양의 진산이라 하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울산시청)
작년에 고헌사에서 등산할 땐 시작 고도가 311m였다.
이번엔 등산한 소호로에 마련된 고헌산 주차장의 고도는 527m이다.
고헌사 방향보다 200m를 더 먹고 들어가며, 완등하는 동안의 누적고도는 535m에 불과하다.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시간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늘 이곳으로 오를 생각이다.
이 높이까지 차가 오를 수 없는 지역이나 등산로는 고속도로처럼 변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산행하다 보면 조금씩 깎여나가 나중엔 정상 높이도 줄어들겠다.
우공이산의 신화가 지금 전국 명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고헌봉에 거의 오르며 바라보는 고헌산 정상이다.
등산로 주변으로 점점이 박힌 철쭉꽃이 삼삼하게 눈에 어른거린다.
침목이 등산로 침식을 막긴 하나 즐풍의 걸음걸이와 맞지 않는 데다 딱딱하니 불편하다.
이 계절엔 등산로 주변에 핀 꽃을 즐기며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기운이 넘친다.
고헌산 정상으로 오르며 지나온 고헌봉을 뒤돌아 본다.
고헌산에서 폼나게 사진 찍고 영알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로그인이 안 되어 있다.
카카오톡으로 로그인하려고 보니 네이버 메일로 보낸 인증번호를 넣게 하는 2단계 인증을 거친다.
그런데 고헌산에 통신사 중계기가 설치되지 않아 네이버가 열리지 않는다.
혹여 360m 동쪽에 있는 조그만 철탑이 중계기인가 싶어 이동했으나 상태가 더 안 좋다.
다시 마을까지 내려가 로그인을 해야 할 판인데, 갑자기 사파리 앱브라우저를 사용하자는 생각이 든다.
즐풍은 아이폰을 쓰니 애플에서 만든 사파리를 이용하자는 생각이 든 것이다.
감사하게도 애플은 사파리로 문제를 해결하며 다시 한번 즐풍의 신망을 두텁게 받고야 만다.
이렇게 첫 번째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후딱 하산한다.
영알 뛰실 분들은 미리 "영남알프스 완등인증" 앱을 먼저 로그인하고 올라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하산하며 잠시 혼란에 빠졌던 고헌산 정상을 보며 다소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산이 끝나는 지점에 마을과 농경지가 펼쳐지며 이곳 산하를 지켜낸다.
어디든 땅돼기만 있으면 사람이 사니 인간의 적응력은 대단하다.
이번엔 고헌봉 주변의 풍경이다.
고헌산을 오를 땐 우회로로 고헌봉을 비껴갔지만, 하산할 땐 고헌봉으로 바로 오른다.
고헌봉 정상의 표지석에 새긴 글자 색이 바래 희미하다.
고헌산은 정상과 이 고헌봉을 사진에 담을만하고 나머지 구간은 평범한 숲길이다.
첫 번째 산행은 큰 무리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 편하다.
다음 구간인 천황산과 재약산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밀양 얼음골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생각이다.
이렇게 산행 기점을 바꾸며 무난하게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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