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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영남알프스

'23년 철쭉꽃이 아름다운 영남알프스 가지산

by 즐풍 2023. 5. 13.

2023_53

 

 

2023.5.9. (화)  06:30~10:30, 4시간 산행, 40분 휴식, 6.1km 산행, 평속 1.8km/h

 

 

영남알프스는 2015년 가을에 억새를 보기 위해 처음 발을 디딘 곳이다.

그때 이틀 치 산행을 위해 등산 배낭을 무겁게 꾸렸는데,

어깨끈이 가늘어 하중을 견디기 위해 박힌 철심에 하중이 몰려 제법 고생했던 곳이다.

그 이후 장거리 산행으로 짐이 늘어날 땐 철심 없이 어깨끈이 두꺼운 배낭을 쓴다.

 

5월부터는 날씨가 더워 장거리 산행이 힘들겠단 생각에 서둘러 산행에 나선다.

하지만 최근 별로 산행다운 산행을 한 적이 없어 영남알프스 8봉을 끝낼지 모르겠다.

첫날 산행은 고헌산에 이어 밀양 얼음골 게이블카를 타고 천황산과 재약산은 쉽게 끝냈다.

그런데도 순서 없이 가지산부터 시작하는 것은 영알의 철쭉꽃 개화상태를 알리기 위함이다.

 

 

 

가지산 최단코스

등산코스는 같은 구간을 왕복하며 덧씌우기가 되어 올라갈 때 힘든 구간인 자주색이 파란색으로 변했다.

 

 

ㅁ 가지산(加智山)


낙동강과 동해를 나누면서 남하하는 낙동정맥에 위치한 가지산(1,241m)은 

해발 1,000m 이상의 여러 산이 이어져 있는 '영남알프스'의 주봉이다. 

가지산은 부드러운 숲길과 험한 바윗길 산행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산으로 

정상 주변에는 암릉이 많아 오르기 힘들지만 시야가 탁 트여 상쾌한 장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가지산은 봄이면 진달래가 피고,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지며, 가을에는 고운 단풍이 절경을 이루고, 

겨울에는 흰 눈이 내려 사시사철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한다.

영남알프스 9봉에서 가지산은 주봉이자 최고봉이다. 

주변의 귀바위(1,117m) 무명봉인 1042봉, 1028봉, 1060봉 등이 가지산을 빙 둘러 호위하고 있다. 

가지산 산행의 또 다른 묘미는 이야기를 간직한 크고 묘한 바위 봉우리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베틀 같은 베틀바위, 딴청을 부리고 있는 딴바위, 끼니마다 한 사람이 먹을 만큼 나오던 쌀이 

욕심쟁이의 욕심 때문에 나오지 않게 되었다는 전설의 쌀바위 등이 산행길을 심심치 않게 한다. 

                                                                                       (출처_울주군청 일부 편집)

 

 

가지산과 운문산을 한 번에 끝낸다는 건 참 어려운 문제다.

대부분 상양마을에서 운문산 아랫재까지 오른 후 운문산과 가지산을 왕복하는 코스를 선택한다.

이 방법은 원점회귀하는 방법이나 같은 코스를 왕복하므로 지루하고 체력 소모가 크다.

 

즐풍은 이번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석남터널 입구에 주차하며 가지산부터 공략한다.

이곳은 해발 634m이므로 정상까지 600여 m만 더 오르면 되나 중봉에서 안부까지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가야 하므로 누적고도는 660여 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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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차에서 쉬며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데 벌써 가지산만 찍고 내려오는 사람이 보인다.

이번 산행부터 가지산과 운문산을 각각 따로 산행하며 산행 거리를 줄일 생각이다. 

 

 

가지산은 철쭉나무 군락지를 지나게 된다.

처음 철쭉나무 군락지를 지나며 벌써 철쭉꽃이 다 졌기에 올해는 철쭉꽃을 못 본다고 생각했다. 

얼마쯤 지나니 공사하는 임시 숙소인 줄 알았더니 이런 임시 천막형 주막이 나온다.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 무허가로 설치한 이 주막은 평일이라 운영하지 않는다.

이렇게 한두 사람이 무단으로 주막을 설치하면 영남알프스 전체에 주막이 도배될 수 있다.

관계기관에서 즉시 철거를 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임시 주막을 지나며 고도를 높이자 철쭉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밑에 있던 철쭉은 이미 지고 고도가 높아지며 서서히 철쭉꽃이 피거나 몽오리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올라갈수록 철쭉꽃은 더 넓게 포진되며 산행의 고됨을 덜어준다.

더 이른 봄이었다면 막 새순이 돋을 때의 싱그러움을 볼 수 있고,

지금보다 시간이 더 지나면 진녹색인 푸르름과 함께 땀 꽤나 흘려야 한다.

찬바람이 이곳을 지날 때는 만산홍엽일 테니 그때 다시 이곳의 단풍놀이를 즐겨야겠다.

 

점차 중봉이 가까워지고 있다.

저 중봉만 오른다면 가지산은 거의 9할은 접수하는 셈이다.

 

시선을 좀 더 멀리 두면 가지산 정상과 북동쪽으로 흐르는 능선의 암봉군락이 시원하게 눈에 잡힌다.

 

중봉에서 잠시 안부로 내려선 후 오르막의 암봉을 살짝 비켜 올라가게 된다.

 

 

 

중봉이 가까워진 만큼 고도가 높자 몽우리가 많은 상태에서도 꽃이 핀 철쭉이 있다.

 

1,167m의 중봉이다.

영남알프스 중 가지산이 가장 높은 1,241m로, 전위봉인 중봉조차 1,100m를 넘는 고봉을 거느린다.

 

가지산 정상에서 남서 방향으로 흐르며 운문산으로 가는 구간 역시 암봉이 볼만하다.

 

 

 

 

 

가지산은 정상 주변의 능선에 바위가 많다면 계곡은 별로 바위가 없어 푸르름을 온전히 드러낸다.

 

어제 먼저 다녀온 천황산과 재약산이 아스라이 잡힌다.

 

 

 

 

 

지금 가지산 정상엔 한두 명이 있으나 저곳에 오르면 아무도 없겠다.

주말이면 영알 인증을 위해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리겠지만, 오늘은 뜸하다.

 

철쭉이 피기 전 색상은 이렇게 붉고 예쁜데, 일단 피고 나면 연분홍으로 바뀐다.

고도가 높으니 몽우리가 많아 주말쯤 절정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중봉에서 안부로 내려가며 보는 정상 방향의 암봉이다.

멀리서 볼 때 바위는 멋지지만, 막상 저 암봉을 밟고 오를 땐 바위 등만 보이므로

이렇게 멀리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운문산 가는 방향의 암봉

 

쌀바위로 내려가는 능선

 

정상으로 오르는 구간의 암봉 

 

그 암봉 위 작은 돌탑

 

 

 

정상에서 쌀바위 방향으로 흐르는 암봉군락 

 

같은 가지에서 핀 철쭉꽃이건만 몽우리는 붉고 꽃은 연분홍색이다.

 

지금 막 올라온 중봉 능선

 

 

 

가지산 한 칸 아래 운문산으로 가는 방향이다.

헬기장 옆으로 소복이 핀 철쭉꽃이 정상에서 느끼는 환희를 거들며 환호 작약하는 느낌이다.

 

저 철쭉꽃은 운문산으로 이동하는 산객이 즐기는 구간이다.

 

 

 

가지산 북봉으로 내려가는 구간의 암봉

 

이번부터 가지산 찍고 원점으로 돌아가 차량 회수 후 저 운문산을 오르게 된다.

차량 회수하려면 석남터널까지만 고도를 낮추면 되지만,

운문산은 고도가 낮은 마을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므로 훨씬 힘들 수 있다.

그런데도 차량 회수가 편하다는 이점과 거리를 조금 더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멀리 잡아 본 운문산 구간

 

정상에서 보는 쌀바위 방향

 

가지산에 오르니 아무도 없다.

혼자 셀카를 찍으며 인증할 수 있겠으나 겨우 얼굴만 나오는 정도의 사진은 정말 아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릴지 모르지만 인증 사진을 찍어줄 등산객을 기대하며 기다린다.

25분 정도 기다리자 드디어 영알 인증을 위한 또 한 사람이 구세주처럼 나타났다.

 

상호주의에 따라 각자 원하는 인증사진을 몇 장씩 주고받았다.

역시 정상에서 사진을 남기는 게 정석이다.

늘 한결같은 자세와 표정이다.

시시껄렁하니 다음엔 포즈를 바꿔야 한다.

그런 면에서 여성들의 사진 찍는 자세는 참으로 다양하니 배워야 할 점이다.

 

한 이틀 비가 내리고 난 뒤라 하늘은 맑고 푸르다.

 

정상을 찍었으니 서둘러 하산한다.

 

중봉에 되돌아가며 다시 보는 가지산, 어쩌면 가을에 다시 만날 수 있다.

 

 

 

 

 

가지산에서 본 가장 짙은 분홍색 철쭉

 

 

 

차량 회수 직전에 보는 계류

 

 

가지산은 석남터널에서 산행하며 가장 쉽게 올랐다.

그렇다 한들 660여 m의 고도를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높은 산은 그 능선도 길게 거느리므로 부담할 거리 또한 길기 마련이다.

영알 8봉의 인증은 해를 거듭할수록 요령을 터득하며 체력을 기르는 일거양득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