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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전라도·광주

고창 아산면의 깎아지른 전좌바위 절벽에 세운 두암초당

by 즐풍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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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5 (수) 13:45~14:45,  한 시간 탐방

 

 

지난 9월에 영남알프스 9봉 인증을 위해 한창 등산하던 둘째 날 Zoom을 이용한 인터뷰가 있었다.

고창에서 '한 달 살기' 신청자 중 14팀을 인터뷰하며 두 팀을 선정했는 데, 즐풍이 운 좋게 선정된 것이다.

그 결과, 지난달 26일부터 고창 사등마을에서 주민들과 어울리며 농사며 바닷일을 체험하고 있다.

즐풍은 바다와 인연이 많아 여수의 돌산도, 울릉도, 태안의 안면도에 이어 이번에는 고창 해변가에서 생활한다.

 

 사실, 농촌 살아보기라는 게 놀러 온 게 아닌 이상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농사며 바다체험을 한다.

평생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사람이 농사를 돕고 숙소로 들어오면 끙끙거리며 쓰러지기 일쑤다. 

그렇게 어영부영 보내다 보니 3일간 영알 9봉을 뛴 기록을 아직도 끝내지 못하고 있다.

영알 남은 기록과 그간 고창 생활의 대부분도 뒤로 미루고 어제 다녀온 따끈따끈한 두암초당부터 꺼내야겠다. 

 

외부에서 숙소로 가는 길 대부분 아산면을 지나게 되는데, 병바위와 소반바위, 전좌바위가 눈에 띈다.

지난번에 병바위를 보고 옆에 있는 소반바위를 올라갔다가 하산길에 전좌바위를 보려다 너무 늦어 포기했다.

15:00까지 20분 거리에 있는 구암마을의 허브농장에 갈 일이 있어, 두암초당부터 들리려고 13:20에 숙소를 나섰다. 

두암초당 아래에 위치한 아산초등학교에 주차하고 두암초당으로 오르는 데 전좌바위의 크기에 압도된다.

 

 

 

 

 

안내문에서는 안장바위, 탕건바위, 마명바위, 재갈등, 선바위, 형제바위, 병풍바위, 별바위, 병바위를 통틀어 구암이라고 하는 데,

혹자는 병바위, 소반바위, 사자바위, 병풍바위, 말바위, 탕건바위, 광대바위, 할미바위, 선바위를 구암이라고 칭하며

이들이 구암마을의 유래라고 한

아닌 게 아니라 전좌 바위 왼쪽으로 소반 바위와 병바위가 있고, 주변을 둘러보면 제법 눈이 가는 바위가 많다.

그런 바위 하나하나에 모두 이름이 붙었으니 풍채 좋은 바위들이다.

 

 

안내문을 보면 두락암 아래에 건물을 지었다고 두암초당이라고 한다는 데,

사실 초당이라 함은 짚이나 억새, 띠로 지붕을 만든 것을 의미하나 실제는 기와지붕이니 와당이란 말이 맞겠다.

아무래도 초당이라 하면 옛날 정취에 서정적 느낌이 더 크게 일기에 쓴 말인 듯싶다.

두암초당이 초가지붕이라면 정기적으로 지붕을 얹기엔 너무 위험하므로 처음부터 기와를 올렸을 것이다.

 

 

 

 

 

두암초당을 만들기 위해서 바위를 조금 파냈다고 한다.

뒤에 공간이 없으면 초당을 지을 면적이 안 되므로 판 만큼 지붕도 집어넣었다.

 

즐풍의 앉은 키로 초당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처마 밑에는 시멘트로 두 개의 구멍을 만들었는데 방화수를 담기에 크기가 너무 작다.

어쩌면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난 뒤 군불을 끄기 위한 방화수일지도 모른다.

 

쪽마루 옆 방에는 불을 피울 수 있게 아궁이도 만들었다.

 

반대편에서 보는 초당에도 쪽마루가 있으므로 작은 방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쪽마루가 있는 셈이다. 

워낙 규모가 작아 두어 명이 방에 앉으면 다른 사람은 두 개의 쪽마루에 앉아야 할 판이다. 

 

후학 유영만과 류제철이 스승을 기리며 쓴 작품이다.

 

호암(변성온) 선생 시

 

방에서 창문을 통해 보는 풍경은 한 폭의 액자가 된다.

이 인증사진을 보고 당장 오늘부터 SNS 성지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혹여 이곳에 오시려거든 바위에 착착 달라붙는 등산화가 필수다. 

괜히 멋 부린다고 하이힐을 신었다간 낭패 보기 좋다.

 

툇마루에 앉으면 그늘이 져 밖으로 나가는 게 좋다.

 

이곳 어디서 찍어도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입구 반대편 바위에 걸터앉았다.

뒤로 보이는 바위는 화강암으로 매우 단단하게 생겼다.

이런 바위에 작은 굴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으로 바위를 수도 없이 깎아냈을 테니 공력이 많이 들었다.

게다가 바위에 올라선 건물까지 틀비계를 쌓고 건자재를 올리려면 옛날 기술과 자재로는 많이 힘들었겠다.

 

세 명이 나란히 앉으면 여유가 있고, 네 명은 타이트한 너비다.

그런 가운데 뒤로 벽장이 보인다.

눈에 띄지 않는 수납공간을 만들 지혜까지 동원했으니 아이디어가 좋다

 

벽장엔 이곳을 관리하기 위한 청소 도구가 놓여있다.

옛날 같으면 문방사우 가져다 놓고 시상이 떠오르면 일필휘지 하지 않았을까?

당시엔 반상의 구별이 분명했으니 양반 행세하지 못하면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데다가 한자 대신 궁서체 한글 액자가 걸려있다.

 

용암이라 화강암보다 구멍이 많다.

이렇게 빗물과 바람에 풍화돼 생긴 구멍을 타포니라고 한다.

 

초서 전 단계인 행서체라 읽기 어려운 글자도 있다.

5대손 변동빈의 시구이다.

 

 

노사 기정진 작품

 

우측에는 산고수장 편액

덕행이나 지조의 높고 깨끗함을 산의 높음과 강물의 긴 흐름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기둥 공간만 있으면 여러 문인의 좋은 글이 걸려 있다.

당대의 쟁쟁한 문인들과 교류하며 지낸 것이다.

 

두암초당 편액

 

하서 김 선생이라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걸 보면 호로 이름을 능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동 18현의 한 사람인 조선 중기 문신인 김인후의 호이다.

 

 

 

 

 

지붕의 절반 정도가 파낸 굴 속으로 들어갔다.

앞에 워낙 공간이 적어 쪽마루를 이용해 출입하는 게 안전하다.

 

끈적끈적한 용암이 흘러내린 흔적이 더러 보인다.

 

 

 

마을에 내려와 다시 보는 전좌바위와 두암초당

진좌바위의 규모가 너무 커 상대적으로 두암초당은 더 작게 보인다.

 

 

 

왼쪽 병바위와 가운데 소반바위 그리고 전좌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병바위와 이 일대에 보이는 바위를 묶어 지난달 중순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이 바위가 갖는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고창에는 많은 명소와 명물이 있다.

고창읍성, 무장현읍성, 고인돌 군락지, 운곡 람사르 습지, 선운산 병바위 등 그 수를 헤어리기 어렵다.

한 달 동안 그들 전체를 다 볼지 모르겠다.

사실, 고창 밖에 있는 다른 지역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이곳과 300~400m 떨어진 곳의 병바위가 궁금하면...

 

국가지질공원이자 국가명승지인 고창의 병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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