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146
2021.9.28 (화) 08:15~11:55, (유달산, 조각공원 포함, 3시간 40분 탐방) 7.7km 이동 흐리고 살짝 비 내림
어제 신안의 병풍도, 섬티아고를 탐방할 때까지 좋던 날씨가 하룻만엔 잔뜩 찌푸렸다.
목포에 도착해 제일 먼저 가야할 곳은 망설일 것도 없이 유달산이다.
유달산은 산이 작아도 목포시민들에겐 마음의 안식처이자 자랑가리이다.
2019년 유달산을 가로지르는 국내 최장 해상케이블카가 놓여 사계절 관광객을 유인하기도 한다.
귀로에 여수를 거쳐 진도 동석산을 다시 오를 생각인 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 영혼도 쉬어가는 곳, 유달산
유달산의 또 다른 이름은 '영달산'으로 영혼이 거쳐 가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노령산맥의 큰 줄기가 무안반도 남단에 이르러 마지막 용솟음을 한 곳,
유달산은 면적 140ha, 높이 228.3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노령산맥의 맨 마지막 봉우리이자 다도해로 이어지는 서남단의 땅 끝인 산이다.
경치가 좋은 대학루, 달성각, 유선각, 소요정 등의 많은 정자가 자리하고 있으며,
가수 이난영 '목포의 눈물' 기념비, 우리나라 최초의 야외 조각공원 등의 볼거리가 많고
2.7km의 유달산 일주도로는 목포 시가지와 다도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영혼이 심판을 받는다는 일등바위(율동바위), 심판을 받은 영혼이 이동한다는 이등바위(이동바위),
이등바위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극락세계로 간다는 전설이 내려져온다.
[츨처_목포시청]
유달산 주차장에서 올려다본 유달산 노적봉
□ 목포 MBC 옛터
이곳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목포 MBC가 있던 자리이다.
당시 방송은 진실 보도를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를 외면하고 항쟁을 왜곡·은폐하였다.
시민군과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여 보도하는 등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나팔수 역할에 급급했다.
이에 대한 항으로 5월 21일 오후 시위대는 500여 장의 유리창과 기물을 파손하며 방송이 중단되었다.
5·18 민중항쟁 목포 사적지 11호 (안내문)
바위 앞 향나무가 많은 곳이 목포 MBC 옛터다.
이순신 장군의 호국혼이 담긴, 노적봉
노적봉(露積峯)은 해발 60m의 바위산에 불과하지만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의 호국혼이 담겨있다.
정유재란 때 12척의 배로 불가능해 보였던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동안
조선의 군사와 군량미는 턱없이 부족하여 바로 왜적이 쳐들어온다면 함락될 수밖에 없는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때 노적봉은 아주 큰 역할을 하였다.
유달산 앞바다에 왜적의 배가 진을 치고 조선군의 정세를 살피고 있을 때
이순신 장군은 노적봉을 이용하여 위장 전술을 펼쳤다.
노적봉 바위를 이엉(볏짚)으로 덮어 마치 군량미가 산처럼 많이 보이게 하고
새벽에 바닷물에 백토를 풀어 밥 짓는 쌀뜨물처럼 보이게 하여
왜군들이 군사가 많은 줄 알고 스스로 물러나게 하였다.
이러한 일이 있는 후로 이 봉우리를 노적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출처_목포시청]
유달산 오르며 뒤돌아본 노적봉
한때 인기 많던 여자 나무였는데, 지금은 그냥 그래.
□ 애국정신의 상징 이순신 장군 동상
유달산 초입의 계단을 올라서면 맨 처음 경건한 마음으로 만나게 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다.
충무공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1974년 5월 20일 총 209명으로 된 이충무공동상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1974년 8월 15일 유달 산내에 세워졌다.
비명은 박정희 대통령이 휘호, 탁련하(卓鍊河) 선생의 조각을,
이은상·최순우·최영희 선생의 사료에 의한 고증 및 심의를 거쳐, 1974년 문화공보부 등록 제1호가 되었다.
“우리와 함께 영원히 살아 계신 애국정신의 상징이시다.
장군이 일찍 임진왜란 때 1597년 5월 명량승첩 뒤 10월 29일 우수영으로부터
이곳 고하도에 이르러 이듬해 1598년 12월 17일 고금도로 옮기기까지 무릇 107일 동안
여기서 머무르면서 해를 가로막아 전선 만들고 군량 모으고 군사를 훈련하면서 진을 쳤었다.
그러므로 목포 앞바다에는 장군의 숨결이 베어 들었고 지금도 다도해 하늘을 바라보면 장군의 모습이 나타난다.
저 산, 저 바다에 서려 있는 님의 맹세 조국의 제단에 자기 한 몸 바치셨네,
피 묻은 발자국 따라 나도 그 길 가오리다.” (이은상이 찬하고 서희환이 쓴 비문)
높이 370cm, 너비 160cm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은 피사의 탑처럼 옆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는 동상은
중심선을 기준으로 했을 때 투구까지는 약 0.5도 기울어져 있다.
동상이 일본이 있는 쪽을 정확한 각도로 바라보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장군의 사후에도 일본의 동향을 살피고 기운을 약하게 만들어
다시 침략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칼을 뽑는 순간 모습의 자세를 나타내고자 하여 기울어지게 동상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출처_목포시청]
달선각
유달산이 아침햇살을 받으며 그 자태를 우람하게 드러내고 있다.
온갖 형상을 한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청옥색 투명한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한층 더 우아하고 신비스러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수많은 바위 봉우리들로 이루어진 유달산은 언제나 전설적인 신비를 간직한 한 폭의 입체화였다.
그런데 아침햇살이 한쪽에서 비껴 비치면서 봉우리들과 골마다 음양을 드러내자
유달산은 더욱 신묘한 입체화가 되고 있었다.
유달산은 그다지 높지도 그리 크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바위산이라 우람한 무게감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거대한 바위 몇 덩어리로 이루어진 산이었더라면 육중하기는 하되 둔중해 보이고 싱거웠을지 모른다.
유달산은 바위산으로 태어나되 기기묘묘한 봉우리들을 수많은 지식인 양 품어 듬직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다양한 바위 봉우리들로 모양을 갖추었다고 하나
바위만으로는 산의 구색이 모자란다고 생각한 것일까.
중턱 아래로는 차츰 나무들을 키워내 산자락에 이르러서는 넉넉한 숲이 어우러져 있었다.
그 생김대로 사람들은 유달산을 신령스럽게 여겼다.
안개나 구름이 중턱을 휘감고 있을 때면 그 신비스러움이 극치를 이루어
유달산에는 영락없이 영험한 신이 머무는 것처럼 신령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유달산에는 유난히 무당들이 많았다.
그 무당들이 유달산 이 골짜기 저 골짜기 바위 아래서 기도를 드리는 것은 물론이었다.
유달산은 언제나 목포를 굽어보고 있었다. 목포에 사는 사람들도 언제나 유달산을 바라보았다.
목포사람들은 유달산을 에워싸듯 하면서 터를 잡고, 차츰 해변 쪽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러니 목포사람들은 눈을 뜨고 고개를 들면 어디서나 유달산을 마주하게 되었다.
목포사람들에게 바다와 더불어 유달산은 모태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출처_조정래의 태백산]
애기를 업은 바위
유달산은 서남해안 지역의 군사적인 요충지로서 해남 화원의 일성산 봉수와 무안 왕산의 군산
봉수를 연결하는 천혜의 요새로서 일찍부터 영산강의 목을 지키는 역할을 하여 왔다.
임진왜란 때 이엉으로 바위를 덮어 군량미처럼 가장해 왜군의 전의를 상실케 하였다는
이순신 장군의 설화가 전해오는 노적봉(露積峯)을 비롯하여 역사상 의미 있는 곳이 많다.
정상에 올라서면 다도해의 경관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고 그 사이를 오가는 크고 작은 선박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목포의 유달산
그 위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일몰이나 목포항의 야경은 이곳을 찾는 이들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해마다 봄이면 유달산 둘레로는 개나리, 벚꽃, 목련 등 다채로운 봄꽃들이 만개하여 꽃소식과 함께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개최되는 ‘꽃피는 유달산 축제'가 열린다.
[출처_목포시청]
이 바위가 일등바위 앞면이다.
이렇게 멋진 바위에 왜놈들이 험한 짓을 하다니...
2등바위가 있는 봉우리
1등 바위 정상인 유달산
북한산 노적서봉의 나폴레옹 모자바위와 닮았다.
2등바위 정상
유달산 정상
건너편 고하도
달성공원의 조각 작품을 보위 위해 우측으로 방향을 돌린다.
하산길에 달성공원 조각공원과 목재문화체험장을 들려 작품을 관람하고 유달산 산행을 마친다.
몇 년 전 홍도 깃대봉을 다녀올 때 막간을 이용해 꼭두새벽에 올랐던 유달산이다.
4시도 안 된 새벽에 랜턴을 켜고 유달산에 오르며 언젠가 꼭 다시 오겠다며 다짐했다.
4년이 흘러 다시 기회를 만들었는데, 그놈의 날씨가 엉망이다.
언젠가 날씨 좋을 때 다시 올 날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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