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갓고을센터에서 생활한 지 벌써 네 달이 훌쩍 넘었다.
여관방만 한 작은 공간에서 홀아비 생활도 제법 시간이 흐르다 보니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한 끼 식사에 한두 가지 반찬으로 지낸다 해도 즐풍이 선택한 것이니 모든 것을 즐긴다.
요즘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채소가 너무 야들야들한 게 맛있어 평소 먹지 않던 쌈도 즐기게 되었다.
전기밥솥에 계란을 쩌 먹기도 하고, 갓김치를 볶아 먹기도 한다.
평생 라면 하나 끓여 먹지도 않던 것에 비하면 천지개벽할 만큼 변한 셈이다.
이런 생활도 한 달 보름이면 끝나게 되니 잠시 잠깐이면 순식간에 지날 것이다.
주방에서 잠깐 일을 하다가 천장 모서리를 보니 거미가 한 마리 보인다.
당연히 잡아야 할 일이지만, 간혹 출입할 때 들어오는 모기에 물린 적이 있어 내버려 두기로 했다.
모기도 종류가 다 다른지 어떤 모기는 무난히 지나가고, 또 어떤 놈이 물면 자면서도 긁을 때도 있다.
혹여 이 모기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거미줄에 걸리면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다.
소위 말하는 이이제이인 셈이다.
그래서 방을 돌며 보니 반대편에도 한 마리가 더 있다.
작은 방에 두 마리면 충분하다.
요즘은 전에 지급된 모기장을 안 치고 자도 별로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
죽을 맛이던 폭염도 갑자기 물러가며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자 모기도 코가 삐뚤어졌는지 맥을 못 추나 보다.
혹여 앞으로 들어올 모든 놈들 거미 밥이 되거라~~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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