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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제주도

서귀포 효돈천의 비경 굉장하지? ⑥

by 즐풍 2020. 12. 16.

2020_83 C 

 

 

 

 

 

2020.11.4. (수)  08:35~13:10 (전체 시간 4시간 35분, 35분 휴식, 전체 거리 7.1km, 평속 1.7km/h) 맑음

 

 

제주도의 여러 계곡 탐방을 이어가며 배운 것은 계곡의 가장 아래 지점인 바닷가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즐풍은 같은 계곡이라도 여기저기 불쑥 찾아 들어갔는 데, 하류부터 시작하면 순서가 이어져 다음 여정이 편하다.

어떤 계곡은 육지와 다를 것도 없이 평범한 곳도 있으니 계곡 선택을 잘해야 한다.

월대천부터 시작하는 효돈천을 끝내고 내려올 때 들린 어시천은 평범하기 그지없어 실망한 경우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계곡은 육지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짜릿하고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

때로는 폭포를 만나거나 웅덩이를 만나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

자일을 걸고 내려가서 보면 더 멋진 풍경을 눈앞에서 볼 수 있으나 3일을 갖고 다녔으나 쓴 경우는 없다.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고릴라 삼발이를 갖도 다니다 그것도 귀찮아 내려놓았다.

 

어떤 형태이든 도시락은 필수로 지참해야 한다.

잠깐잠깐 계곡을 들어갔다 나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모를까, 하루 종일 계곡 탐방에 나서려면 도시락은 필수다.

아무리 계곡이 멋지다 해도 일부 탐방가만 즐길 뿐이지 사실 아무도 안 찾는다.

11일 동안 계곡 탐방하는 동안 한 사람도 못 만날 정도로 오지이므로 식당 찾는 건 불가능하다.

 

 

 

 

 

 

 

 

계곡 탐방이 이어지며 끝없이 펼쳐지는 비경을 보며 남다른 재미를 느낀다.

그런 재미도 계속되면 본모습 또 보는 기시감(旣視感)이 있다.

뭐, 데자뷔라고 하면 더 고상한 느낌이 들까?

 

 

 

계곡마다 그 계곡의 특징은 계속 반복되므로 기시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효돈천은 바닥의 특징이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화강암 일색인 육지에선 이런 바닥이 없다.

 

 

 

 

 

이런 바닥에 천장만 씌워 놓으면 만장굴과 다르지 않다.

만장굴은 처음 갈 때나 멋지지 두 번 이상 가면 좀 식상한 느낌이다.

언젠가 한번 형님을 데리고 갔더니 "뭐, 이러냐? 나가자."고 했던 다소 황당한 경험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기시감이라도 좋다.

이 여행이 끝나면 즐풍은 또 제주의 계곡이 눈에 어른거릴 것이다.

 

그럴 때 제주의 계곡 블로그를 자주 넘기게 될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진 모습이냐?

앞에는 제법 큰 바위가 있고 암반천에 얕게 깔린 호수가 근사하지 않은가.

 

그런 계곡에 한라산을 경배하듯 엎드린 군상의 모습이라니...

 

 

 

제주도를 만들었다는 신화 속 설문대할망의 재주가 너무 놀랍다.

이런 바위에서 비박하면 얼마나 멋진 경험일까?

 

 

 

 

 

사실, 계곡 바닥에서 비박한다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제주 날씨는 변화무쌍하므로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른다.

한라산에 비가 내려면 몇 시간 후 이 계곡을 타고 번개처럼 빠르게 흐를 것이다.

 

 

 

 

 

한라산에 폭우가 내리자 계곡으로 갑자기 불어닥치는 급류를 어느 유튜브에서 보고 깜짝 놀랐다.

집채만 한 급류가 차량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돌진해 내려가는 데, 뒤따르는 급류는 천둥소리를 내며 달린다.

그러니 계곡 곳곳엔 우천 시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판이 걸렸다.

 

태초 이래로 그런 급류를 온몸으로 막아낸 바위들이다.

 

 

 

건천일 땐 이렇게 순하고 순하게 보이는 계곡이다.

 

파문도 없이 잔잔한 물결이다.

 

 

 

 

 

너희가 즐풍을 아느냐?

즐풍은 너희가 보고 싶어 한동안 가슴앓이를 했느니라.

 

 

 

그래서 이번 제주 여행에선 거의 계곡만 찾아다녔다.

 

 

 

이런 계곡을 혼자 독점한다니 자연에 대한 죄송스런 마음이다.

왁자지껄하지 않게 몇 명이 같이 다니며 서로 감탄을 주고받아야 계곡도 고마워할 것이다.

 

비경은 끝없이 펼쳐진다.

 

 

 

 

 

 

 

 

 

고만고만한 풍경이 계속된다.

 

 

 

 

 

 

 

저 위에 다리 교각이 보이는 걸 보니 바닥에 암반이 제법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들반들한 바위가 5월 초파일 막 출가한 아기 스님들이 빡빡 깎은 머리 같다.

 

 

 

 

 

 

 

 

 

 

 

 

 

 

 

 

 

 

 

서로 같은 듯 보여도 저마다의 특색이 있는 바위들이다.

 

좀 전에 보이던 다리에서 첫날 효돈천계곡을 상류로 이동하며 얼굴을 텄다.

오늘 두 번째 탐방은 바다와 만나는 쇠소깍에서 올라왔다.

여기서 탐방을 끝내고 차량 회수를 위해 쇠소깍으로 이동한다.

 

 

 

길 따라 내려가는 길의 귤 농장의 귤이 잘 영글었다.

 

길에서 보는 계곡

 

 

 

 

 

효돈천은 2일 차 참방부터 포스팅을 했다.

그게 쇠소깍부터 상류로 올라가며 순서대로 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루할 테니 잠깐 다른 포스팅으로 넘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