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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제주도

선덕사로 오른 효돈천 마지막 비경이다 ⑦

by 즐풍 2020.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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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5. (목) 14:16~16:21 (2시간 5분 탐방, 6분 휴식, 전체 거리 3km, 평속 1.5km/)  맑음

 

 

오전에 신례리 헤이그믄소와 이승색악을 다녀왔다.

탐방을 끝내고 지나가는 곳에 다 풀지 못한 숙제인양 남은 곳이 선덕사 상류의 효돈천이다.

그 계곡의 비경이 어떨지, 또 거리가 얼마나 되는 지 알지 못하니 더 궁금하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들어가봐야 한다, 설령 그것이 계륵일지라도...

 

효명사 입구에 주차하려고 진입했다가 계곡 탐방이 더 쉬운 선덕사로 이동해 바로 효돈천으로 내려섰다.

계곡 가까운 곳에 이렇게 사찰이 있어 주차 편의가 제공되므로 편리한 점이 있다.

사찰은 주차장에서 종무소까지 거리가 멀어 며칠씩 무단 주차하지 않는 한 주차에 대해선 관대한 편이다.

종교시설은 배타적이 아니라 이렇게 모두에게 열려있는 개방 정신이 필요하다.

 

 

한라산 선돌 선덕사 편액이 걸렸는데, 선돌은 뭘까?

선돌은 선덕사 인근 한라산 한 귀퉁이에 있는 거대한 입석이다.

이 선돌이 무슨 영험한 기운이 있는지 작은 부처님이 모셔진 곳이다.

 

거대한 말똥이나 쇠똥같은 느낌이 든다.

어릴 때 많이 보던 그 느낌 그대로인데...

현무암과 역암이 뒤섞인 계곡이다.

 

 

 

 

 

효돈천 상류가 올라갈수록 규모가 작아 아기자기한 맛이 난다.

 

나무 그늘이 좋으니 이끼가 잘 자란다.

 

 

 

 

 

 

 

 

 

바위가 서로 잘 엉겨붙어 아래쪽으로 틈이 크게 벌어졌어도 무너지지 않는다.

언제까지 갈 지 궁금하다.

 

이런 계곡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대부분의 외지인, 심지어 제주도민도 잘 모른다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풍경 하나하나가 내륙의 어느 계곡에 있다면 그 지역 1경이니 2경이니 하며 지역 명물이 될 것은 분명하다.

 

즐풍의 블로그를 보고 하나둘 관심 갖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다.

 

사전에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비가 오면 계곡이 좁아 밀려오는 물을 피할 공간이 없는 곳이 너무 많다.

이런 곳을 방문할 땐 주변에 어느 계곡을 가는 지 꼭 알려야 한다.

 

계곡을 타고 하류로 진행할 때 이것 보다 낙차가 큰 폭포를 만나는 경우가 많다.

아차 잘못해 실족하면 중상 내지 사망이다.

하류로 진행할 때 더 위험하다.

때로는 상류로 진행하며 만나는 폭포도 낭떠러지인 경우도 많다.

어느 쪽이든 걸음은 신중해야 한다.

 

 

 

사찰에서 사용하던 굴 

 

폭포가 높기도 하거니와 바위도 많아 위험하다.

부드러운 바위는 넘어지기 쉽고 거친 바위는 날카로워 다치기 쉽다.

등산화, 스틱은 필수이고 헬멧을 착용하면 금상첨화다.

 

계곡을 상류로 진행하는 게 좋지만, 하류로 진행하면 급류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즐풍이 11일 동안 계곡을 탐방하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몰라서 또는 위험하기 때문일 것이다.

 

올라가는 동안 효명사에서 계곡으로 나오는 곳에 여러 돌탑이 세워져 있다.

계곡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느낌이 좋아 자리 깔고 앉아 이렇게 탑을 쌓으며 소망을 얹었을 것이다.

이 계곡을 올라갔다가 되돌아 내려올 때 어느 젊은 연인도 이곳에서 돌탑을 쌓고 있었다.

효명사에서 왔을 게 분명해 절이 크냐고 물으니 작다고 한다.

아담한 게 좋았겠다고 반문했다.

즐풍이 선덕사로 내려간다고 하니 그들이 뒤를 따른다.

선덕사 가는 길을 쉽게 생각했으나 계곡에서 바로 가는 길은 없다.

때로 숲을 가로지르기도 하고 비탈을 오르기도 하니 리딩 하는 입장에서 매우 미안하다.

결국, 선덕사에 도착하긴 했으나 그들 역시 풋풋한 젊은 향기를 남기며 잘 따라준다.

젊음은 늘 부럽다. 

 

조난 위험이 의심될 때 다시 내려가면 된다.

상류에서 차도나 인도를 만나긴 쉽지 않다.

이때 등산앱은 많은 도움이 된다. 

실제 계곡을 탐방하며 적당히 끊고 나갈 때 차도나 임도가 가까운 곳으로 많이 탈출했다.

탈출할 때 제주에 흔한 감귤농장을 만나면 이내 길을 만날 수 있다.

감귤농장은 남쪽에 한정되므로 제주시 같은 북쪽엔 거의 없다.

 

이 굴 안에 스티로폼이 깔린 걸 보면 여름에 피서지로 쓰인다는 걸 알 수 있다.

 

잠깐 들어가본다.

 

새봄인 듯 연두색 나뭇잎은 싱그럽기 그지없다.

 

 

 

 

 

 

 

싱그러운 젊은 연인을 데리고 어렵게 선덕사로 들어섰다.

 

이곳은 계곡에서 효명사로 가는 출입문이다.

이끼와 콩자개덩굴이 덮여 제법 오래된 느낌을 준다.

 

 

 

선덕사 경내

 

 

 

 

 

 

 

 

 

 

 

절로 가는 길을 걷는 걷도 제주의 역사와 지리적 명소를 탐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대개 효돈천 같은 멋진 계곡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선덕사를 내려와 잠깐 계곡을 들어선다.

 

좀 전에 본 게 선덕사 들어가는 다리 밑 폭포 상단이다.

평면과 정면의 시선은 이렇게 다르다.

 

 

 

부탁하자면 제주의 계곡엔 처음부터 발을 들여놓지 않아야 한다.

괜히 즐풍처럼 계곡에 맛을 들이면 마약 중독처럼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효돈천은 3일을 걸은 만큼 양이 차고 넘쳐 7편까지 가는 롱런을 했다.

작성하는 것도 때로 지루했으나 추억을 반추하는 계기도 됐다.

아직 강정천, 도지천, 고지천, 회수천, 동회수천, 안덕계곡, 영천계곡이 남았으니 갈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