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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관악·삼성·수락·불암산

관악산의 꽃인 육봉능선과 그 주변

by 즐풍 2019. 12. 26.

 

 

 

 

 

 

 

 

2019.12.25. 성탄절 09:06~15:23(전체 시간 06:17, 전체 거리 12.0km, 평속 1.8km/h, 휴식 시간 30분)

                다소 흐리고 미세먼지 많음

 

 

 

오늘 충북 영동의 월류봉을 신청했으나 멀리 가는 게 귀찮아 취소하고 나니 어디로 갈지 고민이 많아진다.

무난하기는 북한산이나 워낙 많이 다녀 다소 식상하고, 그 너머 도봉산이나 사패산, 수락산, 불암산도 마찬가지다.

나 원 참, 그런 명산을 지방 사람들은 시간 내 오기도 힘든 명산인데 별 푸념을 다 보겠다고 하겠지만 사실이다.

이런 근교 산 중에 내 발자국 안 찍힌 능선이나 계곡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수십 번을 넘게 찍은 곳도 많다.

 

카카오 지도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근교에 갈 만한 곳을 찾다가 지난달 북한산 간다고 취소한 관악산으로 간다.

육봉능선에 방점을 찍는다.

육봉능선 찍고 그 주변부 여러 능선을 이리저리 돌면 한나절 잘 보내겠다.

대중교통 이용하면 두세 차례 환승이야 하겠지만, 편히 앉아 오가며 주차비도 아낄 수 있다.

 

 

 

관악산 육봉능선 등산코스

 

 

 

산행할 땐 멀든 가깝든 불구하고 점심은 CJ컵반으로 해결한다.

양이 다소 부족하면 다른 대용식을 추가하면 된다.

컵반은 종류가 많아 식성에 맞는 여러 메뉴를 미리 구매해 놓고 산행 시 밥만 미리 전자레인지에 돌려 온다.

산행하려고 보니 컵반 재고가 없어 과천 정부종합청사역에 내려 한참을 내려가 편의점에서 겨우 구매했다.

이마트에서 살 때보다 1,500원 더 비싸다.

 

그 후 길 따라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인 안내 표지판 입구에 오니 약 2.6km나 되는 제법 긴 거리다.

용운암 마애승용군 작품이 40여 m만 오르면 볼 수 있기에 일부러 다녀오기로 한다.

 

 

 

용운암 마애승용군(龍雲庵 磨崖僧容群)

 

북동향의 바위에 다섯 분의 스님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스님의 얼굴은 바위 상단에 36구, 하단에 2구가 조각되어 있는데, 모두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다.

다섯 분의 스님 얼굴은 전면상과 측면 상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가느다란 눈

오뚝한 코, 반쯤 벌려 웃고 있는 입과 귀가 공통으로 조각되어 있다.

우리나라 마애상은 부처님을 새기는 것이 보편적인 경향임에 비해 스님의 얼굴을 소재로 삼은 것이 특이하다.

주변의 마애명문 흔적으로 보아 근년까지 이곳에서 불공을 드렸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내문)

 

 

 

 

육봉능선을 가려면 문원폭포에서 좌회전해야 하는데, 잠깐 길을 더 가는 바람에 되돌아와야 했다.

문원폭포 위 바위엔  최근에 누군가 드릴로 자기 이름을 버젓이 새겼다.

옛날엔 자연보호 의식이 없던 때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지금도 저런 볼썽사나운 짓을 한다는 게 기가 막힌다.

굳이 이름을 남기고 싶으면 좋은 일이나 사회봉사, 불우이웃 돕기 등 수없이 많은 일을 두고 이 짓거리를 할까?

참, 견공이 따로 없다. 

 

 

 

드디어 본격적인 육봉능선에 접어드니 거대한 바위가 즐비하게 늘어서서 산객을 맞아준다.

 

 

 

 

 

 

 

관악산은 그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 놓은 모습으로 보여서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이 '갓뫼' 또는 '관악(冠岳)'이라고 했다.

관악산은 빼어난 수십 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고,

오래된 나무와 온갖 풀이 바위와 어우러져 철 따라 변하는 산 모습이 마치 금강산과 같다 하여

'소금강(小金剛)' 또는 서쪽에 있는 금강산이라 하여 '서금강(西金剛)"이라고도 하였다.

또한 관악산 산봉우리 모양이 불과 같아 화산(火山)이 된다고 해서 이 산이 바라보이는 서울에 화재가 잘 난다고 믿었다.

따라서 그 불을 누른다는 상징적 의미로 산꼭대기에 못을 파고,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옆 양쪽에 불을 막는다는 상상의 동물인 해태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안내문)

 

 

 

 

 

 

 

 

언젠가 저 능선을 타야겠는데, 다음엔 육봉능선을 타고 저 미소능선으로 하산해야겠다.

 

 

 

육봉능선 그 첫머리를 장식할 1봉이 우람한 자세로 버티고 있다.

 

 

 

1봉 우측에 아직 가보지 못한 능선도 제법 굵은 알통을 내보이며 덤빌 테면 덤비라는 듯 당차게 서 있다.

기다려라, 다음 산행에서 공략은 바로 너다. 

 

 

 

1봉 정상을 지나며...

 

 

 

 

 

 

 

올라온 구간

 

 

 

1봉 정상

 

 

 

2봉 오르는 구간도 까칠하지만, 홈을 디디며 오르면 별로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2봉의 아기코기리 바위는 육봉능선의 마스코트다.

 

 

 

아기코기리를 조망하던 장소에서 잠시 쉬며 과일을 먹고 이동한다.

 

 

 

 

 

 

 

 

 

 

 

아기코끼리를 보고 바위를 돌아 내려서면 바로 3봉이 거대한 장벽인 듯 가로막는다.

이곳을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고수는 왼쪽 제일 넓고 깊은 홈통 쪽으로 오르는데, 홀더가 마땅치 않다.

즐풍은 가운데 Y자형 홈 오른쪽으로 올라가 정상 쪽 사선을 통해 오른다.

 

 

 

너무 가까워 전체를 다 담을 수 없지만, 높이 18m에 경사도 60~70도 기울기라니 위험해 보여 많은 사람이 우회한다.

 

 

 

2봉에서 내려오는 일군의 산객들

즐풍은 우측으로 내려왔는데, 이들은 좌측 홈통을 이용 내려선다.

2봉을 내려서면 바로 3봉과 맞닥뜨리나 이들에겐 별문제 없어 보인다.

 

 

 

 

 

 

 

악어 이빨

 

 

 

 

 

 

 

3봉에서 4봉 넘어가는 구간이다.

 

 

 

맨 왼쪽이 이 구간의 정상인 육봉, 가운데가 오봉, 긴 사선으로 연결된 게 4봉이다.

3봉까지 오면 나머지 구간은 거저먹기다.

 

 

 

다른 위치에서 다시 잡은 4, 5 ,6봉

 

 

 

육봉을 오른 후 관양능선인 이 암봉 구간으로 내려갈 생각이다.

 

 

 

4봉 오르는 길

 

 

 

여기도 까칠까칠하다.

 

 

 

지나온 구간

 

 

 

폭넓게 잡은 지나온 구간

 

 

 

1, 2, 3봉만 지나면 절반의 성공이다.

 

 

 

멀리 맨 왼쪽 백운산 통신탑이 보이고, 바라산을 지나 남태령으로 떨어진다.

미세 먼지층이 가라앉아 이런 산행을 하기도 겁난다.

 

 

 

 

 

 

 

관악산 케이블카 능선 정상의 통신시설, 꼭 가야산 만물상능선을 보는 느낌이다.

 

 

 

멀리 보이는 육봉능선 정상

 

 

 

4봉이 있어 육봉능선을 타는 재미를 더한다.

즐풍은 우측으로 내려왔는데, 아까 그 팀은 암벽 전문가들이라 바위에 착 달라붙어 참 잘 탄다.

즐풍도 다음엔 왼쪽 코스를 이용해야겠다. 

 

경기의 소금강, 관악산

 

빼어난 기암절벽과 울창한 산림이 어우러진 해발 629m의 관악산은 갓 모양을 닮은 아름다운 바위산이다.
서울과 경기도 경계에 널찍이 자리 잡은 관악산은 예로부터 수많은 전설과 문화유적을 남겼다.
주봉인 연주봉에는 고려 충신들의 애환이 담긴 연주대가 자리하고,
그 아래에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진 연주암이 있다.
산자락에는 과천향교, 온온사 등 다양한 볼거리가 풍성하여 4계절 모두 사랑받는 산이다. (과천시청 홈피 안내문)

 

과천지역 중심의 관악산에 대한 간단한 안내문이나 엑기스는 다 들어 있다.

관악산은 북한 개성의 송악산, 남한의 운악산, 감악산, 화악산과 함께 경기 오악에 속한다.

혹자는 그중에 관악산이 경기 오악 중 최고의 비경이라고 하는데, 남한만 놓고 보면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몇 년 전 김포의 문수산에 올라갔을 때 북한산과 등거리에 있는 개성의 송악산을 먼발치로 본 적이 있다.

북한산 산세만큼이나 근육질로 이루어진 암봉은 화려해 보여 범상치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실제 밟아보지 못한 송악산도 암봉으로 이루어진 게 보이나 관악산과 비교할 수 없는 게 아쉽다.

즐풍 생전에 송악산 오를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명산에 어울리는 명품 코스다.

이 시간에 저들이 없었으면 다소 민숭민숭한 암봉이 화려하고 다이나믹하게 보여준다.

때를 잘 만났다.

 

 

 

육봉에 들어서며 다시 본 왼쪽 5봉과 오른쪽 4봉

 

 

 

잠시 후 이동할 관양능선의 암봉

 

 

드디어 육봉능선의 미션을 끝내고 정상에 도착했다.

정부 과천 종합청사역에서 출발해 컵반 구입하고 잠깐 알바한 거까지 포함해 5.38km의 거리다.

쉬엄쉬엄 세 시간 3분 걸렸다.

 

연습바위라고 하던가?

육봉능선 정상에서 팔봉능선 가는 길에 만나는 암봉이다.

관양능선으로 잠깐 내려가다 저 암봉에서 시작되는 건너편 능선도 다녀올 생각이다.

 

 

육봉능선에서 바라보던 관양능선의 암봉은 가까이 오자 전혀 다른 모습이다.

 

 

잠시 후 가게 될 건너편 팔봉능선 방향의 암봉

 

 

관양능선으로 하산하며 바라보는 육봉능선의 태극기

 

 

좀 전의 그 암봉

 

 

내려가며 다시 잡아본다.

 

 

 

 

 

 

 

 

관양능선은 새로 생긴 이 휴식 장소까지만 내려온 후 다시 되돌아 오르다가 건너편 능선으로 넘어갈 생각이다.

 

잠시 후 가게 될 건너편 능선은 이름이 없다.

이 능선 건너편 계곡은 불영사가 자리 잡고 그 건너편에 팔봉능선이 내달린다.

 

원경으로 다시 보기

 

드디어 건너편 능선으로 올라타 한 칸 더 건너편에 있는 팔봉능선을 조망한다.

관악산에선 육봉능선과 팔봉능선이 제법 험해 힘든 코스 중 하나다.

 

팔봉능선 상단부

 

이번엔 하단부

 

 

 

지나온 구간, 오른쪽이 육봉능선 정상이다.

 

 

관양능선 암봉에 있던 사람이 사진을 찍자 포즈를 취해준다.

이런 배려로 사진에 더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지나온 구간

 

왼쪽 지나온 구간과 오른쪽 관양능선

 

 

 

 

 

좀 전에 다녀온 관양능선은 암봉 아래쪽 휴식 공간까지 내려간 후 다시 뒤돌아 오른 다음 이 능선으로 넘어왔다. 

 

방금 내려온 암봉인데, 우측 아래족 암봉은 겨우 1/4 정도만 잡혔다.

다 잡을 수 있다면 제법 그림이 괜찮을 텐데, 나무가 무성하니 방법이 없다.

 

 

 

이 능선은 딱 여기까지만 다녀간다.

마침 마지막 바위에 어느 여성이 올라가자 남편은 위치를 바꿔가며 연신 폰카를 눌러댄다.

우리나라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다고 해도 가정에선 위상은 제법 높은 편이다.

남자의 단조로운 포즈에 비해 여성은 포즈가 다양해 사진을 찍어도 참 예쁘다.

남자가 배워야 할 정신세계와 포즈다.

앞서 다녀왔던 관양능선으로 질러가야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가야 할 관양능선인데 좀 전에 다녀간 코스와 중첩되지 않게 가늠하며 숲을 헤친다.

그러자니 길은 가파르거나 나무에 막혀 편치 않지만, 늘 하던 대로 질러본다.

 

 

 

 

 

 

 

 

 

 

 

관양능선도 지나 육봉능선에서 흘러내리는 지능선에 도착했다.

관악산에서 산소를 보기 힘든 데, 이곳엔 두 기나 모셔져 있다.

여기서 잠깐 능선으로 올라가 육봉능선을 조망하고 버섯바위로 하산한다..

 

 

 

육봉능선 조망처까지 올라와 육봉능선 1봉부터 6봉까지 한 번에 다 잡아본다.

멀리서 보면 별것도 아닌데, 막상 구간 하나하나를 지날 땐 조심조심해야 안전사고가 없다.  

 

 

 

여기서 보면 육봉은 안 보이고, 5, 4, 3, 2봉까지 보이는 거 같다.

우측 두 번째 암봉 큰 게 3봉이 분명하다.

 

 

 

나머지 2봉부터 우측으로 흘러내린 육봉능선

 

 

 

너는 거북이 바위냐?

 

 

 

오늘 풍경의 마지막인 버섯바위

 

 

 

 

 

 

 

전체적인 모습이 버섯을 닮긴 했다.

 

 

 

이 능선에서 받는 마지막 선물

 

버섯바위를 보고 내려가니 어느 기관의 철망에 막혀 한참을 우회하여 처음 오르던 곳에 도착했다.

지도를 보니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이다.

날씨가 푸근해 겨울이라 느끼지 못한 데다 움직여 땀도 제법 흘렸다.

육봉능선에서 만난 사람은 분당에서 운동 삼아 늘 이곳 관악산 육봉능선을 탄다고 한다.

연배가 나보다 몇 살 많은 정도다.

육봉을 타자면 팔다리 근육 모두 써야 하니 전신운동이 따로 없다.

가깝다면 즐풍도 자주 운동하러 오겠지만, 두 번 환승에 한 시간 50분 거리라 대부분 북한산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