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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립공원 탐방/도립공원 전체

새해 첫 산행지인 대둔산의 암릉 비경

by 즐풍 2019. 11. 23.









2018.01.06. 토 10:20~15:47(이동 거리 5.18km, 이동 시간 05:27, 휴식 시간 30분, 평균 속도 1.7km/h)   맑음

※ 이동 거리에서 케이블카로 오르내린 2km는 제외한 거리임



올 새해 첫날 북한산 일출을 보겠다던 계획은 여지없이 틀어져 동네 뒷산인 고봉산을 올랐다.

정상에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오를 수 있는 그 주변머리라야 200m도 안 되는 낮은 산이다.

그러니 산행이랄 것도 없어 배낭은 생략하고 스틱과 카메라만 챙긴 채 산책을 나선 셈이다.


이 산 저 산 다니다 보니 의도하지 않았어도 어느새 한국의산하 100명산 중 94개, 산림청과 블랙야크가 각각 90개씩 돌았다.

맘만 먹으면 쉬 끝낼 수 있겠으나 겨울엔 겨울대로 보아야 할 산이 많으니 100명산은 뒤로 미룬다.

그런 가운데 지난 연말 운 좋게 덕유산 상고대를 원 없이 보는 행운을 누렸다. ( http://blog.daum.net/honbul-/1161)


눈이 없다고 해도 낮 동안 푸근해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밤에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다음 날 상고대를 볼 확률은 높다.

소백산이나 덕유산, 태백산, 그리고 안개가 많은 춘천과 화천 양구 지역의 산이 그렇다.

지난가을 단풍이 한물간 대둔산을 보며 눈꽃이나 상고대가 핀 겨울에 다시 찾겠단 다짐을 했다.


그리고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대둔산에 오르는 데, 2주 넘게 눈은 오지 않았으나 날씨가 추워 상고대가 있기를 바란다.

산행은 수락리에서 승전탑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와 케이블카 입구에서 정상 찍고 원점 회귀하는 두 코스가 주어졌다.

수락리 방향은 평범하니 생략하고, 정상 주변에 펼쳐진 암릉구간을 좀 더 볼 생각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다.



대둔산 등산 코스  




이번 산행은 픽디자인에서 생산한 캡쳐프로를 새로 교체하여 산행한다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2014년 초에 입문용으로 캐논 EOS 100D를 구매한 후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니자니 다소 불편했다.

곧이어 알게 된 캡쳐프로라는 카메라 클립을 2014년 1월에 거금 13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

캡쳐프로를 배낭 멜빵의 가슴 부위에 설치하고 필요할 때 카메라를 꺼내 사진 찍기가 편리하다.

카메라는 배낭 앞 멜빵에 걸려 있어 뒤로 쏠리는 무게 중심도 잡아주고 목이나 손 모두 카메라에서 벗어난다.


이 제품은 합금으로 만들어 90kg까지 압력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된 합금이다.

그런데 이 카메라 클립을 너무 자주 이용하다 보니 쇠붙이가 절반이나 닳고 닳아서 헐거워져 카메라가 가끔 빠진다.

원래 클립에 체결하면 1차로 잠겨 버튼을 눌러야 빠지는 데, 이 잠금장치는 플라스틱이라 쉽게 마모되는 게 흠이다.

두 번째 잠금장치는 볼트를 조여 압력을 가한 상태로 제동하는 방식이라 완벽하게 고정하는 기능도 있다.

쇠가 너무 닳아 유격이 심해 이 두 기능 모두가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산행 때마다 약 250장 이상의 사진을 찍는데, 연평균 75회~80회 정도 산행을 하니 연간 약 20,000장 정도의 사진을 찍는다.  

4년이면 80,000장인데, 하루 200장은 보통이고 대부분은 그 이상을 찍을 때가 더 많다.

클립에서 카메라를 뺀 후 대략 서너 장 사진을 찍고 다시 집어넣는다.

많게는 4년간 약 9만 장 정도의 사진을 찍었다고 가정하면, 약 2만 번 이상을 클립에 드나든 셈이다.

2만 번 사용에 카메라 무게까지 더해진 압력으로 쇠붙이도 닳고 닳아 더 쓸 수 없을 지경이 된 것이다.


구매 업체인 픽디자인코리아에 as를 갔더니 처음엔 금속이 깨졌다고 하더니 나중엔 이렇게 많이 닳은 건 처음이란다.

이렇게까지 마모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미국 본사에 보내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고객 관리를 위해 전시품으로 사용했던 걸 대신 주는 데, 새것과 다름없으니 고마울 뿐이다.

세계적으로 이렇게 알뜰하게 사용한 기록이 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국내 기록을 세운 건 틀림없다.

교체 받은 카메라 클립은 처음이라 뻑뻑한 게 제법 길을 들여야겠지만, 이번엔 잘 사용해 적어도 5년 이상 사용해보자. 

 


케이블카에서 찍은 사진은 카메라가 편광렌즈가 케이블카 유리창을 통과하며 여러 색으로 변해 올리지 않았다.

이 사진은 케이블카에서 내려 우측 능선으로 보이는 암봉이다.



상고대가 있었으면 바위 아래 나무가 흰색으로 바위를 떠받들고 있겠지만, 대신 청명한 하늘이 돋보인다.






바위가 개척탑 좌우로 포진해 있어 대둔산의 기운이 이곳으로 쏠린 느낌이다.






삼선계단은 겨우 한 사람이 양쪽 손잡이를 잡고 오를 정도로 좁다.

이런 까닭에 올라가는 일방통행만 허용하고 있다.

너무 가파른데다 전엔 삐그덕 소리까지 들려 켕겼는데, 그동안 수리를 했는지 이번엔 삐그덕거림이 없어 무난히 올라왔다. 



올라가면서 보는 오른쪽 능선이다.

오늘은 처음으로 저 능선을 타고 내려가 지금 보이는 바위까지 내려가본다.



참 멋진 바위다.



개척탑으로 올라가며 왼쪽으로 난 이 암능도 맨 왼쪽 바위까지 내려갔다 온다.



하산할 때 개척탑 바로 왼쪽 암봉 틈새로 내려오려 했는데, 절벽이 높아 우회를 시도했다.

그런데 조릿대를 얼마간 뚫고 내려가다 너무 많아 포기하고 다시 올라와 정규등산로를 타고 하산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저곳으로 다시 하산을 시도해봐야겠다.



개척탑으로 올라가며 보는 오른쪽 능선



대둔산 정상인 개척탑을 옆 암봉에서 바라본다.



올라올 때 보았던 오른쪽 능선의 바위들이다.

잠시 이곳에서 숨을 고른 뒤 이 바위들을 넘고 넘어 내려갈 수 있는데까지 내려갈 생각이다.



아래쪽 암봉을 다녀온 후 낙조대 방향의 이 능선도 다녀올 생각이다.






암봉을 내려오며 삼선계단을 보니 약 45도의 가파른 계단으로 높이도 제법 높다.

대둔산은 새순이 돋는 4월초도 예쁘겠지만, 단풍이 든 가을에 가장 많이 사랑받는 철이다.

지난 가을 단풍든 때 다녀왔다. http://blog.daum.net/honbul-/1140 

이렇게 옆에서 삼선계단을 잡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맨 오른쪽 암릉능 타고 내려왔다.

눈은 없어 보이지만 산비탈엔 눈이 그대로 있어 미끄럽기도 하고 조릿대가 워낙 길을 많이 가로막아 뚫고 지나기도 어렵다.



겨울이라 나뭇가지에 비켜가기 좋아 숲을 뚫고 들어오기 편하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들어오기가 쉽지 않겠다.






실수로 꽤 많은 사진이 한 번에 뭉터기로 삭제되었다.

찍은 사진 중에 가치가 높은 것만 남겨두고 나머진 컴퓨터 용량 확보를 위해 버린다는 게 잘못 찍어 버린 것이다.

휴지통을 즉시 비우는 성급함으로 고생하며 찍은 사진을 영원히 버리게 됐으니 언젠가 고생하며 다시 찍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

삭제된 사진이 가장 멋진 풍경인데 에이고 아까운 거, 후회한들 이젠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다...



이제 다시 올라와 낙조대 방향으로 방향을 튼다.



좀 전 아래쪽 암릉에서 찍은 사진 중에 용문골 방향의 풍경은 그곳이 아니면 담을 수 없다.

그 멋진 풍경이 삭제되었으니 대둔산의 풍경 절반을 잃어버린 듯 쓰라리다.






지난 가을 배티재고개로 올라오며 이미 본 곳이지만 그 여흥이 남아 다시 찾아 본다.






이 암봉 뒤로 보이는 곳이 배티고개에서 올라오는 능선이다.



눈 위로 작은 짐승들이 눈 속에 숨어 있을 먹이를 찾아 분주히 움직인 발자국이 보인다.

겨울철은 짐승에겐 가장 배고픈 계절이 아닐까 싶다.




 





지난 가을에도 지나갔을 이곳에서 분재보다 아름다운 소나무를 발견한다.

고고한 자태로 자라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에게 변치 않는 소나무의 기상을 보여주렴....




작년 가을에도 올린 소나무인 데, 카메라 사진은 삭제되어 폰 사진으로 올린다.  







층층이 암봉이 조화롭게 배치된 풍경이 너무 멋지다.

대둔산의 절경이 거의 주능선 한 군데로 몰려있어 집중적으로 탐방할 수 있는 유일한 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오늘은 케이블카로 오르내리며 일 직선상에 있는 암릉만 본격적으로 탐방한다.






이제 이 능선에서도 거의 막바지 비경을 보여준다.

조금만 더 가면 비경의 암봉도 끝을 보여줄 것이다.



저 능선은 반대로 내려가는 곳이다.

산행을 하며 저곳까지 내려갈 기회는 별로 없을 듯









이게 개척탑에서 낙조대 방향으로 가며 오늘 보는 마지막으로 보는 암릉의 비경이다.

지금부터는 다시 개척탑 방향을 우회로를 이용해 빨리 가야 반대 방향의 비경을 조금이라도 더 볼 수 있으니 서두른다.



그렇게 제법 먼 거리를 우회로를 이용해 개척탑을 오르는 대신 반대로 더 내려가며 보는 첫 번째 바위다.



좀 전 아무도 가지 않는 암릉을 따라가며 봤던 구름다리는 이제 완전히 반대 방향이 됐다.



개척탑 바로 앞에서 찍으면 너무 가까운 데다 인증사진을 찍겠다고 서로 아우성이라 멀리서 잡아봤다.

때로는 멀리서 조망하는 게 좀 더 많은 풍경을 담아낸다.



좀 전과 다른 위치에서 잡아낸 풍경을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






삼선계단과 구름다리



원경으로 다시 잡기



방금 내여 온 통신탑과 산불 감시 카메라



오늘 마지막으로 보는 암봉이다.

이 암봉을 끝으로 하산하기 위해 개척탑으로 가다가 개척탑 바로 아래쪽으로 난 샛길이 보여 그쪽으로 하산할 생각에 들어섰다.

얼마큼 여유 있게 내려갔으나 바위를 내려가기가 영 마땅치 않아 우회한다니 들어선 길에 조릿대가 꽉 들어찼다.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는 실한 조릿대를 제법 헤쳐나가도 끝이 없다.

결국은 포기하여 올라와 정규코스로 하산하는데 00, 20, 40분 등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케이블카가 방금 막 출발하는 게 보인다.


대장은 15:30부터 인원을 점검해 자리가 다 차면 바로 출발한다고 했는데,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으나 초조하다.

다행히 주말 이용객이 많아 곧이어 올라온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 옷을 갈아입은 뒤 모두 버스에 오르니 모두 승차해 있었다.

더 다행스러운 것은 내 뒤로 한 명이 더 올라탄 뒤 예정된 시간보다 7분 발리 귀경길에 오를 수 있었다.

일찍 하산한 사람은 오후 2시 반에 왔다는데, 등산을 주마간산처럼 그렇게 스치듯 산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주어진 시간에 볼 수 있는 모든 걸 보아야 제대로 된 산행이라 말할 수 있다.





대둔산은 동학군 최후의 항전지이다.

지금부터 123년 전인 1895년 2월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킨 전봉준, 김개남 장군이 체포되었다.

남아 있던 동지들은 투항을 거부하고 동학 「접주」급 이상의 주동자 26명이 이곳 대둔산 정상으로 피신했다.

곧 요새를 설치하고 일본군과 3개월에 걸쳐 치열한 최후의 항전을 벌이다가 1895년 2월 18일 어린 소년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장렬히 순국했다.

특히, 동학 접주 김석순 선생은 일본군의 포로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1~2세의 갓난아이를 안고 절벽으로 투신했다. (안내문 편집)


대둔산이 바위가 많고 험준해 동학군이 게릴라전으로 싸우기 유리한 곳이지만, 잘 훈련받은 일본군에게 무참히 패전한 곳이다. 

1894년 고부에서 처음 시작된 동학농민 봉기는 1차, 2차, 3차 봉기를 거치며 전국적으로 불꽃처럼 일어났으나

1895년 3월 29일 손화중 등이 사형당하면서 동학농민 봉기는 완전히 막을 내린다.



이것으로 몇 개의 알짜배기 사진이 삭제된 아쉬움을 남긴 채 포스팅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