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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강원도

금학산 고대산 눈꽃산행

by 즐풍 2019. 5. 19.




산행일자 2017.2.4.토 09:58~15:36(산행시간 5:38, 산행거리 10.4km, 평균속도 2.1km)   날씨: 눈 올듯 흐림


참 오랜만에 다시 오르는 금학산과 고대산 연계산행이다.

경기도 양주에 사는 친구가 추천했던 고대산이라 무턱대고 올랐다가 내친 김에 금학산까지 왕복했던 기억이 있다.

한참 후에 다시 찾은 고대산을 1코스, 2코스, 3코스 순으로 오르내리며 정상을 찍고, 

내친김에 금학산 정상을 밟고 오늘과 반대로 철원여고로 내려갔었다.

그때야 한참 젊었을 때니 두 산을 왕복하거나 1, 2, 3코스를 오르내리고도 금학산을 갈 정도의 체력은 됐다.

그런데 이젠 산행에 앞서 산행 거리와 코스의 난이도를 살피게 되니 체력이 그만큼 떨어진 탓이다.

나이 들어 한 살씩 늙어간다는 건 추억이 쌓이는 만큼 체력이 소진된다는 뜻일 게다.


두 산은 오래 전에 다녀왔어도 산행 코스나 느낌은 몸이 기억하고 있다.

오르고 내려가는 구간과 거리를 짐작하고 있으니 어느 산보다 체력 안배를 조절하기 쉽다.

10km가 넘는 긴 구간이긴 하지만, 이번엔 편도 산행이니 어느 때보다 쉬운 산행이 될 것이다.


철원 지역은 지금도 간혹 지뢰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전방인데다, 금학산 정상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으로 전망이 좋겠다싶으면 코스와 떨어져 있어도 다녀오는 편이지만,

이곳 금학산과 고대산 만큼은 혹시 있을지도 모를 지뢰의 공포로 인해 정해진 코스로 다닐 수밖에 없다.

내 몸은 영원히 우리 가정에 저당잡힌 몸이니까....



금학산 보개봉 고대산 등산코스



철원여고에서 한참을 걸어 한 칸 올라온 곳에서 보는 정상 방향

눈이 올듯 날씨가 잔뜩 흐려 조망은 없게 생겼고, 날씨도 푹해 서리꽃은 기대할 수 없다.


눈 온지 일주일 지났으나 여전히 눈밭이다.


1.4km 지점의 매바위로 43분 걸렸다.

금학산은 처음부터 억 소리나게 가파르다.

정상까지 2.6km 거리이므로 매바위는 절반의 거리인 셈이다.

매바위에서 잠깐 조망이 트이는데, 워낙 날씨가 흐리다보니 드넓은 철원평야는 그저 손바닥 크기 정도 밖에 안 보인다.


대여섯 명이 온 60년 산악회의 어느 혈기왕성한 회원이 덥다며 눈으로 세수를 하듯 얼굴을 닦는다.

눈은 흰듯 보이지만, 자세히 보니 청정지역이라고 생각했던 철원지방의 눈도 황사를 머금어 검은색이 비친다.

산행이 좋다고 나서긴 하나 이런 산행에선 폐활량도 많아지기 마련이니 황사를 걸러낼 폐가 걱정이다.


왼쪽 보개봉부터 제일 높은 곳이 고대산 정상이다. 저기까지 가려면 제법 걸어야 한다.


멀리 화악산에 눈이 많은 곳이 중봉이다.

안개와 황사가 내려앉은 층이 대지를 뒤덮어 높은 산봉우리만 남겼다.

운해같은 안개로 화악산은 산이라기보다 섬이란 말이 더 어울리니 화악도(島)라 하자.


금학산 헬기장에서 보는 금학산 정상의 모습

여기까지 2.7km 거리로 102분 힘들게 걸었다.


오른쪽이 지장산 정상이다.

사방이 다 안개 바다지만, 화악산보다 가깝다보니 어느 정도 산줄기는 가늠된다.

안개를 뚫고 오른 정상은 보다 선명하게 보이니, 대개 안개나 구름에 가려 잘 안 보이던 산 정상의 모습과 반대다.


금학산 정상 표지석


정상에서 보는 정상 부근의 헬기장


정상 군부대 뒤로 다시 보는 화악산


금학산에서 대소라치로 내려서는 길 역시 올라오던 코스 만큼이나 가파른 급경사다.

금학산 정상의 군 막사로 올리는 배수관을 따라 두어 군데 가압펌프가 설치되어 있다.

이 시설물 관리를 위해 오르내리는 군인들을 위한 것인지 등산객을 위한 것인지 모르지만 100m 간격으로 힘들어도 웃어야 한다는 말을 표어처럼 설치했다.

이번엔 내려가니 힘들 건 없으나 몇 년 전 이 구간을 오를 때 그 글들은 내게 많은 힘을 줬던게 사실이다.


이 벙커에서 나도 저들처럼 점심을 먹었다.

보이는 개들은 가까운 군에서 키우는 줄 알았는데, 보개산을 거쳐 고대산을 하산했을 때 누군가를 따라왔다.

점심을 먹으며 누군가 던져 준 음식물을 받아먹고 그들을 따라 6km 정도의 거리를 따라왔으니 허기에 허덕이는 유기견이겠단 생각이 든다.


보개산 거의 다올라 바라보는 금학산 전경


보개봉


촛대바위




고대산 정상이다.

날씨가 선명했거나 좀 더 추워도 서리꽃이 있었다면 위안을 받았겠으나 당장이라도 눈이 내릴듯 흐린 날씨가 아쉽다.  




고대산 거의 다 오를 무렵 설치된 산행 안내판을 보니

고대산과 보개산 종주거리 11.8km로 8시간 이상 소요되니 충분히 검토를 하고 산행하란다.

혹여 종주할 사람들은 새겨 들으시라.  


오늘 산행의 마지막 정상인 고대산 고대봉과 헬기장

여기까지 7.2km로 4시간 12분 걸렸다. 쉬운듯 쉽지 않은 산이다.

한창 때는 고대산과 금학산을 왕복하기도 했는데, 이젠 기껏 10km 조금 넘는 연계산행도 고되다.




하산 코스인 대광봉으로 가는 능선은 완만하니 갈만하다.


뭐를 실어나르는지 삭도도 보이고....


전에 없던 삼각봉 표지판


왼쪽 봉우리를 따라 올라오는 1코스, 오른쪽에 보이는 고대정 우측으로 내려가는 게 2코스다.


고대정에서 조망하는 고대산 정상


오른쪽 뾰죽한 봉우리가 주라이등이라는데, 도솔님과 언제 한 번 가자고 했으나 길이 있기나 할런지....

대광봉까지 함께 한 도솔님은 1코스를 안 가봤다고 1코스로 하산하고 난 전망 좋은 2코스로 하산한다.


여기서부터 2코스 암릉구간이 시작되고....




칼바위 암릉구간에 눈이 내리니 길도 푹신푹신 한 게 맨 바닥보다 더 안정감이 든다.




말등바위


만 3년 몇 개월만에 다시 금학산과 고대산을 연계했다.

그래도 오늘은 도솔님과 함께 하여 외롭지 않게 산행할 수 있었다.

주어진 시간보다 50여분 일찍 도착했으나 후미팀이 늦어 20분 늦게 버스가 출발했다.

하산 종점인 연천은 경기도에선 오지에 속한다고 해도 명색이 경기도 땅이라 서울까지 교통은 좋은 편이다.

신사역에 18:50에 도착했으니 비교적 이른 시간에 도착한 셈이다. 귀가하니 20:10, 이런 근교산행이 잦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