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국가지질공원 탐방/그외 국가지질공원

홍천 팔봉산과 닮은 진안 구봉산 출렁다리 비경

by 즐풍 2019. 6. 27.

 

 

 

 

 

산행일자 2016.3.1. 화 (10:40-16:48, 6시간 산행, 6.28km 이동)   날씨: 맑음

 

 

살아가면서 누구나 소망 몇 개씩은 갖는다.

더 좋은 집이나 멋진 차, 아직 미혼이라면 최고의 반려자 등 각자의 위치에 따라 소망은 다르기 마련이다.

나 또한 그렇다.

좋은 아내를 만난 건 천운이고, 이제 자녀들이 장성하여 좋은 직업과 좋은 혼처가 생기기를 바란다.

이런 게 부모의 소망이라면, 내 개인적인 소망도 많다.

 

우선, 외국여행이야 은퇴 이후로 잠시 미루고, 당장은 산을 좋아하니 국내 명산을 두루 섭렵하는 것이다.

국내 산행지로는 일단 300대 명산을 염두에 둔다.

300대 명산이라는 게 '한국의 산하' 홈페이지 접속 순위니 일견 객관성이 있어 보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 매우 자의적인 판단이란 생각도 든다.

어찌 됐든 그 순위를 보면 국립공원부터 배열되는 게 대체로 순위가 맞아떨어진다.

다행히 국립공원은 다 다녀왔으나 도립공원과 군립공원을 비롯한 그 외의 산이 남아있다.

 

하지만 도립공원이나 군립공원은 때로 의구심을 갖게 하는 산도 있다.

그런 의구심을 떠나 국립공원은 정부가 공인한 객관성이 확보되니 당연히 등산객이 쏠릴 수밖에 없다.

많은 등산객이 다녀가면 그 지역 식당이나 주유소 등 알게 모르게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게 많다.

하여 도립공원을 가진 지자체에선 국립공원으로 승격시키려 무던히 애를 쓰기도 한다.

그 결과, 2013.3.4. 광주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들리는 소식으로는 태백산도 곧 국립공원에 편입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금오산, 청량산, 백운산 등 여러 지역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으로 하니

언젠가 국립공원으로 편입될 날도 있겠다.

 

등산은 당연히 명산 위주로 가게 된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덕유산, 월출산 등 명산은 몇 번을 가도 더 가고 싶은 욕심은 끝이 없다.

금년에 꼭 가야 할 버켓리스트에 든 산행지는 마이산, 명성산과 진달래 명산인 창원의 천주산, 여수의 영취산이다.

구봉산도 그 가운데 있었으나 오늘 그 하나를 해결한다.

 

구봉산은 전북 진안에 있다.

경기도와 충청도를 지나 전라도니 제법 멀다고 생각했는데,

서울 신사동에서 오전 07:30에 출발해 10:30에 도착했으니 불과 세 시간 거리밖에 안 되는 의외로 가까운 거리다.

산은 거칠고 험난해 등산하기가 쉽지 않다.

열 개가 넘는 암봉이 악어 이빨처럼 솟아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 각자 하나씩 봉우리 이름을 갖고 있지만, 근접한 두세 개 봉우리는 이름이 없다.

예로부터 10보다는 九에 더 많은 애정을 가졌기 때문일지 모른다.

1봉부터 8봉까지는 강원도 홍천의 팔봉산처럼 가까이 붙어 있다.

산 모양이나 봉우리간 간격도 딱 그 수준이다.

하지만, 홍천 팔봉산이 327m인데 반해 진안 구봉산은 1,002m이므로 세 배의 공력이 든다.

 

주차장에서 제법 올라가다 보면 맨 우측으로 깎아지른 절벽이 거대한 구조물처럼 나타난다.

저렇게 깎아지른 절벽이라 이쪽으로 길을 냈구나 생각하다 보면 왼쪽으로 붉은색 구름다리가 보인다.

다들 적당한 뷰포인트에서 구름다리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나 역시 그렇다. 그리고 바로 올라가면 2봉과 만난다.

하지만 2봉까지 오른 후 1봉으로 가지 않고 급한 마음에 바로 1봉으로 질러간다.

여기서 1봉으로 가자면 뒤쪽의 깎아지른 절벽은 보이지 않으니 그저 작은 봉우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1봉을 오른 후 나무데크로 만든 전망대에 서면 앞쪽으로 탁 트인 전망이 시원하다.

 

깎아지른 절벽은 보이지 않고 작은 봉우리로 보이는 제1봉

 

 

1봉 전망대에 올라서면 시야는 거칠 것 없이 시야가 트여 사방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1봉에서 보는 2봉

 

 

이번엔 2봉에서 바라보는 1봉의 건너편 산자락

 

 

3봉으로 가며 바라보는 2봉

 

 

잠깐 4봉의 구름정과 4봉에서 5봉으로 연결된 구름다리가 보인다.

이 구름정과 구름다리는 구봉산의 명물로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받는다.

 

 

구름다리 당겨보기

 

 

제3봉이다. 3봉에서 잠깐 아래쪽으로 지능선이 있지만 바로 끊어지고 만다.

그 끊어진 지점까지가 위에 있는 구름정과 구름다리를 잡기에 좋은 뷰포인터다.

 

 

구름정자가 적당한 곳에 세워져 올라가서 보면 조망이 시원하겠다.

 

 

4봉 가며 보는 3봉과 우측의 조망대, 눈이 쌓여 있어 조심스럽게 다녀왔다.

 

 

 

 

 

 

구봉산 구름다리 제원

설치 연도: 2015년 7월  총연장:100.0m   보행폭:1.2m   지상고: 47m   해발고: 740m   동시이용: 최대 150명

 

이 구름다리는 국내에서 제일 긴 다리라고 한다. 총연장이 100m라니 길이를 100m로 맞춘 느낌이다.

다리를 건너는데, 별로 흔들리는 느낌이 없어 안정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구름다리로 오르내리는 고단함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좌우로 조망이 좋아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겠다.  

이 구름다리 설치 후 탐방객이 30배 이상 늘어 가을 단풍 때는 지체가 심할 만큼 인기가 좋다고 한다.

입구에 설치된 주차장엔 마을 사람들이 운영하는 간이식당이 들어서기도 하니 마을 사람들 살림살이가 좀 나아질 수 있겠다.

덕분에 2016년부터 명산 순위가 확 바뀌는 일대 파란이 불가피하다. 

 

 

구름다리 끝인 5봉에서 바라보는 4봉과 구름다리

 

 

저 봉우리가 구봉산 정상이다.

 말하자면 9봉인 셈인데, 9봉 오르기 전에 꽤 괜찮은 암봉이 있다.

그 암봉을 제9봉이라 하고, 저 정상을 구봉산 정상이라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기도 한다.

 

 

6봉을 비켜서 보면 보이는 7봉은 계단으로 오르니 다른 봉우리보다 좀 쉬울 거 같다.  

 

 

6봉으로 가며 보는 5봉의 다리를 연결하는 구조물

눈이 쌓여 있는데가 암봉이 가팔라 이동하기가 매우 불편하다. 

아이젠을 지참하긴 했지만, 착용하기가 귀찮아 하산할 때까지 그냥 다녔다.

가파른 곳엔 힘들기도 했지만, 무탈하게 잘 다녀왔다.

 

 

별 특징 없는 6봉, 하지만 5봉에서 건너오기는 쉽지 않았다.

 

 

가야 할 7봉은 그나마 계단이 설치되어 무난하겠다.

 

 

7봉에서 보는 6봉 너머에 5봉 구조물까지 함께 보인다. 눈이 쌓여 그렇지 8봉까지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

 

 

계단을 다 올라오면 만나는 7봉 정상

 

 

7봉과 8봉 사이에 또 다른 다리가 설치돼 있다. 가까운 거리지만 다리가 없었다면 오르내려야 할 번거로움도 사라졌다.

 

 

8봉 정상이다.

8봉 정상은 작은 쌍봉엔데 제일 높은 곳은 가기가 조금 위험하여 쉬운 앞쪽에 정상석이 마련돼 있다.

 

 

작은 다리를 건너 8봉 오르는 길에 보는 7봉 하산길  

 

 

8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4봉 정상의 구름정과 5봉의 철구조물

 

 

8봉에 올라선 어느 산객이 9봉의 정상을 바라보며 쉬는 한숨소리가 8봉 정상까지 들리는 듯하다.

8봉까지는 아기자기 한 맛에 힘든 줄도 모르게 잘 왔다.

하지만 8봉을 지나 9봉까지는 그리 먼 거리도 아닌데, 제법 용을 써야 오를 수 있다.

게다가 햇빛을 등지고 있어 정상까지는 미끄러운 눈길을 조심스럽게 올라야 하며

대부분은 교행이 불가능해 서로 마주치기라도 하면 잠시 누군가 양보를 해야 하는 구간이다.

 

 

이리 보면 그리 어려운 구간도 없어 보이지만, 정상까지 오르면 땀이 쫙 빠진다.

 

 

지난 구간 아쉬움에 한 번 더 보고...

 

 

이름 없는 암봉, 제법 넓은 장소라 식사시간에 맞춰 점심을 먹거나 쉬기에 좋은 장소다.

 

 

8봉에서 내려오는 코스도 쉽지 않네.

 

 

9봉 가는 길에 암벽에서 물이 떨어져 빙폭을 만들었다.

이런 불편함으로 화면엔 보이지 않지만 오른쪽으로 우회로를 잘 만들었다.

나는 저 빙폭을 체험하고 싶어 저 구간을 통과한다.

이 사진은 저 계단 밖으로 나가 얼음이 흐르는 계곡에서 어렵게 잡은 사진이다.

 

 

구봉산 오르긴 전에 제법 큰 암봉이 있었지만 이름이 없다. 이 정상석이 9봉인 셈이다.

그 큰 암봉에 길을 내 9봉이라 하고, 이곳은 구봉산의 정상으로 불러도 좋겠단 생각이다.

9봉 대신 천왕봉이란 이름이 있으니 구봉산 천왕봉도 괜찮겠다. 1,000m가 넘은 제법 높은 산이다.

 

지리산 정상도 천왕봉이다.

지리산이 남한에서 보여주는 가장 장엄한 산이라면 같은 이름의 정상석을 가진 구봉산은 화려함이 돋보인다.

장엄함이 자칫 지루함에 빠질 수 있으니 당장 산을 타기는 화려함이 좋다.

 

 

내려가는 길에 잠시 트인 구간에서 봉우리 전체를 잡아본다.

 

 

 

 

 

정상 부근

 

 

왼쪽에서 두 번째가 8봉이다. 맨 왼쪽 암봉을 9봉이라 이름 짓고 정상은 그냥 천왕봉이면 좋겠다.

 

 

8봉 육교부터 4~5봉의 구름다리 조망

하산길은 능선이 위험하여 비탈길에 길을 내 가게 된다.

그 길을 따라가자면 더 이상 조망이 없다.

그래서 능선 위로 올라가 능선을 따라 하산하며 하산 내내 9봉을 조망한다. 언젠가 이 코스도 개발되길 기대해 본다.

 

 

1봉~5봉까지 조망

맨 우측이 1봉이다. 처음 1봉 사진은 조그만 봉우리에 불과하지만, 멀리서 봐도 깎아지른 절벽이 엄청나게 크다.

 

 

능선으로 하산하다 보니 이동거리는 짧아졌다. 하지만 중간에 산죽이 많아 헤치고 나오는데 고생 좀 했다.

그 길로 하산하니 저수지가 보인다. 저수지와 구봉산을 함께 담아봤다.

 

 

저수지 뚝 위로 보이는 구봉산,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 같다. 오늘의 주인공을 여기서 작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