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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지질공원 탐방/그외 국가지질공원

운장산과 구봉산 연계산행

by 즐풍 2019. 6. 27.

 

 

 

 

탐방일자 2016.12.10.토 10:38~16:40(이동시간 6:02, 이동거리 13.5km)   날씨: 맑음

 

토요일에 별다른 일정이 없다면 늘 산이다.

그것은 산행을 시작한 이후 변함없는 습관이 되어 이젠 불문율에 속한다.

허나 이즈음 토요 산행은 늘 마음 한켠이 불편하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대통년 하야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각없는 대통년이 국민의 바램을 담아내지 못하고 시간 끌기식 꼼수담화로 변질시키자

급기야 탄핵압박 집회로 번지는가 하면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러한 꼼수 담화는 민심을 더욱 자극하여 회차가 거듭될수록 분노를 더해 집회 참여 인원이 급증하고 있다.

'16.10.29. 청계광장에서 열린 첫 집회 때 2만 명부터 시작해 12월 3일 6차 집회는 주최측 추산 사상 최대 인원인 232만명이 운집했다.

이런 민의가 촛불이 아니라 산불처럼 타오르자 주춤거리던 탄핵일정도 빨라지게 되었다.

결국 어제 국회에서 탄핵이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되자 대통년의 권한은 정지되었고, 헌법재판소의 심리를 받게 되었다.

내 비록 여가활동으로 집회에 참석하진 못하지만, 집회 참가자와 마음을 함께 했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

 

이제 오늘 탐방할 산행 얘기로 들어가보자.

운장산은 사실 크게 특별한 것도 없는데 의외로 참석 인원이 많다.

다른 산악회는 벌써 뒷자리 몇 개만 남아 이쪽 산악회로 왔더니 1호차 만차로 2호차를 운영하기에 2호차 앞쪽을 신청했다.

이번 산행은 전북 완주의 운장산과 진안의 구봉산을 함께 묶어 많은 사람들이 암릉미가 좋은 구봉산에 구미가 당겼겠다.

게다가 산악회 버스는 시청역에서 출발하여 명동역, 신사역을 경유하는 교통 편의제공도 산행 신청에 한 몫 톡톡히 한다.  

유난히도 청명하던 금년 삼일절에 구봉산을 올랐는 데, 잔설이 쌓여 있고 추위도 여전히 가시지 않을 때였다.

(그날의 구봉산 다시보기 ☞)  http://blog.daum.net/honbul-/869

그때 구봉산의 화려한 암릉미로 다시한번 오겠다는 다짐은 1년도 안 돼 겨울의 문턱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다.

이번엔 운장산부터 산행을 시작함으로써 힘들고 어려웠던 구봉산은 하산 코스가 되어 다소 체력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산행에서 들머리를 어느 쪽으로 잡느냐에 따라 체력 부담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번 산행은 코스를 잘 잡았다.

또한 원점회귀 산행이 아니라 운장산과 구봉산을 연계하여 두 산을 함께 잡는 1석2조의 효과도 있다.

 

 

운장산 구봉산 등산코스

 

 

 

 

 

운장산 서봉에 도착하는 데, 쉬지 않고 꼬박 한 시간 걸렸다.

특별히 어려운 코스는 없지만, 구봉산까지 13.5km의 구간을 일곱 시간인 17:30까지 마쳐야 하니 노닥거릴 시간이 없다.   

 

 

운장산은 동봉·중봉·서봉의 3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봉이 1,126m로 가장 높다.

구름에 가리워진 시간이 길다 해서 운장산(雲長山)이라고 한다.

 

서봉(1,109m)인 칠성대  

 

 

좀 더 멀리서 잡은 서봉 원경

운장에서 맛보는 첫 번째 시원한 암봉의 풍경이다.

 

 

서봉에서 운장대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의 또 다른 바위 구간  

 

 

 

 

 

작은 바위를 지나며 다시 보는 운장산 서봉의 풍경

 

 

맨 우측 봉우리가 운장산 정상인 운장대다.

운장산은 서봉이 다소 거친 암봉일 뿐 대부분은 산행하기에 적당한 흙산이다.

 

 

어젯밤 살짝 비가 내려 안개가 많을까 걱정하긴 했는데 다행히 조망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멀리 보이는 산허리를 감싼 안개가 있는 걸 보면 지역별로 어느 정도 편차는 있어 보인다.

 

 

전라도 지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평야지대인데도 불구하고 이곳 완주와 진안 지역에서 보이는 건 겹겹이 산이다.

 

 

서봉을 내려오는 나무계단

 

 

서봉 전경

 

 

서봉을 배경으로 작은 암봉이 멋지다. 

뷰포인트로 들어가는 곳에 나무가 갈구쳐 아무나 들어갈 수 없기에 누구도 담아내기 어려운 풍경이다.

사진을 찍을 때 마침 누군가 서봉을 조망하고, 아래쪽에선 네 명의 등산객이 잠시 쉬며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 한폭의 그림이다.

이른 봄의 연록색이나 가을의 단풍색이라면 더 좋은 그림이었을 텐데...

 

 

운장산 정상인 운장대는 작은 표석만 있을뿐 크게 도두라진 풍경은 아니다.

사진이야 담았으나 특별할 게 없으니 생략하고 갈 방향인 상장봉의 원경을 담아본다.

 

 

 

 

 

상장봉도 서봉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암봉의 모습이다.

이번 산행을 보니 작은 산악회나 몇몇의 등산객들이 단체로 산행을 신청한 경우가 많다. 유독 함께 한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산행하는 경우가 많다.  

 

 

오른쪽 암봉이 상장봉으로 지금 지나온 능선이다.

 

 

건너편 곰직이산의 능선이다. 저 산을 타자면 아래쪽 임도를 지나 제법 힘들게 산을 올라야 한다.

 

 

곰직이산 거의 다오르면 흙을 쌓아 방치한 듯한 작은 산소가 보인다.

여기서 우측으로 160도 정도 돌아서면 멀리서 작은 귀 두 개가 불쑥 튀어나온다.

뭘까? 박무가 짙은데다 카메라 줌 기능이 약해 마이산은 희미하게 찾아볼 수 있다.

 

 

만주벌판이나 미국 서부는 몇 시간씩 자동차로 달려도 보이는 건 온통 지평선 뿐이라는데,

이 작은 나라에서 산에 오르면 보이는 건 앞뒤좌우로 전부 산이니 전국토의 70%가 산이란 건 산에 와봐야 실감난다.

 

 

표지석 대신 나무에 곰직이산이라고 프린트한 종이 표식이 붙어 있다.

한글 이름인 곰직이산의 의미를 알아보려고 완주군청과 진안군청 홈피에 들려도 곰직이산에 대한 안내는 없다.

운주산과 구봉산 가는 길의 한 구간인데,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전국의 산 7,396개 명단에도 들어있지 않은 산이다.  

정부에서 공인받지 않은 산이나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등산객들에게 점점 알려져 등재될 날도 있겠다.

 

 

곰직이산에서 바라보는 북두봉은 가까워보여도 2.2km나 되는 제법 긴 거리다.

산행 전 대장이 안내할 때 북두봉까지 14:30까지 돌파하고, 구봉산 천황산은 15:30까지 돌파해여 구봉산을 돌 수 있다고 한다.

부지런히 걸어 북두봉엔 14:18에 도착하긴 했으나 그 기간동안 식사대용으로 떡 몇 조각 먹을 때 말고는 쉬어본 적이 없다.

 

 

드디어 북두봉이다.

구봉산 아홉 봉우리를 도느냐 마느냐의 기준 시간인 14:30 전에 도착했다.

잠시 쉬며 남은 간식으로 허기를 잠재운다.

운장산에서 구봉산 가는 길 양쪽으로 왕성하게 자란 조릿대가 너무 크게 길을 가로막아 옷을 스치는 소리가 멀리까지 사각사각거리는게 들린다.

때로는 길이 안 보일 정도로 크게 자라 느낌으로 길을 내기도 할 정도다.

운장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면 등산객이 편하게 갈 수 있게 예초작업 정도는 해 줘야 하지 않을까?

혹여 여름에 이 구간을 지날 생각이라면 조릿대에 다리나 팔이 스치며 상처날 수 있으니 긴옷은 필수다.

 

 

북두봉에서 바라보니 봉산 정상인 천왕봉은 가운데 봉우리이고, 그 아래 작은 봉우리들이 구봉이다.

북두봉에서 저 가운데 천왕봉까지 2.5km 거리인데, 부지런히 걸어야 구봉산 아홉 봉우리를 탈 수 있으니 서둘러보자.

 

 

북두봉 전경

 

 

드디어 구봉산 정상이다.

15:30까지 이 정상을 못 찍으면 구봉산 아홉 봉우리를 찰 시간이 없으니 칼크미재로 편하게 하산하랬는데, 시간 내 도착했으니 구봉을 다 밟고 내려갈 생각이다.

하지만, 어제 내린 눈이 미끄럽게 얼어 내려가기가 영 불편하기 짝이 없다.

아이젠을 착용하자니 싱거워 그냥 내려가는 동안 시간은 더디고 숱한 애를 먹는다.

 

 

구봉을 내려오며 바라보니 이미 서산에 걸린 해가 빛을 잃고 5봉 구름다리 입구에 겨우 햇빛이 걸렸다.

진안 지역의 일몰시각이 17:18인데, 사진 찍을 때가 15:36이니 해떨어지기 전에 얼릉 산행을 마쳐야겠다..

 

 

건너편 저 봉우리 뒤로 편하게 하산할 걸 그랬나보다.

 

 

크게 보이는 8봉 뒤로 6봉과 5봉 구름다리 정상이 살짝 보인다.  

구봉산은 작년 4봉과 5봉 사이에 구름다리 설치 이후 지금은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위험구간에 계단을 설치하고 있다.

등산객이 많은 주말엔 공사를 쉬고 주로 주중에 공사를 하는 모양인데, 시설물 설치로 통행하기에 불편한 곳이 많다.

꽤 많은 진척을 보이고는 있으나 눈이 내려 미끄럽기 전에 안전한 계단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어이쿠 벌써 이쪽 암봉은 햇빛을 못받아 검은 그림자로 보여 갈 길은 바쁜데, 마음만 조급해진다.

 

 

저 5봉 구름다리를 건너려면 중간에 낀 7봉과 6봉을 지나야 한다.

 

 

7봉 오르는 길엔 계단을 설치하기 위한 기둥인 철구조물만 설치되어 있는데, 서둘러야 겠다.

조금 더 날이 따듯할 때 공사가 시작됐다면 추위로 인한 고생을 덜할 텐데....

 

 

 

 

 

5봉 구름다리 전망대가 보인다.

구봉산은 지난 3월 다녀올 때도 오늘처럼 좋은 날씨였다.

그때 포스팅한 블로그를 다시 연결하니 참고 하시기 바란다. http://blog.daum.net/honbul-/869 

 

 

운장산과 구봉산을 연계산행하여 두 산, 아니 중간에 곰직이산까지 세 산을 함께 탈 욕심에 무리를 했다.

오늘은 운장산과 구봉산을 타는 A코스, 운장산만 타는 B코스, 구봉산의 C코스

그리고 연계산행 마지막에 시간이 부족하거나 힘들면 구봉산 정상에서 칼크미재로 쉽게 하산하는 네 개의 코스로 진행했다.

겨울이라 일몰시간이 너무 빨라 13.5km의 거리를 불과 일곱 시간에 종주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정해진 시간에 맞추려 산행 시간동안 쉴 때라곤 겨우 점심이나 간식을 먹은 30분에 불과하다.

 

이렇게 시간을 지키기 위해 쉼 없이 걸었는데, 하산하니 쥐가났다는 핑계로 40분을 늦게 내려온 사람이 있다.

결국 듣기싫은 소리를 들었지만, 버스 두대로 90여명이 함께 한 산행에서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미안하단 한 마디로 넘기기엔 부족하다.

자기 능력에 맞게 산행을 해야 하는데, 욕심만 앞세우다보니 이런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다음부터는 산악회도 잘 보고 선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