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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립공원 탐방/도립공원 전체

불갑산 상사화축제와 함평 용천사 꽃무릇축제

by 즐풍 2019. 8. 29.

 

 

 

 

산행일자 2015.9.17.목(연가)  11:00-16:00(다섯 시간 산행)    날씨: 맑음

불갑사 꽃무릇 축제기간: 2015.9.18.금요일-9.20.일요일  불갑사 일원

 

 

이른 봄부터 시작된 꽃의 향연은 가을 단풍이 무르익을 때 거의 끝나간다.

가을에 피는 꽃과 축제는 뭐가 있을까?

먼저 생각나는 게 국화나 구절초, 코스모스가 있다.

이런 국화나 구절초, 코스모스로 단일 축제를 열기엔 규모나 장소가 다소 부족하다.

 

가을 꽃축제로 가장 빠르기는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의 '효석문화제'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란 단편소설의 무대가 된 봉평면은 이즈음

태기산 산행과 연계한 방문객은 소금을 뿌린 듯 새하얀 메밀꽃을 보려는 인파로 넘쳐난다.

뒤이어 강원도 민둥산부터 시작해 경기도의 명성산을 거쳐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로

단풍이 물드는 속도보다 빠르게 내려가며 여러 군데서 억새꽃 축제가 시차를 두고 이어진다.

 

그 와중에 가장 화려하기로는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황홀한 꽃무릇 축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꽃무릇 군락지는 전북 고창군 선운사와 전남 영광군의 불갑사,

함평군의 용천사로 한정돼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거리다.

작년엔 석산이라고도 불리는 이 선운사 꽃무릇을 보기 위해 선운산과 연계한 산행 겸 축제를 다녀왔다. 

지난해 선운사에 도착했을 땐 벌써 시드는 시점이라 다소 늦은 감이 있었다. 

이번 영광 불갑산 꽃무릇은 다행히도 축제가 열리기 하루 전에 도착하여 가장 생기가 넘칠 때다.

축제 전날인 목요일이니 주말만큼 인파에 휩쓸리지 않는 데다 산행까지 포함해 다섯 시간에 불과하니 체력 부담도 없다.

 

 

불갑산 등산코스

 

 

 

목적지에 도착할 즈음 산행 지도를 나눠주며 산행 안내를 한다.

불갑사를 지나 불갑산을 돌아오는 코스로 주어진 시간은 다섯 시간 반.

오기 전에 미리 웹 검색을 해 보니 능선엔 나무가 우거지고 대체로 부드러운 육산이라 조망이 별로 없다.

하산길에 고개만 하나 넘으면 함평 땅인 광암리에 용천사가 있다.

용천사의 꽃무릇도 불갑사만큼이나 유명하여 따로 축제가 열린다.

승용차도 불갑사에서 용천사까지 가자면 빙 둘러 16km에 이르는 먼거리지만,

고개 하나만 넘으면 용천사니 아는 이상 포기할 수 없다.

불갑산 정상인 연실봉에서 불갑사로 빠지는 구수재까지 내려와 빠르게 걸으면 불과 15분 거리다.

이 용천사 꽃무릇을 보기 위해 온전히 돌려던 불갑산 일부를 포기한다.

 

 

 

불갑사 경내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입이 쫙 벌어지게 아름다운 꽃무릇 군락지가 시작된다.

 

 

상사화의 전설

옛날 금슬 좋은 부부에게 늦게 얻은 딸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시자 백일동안 극락왕생을 빌며 탑돌이를 시작하였다.

이 절의 큰스님 수발승이 여인을 연모하였으나 스님 신분이라 이를 표현하지 못하고,

여인이 불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자 그리움에 사무쳐 시름시름 앓다 죽었다.

그 후 스님의 무덤에 잎이 지고 난 후 피어난 꽃이 스님을 닮았다하여 상사화라 하였다고 전해지며,

꽃무릇으로도 불린다.

 

 

 

그 상사화는 세월이 가면 그리움이 더해지는 지 규모가 점점 커져만 간다

 

 

□ 불갑사의 역사

불갑사는 인도 간다라 출신의 마라난타 존자께서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에 영광 법성포로 들어와 모악산 자락에

최초로 창건한 백제불교 전성지다.

불교가 전해진 후 처음 건립되어 모든 사찰의 으뜸이자 근원이 된다고 하여 불갑사(佛甲寺)라고 하였다.

 

 

 

 

 

 

이곳 어디에 진노랑 상사화 서식지가 있다는 안내문은 있으나 도무지 어디 있는지 찾지 못했다.

여러해살이풀로써 주로 습기와 자갈이 많은 수풀 속의 낮은 곳에 생육하며 국내에서만 자란다.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우거진 숲속 그늘에 햇살이 살짝 이 꽃대에만 쏟아지길래 찍었더니 배경이 없어 돋보인다.

 

 

함평 용천사를 가기 위해 불갑사 왼쪽으로 바로 올라가는 덫고개는 생략하고

얼마간 올라오다 연실봉으로 오르는 가장 빠른 코스로 올라온다.

연실봉 거의 다 올라온 지점의 바위 아래 조그만 동굴이다. 밖에서 보면 별거 아니다.

 

 

불갑산 정상이라고 해봐야 517m로 쉬지않고 부지런히 걸으면 갈림길에서 불과 50분이면 넉넉히 닿는다.

올라오는 동안 나무가 우거져 햇빛은 완전히 차단된다.

계곡이 그늘져 습하고 자갈이 많아 꽃무릇이 자라기 딱 좋은 조건이다.

그러니 계곡을 따라 꽃무릇은 등산객을 따라 꽤 많이 올라온 지점까지 배웅에 나선다.

 

 

작은 정상이지만 인증샷을 하겠다고 등산객들로 북적거리니 인증샷 하기도 쉽지 않네...

 

 

용천사를 가기 위해 생략한 코스

 

 

저수지 바로 아래가 지나온 불갑사

 

 

 

 

 

 

불갑사 주차장에서 함평 용천사까지 차로 가면 대략 16km인데, 직선거리는 불과 2.5km에 지나지 않는다.

불갑산의 정상인 연실봉에서 구수재까지 내려오면 계곡을 따라 바로 불갑사로 가는 길이다.

하지만 고개 하나만 넘으면 함평 땅인 용천사에 있는 꽃무릇도 유명하므로

나중에 용천사 꽃무릇을 보기 위해 다시 올 수도 없는 입장이라 이번에 다녀오기로 한다.

구수재에서 용천사 넘어가는 길은 좁고 외져 서로 교행하기도 힘든데, 참 많은 사람들이 용천사 쪽에서 넘어온다.

도대체 버스 몇 대로 왔냐고 물으니 다섯 대로 왔다고 하니 대략 200명 선이다.

그들은 나와 반대로 용천사부터 들려 불갑산을 경유하며 불갑사 꽃무릇을 볼 모양이다.

알면 이렇게 두 군데 꽃무릇을 함께 보겠지만 모르면 불갑사 꽃무릇만 보고 갈 사람들이 많다.

 

지금부터는 함평에 있는 용천사 꽃무릇이다.

 

 

용천사 꽃무릇은 불갑사에 비해 규모가 작다. 작은 만큼 아담하고 잘 정돈된 느낌이 좋다.

 

 

나무숲 보다 양지에 있는 꽃무릇이 많아 더 밝은 느낌도 좋다.

 

 

 

 

 

용천사

 

 

 

 

 

 

 

 

 

 

 

시골길 동네 어귀가 대부분 그렇듯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를 심어놓았다.

하지만 불갑사나 용천사 드나드는 길 입구엔 코스모스 대신 꽃무릇이 뜨거운 열정으로 맞아주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꽃무릇으로 전국의 도로변을 단장하면 어떨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잠깐 가져본다.

 

 

다시 고개를 넘어 불갑사로 내려오며 보는 상사화다.

 

 

 

 

 

 

 

 

불갑사 위엔 조그만 저수지가 있지만 황토색으로 물이 탁하다. 그 저수지 위 둔덕에도 꽃무릇으로 그득하다.

 

 

불갑사 저수지를 따라 나무 그늘 속에도 상사화가 그득하다. 사진엔 숨은 그림찾듯 나무 아래 숨어있는 상사화가 보이기도 한다.

 

 

 

 

불갑사 꽃무릇은 용천사에 비해 규모는 세 배 정도로 커 보인다

 

 

어느 여자분이 "여기가 무릉도원인 거 같아, 너무 좋다."고 하니

같이 다니던 남자 일행이 "그럼,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지."하며 맞장구를 친다.

정말 멀리 해외로 나갈 필요도 없다. 잠깐 시간을 낸다면 이곳이 무릉도원임을 알 수 있다.

 

 

 

 

 

 

 

 

 

 

 

 

 

 

 

 

 

 

 

 

 

 

 

 

고창 선운사의 꽃무릇 축제, 이곳 영광 불갑사 상사화축제,

바로 옆 고개 너머 함평 용천사의 꽃무릇축제는 하루 이틀 차이로 거의 동시에 축제가 시작된다.

봄부터 시작된 꽃 축제를 보지 못 했거나 가을의 따듯한 햇살을 받으며 힐링을 받고자 한다면

발길을 이곳 영광 불갑사 상사화 축제장이나 함평 용천사 꽃무릇 축제장 또는 고창 선운사에 들려보자.

 

지금까지 고창 선운사 꽃무릇, 그리고 영광 상사화와 용천사 상사화를 같이 봤지만 그 중에 제일은 불갑사라 생각한다.

혹여 시간이 닿는다면, 아니 일부러라도 시간을 만들어 들려보자.

그러면 붉은 융단을 깔아논 듯한 황홀한 꽃무릇에 감탄하고 감동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