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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립공원 탐방/도립공원 전체

수(秀)려한 암봉(岩峯)의 수리산 수암봉(秀岩峯)

by 즐풍 2019. 6. 27.






2018.12.22. 토  07:47~11:08(전체 시간 03:21,  전체 거리 6.05km,  평균 속도 2.0km/h)  맑음



오늘은 포천 가리산이 나왔길래 성원이 되면 혼자 견치봉으로 시작해 신로봉을 거쳐 가리산을 등산할 생각이었다.

안타깝게도 가리산은 신청자가 없어 대타로 청화산을 가려고 했으나 이 역시 신청자가 적어 산행이 무산됐다.

하여, 두 번이나 다녀왔어도 수암봉을 곁눈으로 보고 왔기에 여전히 미진한 느낌이던 수리산 도립공원을 간다.


이번엔 정규 등산로를 피해 암봉으로 연결된 구간을 이용해 바로 수암봉으로 오를 생각이다.

어쩌면 등산로가 없을 수도 있고, 나같이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알음알음 찾아다니며 희미하나마 길을 냈을 수도 있다.

길이 없다면 길을 내고, 다행히 몇몇 사람이라도 오른 흔적으로 토끼 길이라도 있다면 산행은 한결 수월할 것이다.


중국 여행 간다고 1주일 쉬고, 여행 자료 정리한다고 또 일주일 쉬었더니 오랜만에 산행하는 느낌이다.

2주 쉬었다고 해도 중국에선 팔달령 만리장성과 천문산, 미혼대 등을 다녔고 다른 장소도 제법 걸었으니 산행과 다름없다.

올여름, 간혹 족저근막염으로 의심되던 가벼운 발바닥 통증이 사라진 지도 오래돼 오늘 산행은 거침없이 진행한다. 




수리산 등산코스





수리산 수암봉을 오르려면 안산초등학교를 지나 주차장을 경유해야 한다.

안산초등학교를 지나며 이곳에 안산이란 명칭을 가진 초등학교가 있으니 오래전에 이곳은 안산 중심지였겠단 생각을 잠시 해본다.

아닌 게 아니라 산행을 끝내고 수암마을 전시관에 들어갔더니 안내 담당이 이 지역이 전엔 안산 중심지였으나 지금은 변두리가 되었다고 한다.

안산초등학교는 1899년 개교하여 내년에 개교 120년이나 되는 전통있는 초등학교다.


사진은 산행을 처음 시작할 때인 오전 8시에 찍고, 하산할 때 다시 찍었다.

오전엔 아직 햇빛이 희미해 별로라 좀 더 선명한 오후 사진으로 올리다보니 사진 순서가 엉켰다.


이 느티나무는 470년 된 보호수로 높이는 18m다.




느티나무와 안산객사


객사는 정청에 전패(殿牌: 임금을 상징하는 나무 패)를 모셔 국왕의 친정(親政)을 상징할 뿐 아니라 국왕에 충성을 다하는 곳이다.

고을의 수령이 집무를 보는 동헌(東軒)보다 오히려 격이 높아 관아시설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했다.

배치는 고을의 진산(鎭山)을 등진 채 남향을 취하여 전망이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았고, 관아 내 독립적인 영역을 차지하였다.

객사는 한말까지 기능이 유지되었으나, 일제 강점기 때 궐패 봉안이 중지되고 그 기능도 중지되었다.

이곳은 1797년(정조 21) 8월 16일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하기 위하여 하룻밤 묵어간 적이 있어 '안산행궁'이라 불리기도 한다. (안내문 편집)


안산객사 건물의 편액은 취암지관(鷲岩之館)이다.



회화나무 보호수

수령 520년(1982.10.08. 지정), 높이 22m




주차장을 지나며 바로 능선을 잡아타면 수리산 수암봉으로 가는 길 아래쪽 계곡을 따라 계속 오른다.

수암약수가 나타나자 계획했던 왼쪽 암봉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나중에 하산할 때 이 능선의 암봉이 어떻게 수암봉으로 연결되는 지 찍은 사진이 있으니 볼 기회가 있다.



다행히 몇몇 사람이 다닌 흔적이 희미하게 보인다.






왼쪽은 오늘 산행을 이끈 수암봉



이 구간은 수리산 정보를 얻기 위해 구글어쓰 3D 화면으로 돌려보니 암릉구간이 제법 멋지게 보여 일부러 선택한 곳이다.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지만, 조심스런 구간도 많아 탐방로로 개설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 테니 당분간 개설은 힘들겠다.



한결 가까워진 수암봉, 이 모습이 독수리 머리 모양이라 취봉이라 했던걸까?












사실, 수리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게 좀 못마땅하긴 했으나 이 구간을 오르며 50% 양보한다.



지나온 암봉 구간  









마지막 암봉 구간이 어려워 보여도 홀더가 좋아 무난히 오를 수 있다.









드디어 전망대가 보이니 어려운 곳은 다 오른 셈이다.






수암봉 한 칸 아래 전망대로 주능선에 다 올라가야 수암봉이다.



이쪽으로 오르는 길은 사고가 있었는지 아니면 위험해선지 오래전에 폐쇄된 구간이다.






수리산 수암봉 (秀岩峯)

봉우리가 독수리처럼 보인다고 하여 독수리봉[鷲岩]이라 불렀는데, 조선 말엽에 이르러 봉우리가 수려하므로 수암봉(秀岩峯)이라 변경했다.

수리산이란 이름도 독수리의 수리에서 온 이름이라니 이곳 바위도 수리봉 또는 취암[鷲岩]이라 부른 게 맞겠다.

앞서 안산객사엔 취암지관 (鷲岩之館)이란 현판에 걸렸는 데, 이 편액에도 수리(鷲)란 말이 흔적으로 남아있다.

태을봉이 수리산의 정상(489m)으로 이곳 수암봉을 거쳐 태을봉으로 가다가 부대철망이 시작되는 지점 아래쪽에 멋진 바위 군락을 봤다.

정상인 태을봉까지 왕복 후 하산은 바위군락으로 해야겠단 생각을 하며 가다가 거리가 3km가 넘어 왕복하자면 너무 멀단 생각이 든다.

태을봉에 가봐야 별로 볼 것도 없단 생각에 뒤돌아 바위 군락이 멋진 부대옆 철망을 끼고 하산한다.



헬기장 쪽으로 내려가며 잠시 전에 오른 곳을 다시 본다.



올라왔던 곳



태을봉 가는 길의 헬기장에서 수암봉을 본다. 맨 왼쪽 암봉 구간으로 수암봉을 올라갔다.



태을봉 가는 길에 부대 철망이 시작되는 곳에서 내려가면 안산 수암동이다.

내가 안산 사람이 아니다 보니 이곳으로 내려가면 안산이란 산으로 가는 줄 알았다.

안산 가는 방향엔 굉장히 멋진 바위가 펼쳐진 게 보여 태을봉을 왕복하고 하산은 저 안산으로 해야겠단 생각을 해본다.

태을봉 방향으로 200여 m 정도 가다 태을봉에 가봐야 특별히 볼 것도 없는데다 오늘 수암봉이 목표였으니 그냥 하산하잔 생각이 든다.

하여, 바로 뒤돌아 부대 철조망을 끼고 안산 방향으로 하산한다.



내려가는 내내 부대 철망 위에 철조망까지 휘둘러 철망 안에 있는 바위에 갈 수 없겠단 생각이 든다.

막상 바위 군락에 도착하자 바위를 뚫는 공사가 커서인지 철망없이 철조망만 형식적으로 둘러놓았다.

그 철조망을 몇몇 사람이 넘어가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는게 보인다.

그 중 두 명이 여성이니 나도 어려울 것 없이 철망을 넘었다.

멀리선 그렇게 멋져 보이던 바위도 바위 위에서 보려니 카메라에 멋진 모습을 잡을 수 없다.

주변을 둘러봐도 나무만 무성하고 전망이 트인 곳이 없어 비경을 앞에 두고도 그 모습을 볼 수 없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일부 바위 위에서 담을 수 있는 정도로 몇 장 담아본다.






여기까지가 철망 안쪽 바위 사진이고, 다시 청망 밖으로 나와 하산길로 접어든다.



밖에 있는 바위



저기 보이는 암릉구간을 따라 맨위 수암봉까지 길없는 구간을 혼자 올라갔다.



수암봉



아래쪽 암릉구간



오늘이 동지다.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라니 낼부터는 점차 낮이 길어진다.

옛날 중국의 어느 나라에선 동지를 설로 삼은 것은 생명력과 광명의 부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겨울 동안 지방 산행이라도 나설 참이면 짧은 해로 멀리 가지도 못하고 많은 시간 제약으로 불편한 게 사실이다.

이제 점점 낮이 더 길게 부활한다 해도 산행할 땐 적어도 춘분은 지나야 그래도 낮이 길어졌단 걸 실감할 수 있다.

어둠의 시간이여 어서 물러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