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_183
2023. 11. 8. (수) 12:35~21:56, 9시간 21분 순성, 1 시간 휴식 포함, 약 20km 이동
12시 35분부터 시작한 서울 한양도성 순성은 백악산 와룡공원에 들어설 때부터 어둠이 내려앉았다.
이번 순성의 주요 포인트는 낙산과 남산 구간의 야경을 보는 것이다.
지방에 살다 보니 순성을 마치고 마지막 지하철이나 KTX를 이용해 무사히 귀가하는 것이다.
야경을 즐기고 귀가까지 온전히 마치기에는 추분을 지나거나 춘분을 앞둔 시기가 적당하다.
서울 한양도성 순성 코스
전편에서 혜화문을 둘러본 후 가톨릭대학교 동쪽 언덕을 지나는 낙산구간에 들어선다.
어둠 속에 보이는 하늘은 심연의 바다색이 저럴까 싶다.
성벽에 쌓은 돌의 크기나 모양은 제각각이다.
여러 번 중수를 거친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성벽 주변의 은행나무도 빛을 받아 노란색을 띤다.
성벽을 비추는 조명과 산책로를 비추는 오래된 느낌의 가로등이 잘 어울린다.
하늘색이 점점 짙어지는 걸 보면 곧 검게 변하겠다.
지하철 4호선에 한성대역이 있더니 밤이 되자 어딘지도 모르던 한성대가 광고조명으로 위치를 알린다.
성 안팎의 조명이 서로 다르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다.
옛날 암문이 아니라 한양도성을 드나들 수 있게 만든 공간을 이용해 성 안으로 들어왔다.
낙산 정상으로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곳 출입구는 대체로 공원관리 차량만 드나들 수 있으니 이 점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좀 더 아래쪽으로 가면 성벽 주변에 카페도 있어 차량이 드나들기도 한다.
낙산 정상 주변에 몇몇의 탐방객이 보이더니 내려갈수록 조용한 분위기다.
갑자기 날이 추워지면서 사람도 뜸하다.
제법 경사가 있는 지역으로 내려간다.
건너편 남산에 N타워의 불빛이 희미하게 보인다.
서울 한양도성을 순성 한다고 12:35분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18:30에 낙산을 내려가고 있다.
여기서 남산까지도 제법 먼 거리이니 마지막 전철이나 기차를 타려면 서둘러야 한다.
서울 도심은 어딜 봐도 번쩍번쩍 거린다.
검어야 할 하늘도 도심의 불빛에 새벽 어스름처럼 보인다.
지방 여행을 가면 조금만 늦어도 식당이 일찍 문을 닫아 저녁 먹기도 힘들다.
이런 도심에서 심야 식당도 많아 오밤중은 물론 새벽 식사도 가능하다.
성 안팎의 조명으로 폰의 콩알보다 작은 렌즈가 단풍나무를 잘 잡아낸다.
한낮의 풍경도 좋지만 밤중의 한양도성의 순성은 가을의 운치를 서늘하게 느낄 수 있다.
이 길을 오직 혼자 배낭을 메고 쓸쓸히 걷는다.
이곳에 카페가 몇 개 들어서며 낮엔 서너 대의 차량이 주차된다.
모두 퇴근한 시각이라 주변 거주자의 영업용 차량이 밤샘주차를 할 모양이다.
한양도성의 조명이 언제 꺼지는지는 모른다.
어쩌면 타이머에 의해 가로등처럼 밤새 켜지겠단 생각도 든다.
기회가 되면 서울 한양도성 전 구간을 밤새 순성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
처음 산행을 시작하고 불수사도북, 즉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종주하겠다고
밤 9시부터 다음날 7시까지 온전히 혼산 한 경험도 있으니 대낮 같은 한양도성은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산 위쪽의 하늘은 컴컴한데 도심은 여전히 조명빛이 찬란하다.
종로 6가를 지나고 있다.
낙산 구간을 내려서며 보는 동대문인 흥인지문이다.
낙산 구간을 마감 짓는 흥인지문이다.
흥인지문 주변에 있는 안내센터에 설치된 스탬프 투어 지도에 스탬프를 찍으며
4개의 스탬프를 모두 찍었다.
서울 한양도성 중 낙산 구간의 야간 순성을 마쳤다.
이제 남은 건 낙산보다 더 지루하고 긴 남산 구간만 남았다.
사실 한양도성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은 산이 제법 높은 인왕산과 북악산이다.
인왕산이야 처음에 시작하니 어려울 건 없으나 다음 여정인 북악산은 처음부터 계단지옥이다.
두 산에 더해 낙산까지 마쳤으니 남산은 여기까지 달려온 관성의 법칙으로 무난히 오를 수 있다.
낮에 본 인왕산 구간이 궁금하면...
낮에 본 북악산 구간이 궁금하면...
밤에 본 남산 구간이 궁금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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