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지역별 탐방/충청도·대전·세종

계룡산 국립공원 끝자락에 걸려있는 향적산

by 즐풍 2022. 12. 31.

2022_223

 

 

 

 

2022.12.8. (목) 11:52~15:02, 3시간 10분 산행, 6.6km 이동

 

 

계룡산 국립공원의 실질적인 정상인 천황봉은 금단 구역이라 알음알음 세 번 다녀왔을 뿐이다.

하여 등산객은 관음봉을 울며 겨자 먹기로 가당치 않게 정상으로 친다.

전국에 있는 많은 산 중에서 금단 구역이 하나둘 풀리고 있으나 계룡산 천황봉만큼은 요지부동이다.

이러할 때 광주 무등산 정상이 상시 개방된다는 훈훈한 뉴스가 들리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계룡산 국립공원은 동서남북으로 여러 경로를 통과하며 제법 많은 곳을 산행했다.

천황봉 인근인 쌀개봉에서 동쪽으로 떨어지는 천왕봉과 향적봉도 다녀왔다.

계룡산의 많은 봉우리가 산이란 이름을 갖지 못하고 대부분 봉(峰)이란 이름을 갖는 데 비해

남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에 향적산이란 온전히 제 이름을 갖는 산이 있다.

 

계룡산 천황봉을 탈 때 이 향적산을 들머리로 삼을 생각은 차량 회수가 불편하여 포기했다.

산꾼이 이거 저거 다 따지면 진정한 산꾼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점점 편의만 찾게 된다.

그러던 차에 주변에 노성산과 노성산성이 있다는 걸 알고 난 뒤 두 산을 묶어 산행하기로 한다.

이렇게 해서 먼저 노성산을 타고 향적산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다.

 

 

향적산 등산 코스

 

 

향적산 등산을 위해 무상사 직전에 주차장이 보여 그곳에 주차했다.

평일이라 무상사 주차장도 주차공간이 많은 데, 너무 멀리 세운 느낌이다.

무상사에서 제1, 2 헬기장을 통해 길게 타려던 계획은 생각 없이 계곡을 타고 오르는 바람에 무산됐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이국적인 풍차가 반겨준다.

 

계곡은 유순해 산책하는 느낌이다.

 

머잖은 곳에 향적산 정상의 통신탑이 보인다.

 

큰 바위가 제법 신령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제단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어느 정도 능선에 오르자 북쪽으로 계룡산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오전에 노성산에서 계룡산을 볼 때 절반은 가스층에 잠겼는데, 지금은 가스층이 사라며 더 가깝게 조망된다.

 

산바탈이 가파르게 흘러내린 곳의 마을은 아늑하고 포근하다.

 

가운데 천황봉에서 암릉을 타고 아래쪽으로 흘러내린 머리봉으로 저곳에 오르던 게 생각난다.

머리봉 구간은 금단 구역이라 겨울이 아니면 나뭇가지가 길을 막아 이젠 다니기도 어렵다.

지난여름에 고생했기에 아직은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 바위가 향적산을 조망하기 좋은 곳이다.

 

향적산의 가파른 바위가 볼만한 풍경이다.

향적산은 계룡산과 능선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어도 온전히 제 이름을 가진 산으로 남았다.

계룡산의 봉우리로 남느니 계룡산에서 분기해 닭대가리로 남은 것이다.

 

향적산의 긴 날개는 이렇게 시원스럽게 내달리며 계룡산과 연결된다.

이 산줄기 하나로 서쪽은 상월면이요, 동쪽은 신도안면으로 행정구역이 갈린다.

 

앞서 향적산을 조망하던 바위다.

 

계룡산이 닭의 벼슬과 용의 등줄기처럼 생겼다면 이 바위는 닭의 발톱에 해당한다.

 

개울보다 조금 더 큰 강이 지나거나 작은 개울이 지나는 걸 둑이 넓고 좁은 것으로 가늠할 수 있다.

논산도 호남과 인접한 곳이라 제법 평야가 넓게 보인다.

 

 

향적산 산 이름은 ‘향이 쌓인 산’이라는 뜻으로 향나무가 많이 있었다고 해 유래했다.
국사봉(國師峰)이라고도 하는데,

신도안이 도읍이 되면 나라의 왕을 가르칠 스승이 이곳에서 나온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가 향정산 국사봉이란다.

지역 산악회에서 지자체를 대신해 정상 표지석을 세웠다.

 

정상의 여러 풍경 중 하나다.

 

정상 한 귀퉁이의 바위 암반이 있어 오찬을 갖거나 쉬기 좋은 장소다.

 

◆ 설화

충남 계룡시 향적산 국사봉 정상에는 수수께끼 같은 ‘천지창운비’와 ‘오행비’가 세워져 있다.
비가 왜 세워졌는지와 비에 새겨진 특이한 문양과 한자를 정확히 풀이한 내용은 없고 유례로만 전해지고 있다.
천지창운비(天地創運碑)는 한 변이 약 3m쯤 되는 정사각형의 얕은 담 안의 돌비석으로 이뤄졌다.
높이는 2m이고 머리에 판석을 얹은 모양새다.
비의 동쪽 면에는 천계황지(天鷄黃池), 서쪽 면에는 불(佛), 남쪽 면에는 남두육성(南斗六星), 

북쪽 면에는 북두칠성(北斗七星)이라고 적힌 글자가 새겨져 있다.

​비석 아래쪽에는 심(心) 자가 네 개의 면에 쓰여있다.
비의 지붕에는 해, 달, 별이 그려져 있고 일월조림(一月照臨)이란 글이 있다.

담을 이루는 네 모퉁이 기둥 돌에도 ‘원, 형, 이, 정(元·亨·利·貞)’이 한 글자씩 새겨져 있다.
또 특이한 것은 천지창운비의 사각형 지붕의 네 모서리마다 3개의 구멍씩 총 12개가 뚫려 있다.
지금은 구멍만 남았지만, 예전에는 12개 보석이 박혀 있었다고 한다.

천지창운비 옆 오행비(五行碑)도 눈길을 끈다.

이 비의 높이는 약 1.6m다.

사각 돌기둥으로 서면에 화(火), 남면에 취(聚), 북면에 일(一), 동면에 오(五) 자가 새겨져 있다.
이 비석들이 세워진 정확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에 살던 조 모 할머니가 일제 강점기에 묘향산과 구월산에 있던 단군성조의 얼을 

이곳으로 옮겨 모시고 단군 성조를 섬기다 1948년 별세했다. 

그러자 며느리인 손 씨 부인이 시어머니 공덕을 기리고 그 정신을 받들기 위해 국사봉 정상에 비를 세웠다. 

그러나 '천지창운비'와 '오행비'의 글과 그 글의 뜻을 정확하게 풀이한 사람은 없다.

또 다른 유례로는 1923년 두마면으로 이주해온 천도교 초부당 오 모 씨에 의해 비석이 건립됐다. 

오 씨는 국사봉의 자태가 천계황지(봉황이 깃드는 천하 길지)로 당시의 항일투쟁과 국난에 

위태한 국권이 회복되기를 기원하고자 비를 세웠다. 

예전에는 천지창운비를 중심으로 팔각형의 정자가 건립돼 비석을 보호했다. 

정자의 외각에는 십이지신상이 조각돼 있었다.

 

  (출처_충청투데이, 작지만 향이 가득하고 아름다운 충남 계룡 향적산  22.8.26. 이심건 기자)

 

 

 

하산하게 될 남쪽 능선

 

향적산 전망대 

 

국사봉 주변 바위 

 

향적산은 벌써 저만치 멀어졌다.

 

겨울 해는 낮게 뜨니 역광일 땐 더 어둡게 보인다.

상여바위가 가까이 있어도 바위라는 것만 알 뿐 형태가 온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상여바위 

 

 

 

기다랗게 보이던 상여바위도 옆으로 돌아갈 땐 제법 폭이 너른 바위다.

 

 

 

 

 

반대편에서 보는 상여바위

 

향적산 정상은 멀리서 볼 때 잘 생긴 미남인데 비해  상여바위는 너무 가까워 전체적인 윤곽을 잡기 어렵다.

 

 

 

 

 

좀 머 멀리서 보는 상여바위 

 

 

 

 

 

 

 

 

상여바위를 지나며 차량 회수를 위해 마을로 내려선다.

도중에 향국암이란 작은 암자를 만나지만 특별할 게 없으니 일별 하는 것으로 끝낸다.

 

차량회수를 위해 길을 찾는데, 잠시 오르막을 오르기도 한다,

 

한산길에선 특별히 볼 게 없다.

어렵지 않게 무상사를 찾아 경내를 지난다.

처마 밑으로 용머리가 튀어나와 햇빛에 노출된 게 더 희게 보인다.

 

여의주를 문 용은 무슨 뜻을 지닌 걸까?

여의주를 가지면 무슨 소원이라도 들어준다고 하니 이 사찰에서 원을 빌면 소원성취한다는 뜻일까?

많은 사람이 로또 1등 당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 사찰을 찾지는 않을지?

 

사찰에서 세속의 신인 산신도 모셨으니 속세와 야합도 이룬다.

 

이래저래 무상사는 처마 밑의 용머리와 여의주만 생각나겠다.

 

 

 

 

오랜 숙제인 계룡산 끝자락의 향적산과 인근의 노성산의 노성산성 궁금증을 풀었다.

산은 다 같은 듯 다른 전설과 숨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노성산처럼 산성이라도 있으면 으레 전쟁이야기도 끼어들기 마련이다.

작은 나라에 산성이나 읍성이 많다는 건 그만큼 외침이 많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금도 남북이 대치하는 휴전 상태이긴 해도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번영되고 평화적인 시기이기도 한다.

 

벌써 2022년 마지막날이다.

올해 풀어야 할 많은 이야기는 내년으로 넘겨야겠다.

일부러 찾아오셨거나 우연히 찾아오셨든 즐풍의 티스토리를 방문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천성이 게을러 이젠 댓글을 쓰거나 답글 다는 것도 등한시하다 보니 오해 살 일도 많게 생겼다.

제 부덕의 소치를 용서하시고,

새해에도 늘 귀댁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