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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태백산

태백산 야간산행 2012.02.11.토

by 즐풍 2019. 5. 22.

 

지난 연말 원주에서 부부동반 모임이 있었으나 난 설악산 등반으로 아내만 참석했는 데, 그 모임에서 연초에 태백산을 가기로

의기투합했던 모양이다. 약속날짜인  2012.02.10 청량리에서 밤 10에 박종혁님 부부와 함께 열차로 출발하고, 원주에서는

김영진님의 어머님이 편찮으신 관계로 아내분은 간호문제로 참석을 못 하고 엄상호님 부부와 셋이 기차에 탑승해 동승한다. 

태백산의 산악날씨를 조회해보니 영하 20℃라 긴장을 했지만 막상 새벽 1시40분에 태백역에 내리니 밤 공기가 썰렁하긴 하지만

바람이 없어 그리 추운줄 모르겠다.  

 

유일사에 도착하여 김영진님이 준비한 버너에 컵라면과 커피를 긇여먹고 태백산을 오르는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산다는

세 모녀분이 등산화도 아닌 부츠같은 신발에 아이젠이나 스틱, 핸턴도 없이 한 사람만 달랑 조그만 배낭을 착용하고 겁이 났는지

같이 가기를 원한다. 아무리 산행을 다니지 않았기로서니 혹한의 추위에 등산화도 신지않고 일반 가죽장갑으로 혹한의 태백산을

감행한다는 것은 너무 무모한 도전이다. 김영진님이 이들 모녀가 너무 안 돼 보여 양쪽 스틱을 쓰라고 주고 엄상호님은 여분의

아이젠을 한 쪽씩 착용시켜 주고 난 갖고 있던 핫팩을 손 시릴 때 쓰라고 집어준다. 

 

지금까지의 태백산행 중에서 가장 한밤중의 산행이다. 음력 정월 스무날이니 반원보다 큰 달이 중천에 떠 있는데다 눈이 많아 랜턴

없이도 오를 정도의 밝기는 하지만 눈이 많아 도리어 길을 잡기는 쉽지 않다. 유일사 오르는 길까지는 제법 길도 넓어 무리 없이

진행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조금만 방심해도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을 만큼 분간이 안 된다. 산행경력이 많은 나와 김영진님이 앞장을

서며 방향을 잡지만 세 모녀까지 동행을 하려니 길은 더뎌진다. 

 

 

 

 

 

<태백산행> - 정희성

눈이 내린다 기차 타고
태백에 가야겠다
배낭 둘러메고 나서는데
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댄다
지가 열일곱 살이야 열아홉 살이야

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
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
칠십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
여보 젊은이 함께 가지
앞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
올해 몇이냐고
쉰일곱이라고
그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
조오흘 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
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
하얗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
좋을 때다 쫗을 때다
말을 받는다

당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
괜스레 나를 보고
늙었다 한다

 

 

 

 

 

 

 

       ▼ 태백산 등산코스와 기상청의 날씨예보

 

 

▼ 2012.02.11.01:40에 태백역 하차

 

 

▼ 유일사쉼터의 이정표

 

 

▼ 상고대가 맺혔지만 밤중이라 그 활홀함을 느끼기엔 밤이 너무 깊다

 

 

 

 

 

▼ 주목군락지에 다다랐지만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없어 많이 아쉬움이 크다

 

 

▼ 눈이 아닌 서리가 반짝거리며 내린다

 

 

 

 

 

▼ 주목은 죽어서도 화려한 무습으로 사계를 지나는 길손의 탄성을 부를 터...

 

 

▼ 주목의 또 다른 모습

 

 

                   심응문 시인의 주목은 소백산 천동계곡의 죽은 주목에 대한 詩이지만 한 번 옮겨본다

 

 

 

 

 

▼ 드디어 정상능선에 있는 장군봉에 도착하니 조용하던 바람도 성질 사납게 불어댄다

 

 

▼ 태백산 정상의 표지석은 한 밤을 외롭게 지키고 있다

 

 

▼ 정상엔 바람으로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 서둘러 하산하니 단종비각이 슬프게 우리를 반긴다

 

 

▼ 망경사의 부처님만 찍고 절에 계신 분들 취침에 방해될까 조용히 서둘러 내려간다  

 

 

▼ 거의 하산하자 이제사 여명이 밝아온다

 

 

▼ 여명속에 고개 내민 바위들

 

 

 

 

 

▼ 바위를 딛고 선 소나무

 

 

▼ 울창한 낙엽송

 

 

▼ 당골광장에 모셔진 단군할아버지

 

 

▼ 단군성전

 

 

 

 

 

당골광장에 조각된 눈꽃축제의 얼음조각은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아 사진이 밝지 않다

 

 

 

 

 

 

 

 

 

  

 

 

  

 

 

 

▼ 싸우나를 끝내고 시내있는 태백시에서 자랑하는 실비식당의 한우갈비를 맛있게 먹어본다

 

 

▼ 시간이 있어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에 들러본다

 

 

 

 

 

 

 

▼ 황지는 수심4m로 제법 깊고 맑다

 

 

▼ 황지연못의 전설이 된 며느리와 고양이

 

 

 

  

 

 

▲▼ 눈곷축제 때 태백역에 설치한 얼음조각

 

 

 

 

▼ 오후 4:36분 청량리행 기차는 10여분은 연착하여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