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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태백산

태백산 단풍과 주목나무, 천제단, 문수봉으로 한바퀴

by 즐풍 2020. 10. 23.

2020_72

 

 

 

 

 

 

2020.10.20. (화) 06:57~13:48(6시간 51분 산행, 1시간 37분 휴식, 전체 거리 13.51km, 평속 2.4km/h) 맑음 

 

 

산행 4일 차에 접어들었다.

어제 두타산 베틀바위와 곰바위 위 암릉 구간, 용추폭포에 이어 신선봉까지 다녀온다고 힘들었다.

태백산 정상인 장군봉은 1,567m로 제법 높다 해도 들머리가 830m이므로 740여 m만 오르면 된다.

740m 고도를 올리는 것 또한 쉽지 않으나 태백산은 대체로 순한 편이므로 비교적 쉬운 산이다.

 

그간 몇 번 오른 태백산은 대부분 겨울에 국한됐다.

블로그도 없던 예전에 목우와 함께 철쭉꽃을 보겠다고 6월에 오른 기억이 어렴풋 떠오르기도 한다.

태백산이 2016년 마지막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막내 국립공원이다.

이번에 막내 국립공원의 가을 단풍을 보고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여권"에도 날인을 꽝꽝 받는다.

 

 

 

□ 태백산 국립공원

 

태백산은 1989년 5월 13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16년 우리나라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전체면적은 70.052㎢이며 천제단이 있는 영봉(1,560m)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봉(1,567m) 동쪽에 문수봉(1,517m),

영봉과 문수봉 사이의 부쇠봉(1,546m)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최고봉은 함백산(1,572m)이다.

태백산은 수천 년간 제천의식을 지내던 천제단과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등 풍부한 문화자원과

야생화 군락지인 금대봉~대덕산 구간, 만항재, 장군봉 주변의 주목 군락지,

세계 최남단 열목어 서식지인 백천계곡 등 다양하고 뛰어난 생태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국립공원 안내문)

 

 

태백산 등산 코스

 

 

어제 동해시 아침 최저 기온은 10℃였는데, 오늘 아침 태백시의 최저 기온은 2℃로 예보됐다.

오늘 아침 05:09의 천제단 기온은 3.8℃에 풍속 16.3m/s로 엄청 센 바람으로 체감온도는 영하 3.4℃라는

전광판이 보인다.

무지막지한 바람으로 체감온도는 영하로 급강하했으나 오전 7시가 다 된 지금은 별로 추운 줄도 모르겠다.

그래도 손이 시려 초겨울 장갑을 끼고 산행을 시작한다.

태백산은 설악산이나 오대산에 비해 제법 남쪽이라 단풍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암괴류(岩塊流)

 

동결과 융해의 반복으로 기반암에서 떨어져 나온 암괴(커다란 암석)가 토양이 흘러내리는 작용에 의해 좁고 길게 흘러내린 것을 말한다.

높은 경사에서 암괴·암설 등이 낙하하여 쌓인 애추(talus)와 달리 암괴류는 낮은 경사에서 형성된다.

암괴원(암괴류)은 우리나라 산지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며 무등산과 경산 비슬산, 고성 운봉산이 유명하다.

                                                                                                                             (안내문 편집)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새로 놓인 다리

 

고도가 좀 높아지자 참나무 단풍이 보인다.

 

이끼는 축축한 나무의 줄기나 계곡 근처의 바위, 막 잘려나간 나무 그루터기 등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싹을 낸다.

이끼가 만들어 내는 유기물질과 이끼가 고인 물기 등이 훌륭한 발아터가 되고

작은 식물과 곤충이 살아갈 수 있는 좋은 터전이 된다.

이끼와 다양한 지의류는 대기오염의 영향을 가장 빨리 받기 때문에

대기오염 지표종으로 안성맞춤이다. (안내문)

 

태백산을 지키는 장군바위

전엔 이름도 없던 장군바위를 짓고 그럴싸한 안내문을 만들어 놓았다.

 

 

호식총

 

호식총은 호랑이에 물려 숨을 거둔 사람의 무덤이다.

큰 돌무덤 있고 돌무덤 위에 시루가 엎어져 있으며, 시루 가운데 구멍에 가락꼬지가 꽂혀 있는 형태이다.

옛사람들은 사람이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면 창귀라는 호랑이의 종이 되어 또 다른 사람을 유인하여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게 하고 나서야 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다.
호랑이는 사람을 잡아먹으면 머리와 굵은 뼈는 남겨두는 습성에 있는데,

누군가 이유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화장하고 돌무덤을 쌓은 후 시루를 덮고

창검과 같은 쇠꼬챙이(가락)을  꽂아 두는 호식총을 만들었다.

여기서 화장을 하는 것은 사악함의  완전 소멸을, 돌무덤을 쌓음은 신성한 지역임을, 시루를 엎어 놓는 것은

창귀를 가두는 감옥을, 가락을 꽂는 것은 창귀가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 호식총은 옛사람들의 생활관과 사고관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민속 자료이다. (안내문)

 

이만큼 올라오자 단풍은 이미 말라비틀어졌다.

 

망경사에 도착했으니 정상도 멀지 않다.

정상으로 바로 가느니 유일사 가는 길로 정상의 거의 반 바퀴 돌아 이동하기로 한다.

 

망경사 대웅전

 

 

 

 

 

망경사 약수 물맛이 좋다기에 수낭에 제법 많은 물을 채운다.

 

총각무 꽃이다.

 

망경사 아래쪽의 참나무 단풍

 

낙엽송이 이제 단풍이 들었으니 곧이어 낙엽이 질 것이다.

 

유일사로 가는 길이다.

 

 

 

작은 바위엔 서리가 내려 날이 섰다.

 

고즈넉한 오솔길 

 

 

 

함백산 방향

 

태백산은 한겨울 눈꽃 산행으로 제격이다.

어느 추운 겨울에 초등학생이던 두 딸을 데리고 태백산을 오른 적이 있다.

천제단에서 사진 찍고 주목나무를 보자고 끌고 가니 춥다고 안 간다.

지금 생각하면 괜한 짓을 했다는 생각이지만, 그땐 서리꽃 핀 주목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도 비닐로 된 비료 포대 썰매를 타고 내려온 기억이 난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한 이 주목도 언젠가 생을 마감하며 또 몇십 년 잘 견디겠다.

 

시간이 지나며 여기저기 가지가 떨어져 나가고 언젠가 흙으로 돌아가리라.

 

 

 

생과 사의 동거 

 

며칠 전 오대산의 주목은 반듯하게 크기만 해 주목나무 다운 예술적 흥취는 없었다.

태백산은 살았거나 죽었거나 그 절반씩 섞였거나 모두 아름다운 모습이다.

 

태백산엔 천제단이 무려 세 개나 된다.

장군봉에 하나, 천왕단에 한배검이 하나, 부쇠봉으로 내려가는 길목에도 하나가 있다.

왜 이렇게 많을까?

 

이분들은 즐풍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올라온 여성분들인데, 같은 무속인 소속인 모양이다.

막 축문을 읽는 중이다.

 

그동안 쓰지 않던 고릴라포드란 삼각대를 설치하고 타이머에 맞춰 시진을 찍었다.

아직 기능에 익숙지 않아 많이 어설프다.

 

 

장군봉에서 사진을 찍고 나니 어떤 분이 여기가 정상이 맞냐고 묻는다.

표지석에 태백산 최고봉이라고 썼으니 여기가 정상이 맞다고 하니 그가 보기엔 천왕단이 더 높아 보인다고 한다.

언뜻 보면 그렇기도 하지만 눈보다 과학이 증명한 것이니 장군봉이 태백산 정상이다.

 

 

 

이번엔 천제단에서 바라본 장군봉 

 

이 주목나무는 작아도 제법 운치 있고 멋지게 생겼다. 

 

가까워진 천제단

 

태백산 천제단

 

태백산 천제단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돌로 쌓아 만든 제단이다.

천제단은 태백산 정상에 있는 천왕단을 중심으로 한 줄로 놓여 있다.

천왕단 북쪽에 장군단이 있고, 남쪽에 하단이 있다.

제단을 세운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태백산은 예로부터 신령한 산으로 섬겨져 제천의식의 장소였다.

"삼국사기"를 비롯한 여러 사료에서 부족 국가 시대부터 이곳에서 천제를 지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개천절에 나라의 태평과 번영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

해마다 열리는 강원도민체전의 성화에 불을 붙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안내문)

 

안쪽엔 "한배검"이라는 붉은색 글자가 있다.

 

이건 어느 젊은이에게 부탁한 사진이다.

천왕단과 태백산 표지석이 같이 나오도록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이 능선 길게 타보고 싶다.

 

이번엔 젊은 부부 한 쌍이 제사를 지내고...

 

 

 

이제 저 부쇠봉을 거쳐 문수봉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부소봉 가는 방향에 있는 작은 천제단 

 

 

 

 

 

부소봉 오르며 보는 천왕단이 있는 정상부

 

그간 몇 번을 왔어도 부쇠봉은 처음 올랐다.

이 부쇠봉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길목이기도 하다.

 

 

 

웬 오리나무가 이렇게 많나 했더니 사스래나무라는 표식이 붙었다.

 

사스래나무

눈보라가 사정없이 몰아치는 높은 산꼭대기는 겨울바람이 매섭다.

이런 곳에서 과연 어떤 나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더욱이 일정한 굵기의 줄기를 가지고 있어야 할 나무가 추위를 견뎌낼 것 같지가 않다.

그러나 이런 곳을 삶의 현장으로 삼은 나무도 있다.

사스래나무는 극한 환경에서 자라는 나무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높은 산꼭대기 근처에서 자라는 하얀 껍질의 나무도 대부분 사스래나무다.

추운 곳에서 자라는 여러 나무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갈잎나무의 한대수종이라면 금방 사스래나무가 떠오른다.

살기 좋은 곳 다 놔두고 극한 상황의 이런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것은 나름대로 계산이 있어서다.

추위를 버틸 수 있는 힘을 길러 다른 경쟁자를 따돌리고 살아가려는 것이다.

중국 이름은 악화(岳樺)로 ‘높은 산 자작나무’란 뜻이니 사스래나무의 생태특성이 그대로 잘 나타나 있다.

보통 사스래나무는 키 7~8미터에 굵어 봐야 줄기둘레가 60~100센티미터가 고작이다.

하지만 좋은 조건에서 제대로 자라면 키 15미터, 줄기둘레가 한두 아름에 이르기도 하는 큰 나무다.

극한 상황에서 버티다 보니 제대로 된 형태보다 줄기가 구부러지고 밑에서부터

몇 갈래의 큰 가지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사스래나무의 눈에 띄는 가장 큰 특징은 껍질이다.

대부분의 나무가 칙칙하고 어두운 껍질을 가지는데 비해 사스래나무 껍질은 하얗다.

형제 나무인 자작나무나 거제수나무와 비슷하지만 사스래나무는 푸른빛이 살짝 들어간 흰색이 더 선명해 보인다.

얇은 종이처럼 벗겨지고 기름기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산사람들의 불쏘시개로 이만한 것이 없다.

산을 생활터전으로 삼는 심마니나 약초를 캐는 사람들은 사스래나무 껍질로 불을 일군다.

                                                               박상진의 「우리 나무의 세계 2」 내용 중 일부 발췌

 

드디어 문수봉에 도착했다.

이제 태백산도 1/3 내지 1/4 정도밖에 안 남았으니 사실상 하산 구간만 남은 셈이다.

 

이번에도 삼각대를 이용했는데, 거리가 좀 있고 바위가 많아 뛰어간다고 고생했다.

 

태백산 정상과 망경사

 

뒤쪽에 좌청룡 우백호처럼 거느린 이 고깔 모양의 방사탑이 제법 멋지다.

 

참나무 단풍도 알고 보면 제법 멋지게 불꽃을 사른다.

 

 

 

문수봉에 이어 머지않은 곳에 소문수봉이 있다.

이곳은 방사탑 대신 표지목만 우뚝 서있다.

 

그리 머지않은 곳에 마이산의 두 귀처럼 우뚝하니 솟은 세 개의 암봉이 있다.

이름 알만 한 분 어디 계세요?

 

 

 

구상나무

 

 

 

 

 

나무다리에 떨어진 낙엽

 

 

 

태백산 아래쪽은 다음 주 주말 정도나 되어야 단풍에 물이 잘 들겠다.

 

 

 

 

 

주차장 위로 순하게 물든 단풍나무

 

 

 

이렇게 태백산은 쉬어가는 산행으로 어렵지 않게 마무리한다.

태백산도 마무리했으니 내일은 마지막 일정인 고향 땅 원주의 치악산을 오른다.

평소라면 종주를 염두에 두겠지만 5일 차 산행이므로 구룡사 계곡에서 비로봉을 왕복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