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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제주도

제주 에코랜드에서 기차를 다 타 봤다니까

by 즐풍 2020. 12. 16.

 

 

 

 

2020.11.12. (목) 13:40~15:10 (탐방 거리 8.4km, 1시간 30분 탐방) 맑음

 

 

용눈이오름에서 동북쪽 들판을 보면 기차를 타고 동심으로 돌아가는 곳이 보인다.

조그만 꼬마 기차다.

환경을 고려하여 청정 LPG 연료를 쓸 수 있도록 영국에서 특별 주문한 증기기관차이다.

에코랜드 공간에서만 운행하므로 고속 운행하는 기차는 아니다.

 

모든 역마다 정차해 짐도 싣고 내리며 부산스러워 보이던 어린 시절의 기차의 추억이 떠오른다.

1960~1970년대 원주에서 제천 외가댁에 갈 때 경적을 울리며 검은 연기를 뿜던 그 시절 추억이 하나둘 떠오른다.

이런 기억을 소환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장년층 이상일 것이다.

용눈이오름에서 에코랜드를 바라보며 추억하던 순간을 오늘 꼬마 기차를 타고 낭만을 새롭게 만들어 간다.

 

교육원에서 36km를 50여 분 달려 에코랜드 테마파크에 도착하니 13:30이다.

순서를 기다려 기차에 오르는데, 다시 코흘리개 어린아이라도 된 듯 설렌다.

그저께 차귀도행 배를 탈 때 섬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면, 지금은 어린 시절의 추억과 크로스 오버되는 순간이다.

환갑이 지난 나이에 섬에서 기차를 타며 되찾는 동심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에코랜드

 

에코랜드는 1800년대 증기기관차인 볼드윈 기종 모델의 기차를 타고,

약 4.5km 거리의 곶자왈을 체험하는 테마파크이다.
곶자왈은 숲이라는 뜻의 '곶'과 돌밭이라는 뜻의 '자왈'이 합쳐진 제주말로,

화산이 분출할 때 용암이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 지형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독특한 숲을 일컫는다.

보온과 보습 효과가 높아 다양한 기후대의 식물이 공존하여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고,

생명력과 신비로움을 관찰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곳이다.

 

에코랜드는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역들로 나뉘어 있는데,

메인 역은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에코브리지 역은 규모가 큰 호수와 수상데크가 있으며,

레이크사이드 역에는 풍차와 목초지가 주는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피크닉가든 역은 어린이들이 뛰놀 수 있는 키즈타운과 곶자왈 숲길인 에코로드를 볼 수 있고,

라벤더, 그린티&로즈가든 역에는 허브, 장미, 녹차가 어우러진 유럽식 정원을 볼 수 있다.

 

에코랜드는 사계절 내내 다른 분위기를 띄고 있는데,

봄과 여름에는 푸른 녹음과 따뜻한 햇살을,

가을에는 알록달록 피어난 코스모스와 억새 물결을,

그리고 겨울에는 새하얀 설경을 볼 수 있다.  (비짓 제주)

 

 

 

 

기차나 승용차나 클래식한 올드카가 멋있다.

그러기에 에코랜드는 고풍적 아름다움을 영국에 특별 주문한 것이리라.

이 기차는 1872년에 제작된 영국 Baldwin 4-4-0에 기반을 4-2-2로 변형한 모델이다.

4-2-2는 앞바퀴 4개, 중간 바퀴 2개, 뒷바퀴 2개를 의미하는 증기기관차의 명칭이다. 

 

기차는 지금 막 에코 브리지를 통과하고 있다.

 

레이크사이드 역에서 하차해 다음 역까지 산책하며 주변 풍광을 조망하게 된다.

약 8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주변 풍경이 맘에 들면 그다음에 올 기차를 타도 된다.

 

 

 

 

 

 

 

 

 

에코랜드는 기차여행뿐만 아니라 27홀 골프장과 리조트 사업도 병행한다.

소문으로는 개장 몇 년 만에 본전을 다 뽑고도 남았다고 한다.

 

레이크사이드역은 말을 길렀던 목초지를 이용하여 만든 호수와 물을 이동시키는 풍차가 있는 이국적인 역이다.

모래와 탐험선이 어우러진 디스커버리존, 인기 포토존인 핑크뮬리지역, 삼다정원 등 다양 즐길거리가 있다.

 

 

 

 

 

정말 멋진 그림엽서가 된다.

 

 

 

돈키호테를 만나니 애 어른 할 거 없이 모두 동심으로 돌아간다.

무조건 타고 보는 거야...

 

 

 

 

 

 

 

 

 

 

 

에코랜드만 해도 제주도 북쪽 지역이라 단풍 든 나무나 이미 낙엽진 나무도 있다.

지금까지 주로 서귀포 지역에 있어서 거의 단풍이 들거나 낙엽진 나무는 거의 보지 못했다.

 

한라산 오를 때 보던 단풍나무와 거의 비슷하다.

 

 

 

제주도에만 있는 붉은 송이가 깔린 길이다.

화산송이는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화산재 알갱이다.

이 송이는 음이온이 발생하여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피로 해소에 좋다고 한다.

수질을 정화시키고 중금속이 흡착되어 아토피, 무좀, 여드름 치료제로 쓰인다.

그렇다면 이 길은 맨발로 걷는 게 최고의 보약인 셈이다.

 

 

 

 

 

번잡하지 않은 이런 숲을 걷는다는 건 매우 차분한 느낌이다.

여기저기서 새소리가 들리고 바람도 조용히 지나간다.

 

곶자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돌은 나무에 의지하고 나무는 돌에 의지하며 이 숲을 더 아름답게 가꾼다.

 

이런 바위틈으로 물이 스며들어 습기를 보존하며 다양한 식물이 자라게 한다.

 

이렇게 멋진 새우란이 이곳에 자란다고 하는 데, 보기는 힘들겠다.

 

 

 

 

 

 

 

 

 

어디든 송이 산책로는 끝없이 이어진다.

늘 보던 회색 화산재가 아니라 이렇게 붉은 송이 화산재가 있어 더 멋진 에코랜드다.

 

꼬마 동물들의 호텔이라니 그럴듯하다.

 

 

 

 

 

 

제주 첫날 아무도 볼 수 없는 한천계곡의 단풍을 독점하고

오늘은 누구가 다 같이 이곳의 단풍을 만끽한다.

봄엔 화초가 싱그럽게 피더니 이제 단풍이 절정을 다하면 이 거리도 낙엽이 쌓이며 마지막 운치를 다할 것이다.

 

 

 

 

 

 

 

 

 

에코랜드를 한 바퀴 돌아간다.

다음 여정을 위해 일부 건너뛴 구간도 있는데, 천천히 돌려면 두세 시간 잘 걸리겠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하면 좋을 테마파크다.

 

 

 

마지막 구간은 출발장소로 이동하는 것이다.

굿바이, 테마 파크야...

 

 

 

제주에서 기차를 타는 건 무척이나 색다른 기회다.

누구나 기차에 대한 환상이나 추억을 갖고 있다.

조금 시간을 내면 또 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