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 세 개는 모두 강원도 영월군 중동면 솔고개에 있는 소나무로 솔표 우황청심환과
예전 솔 담배곽 표지에 그려진 소나무 모델이다.
우리나라 3대 명품 소나무는 속리산의 정이품 소나무, 청도 운문산의 처진 소나무, 그리고 이 소나무라고 한다.
그중에 가장 멋진 품위를 가진 소나무가 이 솔고개 소나무다.
그렇다.
소나무는 삼공(三公,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의 나무다.
번식하고 당당하고 의연한 나무의 품위가 그렇다.
벼슬 세계가 아닌 일상생활에서도 소나무는 금 은 동의 경우처럼 등급을 나가는데 있어서
언제나 으뜸을 차지하는 상징물이다.
나무나 화초에 벼슬의 품위를 달아주는 유교적 질서와 자연관 자체가 소나무의 문화 코드와 관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소나무는 두말할 것 없이 대나무, 연꽃, 국화와 함께 1품으로 분류된다.
이어령의 「소나무 문화권 텍스트 읽기」 중 일부 발췌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4구간의 대왕 소나무
옛날의 시인묵객들이 솔바람(松風) 소리를 송뢰(松뢰), 송운(松韻), 송도(松濤) 같은 애칭으로 부르며
아름다운 음악처럼 감상했다.
그중에서도 눈 내리는 날 밤에 듣는 설야송뢰(雪夜松뢰)를 으뜸으로 친 것을 보면 솔바람 소리는
극한의 추위와 고난에서 창조된 역설의 미학이었음을 알 수 있다.
모진 바람이 오히려 소나무를 거문고처럼 울리게 하는 악기로 만든 것이다.
바람 소리만이 아니다.
소나무는 식생이 부적합한 땅을 골라 자라기 때문에 다른 나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굴곡의 조형미를 지니게 된다.
그래서 시인들은 소나무를 푸른 용이 하늘에 뜬 구름을 안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하기도 하고,
때로는 송피(松皮)를 용의 비늘로 보고 그 몸통을 꿈틀거리며 하늘로 승천하는 적룡(赤龍)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어령의 소나무 문화권의 텍스트 읽기 중 일부 발췌)
다른 위치에서 잡은 대왕 소나무
전북 완주군 운암산 소나무
김천 직지사 경내 반송
북한산 만경대 소나무
두타산 백곰바위와 소나무
강화도 마니산 아래 하도2리 소나무 보호수
등산을 시작하면서 수많은 기암괴석과 여러 종류의 수목을 만났다.
언젠가 이들을 별도로 분류하여 게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수집된 수목으로는 소나무가 단연코 많다.
느티나무나 은행나무 등은 대부분 마을에 있는 수목을 보호수로 지정하여 관히가 쉽다.
소나무는 전국에 흔하지만, 대부분 마을에 있는 게 관리가 쉬워 지정되기는 다른 수목과 마찬가지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나무로 세계적으로도 100여 종이나 될 만큼 다양하다.
우리나라에는 재래종 소나무부터 금강송, 해송, 황금송, 반송, 곰솔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중국에서 들여온 백송도 있다.
특히 백송은 그 희귀성에도 불구하고 다섯 곳에서 천연기념물로 등록되어 있다.
천연기념물로 등록된 소나무는 41곳에 이르며 여기에 보호수까지 더한다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난다.
2013년까지 지정된 보호수 총 13,574본 중 느티나무가 7,331본으로 54%를 차지한다.
소나무는 1,479본으로 11%, 팽나무 1,356본, 은행나무 770본 등의 순이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소나무는 기후변화로 앞으로 50~60년 후면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한때 60% 이상을 차지하던 소나무 숲은 2013년 말 기준으로 약 14.5%도 안 된다는
산림청이 통계를 보면 그간 사라진 소나무 숲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소나무가 사라지는 원인은 앞서 말한 기후변화 외에도 도벌과 화재, 도로개설,
소나무 재선충병, 솔잎혹파리, 소나무 잎마름병 등이 있다.
옛날엔 배를 건조하거나 궁궐을 짓고 관을 짜는 데 소비가 많았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먹는 천일염은 불과 100여 년 역사에 불과하다.
그 이전에는 바닷물을 끓이는 자염(煮鹽) 방식으로만 소금을 생산했기 때문에 많은 소나무가 벌목되었다.
또한 도자기를 굽는 데도 화력 좋고 불똥이 튀지 않는 소나무를 사용하며 무진장 남벌되었다.
그외 전쟁과 땔감 사용도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이렇게 급격하게 줄어드는 소나무를 지켜내는 제일 중요한 방법은 무엇보다 화재 예방이다.
매년 산불로 인한 피해는 엄청나다.
산불이 난 산림을 복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 외에 도로건설을 막는 방법이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소나무 식재로 군락지를 늘리는 방법이 있으나 성장 속도가 느리고 경제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다.
우리가 소나무를 사람하는 만큼 모두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북한산 백운산장 앞쪽 금지된 능선 어디쯤인 듯
바람 많은 노적봉의 소나무는 생존을 위해 옆으로 더 많이 펼쳐져 북한산 소나무 중에서 가장 멋진 형태다.
용화산 큰고개에서 힘들게 올라오면 노고를 보상하기라도 하듯 늠름한 소나무가 반긴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선 오봉산 소나무
이것도 오봉산의 소나무
충북 괴산의 악휘봉 구간의 소나무
악휘봉 촛대바위와 소나무
고창 선운산에 있는 장사송은 천연기념물 354호로 지정되었다.
설악산 신흥사에 있는 잘 생긴 소나무 한 쌍
소나무를 노래함 -이황-
바위에서 천년, 늙지 않는 소나무여
검푸른 비늘 겹겹이 붙어
날아오르는 용의 기세로다
밑이 안 보이는 끝없는 벼랑 위
우뚝 자란 소나무여
본성이 원래 울긋불긋 사치를 좋아하지 않는구나
도리(桃李) 제멋대로 아양 떨게 내려려 두며
뿌리 깊이 현무신의 기골을 키웠으니
한겨울 눈서리에도 까딱없이 지내노라
설악산 울산바위 가는 길에 만난 소나무
소나무는 십장생의 하나로 영생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성주신의 근본이자
집안이나 마을의 수호신으로 섬기기도 한다.
지리산 뱀사골을 다녀오며 만난 할머니 소나무와 아래 있는 할아버지 소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청송사(靑松辭) -사명대사-
靑兮靑兮草木之君子霜雪兮不腐(청혜청혜초목군자상설혜부부)
雨露兮不榮不腐不榮兮(우로혜부영부부부영혜)
在冬夏靑靑靑兮松兮月到兮(재동하청청청혜월도혜)
篩金風來兮鳴琴(사금풍래혜명금)
푸르른 초목이 또한 군자이니
눈 서리에도 시들거나 썩지 않음이로다
비 오고 이슬이 내린다 하여 번성하지 아니하고
시들지도 무성하지도 않음이로다
겨울이나 여름이나 내내 푸르기만 하니
푸른 소나무에 달이 두둥실 떠오르네
금을 체질하고 거르는 듯
바람에 거문고 소리 울려 오는구나
(불암산에 걸린 시)
할아버지 소나무가 아래쪽에 있고, 할머니 소나무는 위쪽에 자리 잡았다.
부산 금정산 고당봉 아래 있는 소나무 터줏대감
극한(極寒) / 박지원
북안은 창끝처럼 높이 솟았고
남산의 소나무는 검게 변했네.
송골매 지나가자 숲이 겁먹고
학 울음소리에 저 하늘 새파래지네.
지리산 노치마을(남원 덕치리) 당산 소나무로 떠받는 네 그루의 위용
북한산 염초봉으로 올라오면 고생을 보상이라도 해주려는 듯 멋진 소나무는 노적봉 소나무와 어깨를 견준다.
도봉산 포대능선 정상 부근
도봉산 에덴의 동산, 이브가 놀던 소나무
같은 에덴의 동산 소나무
눈 내린 다음날 에덴의 동산에서 만난 철갑을 두른 소나무의 위엄이 얼마냐 멋진가?!!
계룡산 자연성릉 입구, 나만 아는 곳
우리 민족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민초들을 따듯하거나 애잔한 눈길로 바라봤을 소나무가 전국에 산재한다.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로 지정된 소나무 중 충북 보은의 정이품 소나무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다.
정이품송은 안타깝게도 지난 20여 년 동안 솔잎혹파리의 끊임없는 시달림에 수세가 많이 약해지고,
아래쪽 세 가지가 꺾이는 수난을 당해 요즘엔 기품이 많이 떨어져 아쉽다.
경북 예천에 있는 석송령은 1천 평이 넘는 땅을 소유하여 세금을 내는 유일한 소나무로
나뭇가지 그림자 둘레가 300여 평이나 된다.
석속령 못지않은 크기를 자랑하는 소나무로 경북 청도군에 처진 소나무가 있다.
운문사 경내에 있는 500년 묵은 이 소나무는 삼월 삼짇날 막걸리 12말을 공양받는다.
그래서일까, 석송령이 옆으로 퍼졌다면 처진 소나무는 위로 크며 옆으로 저졌기로서니
'처진 소나무'라는 이름은 아무래도 어색하다.
뭔가 품격에 어울리는 이름을 짓는 게 좋겠다.
이렇게 멋진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는 전국에 산재해 있다.
하지만 이런 소나무를 보러 찾아다니지 않았기에 지방 산행하며 오다가다 만나는 소나무가 전부다.
염천에 물 한모금 얻기도 힘든 바위에 뿌리를 내리며 이슬과 안개로 목을 축이며,
눈비 다 맞고 천둥·번개를 이겨낸 게 장하디 장하다.
가장 험란한 곳에서 온몸을 뒤틀며 자란 모습은 단단하고 거칠지만, 강한 야성의 품격이 느껴진다.
이런 곤궁 속에서도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를 변치 않는 선비의 지조로 보아 성삼문은 형장으로 끌려가며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이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라고 읊는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으로 시작하는 독일 민요도 있고 보면
동서양이 모두 소나무의 변치않는 푸르름을 칭송한다.
그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는 마을의 수호신이나 신성한 나무로 보아 서낭당 나무로 받드는 흔적도 많다.
소나무는 온갖 핍박과 환란 속에서도 살아남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닮았다.
관악산에서 제일 멋진 자운암 국기봉 아래 있는 명품 소나무
정원수라면 가지치기 등의 관리로 제법 정돈된 느낌을 주겠지만 자연수라 덥석 머리 총각을 보는 듯하다.
관악산 팔봉능선 정상의 국기봉 앞에 있다.
대둔산 주능선 바위에서 진행에 방해가 되자 여러 가지가 잘린 이 소나무는 결국 고사하고 말았다.
월악산 만수봉 암릉에 자리 잡은 소나무
내연산 보경사 경내에 있는 소나무
대둔산 정상 능선의 기가 막힌 게 멋진 소나무인데, 이젠 고사되어 없어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소요산 하백운대 부근에 있는 소나무는 인간이 남긴 상처를 딛고 훌륭하게 자란 모습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나무는 작으나 주변 풍경과의 조화가 멋지다.
영주 선비촌 앞 광장에 있는 소나무
경주 양남 주상절리를 보러 가는 길에 만난 바닷가 암벽 위에 있는 소나무다.
여느 산에서 보는 소나무와 달리 바닷가의 암봉 위라는 독특한 자세라 매력이다.
무등산 중봉에서 중머리재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소나무
전남 곡성의 동악산 입구 캠핑장에 있는 소나무
설악산 설악동 B지구 주차장에 있는 500년 된 소나무 천연기념물
뿌리까지 타오르는 더위에 지친 것이냐, 아니면 온몸이 얼어붙는 추위에 나가떨어진 것이냐?
비록 고목이 되었어도 살아 생전의 위풍당당함을 엿볼 수 있다.
경남 통영 미륵산 9부 능선의 소나무
소나무 천연기념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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