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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강원도

100대명산 중 하나인 홍천 팔봉산

by 즐풍 2019. 11. 1.

 

 

 

 

 

산행일자 2015.3.7.토 09:00-12:00(세시간 산행)     날씨: 맑음

 

 

 

10명의 입사동기 정기모임을 지역안배를 하다 보니 대략 중심지에 해당하는 홍천에서 갖는다.

직장에서 보유한 홍천 비발디파크를 예약하고 일정이 있는 회원을 제외한 5명이 모였다.

작년까지 다섯 명이 퇴직했으니 이젠 현직에 다섯 명이 남았다.

나간 사람들이야 인생계획이 있으니 잘만 풀리면 고소득 전문직으로 평생 먹고 살아도 되니 시간에 얽매이는 현직보다 좋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새롭게 도입된 차세대전산시스템이 아직은 시행초기라 이를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데 애로가 많다.

회장은 감기몸살이 걸려 오지 못하고 정처사는 제천에서 불교대학 강의가 너무 늦게 끝나 11시가 넘어서야 전화가 왔길래

너무 늦은 시간인데다 내일도 결혼식이 있다길래 피곤하니 오지 말라고 했다.

당초 일곱 명이 오려던 계획은 다섯 명으로 준데다 모처럼 처음 나온 고형은 새벽에 일정이 있어 밤늦게 귀가했다.

남은 네 명 중 나는 밤 1시에 자고 나머지 세 명은 새벽 네 시까지 바둑을 뒀다고 한다.

한 시간도 앉아있기 힘든데 밤을 새다시피 하고 겨우 두어 시간 자고 아침 여섯시 반에 전부 기상했으니 여전히 체력이 좋다.

 

엊저녁은 늦게 온 사람이 있어 저녁 아홉시에 지하에 있는 보쌈집에서 먹고 아침은 팔봉산 입구의 오동나무집에서 간단하게 먹었다.

봄기운이 시작되는 춘삼월이라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다른 일정이 있는 동기는 먼저 떠나고 단촐하게 세 명이 산행을 시작한다.

팔봉산 매표소에서 바라보면 봉우리끼리 서로 손을 잡고 있는 듯 가까이 서 있는 팔봉이 한 눈에 잡힌다.

등산코스라야 기껏 4km 남짓하지만 암봉으로 된 여덟 봉우리는 아기자기한 재미와 다음 봉우리에 대한 기대가 겹친다.

 

제일 높은 2봉이 해발 327m로 팔봉산 들머리의 고도는 대략 200여m 정도 될테니 불과 130여m만 더 오르면 되는 간단한 산이다.

하지만 낮은 산이라고 만만히 봤다간 큰코 다친다.

초반에 두세 봉우리야 재미로 넘는다지만 암봉이 가파른 데다 바위투성이라 봉우리 하나씩 넘을 때 마다 된소리 절로 나온다.

힘들만 하면 내리막이 시작되고 어느새 또 올라가야 하니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다. 

산행은 매표를 하고 조그만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바로 시작된다.

 

팔봉산은 홍천9경 중 제1경에 속할 만큼 유유히 흐르는 홍천강의 풍부한 수량과 넓은 백사장이 내려다보이는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다.

날 더울 땐 팔봉산 등산을 끝내고 홍천강에 몸을 식히기 알맞고, 여름철엔 피서객으로 입추의 여기가 없을 만큼 입소문도 났다.

1990년 춘천에 근무할 때 이곳 홍천강 유원지에 가족과 함께 온 기억이 있고, 팔봉산 등산은 벌써 세 번째이니 인연이 깊다면 깊다.

 

2011년 3월에 동료의 고향인 충남 태안의 황금산 탐방을 끝낸 후 서산에 있는 같은 이름인 팔봉산을 연계산행 한 적이 있다.

그때 초봄의 기운이 서서히 생길 때지만 등로엔 눈이 있어 조심스레 산행했었다.

서산 팔봉산이나 홍천의 팔봉산 모두가 수려한 산세를 가졌다.  전국엔 이렇게 같은 이름을 가진 산이 많다.

 

팔봉산이나 구봉(대)산이 그렇고, 제일 많기로는 무려 47개나 된다는 봉화산이다.

다음으로 매봉산이 32개, 남산 31개, 백운산이 23개가 넘는다.

이렇게 동일한 이름을 가진다면 그만큼 산세가 좋게나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비발디파크를 예약할 때만 해도 스키장과 오션월드를 위한 기본적인 숙박시설 1동만 있는 줄 았았는데,

막상 도착했을 땐 첩첩산중에 그렇게 많은 콘도가 있을 줄 몰랐다.

라스베가스가 사막에 도박을 위해 세워진 휴양도시라면 비발디파크는 오지에 있는 스키, 오션월드, 골프 등 다양한 휴식공간이다.

시즌이 끝나가는 스키장엔 활기가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새벽엔 여전히 인공강설을 만들고 있다.  

 

 

비발디파크에서 8km 남짓 거리에 있는 팔봉산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입장료를 1,500원씩 받고 있다

 

 

 

 

 

1봉은 처음부터 오르기가 만만치 않아 8봉과 함께 오르내리기가 가장 힘든 코스다  

 

 

잠시 후 가게 될 제2봉을 1봉에서 바라본다

 

 

드디어 만난 제1봉 표지석, 1봉까지 오르면 거의 1/4 정도 산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머지 봉우리는 일정 높이에 있는 것으로 그냥 쭉 타기만 하면 되니 1봉까지 올라온 거리가 가장 길고 지루했다.

이제부터 각각의 봉우리에서 조망되는 비경을 볼 차례다.

 

 

내려가는 길 역시 만만치 않은 경사도를 보인다

 

 

제법 높은 산에 있는 소나무는 몸을 벨벨 틀면서 자라 바람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강하다.

그 모습을 죽어서 오랜 세월이 지나며 껍질이 베껴져야 비로서 바로 보인다.

 

 

2봉에서 보는 제1봉

 

 

제2봉의 높이는 327m로 팔봉산의 정상이다. 그래도 1봉과 달리 오르기는 수월하다.

제일 높아서인지 이곳엔 삼부인당이라고 하는 당집이 있다.

 

 

제2봉 표지석, 이런 삼각형 모양의 표지석이 이채롭다.  

 

 

2봉에서 보는 제3봉의 모습은 팔봉산에서 가장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팔봉산 모두가 암봉으로 이루어진 골산이라 오르내릴 때 조심해야 한다.

산은 작아도 고초당추처럼 맵고 야무진 산행을 즐길 수 있다.

 

 

3봉 오르는 코스

 

 

제3봉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다.

1봉이 힘들고 2봉이 무난하다면 3봉도 철계단이 없으면 제법 험란한 코스에 속하겠지만 요즘은 정비가 잘 돼 등산이 편해졌다.

 

 

저 홍천강 상류에 금학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면 수태극을 볼 수 있다.

이곳 팔봉산 등산을 끝내고 오후엔 금학산을 올라가볼 생각이다.  

 

 

3봉 표지석은 비교전 안전한 곳에 설치...

 

 

잠시 후 가게 될 4봉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어 표지석은 오른쪽 나무 아래 안전하게 설치되어 있다   

 

 

4봉은 정상에 표지석을 세울 공간이 없어 9부 능선에 세워졌다.

4봉으로 오르는 길은 전엔 반드시 해산굴을 통과해야 했지만, 지금은 3봉과 4봉 중간지점에 다리가 놓여 대부분 다리를 이용한다.  

 

지나온 2봉의 당집과 3봉의 암봉이 보인다.

각각의 봉우리에서 보면 봉우리들이 겹쳐 보일 정도로 가까워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게 힘들다는 생각을 가질 틈이 없이 어느새 정상을 맞는다.

사람들은 봉우리에 올라설 때 마다 탄성이다.  

 

 

발 아래로 홍천강이 흐르고 백사장도 넓고 길어 아이들과 함께 여름철 물놀이하기도  좋다.

지금이야 유난히 길었던 겨울 가뭄이 끝난 때이지만 그래도 제법 수량을 보이니 비 잦은 여름엔 제법 물이 많겠다.

 

 

잠시 후 만날 제5봉

 

 

4봉에서 다시보는 제3봉의 날카로운 이빨

 

 

 

 

 

5봉의 소나무가 멋진데 누군가 올라가 사진을 망가트린게 아쉽다

 

 

가야할 6봉은 제일 오른쪽이고 왼쪽은 이름없는 봉우리다  

 

 

5봉과 6봉 사이 이름없는 암봉

 

 

예전엔 육봉 가는 길도 험란했겠지만 지금은 철계단이 있어 편하게 오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팔봉산도 이젠 등산하기 점점 수월해져 산행시간이 그만큼 단축되고

오르내리며 내밷던 비명소리도 점점 줄어들지만 정상에서 감탄은 여전하다.    

 

 

 

 

 

6봉에도 마땅히 표지석을 세울 자리가 없어 우측 작은 봉우리에 살짝 얹어놨다

 

 

6봉 표지석

 

 

 

 

 

7봉 올라가는 길, 롤러코스트를 타고 금새 7봉까지 올라왔다

 

 

 

 

 

7봉 정상 표지석, 크기는 다 작아도 자연석이라 보는 느낌이 살아있다  

 

 

7봉 하산길에 보는 홍천강

 

 

홍천강은 제법 깊은 곳도 있어 물빛이 푸르고 깊다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험란한 코스인 제8봉을 유심히 본다

 

 

마지막 코스답게 가파르고 위험한 구간이라 겨울철엔 대부분 7봉에서 하산한다.

팔봉 입구엔 코스가 위험하여 안전사고가 빈번한 곳이니 등산에 풍부한 경험이 없거나 체력이 약한 사람,

부녀자, 노약자는 이곳에서 바로 하산하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올라가며 힘을 써야 하는 곳도 있고 철계단을 통과하는 곳도 있다.

 

하산길은 가파른 바위 좌우에 철봉으로 된 가드레일이 설치돼 있어도 긴장하며 조심스럽게 하산해야 한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방점을 이곳 8봉에서 찍는다. 올라오는 길 못지 않게 내려가는 구간 역시 쉽지 않은 길이다.

 

 

8봉에서 보는 7봉

 

 

 

 

 

어렵게 8봉을 하산하면 산 밑으로 걷는 길이 잔도를 걷는 느낌이다.

 

 

때로는 머리를 조심하며 고개를 숙여야 온전히 머리를 보존할 수 있다

 

 

 

 

 

 

 

 

꼭 세시간만에 산행을 완료한다

 

 

팔봉산유원지 주차장과 함께 있는 공연장에서 보는 팔봉능선 전경, 가깝게 밀착된 곳도 있고 다소 간격이 있는 곳도 있다.

 

봉우리만 연결한다면 불과 1km도 안 되겠지만 오르내리는 업다운에 산을 한 바퀴돌아 원점회귀하기에 거의 4km나 된다.

 

오늘 평소에 거의 산행을 안 한 사람이 있어 천천히 걸었는데도 딱 세시간이 걸렸다.

짧은 코스였으나 멋진 조망과 롤러코스트를 타는 짜릿한 느낌을 손과 발은 물론 온몸으로 느낀 멋진 산행이었다.

                                                    

 

  왼쪽부터 1봉, 마지막이 8봉으로 하산길도 경사가 급하다.